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가 되어, 팔자에 없던 새로운 노트북이 생겼습니다. LG전자의 엑스노트 R410, 최근의 엑스노트들을 보면 스타일이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 모델도 그 연장선입니다. 독특한 상감무늬에 하이글로시 코팅된 표면이 왠지 닦을 융을 함께 갖고 다녀야 할 것 같은 생각을 갖게 만드네요.
사견을 주절거려보자면, 저는 노트북의 기준을 휴대성에 둡니다. 그래서 12.1인치를 넘어서는 노트북은 어지간해서 고려하지 않고 있죠. 물론 8인치보다 작은 노트북도 꺼립니다. 키보드 사용이 불편한 노트북 역시 노트북으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두께는 얇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리 작아도 두꺼우면 휴대가 불편합니다. 이를테면 하이엔드 디카는 심지어 렌즈를 분리해 수납한 DSLR 카메라보다 휴대가 불편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된 동기는 노트북이라는 걸 접한 이후부터입니다만, 확신을 갖게 된 것은 우리 집 두 번째 노트북이었던 도시바 포르티지 S100을 쓰면서 였습니다. 와이프가 직장에서 쓸 요량으로 장만했던 도시바 포르티지 A100에 너무 만족하여, 후속 모델쯤 되는 S100을 샀었는데요, 이게 14.1인치였죠. 14.1인치에 1400*1050 해상도가 나오고, 별도의 그래픽코어까지 달려있어서 멀티미디어 성능도 좋았습니다. 뭐, 화면이 어둡고, 발열이 다소 심하며, 소음이 크다는 점이 이 노트북으로부터 정을 떨어뜨렸습니다만, 14.1인치에 ODD까지 일체형임에도 불구하고, 무게가 2kg이 채 나가지 않았다는 점이 휴대성까지 높여주는 요인이었죠.
문제는 이 노트북이 가볍기는 했으나, 14인치라는 커다란 크기였기 때문에 휴대성에 많은 제약을 동반했다는 사실입니다. 슬림노트북이다보니, 일정 두께 이하로 내려가면서 심리적으로 오는 눌림 파손에의 부담감도 문제였죠. 특히 제 경우는 카메라와 노트북을 함께 휴대하다 보니, 카메라에 눌려 LCD가 파손되지 않을까 하는 부담이 늘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포르티지 S100은 제 손을 떠났고, 이 R410이 수중에 들어오기 전까지, 제가 쓴 노트북은 TG 에버라텍 1500이었습니다. 11.1인치 크기를 가진 약간 두께가 있는 모델이죠.
이렇다보니, 이 14인치 노트북을 바라보는 제 시선에 다소 암담함이 섞여있습니다. 과연 내가 14인치 노트북을 다시 들고 다닐 것인가.. 애버라텍 1500이 아직 건재하니, 외부활동에서는 애버라텍 1500을 주로 쓰긴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외부 활동이라도 이 엑스노트 R410을 써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건 짐작이 가네요.
외부에서 노트북을 쓰는 일은 보통 취재와 출사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제가 행하는 취재는 고정된 공간에서의 기자간담회, 혹은 제품발표회입니다. 현장에서 간단한 스케치 사진을 넣고,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게 끝이죠. 노트북 사양도 높을 까닭이 없으니, 이런 경우라면 크기가 작아 휴대하기 편한 에버라텍 1500이 제격입니다.
그런데, 가끔 있는 야외취재나 출사 같은 촬영이라면 엑스노트 R410이 더 낫습니다. 상대적으로 해상도가 떨어지지만, LCD 화질이 더 좋고, 넓기 때문에 오는 편집작업에의 편안함이 그 까닭이죠. 물론, 엑스노트 R410의 월등히 높은 성능 및 사양도 이런 까닭에 한 몫 합니다. 제 엑스노트 R410은 R410-KP88K 모델로, FSB 1066, 2.53GHz로 동작하는 센트리노2듀오 P8700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메인메모리는 3GB이고, 별도 256MB 메모리를 갖춘 그래픽코어로 nVIDIA 지포스 9300M GS를 갖췄습니다. 이쯤 되면 지금 제가 집에서 쓰는 커다란 데스크탑보다도 사양이 좋군요. 어지간한 포토샵 작업은 전혀 부담 없겠습니다.
