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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10월 24, 25일 양일간, 영종도에 위치한 하얏트 리젠시 및 인천공항 주변 일대에서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주관하는 2008 수입자동차 시승회가 열렸습니다. 오전 9시 30분부터 개막과 동시에 오리엔테이션을 갖고, 10시부터 곧바로 시승 행사가 시작되었기에, 제 차를 몰고 부랴부랴 달려갔죠.

이 행사는 프레스를 상대로 사전 등록을 거쳐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첫날인 24일 오전 시승으로, 총 8종의 차량에 대해 시승 신청을 등록했습니다. 등록한 차량은 아래와 같구요.

A그룹
혼다 어코드 3.5
인피니티 G37 세단 스포츠

B그룹
재규어 XJ 2.7D
메르세데스벤츠 S320 CDI

C그룹
아우디 TT 쿠페 2.0 TFSI
포르쉐 911 카레라 S

D그룹
집 그랜드체로키 SRT
포르쉐 카이엔 터보 S

시승 차량은 총 68종이었으며, 4개 그룹으로 나누어, 각 그룹 별로 2종씩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승 행사는 선택 차량 가운데 최대 4대까지 가능했죠. A그룹에서는 G37이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 B그룹은 뭐, 딱히 어떤 차종이 치열할 것 같지는 않았고, C그룹은 단연 911 카메라 S, D그룹 역시 카이엔 터보 S가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린 최악의 시나리오는 어코드 3.5 - XJ 2.7D - TT 쿠페 2.0 TFSI - 그랜드체로키 SRT였습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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ᅳ_ᅳᄏ


에스컬레이드? 다코다?? 뭥미????

함께 참석한 후배기자한테 물었습니다. “에스컬레이드는 어떤검미??” “있어요. 거, 집체만한거..” “..............@_@"
저는 대형면허 없는데.........☞☜


협회의 간략한 인사말이 있은 후, 곧바로 시승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에 들어갔습니다. 오리엔테이션이라고 해봐야, 대략 10여분만에 끝을 봐야 하는 촉박한 시간이었던지라,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죠. 시승 예정된 미디어들의 동선, 각 브랜드별 부스 배치, 시승 코스, 주의사항 등이 빠르게 안내되었습니다. 골자는 이겁니다. 코스 이탈하지 마라, 안전운행하라, 과속딱지 날아오면 실비 부담해야 한다. 뭐.. 당연한 소리라고.....ᅳᅳ;;


시간이 되어 곧바로 시승을 위해 자리를 이동했습니다. 상황실에서 첫 번째 시승 대상인 혼다 어코드 3.5의 키를 전해 받고, 혼다 부스로 이동, 간략히 사진 몇 컷 찍고 차량에 올라탔습니다. 이번 시승행사 첫 출발인지라, 출발하는 각 차량별로 포토타임을 가져가며 길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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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어코드 3.5, 이 신형 어코드는 지난 2008년 1월 14일 선보인 신모델입니다. 어코드라는 차종은 미국에서 생산된 최초의 일본 메이커 차량으로, 1976년 출시된 이후, 30여년간 160개국에서 1,600만대 이상 판매된 혼다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링 모델이죠. 국내에는 혼다코리아가 지난 2004년 5월, 혼다의 한국 진출과 동시에 들어왔으며, 지난달까지의 집계로 총 판매 대수 1만대를 돌파했다 합니다. 또, 이날 시승한 신형 어코드는 지난 7월, 단일모델로는 수입차 사상 최초로 월 1천대 판매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고 합니다.

베스트셀링 모델이라는 것은 그만큼 대중적인 모델이기도 하다고 해석해도 될 것입니다. 말하자면 쏘나타같은 차라고 할까, 시승 희망 차종으로 이 모델을 고른 까닭도 이런 연유에서였죠. G37에 대한 백업 개념으로 말입니다.

