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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작하고 있던 바였다. 하지만 막상 나오고 보니 당황스러웠다. 언뜻 보기에는 그냥 렌즈가 들어가기에 적당한 크기로 만들어진 일반 파우치였다. 씽크탱크포토 제품임을 알리는 실리콘 레이블이 아니라면 그냥 일반 파우치로 간주했을지도 모르겠다.

씽크탱크포토가 처음 런칭되었을 때 몇 가지 렌즈 파우치가 함께 선보였었다. 무려 5년이 지났지만, 이때 선보인 파우치들은 일부 색상이 변경된 것 외에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 그리고, 여전히 현장에서 즐겨 쓰이고 있다.

씽크탱크포토의 렌즈 파우치가 나왔을 때는 이미 탐락의 MAS 시스템이 있었고, 렌즈케이스 시장에서는 로우프로 제품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특히 브랜드를 많이 타는 국내 시장에서 씽크탱크포토라는 새로운 브랜드의 파우치가 단시간 내에 빠르게 자리를 잡은 까닭은 무엇일까? 스킨 시스템의 기초 배경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씽크탱크포토의 거의 모든 가방은 타 브랜드 제품들과 달리 내충격성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이 상당히 떨어진다. 타 브랜드 가방과 함께 제공되는 파티션 대비 1/3 수준에 머무르는 얇은 파티션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데, 이런 특징이자 단점이 렌즈 파우치에서는 장점으로 부각된다. 단순한 이동 및 수납 개념을 넘어, 현장에서 쓸 경우에 다다랐을 때의 얘기다.



현장에서 바라보는 렌즈 파우치의 이상적인 형태는?

현장을 뛰는 기자 등의 사진가들은 최대한 가볍게, 자유롭게 움직이기를 희망한다. 보호를 위한 폼패딩이 두꺼울수록 수납 장비 보호력은 좋아질 수 있겠지만, 늘어나는 부피는 기동성을 크게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이것은 현장에서 중요한 기회를 놓칠 수 있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무런 보호패딩이 없는 뉴스웨어 등의 촬영 조끼가 한때 인기를 끈 까닭도 이 때문이다.

처음 런칭된 2005년 당시, 씽크탱크포토의 렌즈파우치는 기존 타 브랜드 렌즈파우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고 단순했다. 밀폐를 포기한 극단적인 설계는 렌즈 수납을 빠르고 쉽게 도와줬고, 얇은 보호패딩은 파우치 부피를 줄여 몸에 더 밀착되도록 했다. 이렇게 줄어든 부피는 현장 사진가들에게 좀 더 폭넓은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밑받침해줬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현장 사진가들을 통해 다양한 리포트 및 제안이 들어왔다. 이에 따라 렌즈 파우치의 종류도 늘어났다. 하지만, 기존 파우치 모델에서 라인업이 늘어나는 것 이상을 현장 사진가들이 요구했다. 바로 폼패딩을 아예 빼버린, 보다 얇고, 작고, 가벼운 렌즈 파우치였다.


카메라 수납용품에서 폼패딩을 빼다!

스킨 시스템은 이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덕은 스킨 시스템을 설계하면서 폼패딩을 아예 배제해버렸다. 현장 사진가들의 요구를 완전히 수용한 것이다. 이렇게 폼패딩이 빠져버리고 나니, 파우치는 지탱해주는 보형물 없이 그대로 흐느적거렸다. 기존 모듈러스 시스템의 렌즈 파우치들처럼 스트링을 달아 넣어둔 렌즈가 빠지지 않도록 했지만, 이미 넣고 꺼내는데 있어 기존 렌즈 파우치보다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는 스킨 파우치에서 스트링은 절대적인 대안이 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덕은 이 스킨 파우치에 마치 메신저백의 플랩을 보는 것 같은 긴 플랩을 달았다. 벨크로로 고정되는 이 플랩은 현장에서 필요한 경우, 뒤로 젖혀두고 쓰거나, 파우치 내부로 쑤셔 넣어둘 수 있도록 했다.

흐느적거리는 제품이다보니, 상호간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는 취재 현장에서 타인의 가방 등에 걸릴 확률도 늘었다. 덕은 이런 상황을 최대한 막아내기 위해 조직이 치밀한 100D 허니컴을 제품 전체에 걸쳐 적용했다. 범백에 먼저 적용되었던 100D 허니컴은 치밀한 조직으로 인해 외부와의 마찰을 극소화시켜준다. 즉, 타인의 가방 등와 마찰이 있어도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냥 미끄러져버릴 뿐인 셈이다.

플랩을 고정시키는 벨크로에도 새로운 기법이 적용되었다. 사일런서 플랩이라고 명명된 독특한 기능은 필요에 따라 벨크로의 기능을 완전히 없애, 벨크로로 인한 소음을 없애준다. 만일 취재 현장이 정숙성이 요구되는 회견장이거나 공연장이라면, 이 사일런서 플랩의 필요성은 절대적일 것이다.

스킨 시스템은 총 5가지 파우치와 1가지 벨트로 출시되었다. 벨트는 스킨 벨트라 명명되었으며, 역시 어떤 폼패딩도 없이, 오로지 부피를 줄이는 것에만 치중했다. 5가지 파우치는 각각 스킨 침케이지, 스킨50, 스킨75팝다운, 스킨 더블와이드, 스킨 스트로브라 명명되었으며, 각각 바디케이스, 광각렌즈 파우치, 망원렌즈 파우치, 렌즈 2개 수납용 파우치, 플래시 수납용 파우치로 나왔다.


사용자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활용법

스킨 시스템이 선보이고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났다. 사용자들이 각각의 파우치를 갖고 원래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로 전용해 쓰기 시작한 것이다. 스킨 침케이지의 익스펜더블 기능을 이용해 높이를 확장한 후, 함께 제공되는 파티션으로 내부를 나눠 렌즈 파우치로 썼다. 스킨50은 세로그립이 없는 바디 케이스로 쓰기도 한다. 스킨 스트로브에는 삼각대마운트와 후드를 뺀 캐논 혹은 니콘의 70-200mm F2.8 줌렌즈를 넣어, 스킨75팝다운을 대신해 쓰기도 했다.

