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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작하고 있던 바였다. 하지만 막상 나오고 보니 당황스러웠다. 언뜻 보기에는 그냥 렌즈가 들어가기에 적당한 크기로 만들어진 일반 파우치였다. 씽크탱크포토 제품임을 알리는 실리콘 레이블이 아니라면 그냥 일반 파우치로 간주했을지도 모르겠다.

씽크탱크포토가 처음 런칭되었을 때 몇 가지 렌즈 파우치가 함께 선보였었다. 무려 5년이 지났지만, 이때 선보인 파우치들은 일부 색상이 변경된 것 외에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 그리고, 여전히 현장에서 즐겨 쓰이고 있다.

씽크탱크포토의 렌즈 파우치가 나왔을 때는 이미 탐락의 MAS 시스템이 있었고, 렌즈케이스 시장에서는 로우프로 제품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특히 브랜드를 많이 타는 국내 시장에서 씽크탱크포토라는 새로운 브랜드의 파우치가 단시간 내에 빠르게 자리를 잡은 까닭은 무엇일까? 스킨 시스템의 기초 배경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씽크탱크포토의 거의 모든 가방은 타 브랜드 제품들과 달리 내충격성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이 상당히 떨어진다. 타 브랜드 가방과 함께 제공되는 파티션 대비 1/3 수준에 머무르는 얇은 파티션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데, 이런 특징이자 단점이 렌즈 파우치에서는 장점으로 부각된다. 단순한 이동 및 수납 개념을 넘어, 현장에서 쓸 경우에 다다랐을 때의 얘기다.



현장에서 바라보는 렌즈 파우치의 이상적인 형태는?

현장을 뛰는 기자 등의 사진가들은 최대한 가볍게, 자유롭게 움직이기를 희망한다. 보호를 위한 폼패딩이 두꺼울수록 수납 장비 보호력은 좋아질 수 있겠지만, 늘어나는 부피는 기동성을 크게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이것은 현장에서 중요한 기회를 놓칠 수 있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무런 보호패딩이 없는 뉴스웨어 등의 촬영 조끼가 한때 인기를 끈 까닭도 이 때문이다.

처음 런칭된 2005년 당시, 씽크탱크포토의 렌즈파우치는 기존 타 브랜드 렌즈파우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고 단순했다. 밀폐를 포기한 극단적인 설계는 렌즈 수납을 빠르고 쉽게 도와줬고, 얇은 보호패딩은 파우치 부피를 줄여 몸에 더 밀착되도록 했다. 이렇게 줄어든 부피는 현장 사진가들에게 좀 더 폭넓은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밑받침해줬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현장 사진가들을 통해 다양한 리포트 및 제안이 들어왔다. 이에 따라 렌즈 파우치의 종류도 늘어났다. 하지만, 기존 파우치 모델에서 라인업이 늘어나는 것 이상을 현장 사진가들이 요구했다. 바로 폼패딩을 아예 빼버린, 보다 얇고, 작고, 가벼운 렌즈 파우치였다.


카메라 수납용품에서 폼패딩을 빼다!

스킨 시스템은 이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덕은 스킨 시스템을 설계하면서 폼패딩을 아예 배제해버렸다. 현장 사진가들의 요구를 완전히 수용한 것이다. 이렇게 폼패딩이 빠져버리고 나니, 파우치는 지탱해주는 보형물 없이 그대로 흐느적거렸다. 기존 모듈러스 시스템의 렌즈 파우치들처럼 스트링을 달아 넣어둔 렌즈가 빠지지 않도록 했지만, 이미 넣고 꺼내는데 있어 기존 렌즈 파우치보다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는 스킨 파우치에서 스트링은 절대적인 대안이 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덕은 이 스킨 파우치에 마치 메신저백의 플랩을 보는 것 같은 긴 플랩을 달았다. 벨크로로 고정되는 이 플랩은 현장에서 필요한 경우, 뒤로 젖혀두고 쓰거나, 파우치 내부로 쑤셔 넣어둘 수 있도록 했다.