시승에 나서기 전, 혼다 관계자에게 특이사항을 물었습니다. 특별한 건 없고, 소음 감쇠 기술만 얘기하더군요. 여기서 특징이라는 것은 이 차에만 눈에 띄는 무언가, 혹은 이 차를 운행함에 있어 주의해야 할 사항입니다. 소음 감쇠 기술은 이전에 한 번 들어본 바 있는지라, 운행 중 풍절음을 느껴보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는 사항이었죠. 딱 부러질만한 특징이나 주의사항이 없다는 것, 예상했던 평이한, 그래서 편히 탈 수 있는 차량의 컨셉이 딱 어울리는 게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시승에 나서자마자 해안도로로 접어들기 전, 과속카메라가 하나 나옵니다. 이런 것들을 주의하라는 얘기였겠죠. 해안도로로 접어들 시점에도 포토타임으로 인해 아직 일행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해안도로의 제한속도는 80km/h, 이 속도 약간 위에서 크루즈를 설정하고 느긋하게 달려봤습니다. 뭐, 딱히 이렇다 할 감흥은 없습니다. 쏘나타 몰면서 감동 먹을 일은 없죠;; 그저 편안하게 타고, 부담 없고, 맘고생 안 하면 되는 컨셉의 차량, 그리고, 이 컨셉에 잘 부합하는 차가 어코드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달렸을까, 뒤에서 헤드라이트를 켠 차가 하나 달려오는 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시승회에 참가한 미디어들이죠. 그런데, 달려오는 속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제 차가 제한속도인 80km/h에 약간 상회하는 속도로 꾸준히 달리고 있는데, 마치 제 차가 정지해있는 양 달려옵니다...ᅳᅳ;; 일단 진로를 터주고 관망.. 3대의 차량이 차례로 제 차를 스쳐지나갑니다. 원래 저렇게 진행하는 행사인건가.. 일단 따라가 봅니다. 풀엑셀을 밟고, 속도계는 100km/h를 훌쩍 넘어, 120km/h, 140km/h... 계속 넘어갑니다. 그렇지만, 앞차와의 간격은 자꾸 벌어집니다. 대략 170km/h에 이르러서야 비슷한 간격 유지.. 아무리 행사라지만, 여긴 공도인데, 너무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방조제를 지나면서는 경찰차량도 있었지만, 별다른 제지는 없는 모양입니다. 대규모 행사이니, 미리 협조를 구해놨겠죠.

주행구간은 대략 42km에 달합니다. 각 차량별로 배정된 시간은 휴식시간 포함 50분, 공항 인근 시내 구간의 신호대기, 마을을 관통하는 왕복 2차로 구간, 공사구간 등을 고려하면 나머지 외곽 순환 구간에서는 정말이지 미친 듯이 달리지 않고는 통과하기 어려운 시간입니다. 말 그대로 아예 대놓고 들입다 쏘라고 배정한 시간인 셈이죠...ᅳ_ᅳ;; 코스 후반부에 접어드니, 고속주행이 가능한 구간에서의 평균속도가 대략 140km/h, 속도에 대한 감각이 대단히 무뎌져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군요....ᅳ0ᅳ;;

어코드의 소음 감쇠 기술은 ANC (Active Noise Cancellation) 시스템이라 명명되었으며, 외부에서 발생하는 풍절음 등의 소음을 상쇄시키는 역위상 음향을 스피커를 통해 발생시키는 것입니다. 이렇게 발생시킨 소리는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소음을 1:1로 상쇄시키기 때문에, 정숙성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어코드를 몰면서 느낀 단점은 이것 하나입니다. 오토밋션이 별도의 오버드라이브 스위치 등, 킥다운을 위한 장치 없이, 그냥 레버로 조절하도록 되 있는 탓에, 실수로 D3 모드에 레버가 위치할 경우가 자주 생깁니다. 물론, 익숙해지면 문제가 아닐 수 있겠습니다만, 지그재그형태로 된 레버가 아닌 일자 레버에서 별도의 조작 없이 젖히기만 하면 D3모드로 간다는 건 아무래도 불편함을 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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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각종 기능의 조작이나, 센터페시아의 각종 기능 배열, 시트의 편안함 등은 그저 이래서 많이 팔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끔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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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시승을 마치고, 다시 행사장으로 복귀한 시각은 10시 40분이 조금 못 된 시각이었습니다. 차키를 반납하고 나니, 다음 시승 대상인 문제의 차량,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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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실 옆에서 카페라떼 한 잔 받아들고 잠시 주위를 둘러보는데, 후배기자의 첫 번째 시승차인 BMW 528i가 귀환합니다. 이 차를 포함해 차례로 귀환하고 있는 차량들을 간간이 프레임에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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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닷지 다코다도 들어오는군요. 제가 시승할 마지막 차량.......ᅳᅳ;;