이렇게 전용해서 쓰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조금이라도 부피를 줄이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대다수를 이룬다. 이것은 처음 스킨 시스템을 요구하던 까닭과 일맥상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 역시 촬영을 나갈 때 스킨벨트와 스킨50, 스킨 스트로브를 빼놓지 않고 챙기는 까닭이 여기에 있으니까.

스킨 시스템은 기존 파우치들과 달리, 장비를 꺼내어 속이 비어 있을 때는 아예 파우치를 차고 있지 않은 것처럼 납작하게 몸에 붙일 수 있다. 모듈러스 시스템의 렌즈파우치들이 적은 부피를 차지하기는 하지만, 렌즈드랍인과 같은 몇몇 특수 파우치가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납작하게 붙여놓을 수가 없다. 사용자들이 조금이라도 적은 부피를 차지하도록 용도를 전용해 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스킨50은 세로그립이 없는 카메라 바디용 케이스로, 스킨스트로브는 후드와 삼각대마운트를 제거한 70-200mm F2.8 렌즈 수납용으로 전용해 쓰기도 한다.


그럼 장비는 어떻게 보호하냐고? 아마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많은 궁금증이 이것일 거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장비 보호가 걱정되는 사람들은 스킨 시스템을 그냥 무시하면 된다. 스킨 시스템은 장비 보호를 아예 무시한 채 만든 것이니까. 이 스킨 시스템을 요구한 사진가들은 대부분 치열한 취재 현장에서 발바닥에 불나도록 뛰어다니는 기자들이다. 그들의 목적은 오로지 현장에서 사진을 담아내는 것 뿐, 그 순간의 사진을 담아낼 수 있냐 없냐에 따라 그들의 값어치가 달라진다. 그들에게 있어 장비 보호는 안중에도 없다.

보통 카메라 가방, 카메라 파우치라 하면, 일단 장비 보호를 위한 패딩을 생각한다. 즉, 패딩은 카메라 가방에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필수 요소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스킨 파우치는 이걸 뺐다. 카메라 가방에서 필수 요소를 제거해버렸다. 그리고 이것은 현장을 뛰는 사진가들의 주문이었다. 그 결과는? 나는 현재 스킨 파우치만큼 현장에서 유용한 렌즈 파우치를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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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을 찾았던 덕 머독은 함께 식사를 하던 자리에서 어떤 가방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나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어반디스가이즈30에 노트북을 넣게 해달라고 말이다.

사실, 어반디스가이즈30도 평범한 형상의 숄더백은 아니다. 보통 생각하기에, 숄더백의 형상을 가장 평범하게 유지하고 있는 어반디스가이즈 시리즈는, 어반디스가이즈40과 50, 60 등, 가로로 긴 형태의 제품군이니까. 게다가 어반디스가이즈30은 겉으로 보기에 수납량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 같은 작은 가방이니 다용도로 선뜻 선택하기에는 다소 주저할만한 가방이었다. 하지만, 이 가방은 다른 씽크탱크포토 가방들처럼 겉보기보다 많은 수납량을 자랑하며, 정방형에 가까운, 폭이 좁은 가방으로,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 휴대성이 뛰어나다. 내가 다른 씽크탱크포토 가방을 두고, 이 가방을 주로 들고다닌 까닭이 여기에 있다.

내 카메라 바디는 캐논 EOS-1D Mark III다. 덕이 방문했던 2007년 당시에는 캐논 EOS-1D Mark2N을 썼었다. 세로그립 일체형인 이 커다란 플래그쉽 바디을 갖고 다니면서 내가 즐겨 쓴 가방이 이 작아 보이는 어반디스가이즈30이었다. 어반디스가이즈30에는 내 카메라 바디와 함께 EF 70-200mm F2.8 렌즈와 EF 16-35mm F2.8 렌즈, 혹은 EF 28-70mm F2.8 렌즈와 플래시를 넣을 수 있었다. 이벤트 촬영, 혹은 취재용 장비 수납으로 딱 맞았다.

문제는 노트북이었다. 이벤트 촬영이야 그럴 일이 잘 없겠지만, 취재일 경우, 노트북을 함께 갖고 다녀야 현장에서 기사를 쓰고 송고할 수 있었다. 당시 나는 휴대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11.1인치 노트북을 썼으며, 이 노트북은 어반디스가이즈30의 뒷면, 롤링백에 걸기 위한 포켓에 넣어서 적당히 들고 다닐 수는 있었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었을 뿐이다.


어반디스가이즈30과 어반디스가이즈35 개발 샘플. 어반디스가이즈30을 기초삼아 만들어진 어반디스가이즈35의 기본은 어반디스가이즈30의 높이를 키우고, 노트북 공간을 붙인 형태다.


어반디스가이즈35 개발에 착수하다

새로이 만들어지는 가방은 가칭 어반디스가이즈35로 부르기로 했다. 어반디스가이즈30을 기초삼아 만들기에, 그 파생형 모델에 해당한다는 의미에서 붙인 숫자다.

어반디스가이즈30의 높이는 캐논 EF 70-200mm F2.8 렌즈나, 니콘 AF-S 70-200mm F2.8 렌즈의 높이에 맞춰 구성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높이에 맞을만한 노트북은 최대 10인치급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겨우 맞는 정도에 그친다. 여기에는 심지어 A4 용지 크기의 서류도 들어가지 않는다. 따라서, 어반디스가이즈35는 노트북 수납을 위해 상하로 높이를 키워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럼 이 높이를 얼마나 키워야 할까? 이것을 위해 우리는 이 어반디스가이즈35에 수납하는 최대 크기의 노트북을 결정해야 했다. 어반디스가이즈50과 겹치지 않을, 어반디스가이즈30에 기초하는 기본 취지에 어울리는 노트북이 과연 몇 인치가 한계일까 를 생각해야 했다. 검토 끝에 결정된 노트북은 애플사의 맥북, 13.3인치급 노트북이었다. 우리는 맥북을 기본 바탕으로, 같은 화면 크기를 갖고 있는 노트북의 사양을 모조리 찾아봤다. 당시 기초 데이터를 만드는데 고려했던 노트북은 총 54종, 당시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사실상 모든 13.3인치 노트북을 모두 검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반디스가이즈35의 크기를 결정하기 위해 최대 13.3인치형 노트북까지 당시 현존하던 대부분의 노트북 크기를 조사해 결과에 반영했다.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나왔다. 폭이 좁은 가방에 노트북을 위한 수납 공간을 붙였더니, 가방 두께가 지나치게 두꺼워진 것이다. 가방 두께가 두꺼워지면 착용감이 떨어진다. 그리고, 이 떨어지는 착용감은 휴대시의 하중 증가로 돌아온다. 즉, 편히 휴대할만한 가방에서 멀어진다는 얘기다. 하지만, 노트북을 수납하는 것이 주 목적인 이상, 이렇게 늘어난 두께를 어찌 할 수는 없었다. 여기서 우리는 그에 대한 보상이 될만한 구조적인 개선점을 이루어내기로 했다. 바로 다른 어반디스가이즈 시리즈에서 불가능했던, 세로그립이 달린 카메라 바디에 렌즈를 마운트한 상태로 수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었다.