흐느적거리는 제품이다보니, 상호간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는 취재 현장에서 타인의 가방 등에 걸릴 확률도 늘었다. 덕은 이런 상황을 최대한 막아내기 위해 조직이 치밀한 100D 허니컴을 제품 전체에 걸쳐 적용했다. 범백에 먼저 적용되었던 100D 허니컴은 치밀한 조직으로 인해 외부와의 마찰을 극소화시켜준다. 즉, 타인의 가방 등와 마찰이 있어도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냥 미끄러져버릴 뿐인 셈이다.

플랩을 고정시키는 벨크로에도 새로운 기법이 적용되었다. 사일런서 플랩이라고 명명된 독특한 기능은 필요에 따라 벨크로의 기능을 완전히 없애, 벨크로로 인한 소음을 없애준다. 만일 취재 현장이 정숙성이 요구되는 회견장이거나 공연장이라면, 이 사일런서 플랩의 필요성은 절대적일 것이다.

스킨 시스템은 총 5가지 파우치와 1가지 벨트로 출시되었다. 벨트는 스킨 벨트라 명명되었으며, 역시 어떤 폼패딩도 없이, 오로지 부피를 줄이는 것에만 치중했다. 5가지 파우치는 각각 스킨 침케이지, 스킨50, 스킨75팝다운, 스킨 더블와이드, 스킨 스트로브라 명명되었으며, 각각 바디케이스, 광각렌즈 파우치, 망원렌즈 파우치, 렌즈 2개 수납용 파우치, 플래시 수납용 파우치로 나왔다.


사용자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활용법

스킨 시스템이 선보이고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났다. 사용자들이 각각의 파우치를 갖고 원래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로 전용해 쓰기 시작한 것이다. 스킨 침케이지의 익스펜더블 기능을 이용해 높이를 확장한 후, 함께 제공되는 파티션으로 내부를 나눠 렌즈 파우치로 썼다. 스킨50은 세로그립이 없는 바디 케이스로 쓰기도 한다. 스킨 스트로브에는 삼각대마운트와 후드를 뺀 캐논 혹은 니콘의 70-200mm F2.8 줌렌즈를 넣어, 스킨75팝다운을 대신해 쓰기도 했다.

이렇게 전용해서 쓰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조금이라도 부피를 줄이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대다수를 이룬다. 이것은 처음 스킨 시스템을 요구하던 까닭과 일맥상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 역시 촬영을 나갈 때 스킨벨트와 스킨50, 스킨 스트로브를 빼놓지 않고 챙기는 까닭이 여기에 있으니까.

스킨 시스템은 기존 파우치들과 달리, 장비를 꺼내어 속이 비어 있을 때는 아예 파우치를 차고 있지 않은 것처럼 납작하게 몸에 붙일 수 있다. 모듈러스 시스템의 렌즈파우치들이 적은 부피를 차지하기는 하지만, 렌즈드랍인과 같은 몇몇 특수 파우치가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납작하게 붙여놓을 수가 없다. 사용자들이 조금이라도 적은 부피를 차지하도록 용도를 전용해 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스킨50은 세로그립이 없는 카메라 바디용 케이스로, 스킨스트로브는 후드와 삼각대마운트를 제거한 70-200mm F2.8 렌즈 수납용으로 전용해 쓰기도 한다.


그럼 장비는 어떻게 보호하냐고? 아마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많은 궁금증이 이것일 거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장비 보호가 걱정되는 사람들은 스킨 시스템을 그냥 무시하면 된다. 스킨 시스템은 장비 보호를 아예 무시한 채 만든 것이니까. 이 스킨 시스템을 요구한 사진가들은 대부분 치열한 취재 현장에서 발바닥에 불나도록 뛰어다니는 기자들이다. 그들의 목적은 오로지 현장에서 사진을 담아내는 것 뿐, 그 순간의 사진을 담아낼 수 있냐 없냐에 따라 그들의 값어치가 달라진다. 그들에게 있어 장비 보호는 안중에도 없다.