커피를 다 마신 후, 다시 상황실로 가, 에스컬레이드의 차 키를 수령했습니다. GM 산하인 캐딜락은 사브와 부스를 같이 하고 있었습니다. 부스에 다가갈수록 유난히 커다랗고 부담스러운 덩어리 하나가 눈에 띕니다.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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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이넘이 그넘입니다. 집체만한 SUV... 캐딜락 에스컬레이드.......ᅳ,.ᅳ;;
일단 문을 열고;; 차가 워낙 높기도 하니, 내장되어 있던 사이드스텝이 전동식으로 나오는군요. 사이드스텝 안 밟고 올라타려니, 이건 뭐, 등산 수준입니다;; 2회 서울모터쇼였나? 그때 현대 덤프트럭 좌석에 앉아본 적이 있는데요, 거의 뭐, 비슷한 느낌이 옵니다. 일단은 간간이 몰게 되는 스타렉스보다는 훨 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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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성공한 이들의 드림카’라는 모토로 등장한 풀사이즈 럭셔리 SUV입니다. 이 차량의 동급 경쟁 차종은 국내에 없다고 하네요. 하긴, 일단 덩치만 봐도 LUV라고 하는 베라크루즈, 기아의 기함급 SUV 모하비는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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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에스컬레이드는 성공한 사람들이 타는 드림카로 인식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 새로운 에스컬레이드는 이전 세대의 에스컬레이드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이 만들어진 플랫폼을 기반으로 나왔으며, 이 신형 에스컬레이드에만 전용으로 들어가는 6200cc V8 VVT 엔진과 신형 하이드로매틱 6단 자동변속기를 얹었습니다. 전용 엔진은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어 무게를 줄였으며, 최고 출력 403마력, 최대토크 57.6kg.m에 달합니다. 차량 크기는 길이 5140mm, 폭 2010mm, 높이 1925mm입니다만, 무게는 약 2.6톤, 의외로 가벼운 편이네요. 이 덩치도 에스컬레이드 이전 모델에 비해서 높이가 낮아진 거라 합니다. 승차정원은 7명인데, 아마 씨름부 7명이 앉아도 넉넉하지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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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출발은 하는데, 영 부담됩니다. 옆구리가 옆 차에 닿을까도 걱정되고, 일단 운전석에서 보닛 건너로 거리감이 전혀 오지 않더군요. 겨우겨우 행사장을 빠져나가 시승코스에 접어듭니다. 헨들 컬럼쉬프트 방식의 오토밋션에는 그래도 매뉴얼 변속을 위한 기능도 들어가 있군요. 일단 해안도로 진입하면서 직선코스에서 가속해봤습니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꽤나 튀어나가는군요. 이 차 역시 170km/h 정도까지는 여유 있는 듯 합니다. 커다란 덩치도 공도에서 주행하는 상황에서는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구요. 다만, 이 차가 미국산으로, 허리가 짧고, 다리가 긴 서양인 체형에 맞춰져 있다보니, 브레이크와 엑셀레이터 패달의 깊이 차이가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브레이크는 너무 얕은 위치에 있고, 엑셀레이터는 다리를 쭉 뻗고도, 까치발 들 듯, 발목까지 펴야만 풀 엑셀로 누를 수 있더군요. 네.. 제가 다리가 좀 짧습니다...OTL