노트북 수납부로 인해 늘어난 두께는 약 4cm 가량이다. 만일 노트북 수납부와 카메라 수납부가 서로 이어진다면, 이 늘어난 두께만큼 카메라 높이를 높일 수 있다. 4cm면 세로그립이 달린 카메라 바디라도 렌즈를 마운트한 상태로 수납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카메라가 넘어온 공간만큼 노트북 수납 공간이 줄어드니, 이 상태에서 수납할 수 있는 노트북은 제약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이 이어지는 공간을 가방 상단부로 제한해, 가능하다면 카메라와 소형 노트북을 함께 넣을 수 있도록 고안해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방에는 2X 익스텐더를 단 캐논 EF 70-200mm F2.8렌즈가 캐논 EOS-1D Mark2N에 마운트된 채 11.1인치 노트북과 함께 수납되었다.


다른 가방들처럼 노트북 수납부와 카메라 수납부가 완전히 분리된 형식을 취하지 않고 공간을 변용할 수 있게 만들어 세로그립 일체형 바디를 렌즈 마운트 상태로 수납할 수 있도록 했다.


샘플 가방이 제작된 후, 몇 가지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치게 높아진 생산단가다. 어반디스가이즈35의 생산단가는 한 단계 위 급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어반디스가이즈40의 그것을 상회했다. 우리는 새로이 시도해봤었던 몇 가지 기능을 제거해 생산단가를 어반디스가이즈40과 비슷하게 맞췄다.

당시 시장에서 휴대용 노트북의 주력으로 쓰였던 12.1인치급 노트북이, 세로그립 일체형 카메라와 함께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로 꼽혔다. 지금이야 10인치급 넷북이 휴대용 노트북 시장의 대표주자로 있지만, 이 어반디스가이즈35를 개발할 당시에는 12.1인치급 노트북이 대세였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반디스가이즈35의 가로폭을 늘려야 했다. 이것은 곧 기존 모델들과의 라인업 중첩이라는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 부분은 감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렇게 정리된 상태로 양산을 위한 최종 모델이 나왔다. 그리고, 이 새로운 가방은 어반디스가이즈35라는 가칭이 그대로 제품명이 되어, 지난 2008년에 열린 P&I 2008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노트북과 프로급 DSLR 카메라 동시 수납

어반디스가이즈35는 다분히 프레스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기존 어반디스가이즈 시리즈가 프레스 시장을 겨냥하기보다는 카메라를 늘 소지하고 싶으나, 그렇지 않게끔 보이고 싶은 직장인 등을 위한 가방으로 고안된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하지만, 어반디스가이즈35의 기본 취지 역시 기존 어반디스가이즈 시리즈와 다르지 않으며, 그 일반적인 요구 조건이 사실상 프레스 시장의 성향과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로 그리 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프레스 시장을 지칭한 까닭은 다름 아닌 노트북 수납과 휴대성이다. 보도사진이 완전히 디지털SLR 기반으로 넘어왔으며, 시간을 다투는 취재 현장에서 곧바로 기사를 송고하기 위해, 대다수의 기자들이 노트북을 쓴다. 따라서, 노트북이 수납되는 가방은 필수 조건이 되며, 프레스 지향 디지털SLR 카메라인 캐논과 니콘의 플래그쉽 라인업이 흔히 삼총사라 부르는 3개의 렌즈와 함께 수납되고도, 다른 기자들과의 취재경쟁에서 가방이 주는 영향을 극소화해야 한다. 어반디스가이즈35는 이것이 가능한 가방이다. 다만, 렌즈가 마운트된 프로급 DSLR을 12.1인치급 이상 노트북과 동시에 수납할 수는 없다는 점이 다소 아쉬울 뿐이겠다.


휴대성 강화

그런데, 이렇게 많은 장비를 수납하다보면, 숄더백 형태에서 어깨에 걸리는 하중은 대단히 강해질 수밖에 없다. 숄더백은 아무리 좋은 쿠션패드를 갖추고 있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크로스로 메더라도 장시간 착용은 척추에 무리를 줄 수밖에 없으며, 어반디스가이즈35에 넣을 수 있는 장비 수량을 일반적으로 계산해보면 약 7kg 가량, 가방 무게가 약 1.3kg 가량이므로, 이를 포함하면 취재를 위한 휴대에서 대략 8~9kg에 이르는 무게가 어깨에 걸린다는 얘기가 된다. 이 정도 무게라면 장시간 휴대는 무리다.

어반디스가이즈35에는 기본 숄더 스트랩으로 어반디스가이즈40, 50, 60에 제공되는 커브드컴포트 스트랩의 소형화된 스트랩이 들어갔으며, 이들 제품들처럼 배낭처럼 휴대할 수 있는 숄더하니스가 부착되도록 하단부 D링을 추가했다. 무거운 하중을 양 쪽 어깨로 분산해, 장시간 휴대를 편안히 해주기 위한 기능성 확장이다.


옵션인 숄더하니스를 달아 배낭 형태로 멜 수 있도록 하는 한 편, 커브드컴포트의 소형 버전 숄더스트랩을 적용해 어깨 압박을 줄였다.


