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2와 갤럭시탭 10.1
이 둘은 현재 태블릿을 대표하는 제품일 겁니다. 이들 두 제품을 서로에게 지지 않으려는 듯 공격적으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최근 이 두 제품은 TV를 통해 광고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광고를 보면 판이하게 다른 점을 쉽게 알아챌 수 있습니다. 먼저 갤럭시탭 10.1의 광고 어구를 살펴볼까요?

"가벼움으로 진화하다"
"슬림함으로 승부하다"
"속도로 압도하다"
이어지는 각 분야에서의 쓰임새와 '탭'을 강조한 어구가 나옵니다만 갤럭시탭 10.1 광고에서 핵심은 이 세 어구로 축약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패드2의 광고는 어떨까요?

"부모에게 이것은 쓰기 쉬운 것일 겁니다"
"음악가에게 이것은 영감을 주는 것일 겁니다"
"의사에게 이것은 혁신이고"
"CEO에게 이것은 힘이며"
"교사에겐 미래일 것입니다"
"아이에겐 아마도 신기한 세상이겠지요"
"우리에겐 다만 시작일 뿐입니다"

'탭'을 강조해 강인함에 역동성을 더한 갤럭시탭 10.1 광고와 달리 아이패드2의 광고는 부드럽고 온화합니다. 담담한 나레이션과 평온한 영상이 광고 전반에 흐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 같은 광고의 성향이 아닙니다. 갤럭시탭 10.1이 무엇을 내세우고 있는지, 아이패드2가 무엇을 내세우고 있는지 입니다. 갤럭시탭 10.1은 그간 여러 제조사들이 보여줬던 것의 연장선상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하드웨어를 강조한 것이죠. 가벼운 무게, 얇은 두께, 그리고 빠른 프로세서를 위 세 어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반면 아이패드2의 광고에서 느낄 수 있는 것에 하드웨어는 빠져있습니다. 기기 자체가 하드웨어임에도 불구하고 아이패드2 광고에서 보여주는 내용은 아이패드2를 갖고 활용하는 것들  뿐입니다. 말하자면 소프트웨어인 셈이죠.

지난 7월 20일 저녁, 임베디드 프로세싱 솔루션 업체인 프리스케일의 블로거 라운드 테이블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프리스케일은 자사의 i.MX 프로세서를 비롯, 프리스케일에서 다루는 분야에 걸쳐 현재와 미래, 프리스케일의 방향성을 두고 소개했습니다.

ARM 프로세서로 대표하는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이들 모바일 프로세서도 발전을 거듭해 현재 출시하고 있는 신형 스마트폰, 태블릿 등은 멀티코어와 GHz급 고클럭으로 고성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들 휴대기기에서도 3D는 기본이 되려고 합니다. 수 년 전 PC용 CPU가 클럭 경쟁에 이어 멀티코어 경쟁을 하던 것과 비슷한 양상입니다. 다른 점이라면 똑같은 ARM 프로세서 기반의 프로세서 중 어떤 것을 기기에 얹느냐를 갖고 자웅을 겨루는 정도라고 할까요?

그런데 여기서 간과해선 안될 것이 있습니다. 고성능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부산물들이 그것이죠. 높은 전력소모량과 발열, 고클럭에 따른 신호 간섭 처리 문제 등이 그것입니다. 작은 크기에 배터리 지속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스마트폰에서 특히 이 문제는 두드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이와 타협할 것인가가 각 제조사들이 고민해야 할 숙제인 셈이죠.

* 해설자로 나선 프리스케일 김태현 부장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하드웨어를 바라보는 시각에 국한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서두에서 거론한 광고 중 갤럭시탭 10.1의 광고라고 할까요? PC도 마찬가지였긴 합니다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기기 자체만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 건 아닙니다. 이들 기기를 말 그대로 '스마트'하게 만드는 것은 기기에서 동작하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이들 애플리케이션이 요구하는 프로세서의 수준은 어떨까요? 물론 멀티테스킹을 기반에 둔다면 더 빠른 프로세서가 필요할 것입니다. 멀티코어도 중요하다 하지 않을 수 없죠.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코어가 많다고 해서, 클럭이 높다고 해서 애플리케이션이 이들 자원을 모두 활용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즉, 불필요한 클럭, 불필요한 멀티코어가 존재하고, 이들은 실제 활용되지는 않으면서 '피같은' 전력만 소모하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어떤 하드웨어를 적용해 좀 더 효율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가 라는, 모법답안이라는 것부터가 존재하지 않는 문제를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해설자로 나선 프리스케일 김태현 부장의 말을 빌자면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구동시켜 어떤 분야에 쓰느냐 문제가 있을 뿐, ARM 프로세서에 기반을 둔 하드웨어라는 점은 전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아이러니하지요? 임베디드 프로세서, 즉 하드웨어를 만들어내는 프리스케일에서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미래상을 각인시키고 있다는 것이 말입니다.

* 프리스케일의 ARM 기반 i.MX 6 시리즈 프로세서는 1.2GHz로 동작하며, 싱글, 듀얼, 쿼드코어의 3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200MT/s에 달하는 3D 처리 능력을 갖추고 듀얼 1080p 혹은 720p 인코딩/디코딩이 가능합니다.


작년 한 해 전체 PC 시장의 6%에 머물렀던 태블릿 시장이 올해는 13%, 2015년에는 23%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보다 미래로 가면서 태블릿이 데스크탑이나 노트북 같은 전통적인 PC 기반 시스템의 점유율을 앞지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 원동력은 프리스케일의 소개 영상을 통해 볼 수 있는 각종 활용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이제 더 이상 하드웨어에만 매달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드웨어는 말 그대로 기반일 뿐입니다. 그 위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게끔 하는가, 다시 말해 어떤 애플리케이션으로 실생활에 유용하게 쓸 수 있게끔 환경을 부여하느냐가 앞으로의 태블릿 시대를 이끌어 갈 것입니다. 아이폰 이전 반쪽 짜리 스마트폰이 흥하지 못한 까닭은 부족한 하드웨어도, 이동통신사의 제약사항도 아닌 활용 애플리케이션의 부재였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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