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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대략 6년쯤 쓰던 PC를 업그레이드했습니다. 큰 무리 없이 잘 쓰고 있었습니다만 윈도우XP에서 윈도우7로 업그레이드하다보니 그간 써온 사양으로는 도무지 할 수 있는 게 없다시피 하더군요. 6살 먹은 PC에 윈도우7은 버거웠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업그레이드하는 와중에도 별 무리 없이 쓰던 그래픽카드나 모니터는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최신 하드코어 3D 게임을 즐기는 것도 아니고, 쓰던 모니터도 1600x1200 해상도까지 나오는 S-PVA 패널 모니터였으니까요. 여기다가 1280x1024 해상도가 나오는 TN 패널 17인치 모니터를 보조로 달아 썼었습니다.

주력 모니터는 21인치입니다. 이제는 없어진 회사 PC뱅크에서 나왔던 제품이죠. 4:3 비율을 가진 모니터가 마지막으로 나올 무렵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16:10도 아닌 16:9 비율로 나오고 있죠. 이게 사실 부분적으로 불만을 야기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런데 이 모니터도 벌써 5살이 넘었습니다. 당연히 백라이트로 CCFL이 들어가던 시절이죠. LCD 모니터 5년이면 백라이트 문제를 볼 수 있을 시기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그리 많이 쓰지 않았지만 적어도 2년 전까지만 해도 이 모니터가 켜있는 시간이 꽤 길었죠. 아니나 다를까, 캘리브레이션하려고 연결하면 밝기가 어두워 색을 제대로 맞출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쓰던 차에 또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보조 삼아 연결해 쓰던 17인치 모니터 때문인데요, 오른쪽에 수직으로 줄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정말 수명을 다한 모양이구나. 하던 차에 새로운 모니터를 써볼 기회가 닿았습니다. 삼성의 보급형 모델 중 하나인 S24A350T가 제 수중에 들어온 것이죠.

보급형이지만 흔히 볼 수 있는 보급형 모델처럼 TN 패널을 쓴 제품은 아닙니다. 아마 TN 패널을 쓴 모델이었다면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이 모니터는 MVA 패널 중 하나인 A-MVA 패널을 쓴 모델입니다.

MVA패널은 1998년 후지쯔가 개발한 것으로 TN 패널과 IPS 패널의 특성을 절충한 것입니다. 당시 TN 패널은 응답속도가 빨라 동영상처럼 계속 변하는 화면을 표현하는데 적당했지만 시야각이 좁고 색 표현력이 떨어졌습니다. 반면 IPS는 채널 당 8비트로 색 표현력이 우수했지만 응답속도가 너무 느려 영상을 표현하는데 무리가 따랐죠. 이를 개선하고자 고안한 MVA 패널은 RTC를 통해 패널의 느린 반응 속도를 개선했습니다. IPS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에 버금가는 시야각을 갖추고 색 표현력이 높은 특성 덕분에 디자인 등을 위한 전문 모니터로 IPS 대신 쓸만한 패널로 여겨졌습니다.

물론 이것은 10여 년 전 얘기입니다. IPS 패널조차 전문 디자인용으로는 맞지 않다고 여겨졌던 때죠. 응답이 빠르다는 것도 LCD 패널 치곤 빠르다는 것이지, CRT 모니터를 따를 수는 없었습니다. 고질적으로 나타나는 잔상 문제도 심각했고요. 에이조같은 전문 그래픽용 모니터 브랜드가 LCD 라인업을 주력으로 올린 건 그로부터도 시간이 꽤 흐른 뒤입니다. 제가 삼성의 S-PVA 패널을 썼다고 광고한 PC뱅크의 모니터를 장만한 게 대략 이때쯤인 듯 합니다.

지금은 보급형 라인업으로 시야각 문제를 상당 부분 개선한 TN 패널을, 고급 라인업으로 응답속도 등 문제를 개선한 IPS 패널을 쓰고 있습니다. MVA, PVA와 같은 VA 계열 패널은 과도기의 절충적 모델이었다고 보면 될까 합니다.

하지만 이 VA 계열도 함께 발전해왔으니 여전히 시장의 한 파이는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 AU옵트로닉스는 이 VA 계열 패널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회사죠. 이들은 2006년 콴타디스플레이와 합병하면서 현재 LCD 패널 시장의 20%를 차지하는 세계 3위 기업으로 올라섰습니다. 이들의 패널은 LG와 삼성에서도 쓰고 있으며 S24A350T에 들어간 A-MVA 패널도 AU옵트로닉스의 것입니다.

모니터 교체 얘기를 꺼냈다가 패널 재미 없는 패널 얘기만 잔뜩 했군요. 사실 S24A350T의 가장 큰 특징이 A-MVA 패널이긴 합니다만, 패널 얘기만 너무 늘어놓은 게 아닌가 합니다. 패널 특성을 얘기하거나 TN 패널, VA 패널, IPS 패널 중 어느 것이 좋냐 나쁘냐는 사실 엔드유저 입장에서 심각하게 따지고 들어갈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라서요. 그저 이 모니터가 어떤 특성을 갖고 있고 얼마나 쓸만한지가 더 중요하겠습니다. 제게 필요한 건 고성능 패널이 아니라 이제 수명을 다한 모니터를 바꾸면서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색상을 제공받을 기반을 갖추는 것입니다.

S24A350T는 1920x1080 해상도를 갖는 전형적인 24인치형 모니터입니다. 밝기는 250cd/㎡, 명암비는 3000:1, 시야각은 수평 수직 공히 178도, 응답속도는 GTG 8ms입니다. 전원으로 외부 어댑터를 써서 모니터를 단순화하고 틸트 기능만 갖춘 단순 스탠드를 적용해 무게와 부피를 줄였습니다. 원형 스탠드를 쓴 까닭에 책상에 올려둔 상태로 차지하는 바닥면이 조금 넓은 게 눈에 띕니다만 24인치급 크기를 보기 위해 적당한 거리를 감안하면 무리일 건 없습니다.

인터페이스는 D-Sub와 HDMI입니다. 번들 케이블로 HDMI-to-DVI가 들어있네요. 그래픽카드는 6년 전부터 쓰던 녀석이니 DVI 단자만 있습니다. 요즘 데스크톱PC보다 더 많이 쓰는 맥북에어도 미니포트 전환 어댑터로 DVI 어댑터를 갖고 있으니 HDMI 케이블이 있는 것보다 낫군요.

기존 모니터를 정리하고 이렇게 배열했습니다. 직업이 글 쓰는 일이다 보니 이렇게 수직으로 세워두고 쓰는 모니터가 편합니다. 21인치와 17인치를 나란히 쓰다가 24인치를 영입하니 확실히 좁긴 좁습니다. 모니터 때문에 책상 배치부터 다시 해야 할 듯 하네요. 우선 설치한 모습을 보여드렸으니 다음에는 제가 왜 패널 종류를 따짐에 있어 큰 비중을 두지 않는지 얘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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