어반디스가이즈35는 처음 발의되어 시장에 공급될 때까지 대략 1년에 가까운 시간을 썼다. P&I 2008에서 첫 선을 보인 이 가방은 디지털SLR 보급과 더불어 달라진 사진가들의 성향을 최대한 아우르고자 했다. 물론, 단점이나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노트북 동시 수납이라는 태생적 한계에서 오는 부피 증가가 기반이 된 어반디스가이즈30의 가벼운 휴대성을 이어내지 못했고, 높아진 높이와, 마운트 상태의 수납법에서 오는 무게중심의 상향 이동으로 인해 나타나는 균형 문제가 새로이 나타났다.

하지만, 욕심을 내자면 끝이 없을 것이다. 휴대가 간편한 세로 형태의 숄더백에 노트북을 함께 넣을 수 있다는 것, 이것 하나만으로도 어반디스가이즈35의 값어치는 충분했으니까. 나는 마케터가 아닌 사진가의 입장에서 현장을 다녀보면서 가방의 부족한 부분을 느꼈고, 그걸 토대로 새로운 가방을 만들어줄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그 요구가 받아들여져 만들어진 것이 어반디스가이즈35였다. 덕 머독은 '오직 사진가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판매나 마케팅 담당자의 말은 무시해도 좋다.'는 표현을 씽크탱크포토 창립 이념으로 삼았고, 이 말을 지켰다. 나는 이 점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2008년 3월, 다시 한국을 찾은 덕 머독 일행과 함께 인사동을 돌던 중, 전통혼례를 재현하는 행사를 접했다. 박상문 기자와 함께 행사를 촬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상문 기자는 어반디스가이즈30을, 나는 어반디스가이즈35를 휴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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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 14mm F2.8 렌즈는, 삼양옵틱스의 첫 135포맷 풀프레임용 초광각 렌즈다. 완전 수동으로 동작하는 이 렌즈는 현재 출시되고 있는 대부분의 마운트에 맞는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높은 가격과 보기 드문 제품군으로 인해 쉽게 접하기 어려운 20mm 이하 초광각 영역을 상대적으로 적은 부담으로 접할 수 있도록 해준다.


135포맷 풀프레임을 위한 초광각 렌즈

파고들면 어렵지 않은 화각이 어디 있겠냐만, 135포맷 기준 20mm 이하의 초광각 영역은 확실히 소화해내기 어렵다. 물론 이 어렵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의 개척 욕구를 불러오기도 한다. 그런데, 대략 300mm 정도의 영역까지는 값이 낮은 렌즈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 또, 촬영 후 원본 크롭을 통해 그 맛을 대신할 수도 있지만, 광각 영역은 그렇지 않다. 20mm 보다 넓은 화각을 갖는 렌즈들은 공통적으로 값이 비싸기 일쑤고, 그나마도 16mm 이하 화각을 갖는 렌즈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폴라 14mm F2.8 ED AS IF UMC는 이런 의미에서 우선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이 렌즈는 135포맷 풀프레임에 쓸 수 있는 14mm 단초점렌즈이며, 최대 개방 조리개값도 F2.8로, 빠른 렌즈에 속한다. 과연 이 정도 사양을 갖춘 캐논이나 니콘의 단초점 렌즈를 장만하려면 어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할까를 생각한다면, 이 렌즈의 값어치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폴라 14mm F2.8 ED AS IF UMC는 포커싱, 조리개 조절 등, 전기 신호를 통해 자동 조절되는 부분이 전무한, 완벽한 수동렌즈다. 하지만, 이런 초광각 영역에서 보여지는 깊은 심도는 수동 렌즈에 대한 거부감을 일정 부분 해소시켜 준다. 최단 초점거리는 28cm, 초광각렌즈답게 대략 3m 이상의 거리에서는 전 영역에 걸쳐 선명하게 나온다. 사진에 관한 매우 간단한 기초지식, 과초점거리만 알고 있다면 이 렌즈를 수동으로 씀에 있어서 불편함을 느낄 일은 없을 것이다.

폴라 14mm F2.8 ED AS IF UMC의 화각은 풀프레임 기준으로 115.7도, APS-C 규격 기준으로 93.8도다. APS-C 규격에서 다른 브랜드에 비해 작은 센서를 가진 캐논의 경우는 89.9도에 머무른다. 또, 포써드에 적용했을 경우는 76.24도로 보다 좁아지지만, 그래도 135포맷 기준 30mm 이하의 광각 영역을 아우를 수 있다.


뛰어난 플레어 억제력

폴라 14mm F2.8 ED AS IF UMC의 렌즈 구성은 10군 14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1매는 글래스 ASP, 또 다른 1매는 하이브리드 ASP다. 이 렌즈 구성 및 여기에 더해진 멀티코팅은 강한 빛에 의한 플레어를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광각렌즈가 갖는 특성상 이 플래어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폴라 14mm F2.8 ED AS IF UMC의 플레어 억제 수준은 유명 렌즈 제조사의 초광각 렌즈들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고,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는 정도에 이른다.

6매의 조리개날이 만들어내는 야간 빛갈림도 깔끔하다. 광각임으로 인해 회절이 눈에 띄는 조리개값이 망원 영역에 비해 낮은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최대 조리개값인 F22에서도 갈라진 빛이 퍼지는 정도는 그리 심하지 않다.



구태여 Made in Korea를 내세우지 않아도, 폴라 14mm F2.8 ED AS IF UMC의 값어치는 충분히 높다. 광학적인 성능에서만 본다면, 값에 빗댄 상대평가를 할 까닭이 없을 정도로 좋은 성능을 보여주며,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는 광각 화각에 대한 욕구를 적은 부담으로 해소할 수 있게끔 해준다.

물론 앞서 밝힌 것처럼, 이 렌즈는 완벽한 수동렌즈다. 렌즈를 동작시키거나, 노출 정보를 전달하는 그 어떤 전자접점도 갖추고 있지 않다. 조리개조차 렌즈에서 조작해야 하기 때문에, 카메라에서 쓸 수 있는 노출 옵션은 조리개 우선 자동노출과 수동노출 뿐이다. 초점은 오로지 촬영자의 눈에 의존해야 한다. 이런 점은 단순히 광각을 열망하는 초보자 혹은 입문자들에게 큰 부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 앞서 거론했듯, 심도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지식만 있다면 이 렌즈를 수동으로 조작하는 것이 큰 부담은 아닐 것이다. 초광각으로 갈수록 피사계 심도가 깊어지는 건 당연한 것이고, 이것은 초점이 맞는 영역이 그만큼 더 넓어짐을 의미하니까.

