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한 번, 디지털도어락 하나를 소개했었습니다. 이지온 샤크라는 모델인데요, 이걸 소개한 까닭이, 집에 설치된 디지털도어락을 갈아야겠어서 였던지라, 이 제품을 장만하면서 소개했던 거였습니다. 교체할 제품을 샀으니, 기존 것을 없애고, 바꿔야겠지요? 이런 저런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난 중순경에 설치를 시도했습니다. 제가 아주 게을러 빠졌습니다...ㅡㅡ;;
이것이 원래 집에 달려있는 도어락입니다. 핸들 일체형 제품이죠. 몇 달 전부터 간간이 경고음을 내는 것이 다소 불안해 바꾸려 했던 겁니다.
이지온 샤크는 보조키 개념의 도어락입니다. 별도의 핸들이 필요하죠. 그래서 이걸 따로 하나 샀습니다. 이렇게 핸들, 락 분리형일 경우, 둘 중 하나가 잠금 기능을 잃어도 일단은 시건장치를 유지하는데 큰 지장은 없습니다. 이를테면 디지털도어락이 고장나서 기능을 할 수 없더라도, 이 핸들 열쇠를 쓰면 되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ㅡ.ㅡ;;
기존 도어락을 제거했던 이렇습니다......ㅡ.ㅡ;;
당췌~~~ 구멍이 뭐 이리 많은지...ㅠㅠ
이 상태의 문짝에 다른 도어락을 설치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손잡이야 어찌어찌 그냥 달아도 되는 것이, 기본적으로, 손잡이의 락 장치는 크기가 같기 때문에,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만, 보조키의 위치가 되는 부분이 문제입니다. 저 위치의 구멍에 샤크를 설치할 경우, 위치가 전혀 맞지 않습니다. 아예 설치가 불가능한거죠.
보통 이런 경우, 도어락 공급사에서는 보조철판을 위에 덧대고 시공합니다. 이 경우에도 그리 하면 됩니다만, 문제는 저 구멍이 너무 많이 뚫려있다는 거죠;; 이래갖고는 견고하게 설치할 수가 없겠다 싶습니다.
그래서...
포기.........ㅠ.,ㅜ
이미 장만해뒀던 샤크는 지인 주기로...ㅠㅠ
마침 지인 중 한 분의 집 현관 열쇠가 디지털도어락이 아니라더군요. 그래서 갖다 달고 쓰시라고...ㅠㅠ
그래도 설치기라도 어찌 남겨보고자, 사무실 창고 안 철문에 한 번 설치해보기로 합니다. 그래서 몇일 지난 시점에 창고를 방문..
바로 이 문에 설치하려 합니다. 손잡이만 달랑 달려있는 철문이니, 별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다른 도어락도 마찬가지지만, 샤크에는 정확한 위치에 구멍을 뚫기 위한 가이드 종이가 들어있습니다. 일단 이 종이는 지인 분이 집 현관에 설치할 때 반드시 필요하므로, 저는 주요 포인트에 구멍만 뚫고, 철문에 표시만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설치하는 건 좀 더 까다로와지지만, 가이드 종이가 망가지는 건 피할 수 있죠.
먼저 17mm 직경을 가진 드릴날을 끼워, 이지온의 실내 모듈과 실외 모듈이 통하기 위한 구멍을 뚫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이 작업을 할 때 반드시 주의하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먼저 날 길이가 충분히 긴 일자 드릴로 문 철판의 안과 밖 모두 같은 위치를 지정할 수 있는 중심축을 뚫고 나서 이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문의 두께로 인해 17mm 드릴날로는 안과 밖을 동시에 같은 위치에 뚫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걸 깜빡 하고 일단 안쪽부터 뚫어버렸어요. 그래서..
이런 삽질을 했습니다......ㅡ.ㅡ;;
직접 시공하신다면 꼭 기억해두세요;; 반드시 중심축을 뚫어놓고, 안쪽, 바깥쪽 따로 구멍을 뚫어야 합니다..ㅠㅠ
어쨌든..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안팎이 일정한 위치에 오도록 구멍을 뚫는 건 성공했습니다. 실패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ㅡ.ㅡ;;
다 찍고 위치 잡고서 한 컷.
