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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돌려 다시 2006년으로 돌아가 본다. 씽크탱크포토가 설립되고 2년차에 접어든 해, 현장의 전문 사진가들을 위한 가방이 씽크탱크포토 제품들의 전부였던 시기였다. 모듈러스 시스템, 스피드 벨트팩 시리즈는 촬영 현장에서 더할 나위 없이 편리했지만, 촬영에 임하러, 혹은 촬영을 마치고 이동할 때는 뭔가 다른 운반용 가방을 필요로 하곤 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보수적 성향이 강한 동양권 국가에서는 흔히 접할 수 있는 숄더백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평범한 숄더백에서 출발하는 딜레마
숄더백이란 카메라 가방의 가장 기초적인 형상이다. 이들 가운데 폭이 좁은 서류가방 형태의 숄더백은 운반 개념 이외에는 적용이 쉽지 않은 형태다. 현장에서의 실용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씽크탱크포토 입장에서 이런 서류가방 형태의 숄더백은 하나의 도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반디스가이즈의 태생은 한국이다. 어반디스가이즈의 필요성을 역설할 당시, 한국 내에서는 DSLR 카메라를 갖고 회사에 출퇴근해도 회사에 눈치 보이지 않을, 정장 차림에도 무난하고, 카메라가방으로 보이지 않을 만한 가방을 필요로 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DSLR카메라 보급의 전성기와도 같았던 당시는 DSLR카메라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었으며, 직장인들이 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정장과 넥타이를 요구하는 직장 분위기가 이어지다보니, 흔히 접할 수 있는 전형적인 형태의 카메라가방을 출퇴근시에 휴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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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더백을 만든다는 것,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것이 그저 제품군에 한 가지 라인업을 추가하는 것일 뿐일 것이다. 하지만, 덕 머독의 입장에서 이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이제 겨우 2년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그가 회사를 설립한 근본적인 철학을 접어놓은 라인업을 추가하는 것이 될 수도 있었다. 보통 생각하기에 특히 이런 서류가방 형태의 숄더백은 운반용 개념일 뿐이다. 씽크탱크포토의 이념과 철학에서 이와 같은 단순 운반용 가방은 그다지 개연성이 없었다.


평범하지 않은 평범한 숄더백
2006년이 다 지나가던 시기에 드디어 어반디스가이즈가 나왔다. 우선 한국 시장에만 첫 선을 보인 어반디스가이즈는 그 시리즈 중 40, 50 모델이었다. 시장에 나왔어야 적절했을 시기보다는 대략 6개월 정도 늦어지기는 했지만, 덕 머독이 그가 세운 씽크탱크포토의 철학을 평범할 수밖에 없는 서류가방형 숄더백에 어떻게 적용했는지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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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별매인 숄더하니스를 이용한 배낭 형태로의 전용이다. 다른 씽크탱크포토 가방들이 그렇듯, 크기에 비해 어마어마한 장비를 꾸릴 수 있는 어반디스가이즈 시리즈다 보니, 그다지 크지 않아 보이는 크기임에도 다 채우면 한 쪽 어깨에 매는 방법으로는 휴대가 힘들 정도가 되었다. 숄더하니스를 통한 배낭 형태로의 휴대는 몇 가지 불편한 점이 따르기는 했지만, 무거워진 가방 무게를 양 쪽 어깨에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장시간 휴대 시의 불편함을 완화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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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합해서 몇 곳이나 되는지 헤아리기조차 힘든, 다양한 수납공간도 특징이었다. 카메라 장비가 특히 디지털로 넘어가면서, 이를 위해 꾸려야 하는 카메라, 렌즈 이외의 액세서리는 그 종류가 더욱 다양해졌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수납공간이 너무 많이 갖춰져 있다고도 볼 수 있었으나, 구분해서 넣어야 할 액세서리를 위해 따로 파우치를 써야 하는 번거로움을 무시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눈에 띄는 특징이라 해도 그저 운반용 개념을 뛰어넘지는 못하는 특징들이다. 말하자면, 씽크탱크포토의 철학을 제대로 녹여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이 가방을 매고 현장에 나가 촬영에 임할 때, 이 가방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가가 관건이었다.