폴라 14mm F2.8 ED AS IF UMC는 이런 렌즈다. 카메라 브랜드를 불문하고 장만할 수 있는, 심지어 니콘이나 펜탁스의 기계식 완전 수동 필름카메라에조차 적용할 수 있는 초광각 렌즈, 낮은 조리개값으로 인해 실내 촬영에서도 어느 정도 적용할 수 있고, 광학 특성이 뛰어나면서도 낮은 가격에 큰 부담 없이 장만할 수 있는 렌즈다.

20mm 이하의 초광각 영역은 강한 왜곡을 거꾸로 활용해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이런 강렬한 인상때문에라도, 많은 사람들이 초광각 영역을 시도해보고자 한다. 하지만, 이런 초광각 영역 렌즈를 구할 수 없거나, 경제적인 문제로 망설이고 있다면, 폴라 14mm F2.8 ED AS IF UMC로 시선을 돌려보자. 약간의 지식만 갖추고 있다면, 어느 렌즈 부럽지 않게 높은 만족도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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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츠 인구가 많이 늘었습니다. 여름철 피서라면 시원한 산을 찾아 계곡에 발을 담그거나 바닷가 해수욕장 혹은 몇 년 사이 여기저기 생긴 각종 물놀이 시설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만 최근에는 각종 수상 레포츠에 스쿠버 다이빙, 자전거를 이용한 투어링, 등산이나 트래킹, 캠핑 등 보다 활동적인 영역에 걸쳐 다양해졌죠. 그리고 디지털카메라, 핸드폰 내장 카메라 등의 보급으로 인해 이런 '특별한' 여가 활동을 사진에 담아 남기는 이른바 '인증샷'도 일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는 전자기기입니다. 충격에 약하고 물과도 상극이죠. 최근 들어 콤팩트 카메라 중 방수 카메라가 여럿 나오기는 했습니다만 생활방수 수준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내충격성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좋은 사진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라면 고성능 DSLR 카메라와 렌즈를 전용 배낭에 담아 둘러메고 길을 나서겠지만, 체력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익스트림 레포츠에서 크고 무거운 DSLR 카메라 장비는 그저 저주스런 짐일 뿐입니다.

사진 품질에 대한 욕심을 조금만 덜어낸다면 이런 사람들에게 어울릴만한 디지털 카메라가 있습니다. 펜탁스에서 내놓은 옵티오 WG-1 시리즈가 그 중 하나인데요, 작고 가벼운 이 콤팩트 카메라는 단순한 생활방수 수준을 훌쩍 넘어 어지간한 수중사진까지 찍을 수 있는 10m 방수, 1.5m 높이에서의 낙하충격에 견디는 내충격 성능을 함께 갖춘 본격적인 익스트림 레포츠용 디지털 카메라입니다.


수심 10m, 2시간 방수
수중다이빙은 산소탱크 없이 수중마스크, 핀, 스노클만 착용하고 잠수하는 스노클링과 산소탱크를 착용하고 잠수하는 스쿠버 다이빙으로 나뉩니다. 스노클링은 보통 성인 기준으로 30초부터 약 2분 정도까지 잠수하며, 잠수 깊이는 약 5∼20m 정도에 이릅니다. 2m보다 깊이 들어가면 수압의 영향으로 제약이 따르기 시작하며 10m 내려갈 때마다 1기압씩 더해지죠. 전문 다이버의 경우 2009년 11월 기준으로 11분 35초동안 잠수한 것이 잠수 시간 세계 기록으로 남아있습니다. 깊이 잠수한 기록은 고정 웨이트(CNF) 종목에서 88m, 무제한 종목에서 214m까지 잠수한 것이 세계 기록이라고 하네요. 스쿠버 다이빙은 산소탱크의 용량, 잠수하는 깊이 등 여러 요소에 따라 잠수 시간을 달리 한다고 합니다.

보통 생활방수라 하면 수심을 기준으로 약 1.5m 정도까지 들어갈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JIS 방수 등급으로 7등급이 수심 1m에서 30분간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이며 1등급부터 7등급까지가 생활방수 영역에 해당한답니다. 이 정도 생활방수 성능을 갖춘 디지털카메라는 제법 많이 나와 있습니다. 간단한 물놀이 정도에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없겠죠. 그런데 여기서 함정이 있습니다. 수온. 만일 미온의 스파에 갔다면 생활방수 카메라의 방수 성능은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생활방수는 말 그대로 생활방수일 뿐이고, 갑자기 만난 소나기나 예상하지 못한 불상사로 카메라가 오염되었을 때 물에 씻어내기 위한 안전장치일 뿐, 본격적인 수중 카메라는 아닙니다.


벽초지수목원에서 담은 '개잉어'(-_-;; )입니다. 사람 가까이 가면 졸졸 따라 다니는;;
카메라를 물 속에 완전히 담근 채 찍었습니다만, 옵티오 WG-1의 방수 성능을 100% 발휘한 건 아닙니다.
이 정도 깊이에 담글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는 시중에 많이 있습니다.


