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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슈퍼카의 꿈, 스피라로 날아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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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9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GT마스터즈 올해 마지막 경기인 7라운드가 열렸습니다. 엑스타 타임트라이얼레이스 중 치러진 이 7라운드에서, 유난히 눈에 띄고, 또 진행자의 설명도 많이 나오는 차량이 한 대 있었으니, 그게 바로 어울림모터스의 스피라입니다.

올해는 이번이 스피드웨이 촬영 차 나간 횟수로 두 번째입니다. 지난 7월 6일에 나갔었죠. 그 당시, GT마스터즈 4라운드가 열렸습니다. 여기서 이 맑은 노란색 스피라를 처음 봤었습니다.

첫 컷을 찍고... 사진이 잘 안 나와서, 다음을 기다렸지만, 감감 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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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타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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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퀴 지난 시점에 뒤따라오던 포르쉐와 순위가 바뀌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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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7라운드에서 본 스피라는 달랐습니다. 역시 같은 포르쉐가 경기에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이 차는 초반부에 스피라의 페이스메이커인 양, 뒤에만 붙어있었죠. 그리고는 어느 정도 넘어간 시점에서 뒤로 완전히 쳐졌습니다. 이날 스피라는 우승을 차지했구요, 지난 6라운드와 더불어 2연승이라고 합니다.

문득 스피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습니다. 이미 스피라는 2005년 서울모터쇼에서 그 모습을 봤었고, 그냥 미드쉽 엔진을 갖춘 국내 최초의 수제 스포츠카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번 스피드웨이 촬영 때 이 스피라 제조사가 프로토모터스에서 어울림모터스로 바뀌었다는 정도만 전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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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라에 대한 자료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일단 네이버에서 스피라로 검색하면 곧바로 스피라 홈페이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스피라와 관련된, 아니, 스피라를 탄생시킨 두 남자의 얘기가 실려 있습니다. 두 남자의 꿈으로 시작되는 이 멋진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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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꿈
2008년에 어울림모터스가 출시한 대한민국 최초의 정통 미드쉽 수제 슈퍼카 ‘스피라’의 탄생 배경에는 두 남자의 10년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는 오래된 꿈과 그 꿈을 향한 피땀 어린 노력이 숨어 있다.

그 두 사람은 바로 어울림모터스의 박동혁 대표이사와 김한철 본부장. 그 두 사람은 각자의 분야에서 서로 다른 일을 하면서 오랜 세월 같은 꿈을 키워가고 있었고 2007년 마침내 그 두 사람의 꿈이 한 곳에서 만나게 된다.


스피라의 아버지
‘김한철 본부장이 수제차를 만들겠다’는 꿈을 처음 품은 건 자동차 디자인을 전공하던 대학 때였다. 유럽의 ‘카로체리아(디자인 능력을 갖춘 자동차 공방)’들을 둘러보고 ‘한국에선 내가 하겠다’고 결심했다. 이후 쌍용자동차 기술연구소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던 그는 1994년 회사를 그만두고 현대차 연구원 출신인 아내 최지선(44)씨와 함께 프로토모터스란 자동차 디자인 및 개발 회사를 차렸고, 대기업 완성차 업체들의 개발?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자동차 설계 노하우를 쌓아 나갔다.

페라리, 포르셰, 람보르기니와 당당히 겨루는 한국산 스포츠카를 직접 만들고 싶었던 김한철 본부장은 엔진이 차축 중간에 있는 미드십 스포츠카 개발에 몰두했고 직접 디자인과 설계를 진행하면서 개발 시작 2년 만에 스피라의 컨셉카인 ‘PS-Ⅱ’를 완성하였고 2002년 서울 모터쇼에서 선보인다. ‘베스트카 2위’에 선정되는 등 반응은 뜨거웠고 2004년 북경모터쇼, 2005년 서울모터쇼에 출품되었다. 그러나 그 차가 정식 출시되지는 못했다.

당시 확보한 자금은 이미 개발에 모두 쏟아 부어 정작 생산 설비를 마련할 돈이 없었고 더불어 수제차에 대한 국내 인식이 낮아 투자자가 선뜻 나서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월급이 밀리는 어려운 상황까지 갔었지만 직접 내 손으로 만든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꿈을 결코 포기하지는 않았다. 다만 시간이 좀 더 필요했을 뿐이었다.