편도 1차로인 마을길로 접어들 무렵, 공사장을 향하는 덤프트럭이 선두에 섭니다. 마을 중반을 지나면서 공사장 진입로가 나오는데요, 이곳까지, 앞서 가던 사브 9-3을 포함한 전 시승차량이 60km/h 이하로 서행하는 사태가 벌어졌죠. 공사장에 다다라, 덤프트럭이 도로를 벗어나면서 다시 다들 질주모드 시작, 하지만, 얼마 못 가 도로의 끝이 나오고, 과속방지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에스컬레이드의 가장 큰 문제가 나타납니다. 지나치게 단단한 서스펜션 덕에 과속방지턱을 넘는 충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일단 여기선 서스펜션이 단단해서 그렇구나 하고 좀 더 속도를 줄여 운행;; 하지만, 방파제를 지나, 세관 방향으로 향하는 커브길에서 이 문제를 다시금 절감하게 됩니다. 이 굽이길은 아주 급하지는 않습니다만, 진입할 때의 생각보다 다소 길고 꾸준하게 커브가 이어져 있는데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코너를 돌다가, 바깥쪽으로 밀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을 뻔 했습니다. 서스펜션이 물러, 차가 쏠린 까닭이죠. 즉, 에스컬레이드의 서스펜션은 부드러워야 할 때 단단하고, 단단해야 할 때 부드러운, 전형적인 오류를 떠안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어쩌면 에스컬레이드의 무게 및 무게중심을 소화해낼만한 서스펜션은 아니라는 뜻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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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이 제 체형에 맞지 않다보니, 두 번째 시승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는 다소 피곤함이 느껴졌습니다. 이번엔 시간도 좀 더 걸려서, 다음 차량으로의 교환 절차를 밟을 때까지가 다소 빠듯하더군요. 그래도 일단 주차한 후 내려서 이리저리 좀 더 둘러봤습니다. 2열 시트는 2인승이고, 이 위에 천정 내장식 모니터가 있고, 3인승인 3열은 접이식입니다. 뒷트렁크는 전동식으로, 쉽게 열고 닫을 수 있긴 합니다만, 높이가 높아, 키가 작으면 닫기 버튼을 누르기도 만만치 않겠습니다. 트렁크 용적은 2열시트까지 접었을 때 무려 3000리터를 넘는다고 하네요. 기름값 걱정만 없다면 성공한 이들의 SUV보다는 밴처 사업가의 다용도 업무차량이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다수의 미국차들이 그렇듯, 에스컬레이드의 연비는 쇼킹 그 자체입니다. 공인연비가 5.9km/L, 그냥 기름을 들이부으면서 달린다고 봐야죠. 저도 약 42km 구간을 기름 들이부으면서 달렸다는 얘기입니다...ᅳᅳ;;