보통 카메라 가방, 카메라 파우치라 하면, 일단 장비 보호를 위한 패딩을 생각한다. 즉, 패딩은 카메라 가방에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필수 요소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스킨 파우치는 이걸 뺐다. 카메라 가방에서 필수 요소를 제거해버렸다. 그리고 이것은 현장을 뛰는 사진가들의 주문이었다. 그 결과는? 나는 현재 스킨 파우치만큼 현장에서 유용한 렌즈 파우치를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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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을 찾았던 덕 머독은 함께 식사를 하던 자리에서 어떤 가방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나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어반디스가이즈30에 노트북을 넣게 해달라고 말이다.

사실, 어반디스가이즈30도 평범한 형상의 숄더백은 아니다. 보통 생각하기에, 숄더백의 형상을 가장 평범하게 유지하고 있는 어반디스가이즈 시리즈는, 어반디스가이즈40과 50, 60 등, 가로로 긴 형태의 제품군이니까. 게다가 어반디스가이즈30은 겉으로 보기에 수납량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 같은 작은 가방이니 다용도로 선뜻 선택하기에는 다소 주저할만한 가방이었다. 하지만, 이 가방은 다른 씽크탱크포토 가방들처럼 겉보기보다 많은 수납량을 자랑하며, 정방형에 가까운, 폭이 좁은 가방으로,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 휴대성이 뛰어나다. 내가 다른 씽크탱크포토 가방을 두고, 이 가방을 주로 들고다닌 까닭이 여기에 있다.

내 카메라 바디는 캐논 EOS-1D Mark III다. 덕이 방문했던 2007년 당시에는 캐논 EOS-1D Mark2N을 썼었다. 세로그립 일체형인 이 커다란 플래그쉽 바디을 갖고 다니면서 내가 즐겨 쓴 가방이 이 작아 보이는 어반디스가이즈30이었다. 어반디스가이즈30에는 내 카메라 바디와 함께 EF 70-200mm F2.8 렌즈와 EF 16-35mm F2.8 렌즈, 혹은 EF 28-70mm F2.8 렌즈와 플래시를 넣을 수 있었다. 이벤트 촬영, 혹은 취재용 장비 수납으로 딱 맞았다.

문제는 노트북이었다. 이벤트 촬영이야 그럴 일이 잘 없겠지만, 취재일 경우, 노트북을 함께 갖고 다녀야 현장에서 기사를 쓰고 송고할 수 있었다. 당시 나는 휴대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11.1인치 노트북을 썼으며, 이 노트북은 어반디스가이즈30의 뒷면, 롤링백에 걸기 위한 포켓에 넣어서 적당히 들고 다닐 수는 있었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었을 뿐이다.


어반디스가이즈30과 어반디스가이즈35 개발 샘플. 어반디스가이즈30을 기초삼아 만들어진 어반디스가이즈35의 기본은 어반디스가이즈30의 높이를 키우고, 노트북 공간을 붙인 형태다.


어반디스가이즈35 개발에 착수하다

새로이 만들어지는 가방은 가칭 어반디스가이즈35로 부르기로 했다. 어반디스가이즈30을 기초삼아 만들기에, 그 파생형 모델에 해당한다는 의미에서 붙인 숫자다.