옵티오 WG-1 시리즈는 JIS 방수 등급 8과 JIS 방진 등급 6을 충족합니다. 수심 10m에서 2시간동안 연속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720P 30fps로 동영상을 담을 경우 8GB 메모리 기준으로 약 40분 가량 녹화할 수 있으니 연속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지 않나 싶습니다. 각종 스쿠버 다이빙 코스에서 내려가는 깊이가 수십m에 이르다보니 수심 10m라는 제약은 아쉽긴 한데요, 충분한 광량을 확보한 상태로 촬영할 수밖에 없는 콤팩트카메라인 만큼 수심 10m라는 것도 현실성은 충분하지 않을까 합니다. 독도 해역에서 발견된 산호 군락이 약 3m∼6m 수심이라고 하니 이 정도까지도 무난히 촬영할 수 있겠네요. 내장 플래시는 광각에서 최대 3.9m까지, 망원에서 약 2.5m까지 유효하고, 밝은 조명은 아니지만 전면 마크로 조명을 통해 근접한 피사체에도 자체 조명을 이용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광량이 떨어지는 수중에서도 촬영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내충격 성능도 쓸만한 수준
옵티오 WG-1 시리즈의 강점은 이것말고도 있습니다. 단지 방수 기능만 갖췄다면 익스트림 레포츠의 파트너라는 수식어를 달지 않았을 겁니다. 1.5m 높이에서 떨어졌을 때 충격으로부터 카메라를 보호하는 내충격성을 갖추고 있는데요, MIL 표준 810F 방식 516.5 충격 시험에 의거한 시험을 통해 1.5m 높이에서의 낙하 충격에 견디는 내충격성을 입증했다고 합니다. 뭐, 그렇다고 일부러 패대기쳐보지는 마시길;

등산이나 트래킹, 산악자전거를 이용한 산악종주 등 언제 어떤 상황에 처할지 모르는 레포츠에서 내충격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를테면 등산 코스를 따라 산을 오르는데 바로 옆 나무나 바위에 카메라가 툭 부딪혔다면? 충격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부딪힌 순간 카메라 외형에 상처를 입으며 망가져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일 테니까요.

옵티오 WG-1의 내충격성은 탱크처럼 단단하다고 할 수준은 아닙니다. 그래도 불의의 충격으로부터 어느 정도까지는 동작을 보장해줍니다. 이너줌 렌즈로 외부에서 움직이는 부분이 없고 LCD 외부도 코팅을 더해 충격이나 긁힘으로 인한 손상 요소를 최소화했습니다.


익스트림 레포츠용 카메라답게 각 부분 방수를 위한 실링 및 충격 방지 설계가 여기저기 눈에 띕니다.
손상에 가장 많이 노출된 후면 LCD 겉 패널은 코팅 처리해 손상 요소를 줄였습니다.


익스트림 레포츠에 특화된 카메라
그렇다면 옵티오 WG-1 시리즈의 카메라 성능은 어떤 수준일까요? 바위처럼 단단하고 잠수함처럼 뛰어난 방수 성능을 갖추고 있어도 결과물이 폰카 수준에도 못 미친다면 가치가 없겠죠? 방수 및 내충격 성능을 위주로 만들다보니 카메라로의 성능은 아무래도 어느 정도 접고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1,400만 화소급에 최대 감도 6400에 이르지만 1/2.3인치급 센서를 쓰다보니 한계가 있죠. 화소 집적도가 너무 높다보니 최대 이미지 크기로 보다는 그 절반 크기로 쓰는 편이 화질에는 좀 더 유리합니다.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무의미하게 화소 수 늘리는 경쟁은 이제 하지 말았으면 싶습니다. 1/2인치보다 작은 센서 크기에서 1,000만 화소 이상 집적하는 것은 여러 모로 득될 게 없습니다.

렌즈도 135포맷 환산화각 약 28mm∼140mm의 5배줌 렌즈지만 이너줌렌즈의 한계로 인해 조리개값이 F3.5∼F5.5로 다소 높습니다. 이너줌렌즈 특성상 렌즈 구경을 키우기 어렵기 때문에 오는 문제죠. 조리개값은 렌즈 구경과 상관관계를 갖습니다. 아쉬운대로 전자식 손떨림 방지 기능과 마크로 촬영용 보조 조명을 갖췄습니다만, 이것이 높은 조리개값을 대신해줄 수는 없습니다. 가뜩이나 센서가 작아 받아들일 수 있는 광량에 한계가 있는데, 그나마도 렌즈에서 많이 차단당하고 있는 셈이죠. 아쉬운 건 어쩔 수 없겠습니다. 최신 디지털 카메라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 카메라고 하면 될까요?

 


광량이 좋은 맑은 날에는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만, 작은 센서와 너무 집적시킨 화소 수, 조리개값이 높은 이너줌렌즈로 인해 사진 품질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비 내린 날이 너무 많아 많은 사진을 담아보지 못해 아쉽네요.


하지만 앞에서 소개한 것처럼 옵티오 WG-1 시리즈는 활동적인 익스트림 레포츠에 특화시켜 나온 보조 개념으로의 카메라입니다. 제법 훌륭한 방수 및 내충격 성능을 갖췄죠. GPS 모델은 GPS 모듈까지 들어가, 촬영한 위치정보까지 남길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옵티오 WG-1 시리즈의 값어치를 매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슷한 값의 최신 고성능 콤팩트 카메라들은 옵티오 WG-1 시리즈보다 뛰어난 카메라 성능을 갖췄지만 옵티오 WG-1처럼 물 속에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어지간한 충격에도 멀쩡한 제품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광량이 좋지 않으면 사진 품질을 크게 기대할 수 없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콤팩트 카메라가 찍지 못하는 것을 찍을 수 있다는 것, 손상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덜 수 있다는 것이 옵티오 WG-1 시리즈가 갖는 특화된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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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8일,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주)는 신제품 발표회에서 엔트리급 DSLR 카메라인 EOS 1000D와 EOS 550D의 후속 모델인 EOS 1100D와 EOS 600D를 선보였다. EOS 600D는 이전 모델이자 2010년 국내 엔트리급 DSLR 시장을 주름잡았던 EOS 550D의 후속으로 EOS 60D에 이어 회전식 LCD를 채용했다.


DSLR 카메라의 변화
“이건 LCD 보면서 사진 못 찍어요?”
“이건 동영상 안돼요?”
DSLR 카메라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이 반문하더라는 얘기들이다. 정말 있었던 얘기기도 하지만, DSLR 카메라의 구조, 커다란 센서로 인한 한계 때문에 구현해낼 수 없었던 부분들을 혜학적으로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이런 DSLR 카메라가 변했다. 이제는 동영상도 찍을 수 있고, LCD를 보면서 찍을 수도 있다. 일부 몇몇 기종만 되는 특징이 아니라, 꽤 많은 DSLR 카메라가 가진 특징이 됐다. 캐논 EOS 5D Mark II는 이런 DSLR 카메라 동영상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모델이다. 무한도전을 비롯해 상당수 방송 영상이 EOS 5D Mark II로 제작되고 있다. 35mm 필름 크기를 기반에 깔고 있는 EOS 5D Mark II의 풍부한 공간 표현력이 여타 영상용 캠코더를 무색케 하기 때문이다.