시간이 없는 관계로 곧바로 상황실로 가서 다음 시승차인 재규어 XJ 2.7D 키를 수령해, 부스로 이동했습니다. 재규어는 국내에서 인기가 없죠. 벤츠 S320 CDI와 더불어 이걸 신청한 것도, 한편으로는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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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J 2.7D는 2700cc 6기통 디젤엔진을 얹은 재규어의 기함급 세단입니다. 디젤엔진 특유의 넘치는 저속토크와 고연비를 갖추면서, 한편으로는 디젤엔진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저진동, 저소음 및 뛰어난 가속성능을 함께 갖추고 있습니다. 재규어의 특징과도 같은, 긴 오버항이 운전의 방해요소가 될 수 있긴 합니다만, 적당히 단단하고 적당히 부드러운 서스펜션과, 가까우면서도 넉넉한 운전석 공간, 각종 기기 및 시야 확보장치의 배치 등이 편안한 운전을 도와줬습니다. 마침 이 차량을 시승할 때 비가 쏟아졌는데요,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긴장할만한 요소를 주지 않을 정도로 편안했다는 건 이 차가 갖고 있는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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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중, 혹은 신호대기중, 이 차의 운전석 주변을 찬찬히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독특한 디자인의 밋션 레버, 나중에 후배기자로부터 얘기를 들으니, 이 독특한 형상은 재규어의 J를 의미한다고 하더군요. 다시 사진을 열어 보니, 아! 하는 탄성이 나옵니다. 그럼 재규어는 이걸 구성하기 위해 밋션을 완전히 다시 만들었다는 얘긴데.. 나름의 상징을 위한 투자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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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핸들로 옮겨가는 순간, 흠칫 하게 됩니다. 핸들 가운데 박힌 재규어 얼굴이 저를 노려보고 있군요;; ‘니, 함 해보자는기가?!’........ᅳ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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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시컬한 고급 승용차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아날로그 시계도 눈에 띕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이 바로 이 재규어의 센터페시아에서 풍기는 고전적 이미지와 현대식 장치들 간의 조화 아닌 조화인데요, 이를테면 벤틀리 자동차의 인테리어에서 볼 수 있듯, 클래식카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LCD 및 각종 버튼으로 대표되는 현대식 장치들 간의 디자인적 이질감은 참으로 난감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난제를 재규어는 비교적 차분하게 소화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날로그 시계는 이런 인테리어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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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이 끝나고 다시 행사장으로 진입하자, 재규어 관계자가 다가와 소감이 어떤지를 묻습니다. 저는 솔직히 무척 인상 깊게 운행했기에, 시승 전 가졌던 재규어에 대한 생각, 그리고, 시승 후 달라진 생각에 대해 솔직히 얘기했습니다. 저는 이 XJ 2.7D에 대해 어떤 기대도 없이 탔었는데요, 어코드를 몰 때 느꼈던 편안함과는 또 다른, 몸과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편안함은 이번 시승 행사에서 느낀 것들 중 가장 인상깊은 것이었습니다.



아직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는 때, 마지막 시승차인 닷지 다코다를 타러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 날 두 번째 시승에서 그랜드체로키 SRT가 사고로 대파되었습니다. 다코다는 이 그랜드체로키와 같은 부스에 있었구요, 이 사고로 인해 부스가 다소 어수선했습니다. 참고로, 그랜드체로키 SRT는 엔진룸이 아예 사라졌을 정도로 대파되어, 폐차해야 한다고 하나, 다행히 시승자는 다치지 안았다고 합니다. 불행 중 다행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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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코다에 오르면서 부스 관계자에게 역시나 주의해야할 점을 물었습니다. 사고의 여파인 듯, 이 차 역시 밟으면 무지막지하게 튀어나가는 차니까, 운행에 조심해달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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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코다는 미국 농부들이 타는 차라고 합니다. 농사를 위해 장비를 싣고, AWD의 괴력을 빌어 어디든 마구잡이로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진 차라는 소리죠. 이런 배경을 갖고 있듯, 대단히 단순한 각종 기능 및 성능들이 눈에 띕니다. 우직하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극도로 단순하고, 직관적이며, 움직임의 특성 또한 오로지 주행에 맞춰져 있습니다. 같은 미국차지만 에스컬레이드와는 또 다른 분위기입니다.

오전 타임 마지막 시승이고, 그나마도 선행 시승자들이 미처 도착하지 않아 출발조차 못한 시승팀까지 있는 관계로, 시승코스는 대단히 한산했습니다. 이젠 뭐, 시간 여유도 있고 하니, 좀 더 느긋하게 시승을 즐겨봅니다. 다코다의 기본은 트럭이죠. SUT가 아닌 순수 트럭입니다. 국내에서야 SUT로 통하는 게 맞겠습니다만, 태생은 그냥 트럭 정도로 봐야죠. 즉, 이 차량은 속도와 가속도보다는 힘이 중요합니다. 천천히 달리면서 이 덩치의 컨트롤을 살펴보는 편이 이 차의 목적에 좀 더 부합되는 것이겠죠.