어반디스가이즈30의 높이는 캐논 EF 70-200mm F2.8 렌즈나, 니콘 AF-S 70-200mm F2.8 렌즈의 높이에 맞춰 구성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높이에 맞을만한 노트북은 최대 10인치급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겨우 맞는 정도에 그친다. 여기에는 심지어 A4 용지 크기의 서류도 들어가지 않는다. 따라서, 어반디스가이즈35는 노트북 수납을 위해 상하로 높이를 키워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럼 이 높이를 얼마나 키워야 할까? 이것을 위해 우리는 이 어반디스가이즈35에 수납하는 최대 크기의 노트북을 결정해야 했다. 어반디스가이즈50과 겹치지 않을, 어반디스가이즈30에 기초하는 기본 취지에 어울리는 노트북이 과연 몇 인치가 한계일까 를 생각해야 했다. 검토 끝에 결정된 노트북은 애플사의 맥북, 13.3인치급 노트북이었다. 우리는 맥북을 기본 바탕으로, 같은 화면 크기를 갖고 있는 노트북의 사양을 모조리 찾아봤다. 당시 기초 데이터를 만드는데 고려했던 노트북은 총 54종, 당시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사실상 모든 13.3인치 노트북을 모두 검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반디스가이즈35의 크기를 결정하기 위해 최대 13.3인치형 노트북까지 당시 현존하던 대부분의 노트북 크기를 조사해 결과에 반영했다.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나왔다. 폭이 좁은 가방에 노트북을 위한 수납 공간을 붙였더니, 가방 두께가 지나치게 두꺼워진 것이다. 가방 두께가 두꺼워지면 착용감이 떨어진다. 그리고, 이 떨어지는 착용감은 휴대시의 하중 증가로 돌아온다. 즉, 편히 휴대할만한 가방에서 멀어진다는 얘기다. 하지만, 노트북을 수납하는 것이 주 목적인 이상, 이렇게 늘어난 두께를 어찌 할 수는 없었다. 여기서 우리는 그에 대한 보상이 될만한 구조적인 개선점을 이루어내기로 했다. 바로 다른 어반디스가이즈 시리즈에서 불가능했던, 세로그립이 달린 카메라 바디에 렌즈를 마운트한 상태로 수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었다.

노트북 수납부로 인해 늘어난 두께는 약 4cm 가량이다. 만일 노트북 수납부와 카메라 수납부가 서로 이어진다면, 이 늘어난 두께만큼 카메라 높이를 높일 수 있다. 4cm면 세로그립이 달린 카메라 바디라도 렌즈를 마운트한 상태로 수납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카메라가 넘어온 공간만큼 노트북 수납 공간이 줄어드니, 이 상태에서 수납할 수 있는 노트북은 제약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이 이어지는 공간을 가방 상단부로 제한해, 가능하다면 카메라와 소형 노트북을 함께 넣을 수 있도록 고안해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방에는 2X 익스텐더를 단 캐논 EF 70-200mm F2.8렌즈가 캐논 EOS-1D Mark2N에 마운트된 채 11.1인치 노트북과 함께 수납되었다.


다른 가방들처럼 노트북 수납부와 카메라 수납부가 완전히 분리된 형식을 취하지 않고 공간을 변용할 수 있게 만들어 세로그립 일체형 바디를 렌즈 마운트 상태로 수납할 수 있도록 했다.


샘플 가방이 제작된 후, 몇 가지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치게 높아진 생산단가다. 어반디스가이즈35의 생산단가는 한 단계 위 급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어반디스가이즈40의 그것을 상회했다. 우리는 새로이 시도해봤었던 몇 가지 기능을 제거해 생산단가를 어반디스가이즈40과 비슷하게 맞췄다.

당시 시장에서 휴대용 노트북의 주력으로 쓰였던 12.1인치급 노트북이, 세로그립 일체형 카메라와 함께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로 꼽혔다. 지금이야 10인치급 넷북이 휴대용 노트북 시장의 대표주자로 있지만, 이 어반디스가이즈35를 개발할 당시에는 12.1인치급 노트북이 대세였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반디스가이즈35의 가로폭을 늘려야 했다. 이것은 곧 기존 모델들과의 라인업 중첩이라는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 부분은 감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렇게 정리된 상태로 양산을 위한 최종 모델이 나왔다. 그리고, 이 새로운 가방은 어반디스가이즈35라는 가칭이 그대로 제품명이 되어, 지난 2008년에 열린 P&I 2008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노트북과 프로급 DSLR 카메라 동시 수납