어반디스가이즈는 대형 지퍼를 이용한 개폐방식을 주 수납부에 적용했다. 그리고, 숄더스트랩을 걸어주는 고리를 가방 뒷면에도 추가로 달았다. 이 추가된 고리는 레인커버를 씌웠을 때 스트랩을 걸기 위한 용도지만, 가방 측면에 달려 있는 고리와 엇갈리도록 걸어줄 경우, 주 수납부 공간을 열었을 때의 개방감이 극대화될 수 있다. 어반디스가이즈를 크로스백으로 매고, 지퍼를 열어놓으면 다른 씽크탱크포토 가방들과 마찬가지로 렌즈 교환을 위한 현장용 가방의 유용성에도 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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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디스가이즈라는 명칭은 도회적 이미지를 표현하는 Urban과 위장하다 라는 의미를 가진 Disguise의 조합이다. 출시된 결과를 두고 특징을 나열하자면 앞서의 것들이 주류를 이루지만, 이 가방이 가진 개념적인 부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카메라가방 같지 않은 카메라가방’이라고 답하는 게 옳을 것이다. 실제로 이 가방은 처음 선보이고 꽤 오랜 시간동안 카메라가방으로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이 상당수 있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노트북가방으로 보거나, 혹은 일반 서류가방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씽크탱크포토의 주력 제품이 되다
한국시장에 우선 런칭된 후, 씽크탱크포토는 니코니언스와 같은 해외 카메라 사이트들로부터 이 어반디스가이즈에 관한 진위 여부를 묻는 문의가 다수 들어왔다고 한다. 이후 어반디스가이즈는 전 세계 디스트리뷰터들에게 공급되었으며, 스테디셀러 모델로 자리잡았다. 시리즈도 40과 50 뿐이었던 것이, 10, 20, 30, 60이 더해졌다. 그리고, 지난 2008년 P&I 2008에서 본격적인 한국형 모델인 어반디스가이즈35가 등장했고, 가장 최근에는 세로그립이 달린 DSLR 카메라에 렌즈를 마운트한 상태로 수납할 수 있는 크기의 어반디스가이즈70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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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 어반디스가이즈30은 좌우 폭이 좁은 콤팩트한 크기로, 휴대성이 뛰어난 모델이다.
오른쪽 위 : 어반디스가이즈35는 노트북 수납부 상단을 주 수납부와 통하게 만들어, 세로그립 일체형 카메라도 렌즈를 마운트한 상태로 넣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오른쪽 아래 : 가장 최근에 선보인 어반디스가이즈70은 어반디스가이즈60의 노트북 수납부까지 주 수납부로 완전히 튼 것과 같은 크기로, 어반디스가이즈60과 외부 크기는 같지만, 세로그립이 달린 DSLR 카메라에 렌즈를 마운트한 상태로 넣을 수 있고, 300mm F2.8과 같은 비교적 큰 렌즈까지 수납할 수 있다.



가방에서 가방 기본적인 형태를 얘기하라고 한다면 아마 다들 숄더백을 꼽을 것이다. 이것은 카메라가방에서도 마찬가지다. 카메라가방의 가장 큰 수요는 숄더백과 백팩이다. 그 중 숄더백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다양한 제품도 선보이고 있으며, 경쟁도 치열하다. 그만큼 어반디스가이즈 시리즈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덕 머독이 선택한 그것은 씽크탱크포토의 철학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조용히 담아냈다. 어반디스가이즈라는 이름이 어울리듯, 눈에 띄지 않도록 수수하게, 그 특징들을 담아냈다. 그 결과, 어반디스가이즈는 씽크탱크포토의 간판 모델은 아니지만,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지는 않지만, 꾸준히, 계절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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