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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신변잡기들

오프라인에서 만난 악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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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미디어의 연예란 한 기사에 달린 리플 중 하나를 발췌한 것입니다. 악플도 뭐, 이 정도면 꽤나 양호하죠. 오죽하면 당사자가 자살을 하고, 정신병원을 드나늘까 싶습니다. 이른바 카더라 통신, 아님 말고, 묻지마 루머 등등.. 악플 및 악플성 게시물은 인터넷에 널렸습니다. 말하자면 신종 쓰레기인 셈이죠.

저도 기사를 쓰다보니, 악플을 접하는 일이 간간이 있습니다. 그나마 악플이 달리면 존재감이 좀 있어보이는 안습 상황일 때도 있군요...OTL
좀 된 얘기지만, 온라인매체에서 하드웨어 리뷰를 진행할 당시, 제 글을 신뢰할 수 없다는 악플을 한 번 겪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야 뭐.. 워낙 쉽게 추적할 수 있었던지라, 그로부터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악플러를 찾았죠. 나름 경쟁사임을 표방하던 사이트의 운영자더군요. 후배가 고대로 리플 달아주고는 무지 웃었더랍니다...ㅡ,.ㅡ;;

옆길로 센 일화는 이쯤에서 접어두고요, 지난 주 내내 사무실 이사를 진행하면서, 완전히 땀에 쩔어, 군내 폴폴 풍기며 다녔더랍니다. 마눌이 저녁에 고기 먹자고 하는데, 도저히 식당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서, 식당 밖 야외에 자리를 잡고 앉았죠. 제 등 뒤 테이블에는 나이가 좀 있는 두 분이 앉아 약주 한 잔 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옆 테이블이 되버리니, 두 사람이 하는 얘기가 안 들릴 수가 없죠. 게다가 약주 한 잔 들어갔습니다. 목소리는 좀 커졌겠어요?.......ㅡ,.ㅡ;;
암튼 얘기의 요지는 흔히 접하게 되는 무조건 비판, 우리나라는 이래서 안되.. 식의 큰소리 뻥뻥이더군요. 고기 먹다가 젓가락 던지고 나와버릴 뻔 했습니다. (써두고 보니, 이미 밖이었군요.......ㅡ,.ㅡ;; )

몇일 지난 건이라 가물가물합니다만, 몇 몇 얘기를 옮겨봅니다. 마침 그 전날이 시청앞에서 불교계가 집회를 가진 날이죠.


"농협, 축협.. 이새끼들이 나쁜놈들이예요~ 이놈들이 원산지 표기 죄다 속여서 팔아요~"

"대형마트 이새끼들 나쁜 놈들이예요~ 특히 이마트, 나쁜놈둘이예요~ 직원들 피빨아먹는 놈들이예요~ 이랜드 이마트, 이새끼들 나쁜 놈들이예요~"
--> 여기서 아주 제대로 뒤집어졌습니다. 이랜드의 이마트라...-_-

"그 땡중들, 종교는 개뿔~ 그냥 머리 깎은 장사꾼들이예요~ 종교인입네 하면서 처자식 다 있어요~ 경제학과 무역학과 나와서 장사하듯, 그쪽 대학 나와서 교회 짓고 절 짓고 장사하는거에요~"


마주 앉은 분은 그래도 나름 점잖으시더군요. 그냥 조용조용 만류하는 분위기.. 그래도 막무가내로 이 아저씨 떠듭니다. 어떤 논리도, 어떤 근거도 없이 말이죠. 그냥 무조건 비방이더라구요. 진실이 어찌 됐건 무조건..

인터넷은 말이죠.. 이젠 억지 비방에서 나름 자정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워낙 공개된 공간이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가 그만큼 크기 때문에, 그리고,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보기 때문에, 이에 반하는 목소리도 탄력을 받고, 반대 의견과의 충돌에서 좀 더 건설적으로 접근할 수 있죠. 지금의 온라인 악플은 이리 변모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오프라인에서의 악플.. 늘 그대로입니다. 10년 전도 그랬고, 20년 전도 그랬듯, 지금도 그렇고, 이 사람들은 앞으로도 그럴겁니다. 간혹 TV에서 하는 토론 프로그램, 근본적으로 저는 이들 프로그램을 좋아하지 않는 게, 우선 마음을 열어야만 가능한 토론을, 그 준비가 되지 않은 극단적인 생각만 가진 사람들로 패널을 이뤄 진행하기 때문인데, 여기서도 확실히 보수 성향에 치우친 분들의 주장은 논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목소리만 높이고 윽박지르려고만 하죠. 제가 겪은 오프라인 악플도 마찬가지에 해당합니다. 그 어디서도 건설적인 면은 찾아볼 수 없고, 책임감도 없습니다. 그냥 안주가 필요할 뿐인 것 같군요.

이런 사람들이 과연 이 속담은 인지하고 있을까요?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정작 자신은 누가 들으리라는 생각은 전혀 안하지만, 이게 돌고 돌아서 당사자에게 들어갔을 때의 효과는 당사자를 자살로 몰고 간 그 온라인의 지독한 악플과 다를 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