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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볼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안전입니다. 지금이야 다양한 안전 보강장치나, 기술 등을 통해 많은 자동차들이 안전에 관한 한 상향평준화를 이뤄가고 있지만, 이 안전에 관한 기술에 있어서 볼보는 그 시작점을 차지하고 있다시피 하죠. 이런 이미지는 사실상 볼보의 자동차 개발 이념이기도 합니다. 볼보가 지금까지 꾸준히 만들어온 자동차들은 흔히 얘기하는 남성적인 멋과는 다소 거리가 있죠. 이들에게 있어 자동차는 사람의 발을 대신하는 실용적인 탈 것이지, 속도를 즐기고, 남에게 과시하는 그런 대상이 아닙니다.

이런 바탕을 차치하고 볼 때, C30는 참 어정쩡한 모델입니다. 볼보는 이 특이한 녀석을 쿠페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걸 가리켜 쿠페라고 한다면 언뜻 갸우뚱할 사람이 꽤 많을 듯 합니다.

쿠페의 사전적 의미를 먼저 보도록 하죠. 두산백과사전에 나와있는 쿠페의 정의는 2인승 세단형 승용차입니다. 어원은 마차의 마부석이 외부에 있는 2인승 4륜 마차라고 하는군요. 정확한 의미는 2인승 세단형 승용차지만, 최근에 와서는 승차 인원에 상관없이 문이 두 개 달리고, 지붕이 낮으며 날렵한 형상을 취하고 있는 차량을 가리켜 부르는 말로 전용되어 부른다고 합니다. 보통은 2도어의 스포츠카 혹은 스포츠카 형식의 승용차를 가리키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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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의미상으로 C30은 쿠페가 맞습니다. 물론, 뒷좌석이 있는 4인승 승용차지만, 두 개의 문짝을 갖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지붕이 낮죠. 하지만, C30의 외형적 특징은 흔히 얘기하는 쿠페들과 많이 다릅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쿠페형 승용차인 투스카니나 티뷰론보다는 87년 출시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3도어 프라이드와 더 닮았습니다. 프라이드를 위에서 꾸욱 눌러놓은 형상이라고나 할까요?

