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9월이죠. KT가 3G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 KT 뿐 아니라 국내 모든 이동통신사들이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이미 아이폰으로 대표하는 스마트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진 터라 장소를 가리지 않는 3G망 데이터 무제한은 네트워크가 일상화된 사람들 사이에서 환영하지 않을 수 없는 소식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지난 1월, KT가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사실상 포기했습니다. LG U+도 마찬가지죠.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가운데 데이터 이용량이 많은 사람에 대해 제한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SK 텔레콤도 마찬가지입니다. 망 인프라 부족으리 책임을 이용자들에게 돌리려는 행태에 비난 여론이 쏟아지던 지난 5월 4일, SK 텔레콤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할 계획 없다고 밝혔습니다만, 이미 그 전 출시한 태블릿PC 상품에서는 무제한 요금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에 앞선 3월 초에는 T데이터세어링 서비스마저 폐지했죠. 과도한 트래픽 유발로 인해 다른 이용자들에게 불이익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렇듯 폭발적으로 늘어난 스마트폰, 태블릿PC 이용자들로 인해 국내 이동통신망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포화 상태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망 증설보다 이용량 증가가 앞서는 것이죠. 그 어느 나라보다 빨리 초고속 인터넷망이 보급된 나라에서 갈수록 급격히 늘어만 가는 데이터 처리량을 이동통신망으로 감당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동통신사들은 데이터망으로 Wi-Fi망을 이용토록 유도 중에 있습니다. 참 무책임하죠? 스스로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확대할 생각에 앞서 WAN 망이 아닌 LAN 망인 Wi-Fi 망을 이동통신용 네트워크 망으로 유도한다는 것이 말입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렇게 무책임한 국내 이동통신사들을 질책해봐야 당장 뾰족한 수는 없습니다. 그들이 정책을 바꿔 부랴부랴 이동통신망을 확충한다 하더라도 당장 구현할 수 있는 회선 양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당장 데이터 통신 과부하로 인해 음성 통신마저 장애를 겪고 있는데 어떤 방법으로든 망 품질을 복구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죠. 적어도 수많은 건물이 밀집해있는 도심에서라면 Wi-Fi 망, 특히 이동통신사들이 깔아둔 Wi-Fi 망의 개선을 통한 데이터 통신 방향 전환 유도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필요는 없지 않나 싶습니다.

지난 5월 12일, 프레스센터에 위치한 외신기자클럽에서 '블로거와 함께 하는 Wi-Fi Hotspot Program'이라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행사를 연 Wi-Fi 얼라이언스는 Wi-Fi 기술 개발, 보안 프로그램 등 Wi-Fi 기술 보급과 표준 결정에 기여하고 있는 단체로 최근에는 전세계 Wi-Fi 인증 제품 중 10%에 달하는 1,100개 이상의 인증 제품을 보유한 LG, 삼성이 후원사 맴버로 참여했다고 합니다.

Wi-Fi 얼라이언스의 비전은 이렇습니다

'Wi-Fi는 기기, 시장, 지역에 상관없이 최고의 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이음새 없는 연결의 허브'

원문이 무척 궁금해지는 다소 황당한 번역입니다만, Wi-Fi 얼라이언스가 진행하려는 Hotspot Program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에서 Wi-Fi를 활성화해둔 채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면 지나면서 어디든 무선 공유기나 이동통신사 Wi-Fi 망, 파워콤 인터넷전화망이 Wi-Fi망으로 뜨거나 연결되는 것을 경험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어서, 망과 망 사이를 지날 때 연결이 끊겼다 붙는 한편, 보안이 걸린 망의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메시지가 뜨는 것도 많이 겪었을 겁니다. 망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죠.

Hotspot Program은 이런 단위 네트워크 간 표준 규정을 내세워 각 통신망 간 자동 접속이 용이하게 함으로써 앞서의 비전처럼 '이음새 없는 연결의 허브' 즉, 끊김 없이 계속 이어지는 연속 Wi-Fi 망을 구현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Wi-Fi 얼라이언스는 Hotspot 접속을 위한 인증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며 공통 기술을 기반으로 통신사업자 간 로밍 협약이 용이해지는 등 단일 네트워크 망 뿐 아니라 국가 간 네트워크 망 사이 공통 규약을 갖는 것도 기술적으로 무리가 없어집니다. 또 기기를 인증해 접속하는 방식을 통해 이용자가 새로운 Wi-Fi 망에 접속하기 위한 절차를 개별적으로 밟을 필요 없이 망이 단말기를 인식해 자동 접속시키는 방식을 취함으로써 망과 망 사이를 이동하는 중이라도 네트워크 망을 연속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핫스팟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는 와이파이 얼라이언스 마케팅 총괄 이사 Kelly Davis-Felner