어반디스가이즈35는 다분히 프레스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기존 어반디스가이즈 시리즈가 프레스 시장을 겨냥하기보다는 카메라를 늘 소지하고 싶으나, 그렇지 않게끔 보이고 싶은 직장인 등을 위한 가방으로 고안된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하지만, 어반디스가이즈35의 기본 취지 역시 기존 어반디스가이즈 시리즈와 다르지 않으며, 그 일반적인 요구 조건이 사실상 프레스 시장의 성향과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로 그리 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프레스 시장을 지칭한 까닭은 다름 아닌 노트북 수납과 휴대성이다. 보도사진이 완전히 디지털SLR 기반으로 넘어왔으며, 시간을 다투는 취재 현장에서 곧바로 기사를 송고하기 위해, 대다수의 기자들이 노트북을 쓴다. 따라서, 노트북이 수납되는 가방은 필수 조건이 되며, 프레스 지향 디지털SLR 카메라인 캐논과 니콘의 플래그쉽 라인업이 흔히 삼총사라 부르는 3개의 렌즈와 함께 수납되고도, 다른 기자들과의 취재경쟁에서 가방이 주는 영향을 극소화해야 한다. 어반디스가이즈35는 이것이 가능한 가방이다. 다만, 렌즈가 마운트된 프로급 DSLR을 12.1인치급 이상 노트북과 동시에 수납할 수는 없다는 점이 다소 아쉬울 뿐이겠다.


휴대성 강화

그런데, 이렇게 많은 장비를 수납하다보면, 숄더백 형태에서 어깨에 걸리는 하중은 대단히 강해질 수밖에 없다. 숄더백은 아무리 좋은 쿠션패드를 갖추고 있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크로스로 메더라도 장시간 착용은 척추에 무리를 줄 수밖에 없으며, 어반디스가이즈35에 넣을 수 있는 장비 수량을 일반적으로 계산해보면 약 7kg 가량, 가방 무게가 약 1.3kg 가량이므로, 이를 포함하면 취재를 위한 휴대에서 대략 8~9kg에 이르는 무게가 어깨에 걸린다는 얘기가 된다. 이 정도 무게라면 장시간 휴대는 무리다.

어반디스가이즈35에는 기본 숄더 스트랩으로 어반디스가이즈40, 50, 60에 제공되는 커브드컴포트 스트랩의 소형화된 스트랩이 들어갔으며, 이들 제품들처럼 배낭처럼 휴대할 수 있는 숄더하니스가 부착되도록 하단부 D링을 추가했다. 무거운 하중을 양 쪽 어깨로 분산해, 장시간 휴대를 편안히 해주기 위한 기능성 확장이다.


옵션인 숄더하니스를 달아 배낭 형태로 멜 수 있도록 하는 한 편, 커브드컴포트의 소형 버전 숄더스트랩을 적용해 어깨 압박을 줄였다.


어반디스가이즈35는 처음 발의되어 시장에 공급될 때까지 대략 1년에 가까운 시간을 썼다. P&I 2008에서 첫 선을 보인 이 가방은 디지털SLR 보급과 더불어 달라진 사진가들의 성향을 최대한 아우르고자 했다. 물론, 단점이나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노트북 동시 수납이라는 태생적 한계에서 오는 부피 증가가 기반이 된 어반디스가이즈30의 가벼운 휴대성을 이어내지 못했고, 높아진 높이와, 마운트 상태의 수납법에서 오는 무게중심의 상향 이동으로 인해 나타나는 균형 문제가 새로이 나타났다.

하지만, 욕심을 내자면 끝이 없을 것이다. 휴대가 간편한 세로 형태의 숄더백에 노트북을 함께 넣을 수 있다는 것, 이것 하나만으로도 어반디스가이즈35의 값어치는 충분했으니까. 나는 마케터가 아닌 사진가의 입장에서 현장을 다녀보면서 가방의 부족한 부분을 느꼈고, 그걸 토대로 새로운 가방을 만들어줄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그 요구가 받아들여져 만들어진 것이 어반디스가이즈35였다. 덕 머독은 '오직 사진가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판매나 마케팅 담당자의 말은 무시해도 좋다.'는 표현을 씽크탱크포토 창립 이념으로 삼았고, 이 말을 지켰다. 나는 이 점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2008년 3월, 다시 한국을 찾은 덕 머독 일행과 함께 인사동을 돌던 중, 전통혼례를 재현하는 행사를 접했다. 박상문 기자와 함께 행사를 촬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상문 기자는 어반디스가이즈30을, 나는 어반디스가이즈35를 휴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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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8일,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주)는 신제품 발표회에서 엔트리급 DSLR 카메라인 EOS 1000D와 EOS 550D의 후속 모델인 EOS 1100D와 EOS 600D를 선보였다. EOS 600D는 이전 모델이자 2010년 국내 엔트리급 DSLR 시장을 주름잡았던 EOS 550D의 후속으로 EOS 60D에 이어 회전식 LCD를 채용했다.