스피라의 재탄생
스피라 탄생에 있어 또 하나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어울림모터스의 박동혁 대표는 1996년 초 서울 남부터미널 근처의 한 빌딩 1층 모퉁이에 쌈지돈 5백만원으로 조그마한 가게들 얻어 인터컴소프트웨어란 회사를 창업하여 사업을 시작했고 2002년에 1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하게 된다. 2003년 12월, 코스닥 등록기업 넷시큐어테크놀러지를 인수함으로 당시 25세 나이로 최연소 코스닥 CEO가 되었다. 그 후 정보보안사업을 중심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였고, 마침내 2007년 6월 넷시큐어테크놀러지, 어울림정보기술, 어울림네트웍스(구. 전신전자) 등 10여개 어울림관계사를 하나의 CI로 통합하여 어울림 그룹으로 재탄생 시킨다.

자동차 매니아였던 박동혁 대표는 정보보안사업이 안정화 되자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자동차 제조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고 2006년 7월 어울림모터스(주)를 설립, 본격적으로 자동차 사업에 진출한다. 그 때 박동혁 대표와 김한철 본부장이 만났고 두 사람이 서로가 같은 꿈을 키워오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의기 투합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하여 박동혁 대표가 2007년 6월 프로토모터스의 사업권을 인수하여 신차 개발의 총 지휘를 맡고 김한철 본부장은 연구개발본부장을 맡아 중단되어 있었던 ‘스피라’의 개발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총 개발 기간 9년만에 완성
‘스피라’ 개발을 다시 시작하면서 박동혁 대표는 임직원들을 모두 모아놓고 이렇게 이야기 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시다. 그리고 대한민국 자동차의 역사를 새로 씁시다.”

많은 사람들이 박동혁 대표가 그냥 자금만 대는 투자자 쯤 될 것이라고 추측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직접 개발 컨셉과 아이디어를 내고 실질적인 Project Manager 로서 직원들과 함께 컵라면을 먹으며 밤새워 현장을 지키는 등 모든 개발 사항을 하나하나 직접 챙겨 나갔고, 그의 열정과 추진력에 자극을 받은 임직원들 역시 모두 혼신의 힘을 다해 신차 개발에 매달렸다.

약 1년간의 재탄생 과정을 거쳐 2008년 4월 20일 북경모터쇼에 출품 함으로써 자동차를 사랑하는 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9년 여 만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제 ‘스피라’는 세계인들의 가슴속에 깊은 인상과 감동을 주는 세계적인 명차로서의 첫 발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딛게 되었다.

잊지 마시라. 이제 대한민국에도 아주 특별한 슈퍼카가 있다는 사실을.


* 위 내용은 스피라 홈페이지 (http://www.spirra.co.kr)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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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내가,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으로 의기투합하여 끝내 완성시켜 낸 슈퍼카가 스피라라는 것, 물론 이걸 단지 홍보 페이지에 들어앉은 홍보글귀 정도로만 해석한다면야 꽤 많은 부분을 과장으로 여기고 봐야겠지만, 표면 그대로 받아들일 때 받을 수 있는 느낌은 실로 대단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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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마스터즈 7라운드에서 보여준 스피라의 역주, 그것은 경이로운 밸런싱이 바탕에 깔려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물론 태백 준용서킷에 비하면 코스가 길어, 직선 가속으로 소화해낼 요소가 좀 더 좋지만, 용인 스피드웨이 역시 여러 커브 구간을 통해 착 달라붙는 안정된 코너링 성능을 요구합니다. 몇 차례의 스피드웨이 촬영에서 많은 경주 참가 차량의 스핀을 봤었고, 코너링에서 안쪽 앞바퀴가 들리는 것도 흔히 봐왔었죠. 같은 GT마스터즈에서도 혼다 S2000이나 포르쉐 등, 외산 고성능 스포츠카에서는 상대적으로 보기 어려운 장면들이긴 합니다만, 이날 스피라가 보여준 주행은 그 외산 스포츠카의 그것을 상회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스피라는 제가 볼 수 있었던 모든 코너링에서 마치 타이어를 지면에 본드로 붙여놓은 듯, 차체는 일정 옵셋을 두고 지면에서 띄워둔 듯 안정성을 유지했습니다. 물론, 직선구간에서의 가속 능력도 대단해서, 제 옆을 스치고 지나간 직후 찍을 수 있는 후미 촬영이 무척 까다롭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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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스피라의 뛰어난 주행성능은 이 차에 들어간 다양한 기술에 의해 나온 것이라고 봐야겠죠? 스파라에 들어간 기술의 핵심은 카본파이버 소재, 미드쉽 레이아웃, 스페이스 프레임, 엔진 서브 프레임, 경량 엔진, 전륜에의 더블위시본 서스펜션 적용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스피라의 엔진은 2,700cc급 DOHC V6 엔진입니다. 일반적으로 슈퍼카에 쓰이는 엔진들과 비교하면 배기량을 나타내는 숫자가 초라해 보이기까지 하죠. 하지만, 각 실린더의 배기량을 늘리는 것에 한계를 안고 있는 가솔린 엔진의 특성상, 배기량이 높아지면 기통 수를 늘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엔진 무게의 급격한 상승을 야기하는 것이죠. 배기량이 적더라도, 그 이상으로 무게를 줄일 수 있다면 고 배기량의 대형 엔진보다 나은 성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량화 기술이 스피라 제작에 투입된 기술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다시피 합니다.