물론, 최대 해상도 1280*800에 불과한 와이드 LCD는 영화 볼 때나 편할 것 같네요. 다행인 것이, D-Sub 말고도 HDMI 단자를 통하면 HDMI-to-DVI 케이블을 써서 데스크탑용 모니터에 연결할 수 있을테니, 한 번 시도해봐야겠습니다. 어떤 노트북은 D-Sub 대신 DVI 단자를 제공하던데.. 아쉽네요.
웹캠도 달려있네요. 캠, 마이크 모두 일체형이니, 속 썩는 일 없이 쓸 수 있겠다 싶습니다. 업무상 가끔 캠을 통한 화상회의를 하는데요, 상대방 음성은 들리는데, 화면도 안 나오고, 마이크도 안되서, 저는 맨날 타자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뭐, 그나마 타자 속도가 좀 빠르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할라나... 아무튼, 이걸 쓰면 그런 불편이 해소되겠지요...-_-;
터치패드는 생긴게 좀 생소합니다. 버튼도 하나처럼 보이고, 패드에 왠 엠보싱이 있습니다. 하지만, 쓰는 건 기존 것과 같습니다. 버튼은 내부에서 좌우로 나뉘어 있으니, 그냥 평이하게 쓰면 되는 겁니다. 패드는 당연히 스크롤 기능도 제공 되구요.
14인치니 뭐, 키보드도 넓직하고 시원시원합니다. 다만, 제가 무려 13년째 내츄럴키보드를 쓰는 관계로, 집 데스크탑을 이걸로 대체하려면 USB-PS/2 젠더를 써서 13살바기 내츄럴키보드를 물려야겠습니다.
ODD와 두 개의 USB가 오디오 단자와 더불어 오른쪽에 있네요. 외부에 나가면 이 USB를 통해서 와이브로를 써야 할텐데, 이렇게 오른쪽에 USB가 있으니 다소 불편할 듯 합니다. 예전처럼 뒤에 USB 단자가 하나쯤 있으면 좋으련만..
ODD는 빼내고 웨이트세이버라는 더미패널을 달 수 있습니다. ODD 장착시 노트북 무게는 2.43kg, 웨이트세이버 장착시는 2.28kg까지 줄어든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무게 부담보다, 전력소모량을 줄이는 것에 더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오른쪽으로는 D-Sub, 송풍구, HDMI단자, 기가비트랜, e-SATA, 멀티리더, 익스프래스슬롯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e-SATA를 지원하는 점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이 단자는 제 3의 USB 단자를 겸합니다. 외장 하드디스크를 쓸 때 편리하겠습니다.
좀 더 자세히...^^;;
HDMI 단자는 빨리 확인해보고 싶네요.
힌지는 이렇게 완전히 뒤로 젖혀집니다. 이게 좋은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완전이 젖혀지지 않는 노트북의 경우, 불의의 사고에서 힌지가 망가질 확률이 좀 더 높기는 합니다.
전용 배터리는 6셀 리튬이온입니다. 14인치 모델이라, 배터리 지속시간은 크게 기대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채용된 LCD가 저전력소모를 위한 LED라이트를 채용했다 하니, 2시간 반이라는 평균 지속 시간을 한 번 기대해봐야겠습니다.
노트북이 크기 때문에 어댑터가 같이 커버리면 난감합니다. 에버라텍 1500은 노트북이 워낙 작기 때문에, 어댑터와 전원선, 마우스까지 함께 넣고 다녀도 노트북가방의 1/4이 남았습니다만, 이건 아무래도 빡빡하겠죠. 다행히 어댑터도 크지는 않습니다. 그냥저냥 만족해야죠.
사진을 찍어두면서, 간단하게 새로운 노트북을 살펴봤습니다. 아직은 기본 설정만 해두고 백신만 깔아둔 상태인데, 이제 이것저것 쓰는 프로그램 및 폰트 등을 깔아놔야겠습니다. 언제 들고 나가야 할 지 모르는데다가, 집 컴퓨터도 정리하는데로 교체해보려 하거든요. 진짜 성능이 궁금하기도 하고요. 이걸로 Need For Speed는 잘 돌아가려나 싶은 생각이.....ㅡㅡ;;
이상 새로 생긴 엑스노트 R410에 대한 간단 프리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