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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사진

옛 향수를 그리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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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홍콩에서 열리고 있는 전자전 현장입니다. 홍콩 전자전은 오늘, 4월 13일부터 16일까지 총 나흘간, Hong Kong Convention and Exhibition Centre에서 열립니다. 여기에서는 전혀 생소한, 상당히 다양한 브랜드의 새로운 상품을 접할 수 있으며, 이렇게 낯선 상품도 구경해볼 기회가 됩니다.

이것은? USB로 컴퓨터 등과 연결해서 쓰는 턴테이블입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 꽤나 많은 판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언젠가, 이렇게 USB로 연결하는 턴테이블을 인터넷에서 보고 군침을 흘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걸 보는 순간, 그 사람이 생각나더군요.

많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주변에 보면 은근히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찍어내지 않는 다양한 판을 수집하고, 또, 그걸 이제 구하기 조차 쉽지 않은 턴테이블을 써서 듣곤 합니다. 아직도 회현지하상가에 가면 오래된 판을 파는 가게가 몇 곳 남아있죠.

저는 음악에 취미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만, 어쩌다보니, 옛날 식으로 다양한 판을 구비해 한 쪽 벽면을 채우고, 그걸 틀어주는 까페를 몇 곳 알고 있군요. 약간 다르긴 합니다만, 그리고 아직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DJ 황인용씨가 운영하던 까페, 카메라타도 떠오릅니다. 아주 오래된 극장 스피커와 진공광 엠프, 그리고 턴테이블이 어우러진 까페였죠.

그 반대도 있습니다. 종각 뒷편 어디쯤 있는 한 바에는 주인아저씨가 직접 개조한 스피커가 있습니다. 물론 모든 장르를 소화할 수는 없지만, 특정 분야에 있어서 탄성이 나올법한 소리를 들려주더군요. 이 주인아저씨는 무손실, 비압축 음원을 노트북으로 재생하고, 별도의 엠프를 거쳐 음악을 들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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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 음원을, 이런 USB 턴테이블을 써서 과거의 LP 판을 쓴다면 어떨까요? 어차피 디지털로 변환되고, 그걸 다시 아날로그로 뽑아낼테니, 제대로 된 아날로그의 향수에 젖어들기는 어려울겁니다. 하지만, 과거에의 향수를 어떻게든 느낄 수는 있겠죠. 그런 이들을 위한 제품이 아날까 합니다.

이번 전자전에서는 이 부스 뿐 아니라, 몇 개의 업체에서 이와 같은 턴테이블 상품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고전적인 목각 디자인의 쥬크박스도 있었고, 접으면 가방처럼 되는 모델도 있었습니다. 사진촬영을 할 수 없어 보여드리지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만, 한 번쯤은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는 제품들이 아닐까 합니다.

문제는 과연 이런 걸 국내에서 볼 수 있을까 겠죠. 과연 이걸 필요로 하는 사용자층이 시장 규모를 형성할 수 있을까.. 그건 아니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시장규모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시장성이 없다는 얘기가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