물론, 가속이 용이한 방파제 구간에 접어들면서 마침 비도 그치고 하니, 가속도 해봤습니다. 관계자 말마따나, 역시 무섭게 튀어나가기는 합니다. 다만, 시승을 시작할 때는 가득 채워져 있었을 연료 게이지가 절반 이하로 내려가 있는 걸 보니, 이 차 역시 에스컬레이드와 마찬가지로 기름을 들이부으며 달리는 차라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지인 한 분은 이렇게 얘길 하더군요. 다코다는 길바닥에 1000원짜리 지폐를 좍 이어 깔면서 달리는 차라고.. 이건 뭐.. 지가 함진애비도 아니고, 돈을 뿌리며 달린다니 참;;;

에스컬레이드 시승에서는 서스펜션의 문제를 지적했는데요, 다코다 역시 비슷한 성향이 아닐까 해서, 에스컬레이드때와 비슷한 설정으로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과속방지턱은 대략 60km/h 정도로 통과, 에스컬레이드때의 그 문제의 커브 구간에서 비슷한 속력으로 코너링 시도가 그것입니다.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과속방지턱은 대단히 부드럽게 넘어갔지만, 커브에 접어들면서는 그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차체를 단단하게 지지해줍니다. 대단히 안정적으로 코너를 돌 수 있었죠. 사실, 화물칸에 화물이 얹어지면, 오히려 서스펜션은 더욱 좋아야 할 겁니다. 화물의 파손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다코다를 몰고 행사장으로 복귀했을 때, 이미 대부분의 시승차들이 돌아와 있었습니다. 거의 마지막이다시피 했던 셈이죠.


수입자동차 시승회는 수입자동차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강화하고,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수입자동차 모델들의 성능 및 기술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국내 최대 규모의 시승행사로, 2006, 2007년에 이어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행사에는 14개 회원사, 20개 브랜드, 68개 차종이 행사에 나왔으며, 이들 가운데는 갓 선보인 최신 차량도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배포된 자료를 보니,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6%를 넘었으며, 성장세가 빠르다고 하네요. 고객층도 20대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수입차는 비싸다는 것, 그리고, 국산차 애용에 대한 애국심에 의거한 다소 국수적일 수 있는 분위기는 이제 많이 희석된 듯 합니다. 수입차들도 가격이 낮은 모델들이 꽤 많이 선보여 있고, 대형, 고급차 일색이던 수입차 시장도 미니나 골프 같은 소형 차량들까지, 다양한 라인업이 들어와 있습니다. 또, 상대적으로 높아진 국산차 가격도 수입차 점유율을 키우는데 일조했을 것입니다.

자동차산업은 대단한 인프라를 요구하는 산업입니다. 단지 하나의 자동차회사가 있어서 될 것이 아니라, 그 하나의 자동차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 등을 공급하는 수많은 하청업체가 필요하고, 또, 그 하청업체로 납품하는 파생 하청업체가 또 무수히 존재하게 됩니다. 따라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업체는 그 규모가 대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자동차 생산업체가 이 작은 나라에 몇 개나 있습니다. 물론, IMF 이후로 기아자동차는 현대자동차로, 쌍용자동차는 대우자동차로 넘어갔다가, 다시 중국 상하이자동차로, 삼성자동차는 프랑스 르노자동차로, 대우자동차는 GM그룹으로 넘어갔지만, 이와는 별개로 이들 자동차 회사들은 여전히 그들의 브랜드명을 유지한 채 국내에서 자동차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단지 해외에서 자동차를 들여와 국내에 공급하는 수입자동차 업계는 이들 국내 생산 자동차업계의 자본력과 규모에 견줄 바가 아닙니다. 이와 같은 자동차 시승회 행사를 여는 것도, 상대적으로 홍보 및 마케팅 환경이 열악하고, 제반 인프라가 부족한 수입자동차 업계가 조직적으로 마케팅을 벌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들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정서가 흘러가고, 시대가 변하니, 바라보는 시각 또한 부정적인 시각이 더 이상 당위성을 갖지 못하게 된 까닭도 있겠습니다만, 이처럼 수입자동차를 제대로 알려보겠다는 취지는 매우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잠시 생각해봅니다. 국내 자동차 업계 역시 이와 같은 자신감에 넘친 시승 행사를 연다면 어떨까. 언젠가는 수입차와 국산차의 경계조차 모호해질 때가 오겠지만, 이런 행사를 통해 단지 일방적인 홍보가 아닌, 보다 담담한 평가를 얻을 수 있다면 사람들이 자동차를 고르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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