DSLR 카메라의 변화
“이건 LCD 보면서 사진 못 찍어요?”
“이건 동영상 안돼요?”
DSLR 카메라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이 반문하더라는 얘기들이다. 정말 있었던 얘기기도 하지만, DSLR 카메라의 구조, 커다란 센서로 인한 한계 때문에 구현해낼 수 없었던 부분들을 혜학적으로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이런 DSLR 카메라가 변했다. 이제는 동영상도 찍을 수 있고, LCD를 보면서 찍을 수도 있다. 일부 몇몇 기종만 되는 특징이 아니라, 꽤 많은 DSLR 카메라가 가진 특징이 됐다. 캐논 EOS 5D Mark II는 이런 DSLR 카메라 동영상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모델이다. 무한도전을 비롯해 상당수 방송 영상이 EOS 5D Mark II로 제작되고 있다. 35mm 필름 크기를 기반에 깔고 있는 EOS 5D Mark II의 풍부한 공간 표현력이 여타 영상용 캠코더를 무색케 하기 때문이다.

DSLR 카메라의 동영상 기능은 크게 두 방향에서 요구해왔다. 하나는 현장을 뛰는 기자들로부터의 요구, 다른 하나는 앞서 언급한 아마추어 사진사들의 바램이다. EOS 5D Mark II나 EOS 7D의 동영상이 전자와 같은 프로를 위한 것이라면 EOS 550D, 600D 등의 동영상은 후자와 같은 아마추어를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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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점을 찾아라!

화소 수 1,800만 화소, 디직4, 최대 감도 12,800, 9포인트 측거점과 최대 3.7fps 연사 속도. 새로 발표한 EOS 600D의 사양이다. 그런데 이 사양은 전작인 EOS 550D와 비교해 전혀 다르지 않다. 화소수, 화상 처리 엔진, 감도 확장, 측거점, 연사 속도 등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단지 회전식 LCD가 달렸을 뿐인 파생 모델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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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D의 사양이 먼저 떠돌았을 때부터 달라진 게 없어 보이는 이 사양으로 인해 갑론을박이 있었다. EOS 600D는 LCD를 이용한 라이브뷰 촬영에서 LCD 각도 조절을 통해 자세를 편히 할 수 있다는 것 말고는 스틸컷을 찍는 DSLR 카메라로 다르다 할 건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그럼 무엇 때문에 후속 모델이 된 것일까? 단지 모델이 바뀌는 주기인 2년을 채웠기 때문에 부랴부랴 내놓은 사생아인 걸까? 그렇지는 않다. 다만 바뀐다는 것이 스틸사진이라는 전통적인 분야가 아닌, 부가 기능으로 들어와 이제는 주된 기능 중 하나로 자리잡은 동영상 분야에서 이뤄졌을 뿐이다. 어찌 보면 회전식 LCD 역시 사진 촬영을 돕기 위한 것이라 하기 보다 동영상 촬영을 보다 편리하게 하게끔 돕는 기능이라고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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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10배줌과 비디오 스냅

동영상 분야로 특징을 찾아보면 이 같은 의도를 쉽게 알아챌 수 있다. 1080P 규격을 따르는 풀 HD 동영상이야 전작인 EOS 550D도 갖추고 있던 사양이지만, 센서가 작은 콤펙트 디지털카메라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었던 고배율 망원 영역 촬영을 보완하기 위해 최대 10배까지 확대할 수 있는 디지털 줌 기능이 들어간 것은 EOS 600D만의 특징이다. 이것은 1,800만 화소에 이르는 고 화소를 십분 활용한 것으로, 35mm 포맷 기반 DSLR 카메라용 대형 초망원 렌즈의 운용 부담 등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이를테면 EOS 550D에서 600mm 화각을 영상에 담기 위해서는 300mm 렌즈에 2배 익스텐더를 달거나 거대한 600mm 렌즈를 달아야 했지만, EOS 600D는 상대적으로 낮은 값에 구할 수 있고, 들고 운용하기도 훨씬 간편한 200mm 렌즈에 3배 디지털 줌을 더하면 그만이다. 무엇보다 DSLR 카메라용 렌즈는 캠코더에 쓰이는 렌즈들처럼 고배율을 갖춘 렌즈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디지털 줌 기능은 렌즈 교환 없이 다양한 화각으로 보다 동적인 효과를 더하는 데 크게 도움된다.