구멍 너머로 보이는 눈은 제 작업을 사진으로 담아달라고 부탁해서 함께 온 친구녀석입니다. 약간 환타지틱한 호러물을 보는 것 같군요.......ㅡ,.ㅡ;;
이번에는 측면에 달, 걸이 부분을 고정하기 위한 구멍을 뚫는 겁니다. 이 경우는 위치도 잘 잡아야 하지만, 함께 제공되는 나사못의 굵기에 부합하도록 알맞은 크기의 드릴날을 선택해야 합니다. 견고하게 고정시키도록, 걸이의 고정시키는 부분 모두 쓰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이번에는 실내 모듈을 고정시키기 위한 패널을 설치합니다. 이 과정에서 바깥쪽에는 실외 모듈이 설치됩니다. 즉, 이 패널은 실내 모듈과 실외 모듈 모두를 단단히 고정시키기 위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이 패널을 달 때 꼭 필요한 것이 앞서 얘기한 가이드 종이입니다. 가이드 종이를 문에 완전히 고정시켜둔 채 작업한다면, 이 작업 또한 전혀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는 가이드 종이를 쓰지 않고 작업했기 때문에, 이 패널의 위치를 정확히 잡아주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정위치를 잡아 완전히 고정시켰습니다. 이 패널의 위치를 고정시키는 것은 외부 모듈과 연결해 고정하는 두 개의 나사입니다. 두 나사 위에 삐죽 길게 나온 건 외부 모듈과 내부 모듈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단자선입니다.
단자선은 이렇게 내부 모듈 안쪽 단자에 꽂습니다. 그런 후에 길이가 남는 선을 잘 접어 정리하고, 패널에 내부 모듈을 고정합니다. 내부 모듈과 패널을 고정하는 것은 4개의 나사입니다.
다 고정시키고 나면 배터리를 꽂고 정상 동작 여부를 확인합니다. 잠겼죠? 이러면 제대로 동작하는 겁니다. 이제 사실상 설치는 다 끝난 거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저 위에 덮개만 씌우면 되니까요.
우측 상단의 물기는 제 땀입니다. 가뜩이나 푹푹 찌는 날씨에, 창고가 무척 덥거든요. 이날 이거 설치해본다고 땀을 몇 리터는 흘린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사무실에 비치해둔, 자전거로 출퇴근할 때 쓰는 쿨맥스셔츠와 반바지로 갈아입고 근무했을까요...ㅡ,.ㅡ;;
덮개를 덮고 최종적으로 동작 여부를 확인합니다. 자물쇠 그림이 있는 곳을 누르면 잠김이 해제됩니다. 잘 되는군요. 당연한가요? ㅡㅡ;;
설치 후 외부 모습입니다. 전면부를 좀 닦고 찍을 껄 그랬나요? 지문이 좀 많네요...ㅡ.ㅡ;;
손잡이 위치에 비해 다소 높게 설치했다 싶을 수 있겠습니다만, 다소 높게 단 까닭은 하단의 비상 전원 공급 단자를 의식해서 입니다. 뭐, 그렇다 쳐도 보기가 썩 깔끔하지는 않네요...ㅡ.ㅡ;;
이렇게 설치해보고, 곧바로 다시 분해했습니다..-_-;;
어차피 여기에 설치할 건 아니니까요. 도로 분해한 샤크는 다시 박스 속으로.. 그리고, 사무실로 복귀해 지인분께 전해드렸습니다. 결국 그냥 남 좋은 일 한 건가요? ㅠㅠ
이렇게 집의 디지털도어락을 바꾸려던 작업은 일단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기 설치된 도어락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보지 않은 제 불찰입니다. 이런 실패기를, 하지만 설치는 성공한 글을 포스팅하는 까닭은 이렇습니다. 첫째, 디지털도어락을 사람을 부르지 않고 직접 설치하는 게, 단순히 드릴과, 그에 맞는 드릴날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둘째, 집에 설치되어 있는 락을 갖고 면밀히 검토한 후 선택해야 한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저는 일단 원래 달려있던 도어락을 잘 달래가며 써야겠습니다. 저만큼 구멍을 많이 뚫고 쓰는 도어락은 또 처음 봤네요; 샤크 설치하겠다고 드릴도 새로 샀는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