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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사진

사진작가 조세현. 그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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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묵직한 사진은 안 찍으시나요?"
"안찍어요. 그런 사진은 나 말고도 많이 들 찍잖아."

저의 간단한 질문 한 마디와, 그에 대한 조세현 작가의 답이었습니다.
조세현 작가의 사진은 무엇이냐.. 그는 자신의 사진에 대해 '포지티브 뷰'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포지티브 뷰(Positive View). 이것은 영국의 윌리엄 왕자가 노숙자 재활 지원을 위해 자선재단 크라이시스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진전입니다. 조세현 작가는 이 의미를 차용해, 밝은 면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사회를 밝게 하고자 한다는 그의 의도를 전하고 있습니다.

조세현 작가의 사진은 어떤가요? 일단 화려합니다. 무엇이? 사진 속 인물들이 화려한거죠. 내노라 하는 인기 연예인들은 물론, 다양한 사회 저명인사들의 얼굴이 담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라면, 그건 조세현 작가의 사진이 가질만한 의미는 없는 것이겠죠.

"예쁘고 멋진 연예인들을 앞에 놓고 찍으면 누구나 예쁘고 멋진 사진을 담아낼 수 있겠지. 해 보라 그래."

건방져 보이나요? 그렇겠죠? 하지만 아닙니다. 이 건방져 보이는 말 한 마디에서 그는 인물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피력했습니다. 모델의 얘기를 듣고, 그와 공감하고, 그와 친해지고, 그와 교감하는, 하나의 사진을 담아내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기본 과정, 기본이지만 쉽게 해내기 힘든 과정을 말입니다.

조세현 작가의 사진은 형식적으로 보면 매우 단순합니다. 흑백 일색이고, 모든 인물이 얼굴 위주로, 가급적 정면 위주로 나와 있으며, 눈이 제대로 보입니다. 사진 전체에 있어 인물 이외의 부분은 거의 없거나, 대단히 단순합니다. 참 쉽죠? 무엇이 연상되나요? 증명사진이죠?

하지만, 이 속에 사진작가 조세현의 색이 들어 있습니다. 그는 화려하지 않은 흑백의 세상에서 모든 걸 담담하게 담아냅니다. 어찌 보면 획일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인물사진들이지만, 그는 눈을 살리고, 표정을 담아냅니다. 그리고, 그 속에 꾸밈이란 없습니다. 색에서 오는 선입견도 없습니다. 그냥 편안한 사진이죠. 마치 금방이라도 사진 속의 인물이 튀어나올 것 같은 생동감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물들은 늘 밝습니다. 이로 인해, 보고있는 제 자신도 밝아질 수 있죠. 바로 '조세현의 사진'이 이것입니다.

그는 자신에게 있어 사진이란 그림자와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냥 늘 거기에 있는 존재, 사진이란 조세현 작가에게 그런 존재라고 합니다. 그는 사진을 통해 말하고,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사진을 통해 행합니다. 행사장에서의 그의 모습, 그리고, 인터뷰에 응하는 그의 모습을 가리켜 그 스스로가 가식이라고 말했던 조세현 작가. 그의 꾸밈 없는 모습, 그의 본래 내면은 전시회장에서 상영되고 있던 메이킹필름 속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림자가 없이는 모든게 실제할 수 없듯, 조세현 작가에게 사진이 없다면 그건 가식인 게 맞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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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트롬과 함께 한 조세현 작가의 사진전, 엄마와 딸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