비디오 스냅은 동영상을 짧게 여러 번 나누어 담아 연속으로 엮어내는 기능이다. 영상을 담다보면 한 장면이 길어질 경우 지루해지기 십상인데, 비디오 스냅을 이용하면 최대 8초까지 영상을 여러 씬 나누어 담아 이어 볼 수 있다. 별도 편집 없이 배경음악도 넣을 수 있으므로 간단히 동영상을 만드는 데 유용하다. 앞에서 얘기했듯 EOS 600D는 아마추어 사진사들을 위한 엔트리급 모델이고, 이들이 쓰기에 편리한 기능을 중점적으로 넣었다. 비디오 스냅도 이런 맥락에서의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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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정의 번거로움에서 탈출하자

그렇다고 스냅 촬영 부분에서 개선되거나 기능이 더해지지 않은 건 또 아니다. 기술적인 사양으로야 전작과 다르지 않지만, 역시 기술적 사양상 변화가 없었던 EOS 1D Mark IIN이나 EOS 30D도 좋은 평가를 얻지 않았던가. EOS 600D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미러리스 카메라들이 중흥기를 맞으면서 쉽고 간편한 활용에 초점이 맞춰졌었다. 그런데 엔트리급 DSLR 카메라들 역시 이용자가 요구하는 사항은 이 미러리스 카메라들과 다르지 않다. 좀 더 쉽고 편하게 다룰 수 있기를 바란다. 간편한 휴대성을 위해 카메라 크기부터 작게 만들어지는 것이 엔트리급 DSLR 카메라가 아니던가.

DSLR 카메라를 손에 쥘 때 가장 먼저 기대하는 것이 화질이다. 이런 욕심으로 인해 DSLR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보통 후보정을 거친다. 콤펙트 디지털카메라를 써서 찍을 때보다 더 공들인, 좀 더 ‘있어 보이는’ 사진이 나오기는 하지만 얼마 안 가 후보정이 부담스러워지기 일쑤다. EOS 600D에는 이런 부담을 더욱 개선하기 위한 기능이 강화되었다. 표현 셀렉트 기능을 통해 선명하게, 부드럽게, 혹은 강렬하거나 시원한 느낌을 바로 표현할 수 있고, 어안 렌즈 효과, 토이 카메라의 동굴 효과, 미니어처 효과 등 5가지 필터 효과를 넣었다. 종횡비도 라이브 뷰로 촬영하면 정방형 구도, 4:3 표준 비율, 16:9 와이드 비율 등 고를 수 있다. 심지어 사진 크기까지도 카메라 내에서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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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S 550D의 중흥을 다시 한 번

눈에 확 띄는 기술적 변화는 없다. 그저 눈에 띄는 건 회전식 LCD 뿐이다. 2년 만에 내놓은 게 겨우 회전식 LCD 달아놓은 것뿐이냐고 비아냥거릴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변화가 상당하다. 단지 새로운 기능을 열거하듯 추가한 게 아니라 엔트리급 DSLR을 고르는 아마추어 사진사들이 필요할만한 기능을 숙고해서 안배한 느낌이 강하다. 이같은 보이지 않는 변화 앞에서 회전식 LCD는 그야말로 작은 변화일 뿐이다.

엔트리급 DSLR 카메라는 보급 대수로 따질 때 DSLR 카메라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이런 시장을 지난 2년 간 EOS 550D가 석권해왔다. 이제 EOS 600D가 물려받을 차례다. 사양에 연연하지 말고 편리함을 요구하는 엔트리급 시장의 요구에 빗대보자. EOS 600D가 시장에서 환영받을만한 요소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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