차체의 카본파이버 적용, 이것은 슈퍼카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일반화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카본파이버의 열악한 가공성은 공기저항계수를 감안해야 하는 슈퍼카의 외관을 원하는 형상으로 뽑아내는데 매우 불리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즉, 양산성이 극도로 떨어집니다.

스페이스 프레임은 말 그대로 속이 빈 경량 금속 파이프를 가공해 프레임을 짰다는 얘깁니다. 뼈대 하나 하나를 별도로 가공하기 때문에, 역시나 대량생산은 답이 안 나오는 방법이죠. 하지만, 강성이 뛰어나고, 무게가 가벼워, 고속 주행하는 자동차를 경량화하는데는 아주 이상적인 방법 중 하나로 꼽힙니다.

엔진룸에의 서브 프레임 적용은 경량화에 대한 얘기와는 약간 차이를 두긴 합니다만, 빼놓을 수 없는 특징입니다. 이것은 정비의 신속, 용이성 및 내구성을 얘기할 때 꺼낼 특징인데요, 스피라의 엔진을 포함한 모든 구동계를 이 서브프레임상에 둬서, 피트에서의 간단한 서브프레임 교체작업만으로 손쉽게 새로운 구동계를 갖고 레이스를 계속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이 서브 프레임은 엔진 및 구동계를 하나의 모듈화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죠.

이렇게 만들어진 스피라의 무게는 차제가 가볍다보니, 아무리 가벼운 엔진이라 하더라도 터보가 얹어지지 않은 스피라 S가 1,080kg, 터보가 얹어진 스피라 터보가 1,130kg에 불과합니다. 앞서의 경량화기술이 집약된 결과죠. 상당히 가볍습니다. 그런데, 이런 가벼운 무게는 차량 전체에서 엔진 무게가 차지하는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게끔 합니다. 즉, 이 엔진을 어디에 위치시키냐에 따라 주행 밸런싱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스피라를 미드쉽 엔진으로 디자인한 것은 이런 까닭에 있습니다.

엔진을 차체의 중앙에 배치.. 이것은 차량 전체의 무게중심을 차체 중앙 하단으로 옮겨옴을 의미합니다. 엔진 뿐 아닙니다. 더해질 수 있는 무게 요소는 모조리 휠베이스 사이에 꾸겨넣었습니다. 캐빈은 물론, 75L의 연료탱크도 그렇습니다. 오버항쪽에 몰려있는 것들은 이 1톤 남짓에 불과한 무게에서 아주 작은 일부만 차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미드쉽 레이아웃의 결과, 스피라의 모든 하중은 네 바퀴에 고루 전달되며, 가장 이상적인 접지력 확보를 통해 민첩하고도 안정적인 스티어링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이 가벼운 차체에 최적화된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을 네 바퀴 모두에 적용, 코너링에서의 쏠림 현상을 최소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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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기 차량 데이터는 스피라 홈페이지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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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라의 GT마스터즈 6레이스 우승은 스피라의 4전 5기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커다란 꿈과 욕심으로 만들어진 국산 슈퍼카가 실제로 서킷에서 좌충우돌하며 확보한 주행 성능의 쾌거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에는 페라리, 람보르기니가 있고, 독일에는 벤츠 산하의 맥라렌, 포르쉐 등이 있습니다. 영국의 애스톤마틴, 미국 머슬카의 대표격이라고 한다는 닷지 바이퍼등이 슈퍼카 대열에 있다고 하면, 이제 우리 나라에는 스피라가 있다고 이야기를 시작해나갈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 스피라의 이런 쾌거가 세계 무대에서도 멋지게 통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그건 스피라를 만들어낸 두 사람의 꿈을 넘어, 우리나라 자동차 매니아들 모두의 꿈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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