이런 공통 규약 지정은 어떤 형태로든 긍정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Wi-Fi 인증 Hotspot Program은 기기 제조사, 서비스 제공사 (이동통신 사업자), 이용자 모두 반길만한 특색을 갖춥니다. 먼저 기기 제조사는 네트워크의 공통 규격에 따름으로써 망 형태에 따른 개발 비용이 줄어들고, 각 기기 별 상이한 인증 방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CS 투자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동통신 사업자는 공통 Wi-Fi 망을 공유하면서 설비 중복 투자를 막고 기술적 걸림돌 없이 로밍 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며, 데이터 패킷 분산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지킬 수 있으므로 가입자의 불만 요소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용자 역시 일관성 있는 접속 프로세스로 인해 능률을 높일 수 있고, 망 접속에 따른 인증 절차를 절대적으로 생략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서비스 이용이 편리해지니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Wi-Fi 망은 로컬 네트워크 망입니다. 말하자면 인트라넷 구축을 위한 망이니 같은 망 내에 있는 개인 단말기 간 보안 문제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까닭에 Wi-Fi에서는 유독 망 자체 내부 보안 문제를 두고 많이 거론하곤 합니다. Wi-Fi 인증 Hotspot Program의 귝정에 따르면 Hotspot 이용 시 WPA2 보안을 적용한다고 합니다. 접속하는 망에 따라 각기 다른 보안 솔루션 혹은 보안이 없는 네트워크를 이용하면서 오는 우려를 공통 보안 솔루션으로 일반화시킨다는 건 Wi-Fi 망 이용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요소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Wi-Fi 얼라이언스의 Hotspot Program은 현재 업계 수렴 과정을 마치고 기술적인 사양을 결정하는 단계라고 합니다. 이에 관한 인증 테스트는 내년인 2012년 중반쯤으로 예정되어 있다는군요. 기기가 네트워크를 자동으로 발견하고 이용자의 성향과 통신사 정책, 네트워크 최적화에 따라 네트워크를 선택하는, SIM 카드 등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간 자동 인증 시스템과 같은 인증 방식을 이용해 이용자의 수동 조작 없이 인증하는, 사업자 간 협약만 되어 있다면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별다른 절차 없이 데이터망에 자동 접속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망 자체 암호화를 통해 데이터 보안에도 충실한 Wi-Fi 망을 구축하는 것이 Wi-Fi 얼라이언스의 비전입니다.

올 한 해 Wi-Fi 기기 출하량은 10억 개를 돌파할 것이라고 합니다. 2015년에는 올해의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데이터 트래픽을 가중시키는 모바일 기기가 전체 출하량의 절반 이상 차지한다고 합니다. Wi-Fi는 로컬 네트워크 기술이어서 광역 네트워크 기술인 3G, 4G 등을 대신할 수 없지만, 망이 밀집된 도시 등에서 Wi-Fi 망이 이를 어느 정도 대체하고 보완할 수 있음은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Wi-Fi Hotspot 환경을 가장 탄탄히 갖춘 국가 중 하나로, 지난 해 2만 개에서 올해 현재 2배 이상 증가한 4만 3천여 개의 Hotspot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SK 텔레콤, KT 등 이동통신사들이 Wi-Fi 망 확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개인 네트워크망 뿐 아니라 공공 네트워크망까지 포괄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이 망 확장을 주도한 것에는 지난해 6월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스마트폰 이용자 때문이기도 합니다. 구글 발표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이용자 가운데 약 60%가 하루 5회 이상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니 이동통신망에 무리가 따르는 것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싶습니다. 이것을 이동통신사들이 구축해둔 Wi-Fi 망을 통해 해소하려는 움직임 역시 전혀 이상할 게 없습니다.

통계와 전망에서 보듯 앞으로 무선 데이터망 포화 현상은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망 확충으로 해소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지난 26일 뉴스를 타고 나온 SK텔레콤의 펨토셀 상용화도 한계를 예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까닭에 이동통신사들이 Wi-Fi 망으로 눈길을 두는 것도 색안경을 끼고 볼 건 아니지 않을까요? 단지 문제는 협소한 망과 망 사이를 잇는 규격이며 Wi-Fi 인증 Hotspot Program이 이를 해소시켜줄 것으로 기대할만합니다.

블로거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Kelly Davis-Felner

 

Wi-Fi 얼라이언스는 Hotspot Program과 별도로 몇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또 기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늘어난 Wi-Fi 인증 Direct 기기가 그 중심에 있는데요, 지금까지 약 80여 기기가 Wi-Fi Direct를 인증 받았으며, 대부분 TV, 홈시어터, 모바일 기기라고 합니다. 이들 기기는 Hotspot 없이 기기 간 직접 Wi-Fi 연동이 이루어집니다.

Wi-Fi Display는 소스 기기에서 싱크 기기로 동영상과 음성을 보낼 수 있는 업계 전체에 적용되는 Wi-Fi 얼라이언스 스펙과 인증입니다. 2012년 상반기로 예정하고 있다 합니다.

VHT in 5GHz는 기존 주파수 대역보다 높은 5GHz 주파수 대역에서 Wi-Fi CERTIFIED n을 보완해 성능을 향상시키려는 규격입니다. 보통 Wi-Fi 영역에서 최대 1Gbps 전송률을 갖는 IEEE 802.11ac와 부합합니다. 이것은 2012년 하반기로 예정하고 있습니다.

최대 7Gbps에 이르는 VHT in-room은 비압축 HD 동영상 스트리밍에 이상적인 규격으로 IEEE 802.11ad와 부합합니다. 역시 2012년 하반기로 예정하는데요, 이것이 구현된다면 기기간 연동을 위해 선으로 이을 필요가 없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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