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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신변잡기들

향긋한 닭갈비 맛보시렵니까? 참숯닭갈비 토담


닭갈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요?
춘천?
예. 춘천닭갈비 유명하죠.
서울에 살면서 처음 닭갈비 먹어본 것도 벌써 20여 년 전 일이군요. 그만큼 오래도록 사랑받는 먹거리가 된 셈이죠.
빨간 양념이야 변함이 없습니다만 요즘은 커다란 철판 위에서 볶아내는 닭갈비 말고도 숯불에 석쇠 올려놓고 직화구이로 구워먹는 닭갈비가 꽤 인기 있습니다. 철판 위에서 볶아내는 닭갈비의 담백함도 좋습니다만 직화구이 특유의 향과 맛도 일품이죠.
지금 보여드리고자 하는 이 닭갈비집도 숯불 직화구이 닭갈비를 전문으로 하는 곳입니다. 제가 맛을 잘 안다거나 먹거리를 즐기는 것은 또 아닌지라 거창하게 맛집을 소개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만, 이곳의 닭갈비는 흔한 닭갈비가 아닙니다. 춘천 천전리에 가면 색다른(?) 닭갈비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46번 국도를 타고 양구 방면으로 가다 보면 천전IC가 나옵니다. 천전IC를 나와 소양호 방면으로 방향을 돌리면 길가에 토담의 입간판이 보입니다. 소양호를 찾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성업중인 닭갈비 거리라 크고 작은 닭갈비, 막국수집이 즐비한데요, 토담은 그리 큰 식당이 아닙니다. 아담한 실내와 시원한 정원, 그리고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어우러진 곳입니다.

지난 6월 5일, 모처럼 아내와 단둘이 시간이 났습니다.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문득 한 달쯤 전 회사 사람들과 찾았던 이곳이 떠올랐죠. 그렇게 대책 없이 춘천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밤 9시가 넘어가려는 시각임에도 대기자가 너무 많아 무려 한시간 반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길 들었죠. 아쉬운 맘을 안고 발걸음을 돌렸다가 하루 묵고 다음날 다시 찾았습니다. 이른 저녁시간을 택해서인지 한적하더군요.


마침 정원에는 스프링쿨러가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정원이 보이는 실내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이곳의 물주전자는 조그마한 양은주전자입니다. 이미 날이 많이 더워진 터라 이렇게 시원한 물이 그립죠. 주전자 모양이 따르면 막걸리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겠습니다...^^;


숯이 먼저 나옵니다. 여기까지야 여느 숯불닭갈비집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리고.


소금 숯불 닭갈비


간장 숯불 닭갈비

여느 닭갈비와 다르죠? 토담의 닭갈비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고추장 숯불 닭갈비가 있지만 이렇게 생닭갈비에 소금과 후추로만 가미한 것, 달달한 간장소스로 양념한 것이 있죠. 이 집을 다시 찾을 까닭이 이겁니다. 아내에게 색다른 닭갈비를 맛보여주고 싶어서죠. 자, 일단 색은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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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둘이서 가다보니 이것저것 다양하게 맛보기는 다소 버겁습니다. 그래서 소금 숯불 닭갈비와 간장 숯불 닭갈비를 각각 1인분씩 시켰습니다. 먼저 닭고기 고유의 향을 맛볼 수 있는 소금 숯불 닭갈비로~


석쇠에 올리고...
굽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불이 좀 쎕니다. 닭기름이 떨어지면서 숯불이 마구 올라옵니다.


소금 숯불 닭갈비는 소금과 후추로만 맛을 냈기 때문에 닭고기 고유의 맛과 향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게다가 숯불로 떨어지는 닭기름으로 인해 불꽃이 위로 솟구치면서 익어 닭고기의 육즙과 향을 잘 보존해냅니다. 후추의 향은 이 고유의 향을 감미롭게 꾸며줍니다. 닭고기 특유의 담백한 맛이 잘 살아있어 고기의 맛과 향을 즐기는 분들께 어울립니다.


순식간에 동나고 이제 간장 숯불 닭갈비를 올립니다. 아무래도 양념이 더해지다보니 석쇠가 좀 더 빨리 탑니다. 화력도 아직 건제하다보니 익을 때까지 오래 걸리지도 않습니다.


간장양념입니다만 구우면서 닭기름과 함께 간장이 함께 빠지기 때문에 닭고기 고유의 맛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간장양념의 달콤함과 부드러운 육질이 미각을 자극합니다. 짜지도 않고 밍숭맹숭하지도 않게 적당히 간이 배어있어 좋습니다. 고추장 양념처럼 맵거나 강한 맛이 아니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 먹기에도 그만입니다.

고기가 동날 때까지 몇 초 걸리지도 않습니다. 젓가락을 입에 물고 고민하는 아내가 앞에 보입니다. 1인분을 더 시킬까... 물론 저는 말립니다. 막국수 맛도 봐야죠...^^


후식으로 먹는 개념으로는 맛이 살짝 강하다는 느낌은 있습니다만, 막국수도 꽤 괜찮습니다. 면발이 쫄깃하고 맛도 적당히 들어있습니다.


이 집은 포장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생각에 막국수를 먹는동안 또 몇 인분을 포장합니다. 일정량 이상 되면 택배도 한다더군요. 간장 숯불 닭갈비를 집에서 후라이팬에 구워먹을 때는 간장을 많이 빼내고 구워야 짜지 않고 맛있습니다.

토담은 식당을 연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집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숯불 직화구이를 주메뉴로 하면서도 아직 실내가 깔끔합니다. 하지만 아직 맛이 덜 들었다는 느낌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앞에서 간단히 설명했듯 46번 국도를 타고 양구 방면으로 쭈욱 달리다 보면 천전IC가 나옵니다. 천전IC를 나와 소양호 방면으로 좌회전하면 천전삼거리가 나오는데요, 이 삼거리를 직진으로 지나면 바로 오른쪽에 입간판이 보입니다.


이곳은 소양호에서 매우 가깝습니다. 인근에 숙소도 몇몇 있습니다. 소양호에 올라 배를 타고 청평사를 다녀오는 코스도 좋습니다. 가족끼리 혹은 친구끼리 간단한 여행으로 지나면서 이 색다른 닭갈비를 맛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