DSLR 카메라의 동영상 기능은 크게 두 방향에서 요구해왔다. 하나는 현장을 뛰는 기자들로부터의 요구, 다른 하나는 앞서 언급한 아마추어 사진사들의 바램이다. EOS 5D Mark II나 EOS 7D의 동영상이 전자와 같은 프로를 위한 것이라면 EOS 550D, 600D 등의 동영상은 후자와 같은 아마추어를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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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점을 찾아라!

화소 수 1,800만 화소, 디직4, 최대 감도 12,800, 9포인트 측거점과 최대 3.7fps 연사 속도. 새로 발표한 EOS 600D의 사양이다. 그런데 이 사양은 전작인 EOS 550D와 비교해 전혀 다르지 않다. 화소수, 화상 처리 엔진, 감도 확장, 측거점, 연사 속도 등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단지 회전식 LCD가 달렸을 뿐인 파생 모델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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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D의 사양이 먼저 떠돌았을 때부터 달라진 게 없어 보이는 이 사양으로 인해 갑론을박이 있었다. EOS 600D는 LCD를 이용한 라이브뷰 촬영에서 LCD 각도 조절을 통해 자세를 편히 할 수 있다는 것 말고는 스틸컷을 찍는 DSLR 카메라로 다르다 할 건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그럼 무엇 때문에 후속 모델이 된 것일까? 단지 모델이 바뀌는 주기인 2년을 채웠기 때문에 부랴부랴 내놓은 사생아인 걸까? 그렇지는 않다. 다만 바뀐다는 것이 스틸사진이라는 전통적인 분야가 아닌, 부가 기능으로 들어와 이제는 주된 기능 중 하나로 자리잡은 동영상 분야에서 이뤄졌을 뿐이다. 어찌 보면 회전식 LCD 역시 사진 촬영을 돕기 위한 것이라 하기 보다 동영상 촬영을 보다 편리하게 하게끔 돕는 기능이라고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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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10배줌과 비디오 스냅

동영상 분야로 특징을 찾아보면 이 같은 의도를 쉽게 알아챌 수 있다. 1080P 규격을 따르는 풀 HD 동영상이야 전작인 EOS 550D도 갖추고 있던 사양이지만, 센서가 작은 콤펙트 디지털카메라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었던 고배율 망원 영역 촬영을 보완하기 위해 최대 10배까지 확대할 수 있는 디지털 줌 기능이 들어간 것은 EOS 600D만의 특징이다. 이것은 1,800만 화소에 이르는 고 화소를 십분 활용한 것으로, 35mm 포맷 기반 DSLR 카메라용 대형 초망원 렌즈의 운용 부담 등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이를테면 EOS 550D에서 600mm 화각을 영상에 담기 위해서는 300mm 렌즈에 2배 익스텐더를 달거나 거대한 600mm 렌즈를 달아야 했지만, EOS 600D는 상대적으로 낮은 값에 구할 수 있고, 들고 운용하기도 훨씬 간편한 200mm 렌즈에 3배 디지털 줌을 더하면 그만이다. 무엇보다 DSLR 카메라용 렌즈는 캠코더에 쓰이는 렌즈들처럼 고배율을 갖춘 렌즈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디지털 줌 기능은 렌즈 교환 없이 다양한 화각으로 보다 동적인 효과를 더하는 데 크게 도움된다.

비디오 스냅은 동영상을 짧게 여러 번 나누어 담아 연속으로 엮어내는 기능이다. 영상을 담다보면 한 장면이 길어질 경우 지루해지기 십상인데, 비디오 스냅을 이용하면 최대 8초까지 영상을 여러 씬 나누어 담아 이어 볼 수 있다. 별도 편집 없이 배경음악도 넣을 수 있으므로 간단히 동영상을 만드는 데 유용하다. 앞에서 얘기했듯 EOS 600D는 아마추어 사진사들을 위한 엔트리급 모델이고, 이들이 쓰기에 편리한 기능을 중점적으로 넣었다. 비디오 스냅도 이런 맥락에서의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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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정의 번거로움에서 탈출하자

그렇다고 스냅 촬영 부분에서 개선되거나 기능이 더해지지 않은 건 또 아니다. 기술적인 사양으로야 전작과 다르지 않지만, 역시 기술적 사양상 변화가 없었던 EOS 1D Mark IIN이나 EOS 30D도 좋은 평가를 얻지 않았던가. EOS 600D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미러리스 카메라들이 중흥기를 맞으면서 쉽고 간편한 활용에 초점이 맞춰졌었다. 그런데 엔트리급 DSLR 카메라들 역시 이용자가 요구하는 사항은 이 미러리스 카메라들과 다르지 않다. 좀 더 쉽고 편하게 다룰 수 있기를 바란다. 간편한 휴대성을 위해 카메라 크기부터 작게 만들어지는 것이 엔트리급 DSLR 카메라가 아니던가.

DSLR 카메라를 손에 쥘 때 가장 먼저 기대하는 것이 화질이다. 이런 욕심으로 인해 DSLR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보통 후보정을 거친다. 콤펙트 디지털카메라를 써서 찍을 때보다 더 공들인, 좀 더 ‘있어 보이는’ 사진이 나오기는 하지만 얼마 안 가 후보정이 부담스러워지기 일쑤다. EOS 600D에는 이런 부담을 더욱 개선하기 위한 기능이 강화되었다. 표현 셀렉트 기능을 통해 선명하게, 부드럽게, 혹은 강렬하거나 시원한 느낌을 바로 표현할 수 있고, 어안 렌즈 효과, 토이 카메라의 동굴 효과, 미니어처 효과 등 5가지 필터 효과를 넣었다. 종횡비도 라이브 뷰로 촬영하면 정방형 구도, 4:3 표준 비율, 16:9 와이드 비율 등 고를 수 있다. 심지어 사진 크기까지도 카메라 내에서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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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S 550D의 중흥을 다시 한 번

눈에 확 띄는 기술적 변화는 없다. 그저 눈에 띄는 건 회전식 LCD 뿐이다. 2년 만에 내놓은 게 겨우 회전식 LCD 달아놓은 것뿐이냐고 비아냥거릴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변화가 상당하다. 단지 새로운 기능을 열거하듯 추가한 게 아니라 엔트리급 DSLR을 고르는 아마추어 사진사들이 필요할만한 기능을 숙고해서 안배한 느낌이 강하다. 이같은 보이지 않는 변화 앞에서 회전식 LCD는 그야말로 작은 변화일 뿐이다.