이렇듯, 흔히 회자되는 쿠페와는 다소 동떨어진 구석이 많은 쿠페이다보니, 차량이 갖고 있는 이미지, 특징 등에서도 차이가 큽니다. 앞서 얘기한 속도를 즐기고 남에게 과시하는 대상이 되는 것이 스포츠카라는 표현 대신 쓰곤 하는 쿠페의 일반적인 표현이라면, C30은 보통 해치백 스타일의 승용차들이 갖는 실용성 위주의 면모를 더 많이 갖고 있습니다. 스포츠카의 날씬하게 빠진 C필러로 인해, 뒷좌석 헤드룸이 낮아, 사람의 탑승에 불편을 초래하고, 트렁크 공간이 좁아진다는 단점은 C30에서는 그저 다른 자동차 얘기일 뿐입니다. 유선형을 취하고 있지만, 다소 어정쩡하게, 심지어는 뻗다 만 듯한 라인은 멋스러움 대신, 뒷좌석의 실용적인 탑승 공간과, 넓직한 트렁크 공간을 제공합니다. 다수의 해치백 차량들처럼, 뒷좌석 시트를 폴딩하여 트렁크 공간을 극대화할 수도 있으니, 스포츠카보다는 다목적 패밀리카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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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달리기 성능에 있어서는 다른 볼보 승용차들과 확실히 다릅니다. 시승한 차량은 C30중에서도 독일의 튜닝 브랜드인 하이코사에 의해 드레스업된 C30 T5 HEICO SPORTIV라는 모델인데요, 최고속도 근처인 200여 km/h에 이를 때까지 여유 있게 치고 올라가는 넉넉한 힘, 단단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이 가져오는 밀착감 및 코너링에의 여유는 확실히 스포츠카에서 맛볼 수 있는 특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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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30 T5는 저압터보가 얹혀진 직렬 5기통 2500cc 가솔린 엔진이 얹어진 모델입니다. 5기통이라는 기통수가 꽤 생소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유럽쪽의 엔진들은 연소실의 크기와 배기량, 출력의 상관관계에 의해 흔히 볼 수 있는 4기통 6기통 8기통 엔진이 아닌, 이런 독특한 기통수의 엔진을 많이 씁니다. 이를테면 90년대 초반 등장해 장수한 모델인 쌍용 무쏘에 얹혀진 엔진 역시 직렬 5기통 2900cc 디젤 엔진으로, 벤츠에서 개발한 것이죠. 그보다는 저압터보라는 점이 좀 더 눈에 들어옵니다. 일반적으로 터보라고 얘기하는 것들은 보통 고압터보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터보차저를 통해 엔진 출력을 높여, 가속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죠. 하지만, 저압터보는 특성이 다릅니다. 출력을 증가시키는 고압터보와 달리, 저압터보는 전 영역에서의 토크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즉, 저압터보는 주행하는 내내 꾸준히 힘을 더해준다고 얘기할 수 있죠. C30 T5의 제로백은 오토밋션 모델에서 제원상 7.1초, 확 치고나가는 맛은 전혀 없다시피 하지만, 최고 속도까지 뚝심 있게 꾸준히 올라갑니다. 폭발적인 가속력에서 맛볼 수 있는 쾌감은 없지만, 답답함 없이 시원시원하게 달리는 맛은 충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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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30 T5 모델에는 205/50R17 규격의 타이어 및 17인치 휠이 들어갑니다. C30 T5 HEICO SPORTIV에는 보다 높은 접지력을 제공해주는 225/40ZR18 규격의 타이어 및 18인치 휠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C30 자체만으로도 단단한 승차감 및 안정적인 코너링 성능을 맛볼 수 있지만, C30 T5 HEICO SPORTIV는 이런 성능을 더욱 높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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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30 T5 HEICO SPORTIV에서 휠과 타이어를 제외하면 하이코사의 튜닝은 달리기 성능과 사실상 무관합니다. 튜닝이라는 표현 대신 드레스업이라는 표현을 쓴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C30 T5 HEICO SPORTIV의 기존 C30 T5 대비 특징은 멋입니다. 라지에터 그릴, 사이드미러, 파킹브레이크레버, 실내 잠금장치, 패달 커버, 매트 등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하이코 드레스업 파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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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맛을 보다 살려낸 C30이지만, 역시 볼보는 볼보입니다. 볼보 특유의 안전에 관련한 사양들은 C30에서도 빠지지 않았죠. 최근의 볼보 승용차에서 볼 수 있는 안전에 관한 요소로 사람들은 BLIS를 가장 큰 특징으로 꼽습니다. BLIS는 일정 범위 내에 위치해 있는 타 차량을 센싱해 알려줌으로써 주행중 차선변경시 겪을 수 있는 접촉사고 등으로부터 보다 안전하게끔 도와주는 장치입니다. C30에서도 이 장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죠. 그 외에도 미끄럼 방지 시스템인 DTSC, 지능형 운전자정보 시스템인 IDIS, 급제동 보조장치인 EBA를 통해 보다 쉽고 안전한 주행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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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를 미연에 예방해주는 시스템이 BLIS, DTSC, IDIS, EBA라면, 측면 충돌 보호 시스템인 SIPS, 경추 보호 시스템인 WHIPS, 안전벨트의 장력을 조절해 승객의 안전을 도와주는 프리텐셔너, 2단계 에어백 및 커튼 에어백, 충격 흡수식 스티어링 휠 등은 사고로부터 탑승자를 최대한 보호해주고자 하는 장치들입니다. 볼보 이미지에서 가장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는 것이, 사고로 대파된 구형 볼보의 측면 사진이었는데요, 앞의 엔진룸 부분, 뒤의 트렁크 부분이 아예 사라지다시피 했을 정도로 심하게 압축된 상태에서 승객이 탑승하는 캐빈은 전혀 변형 없이 온전한 형상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사진을 보기 전까지, 충격은 범퍼에서 흡수해주고, 외형의 변형이 최대한 적은 차량이 안전한 차량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만, 볼보의 차량 설계는 차체가 변형되면서 충격을 흡수하는 구조였고, 이런 특성은 이제 사고로부터의 안전을 위한 차량 설계에서 기본이 되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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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유일하다시피한 쿠페 모델인 C30, 이 독특한 자동차는 볼보의 자동차 개발 이념과 일반적인 쿠페형 자동차에서 맛볼 수 있는 성능 사이의 괴리감을 어떻게 조율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성능 스포츠카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다른 볼보 승용차에서 볼 수 없는 스포티한 달리기 성능을 맛볼 수 있으면서도 다른 볼보 자동차들이 보여주고 있는 특유의 실용성, 그리고, 볼보의 전매특허인 안전성을 한꺼번에 보여줍니다. C30 T5 HEICO SPORTIV는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마치 애프터마켓에서 드레스업한, 차분함과는 거리가 있는 볼보같지 않은 매력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난히 세단을 선호하는 우리 나라에서 이 C30이 얼마나 인기를 끌고 있고, 또, 얼마나 인기를 얻어낼 수 있을까는 의구심이 듭니다만, 이른바 자동차를 바라보는 외향적인 요소와 실용적인 요소를 두루 섭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C30은 충분히 매력적인 자동차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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