엔트리급 DSLR 카메라는 보급 대수로 따질 때 DSLR 카메라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이런 시장을 지난 2년 간 EOS 550D가 석권해왔다. 이제 EOS 600D가 물려받을 차례다. 사양에 연연하지 말고 편리함을 요구하는 엔트리급 시장의 요구에 빗대보자. EOS 600D가 시장에서 환영받을만한 요소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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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광주에서 있었던 전국체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함께 지방 출장길에 동승을 했던 모 기자가 이 가방을 메고 있길래,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우습다. ᅳᅳ;; ’
예.. 그때만 하더라도 저는 결코 저 가방을 사용할 일은 없을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예.. 적어도 제가 보기엔 많이 우스꽝스러워 보였거든요.


SLR클럽 유저사용기란에 올려져 있는 박상문 기자의 체인지업 사용기 도입부다. 그리고, 동승했던 모 기자가 바로 나다. 나는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이 체인지업을 썼고, 그 첫 사용 장소가 바로 2007년 광주 국제마라톤이었다.

체인지업을 잡아들고 장비를 꾸리기까지, 고민을 수 차례 반복했다. 이 독특한 가방을 메고 활보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기억한다. 그만큼 체인지업은 박상문 기자의 사용기에 나와있듯 우스꽝스러웠고, 이 특이한 가방을 메고 있음에서 비롯되는 시선의 집중을 무시할 만큼 프로페셔널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이 마라톤 경기를 다녀온 직후 사라졌다. 국내에서의 첫 개시였던 나의 체인지업은 이후로 한동안 나의 주력 취재 장비가 되었다. 이 우스꽝스러운 자태를 무시할 만큼의 편리함이 체인지업이 갖고 있는 매력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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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명 카멜레온
체인지업을 개발할 당시, 이 제품의 모델명은 카멜레온으로 명명되어 있었다. 어쩌다보니 다른 브랜드에서 이 카멜레온이라는 모델명을 등록해 쓰고 있었기에, 부득불 체인지업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지만, 카멜레온이라는 동물이 갖고 있는 특성은 체인지업의 특성을 설명하는데 가장 어울리는 비유였다.

카멜레온은 그 환경에 따라 색을 달리 한다. 환경에 맞춰 보호색을 변화시키는 카멜레온의 특성은, 촬영 환경에 따라 착용법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는 체인지업의 특성과 닮은 점이 많다. 체인지업은 이 가방 하나로 평범한 숄더백, 허리에 차는 벨트팩, 가슴에 착용하는 체스트백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하나의 가방이 상황에 따라 착용법을 달리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캐리어 개념으로 이 가방을 쓸 때는 숄더백으로, 촬영에 임할 때라면 벨트팩이나 체스트백으로 쓰면 적당하다. 가방을 매우 작게, 그리고 얇게 만든 관계로, 체스트백으로 착용한 채, 가방 위치를 가슴쪽까지 올리면, 이 가방을 착용한 상태로 차량 운전도 가능할 정도로 착용 포지션을 바꿔줄 수 있다.


선수용?
체인지업을 처음 접하면, 과연 여기에 무을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작은 가방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래도 체스트백으로까지 쓸 수 있으려면 크기가 사람의 몸통 폭보다 커선 안 된다. 두꺼워서도 안 된다. 이렇다보니, 체인지업은 그 당시까지 나왔던 그 어떤 DSLR 카메라용 가방보다 작고 얇았다.

이런 체인지업에 캐논이나 니콘의 70-200mm F2.8 렌즈가 들어갔다. 이런 망원줌렌즈와 16-35 F2.8, 14-24 F2.8과 같은 광각줌렌즈를 넣고, 필요하다면 580EX II나 SB900과 같은 핫슈 장착형 플래시까지 넣어도 넉넉했다. 말하자면, 이 가방은 촬영 현장에서 이상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렌즈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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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생각하기에, 카메라가방에는 카메라가 들어간다. 가방 안에 카메라와 렌즈, 기타 사진 관련 액세서리들이 모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장을 뛰는 사진기자들에게 이렇게 장비가 모조리 들어가는 가방은 불필요한 부피로 인해 불편을 가중시킨다. 어차피 카메라 바디와 렌즈 하나는 늘 밖에 나와 있어야 하는데, 가방에 들어갈 일이 없는 이 장비를 위한 공간만큼은 무의미한 낭비일 수밖에 없다. 특히 치열한 취재 현장에서라면 가급적 부피가 적은 편이 활동하는데 훨씬 유리할 것이다.

체인지업은 이런 경우에 이상적이다. 수납력을 떠나, 이렇게 작고 얇은 가방이 드물다. 게다가 기본이 벨트팩이고, 기본이 체스트백이다. 단순히 숄더스트랩 하나로만 몸에 걸치는 게 아니라, 벨트로 허리에 단단히 두르고, 군용 엑스밴드를 착용하듯 가슴팍에 고정시킬 수 있다. 지퍼만 닫아두면 아무리 격렬하게 움직여도 가방이 몸에서 이탈하거나, 장비를 떨구는 일은 없다.

여기에 수납력도 만만치 않다. 앞서 말했듯, 캐논이나 니콘의 70-200mm F2.8 렌즈까지 넣을 수 있다. 양쪽 허리벨트에 파우치를 붙이는 거야, 추가 비용 지출에 의한 확장일 뿐이니 고려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본 수납 공간에서만 현장에서 쓰고자 하는 렌즈는 어지간히 챙겨넣을 수 있다. 특히 이 공간은, 분리 가능한 인서트를 빼버리고, 함께 제공되는 파티션을 조합해 수납부를 재구성하면 훨씬 넓고, 훨씬 유연한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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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 영국의 사진기자이자, 씽크탱크포토 영국 디스트리뷰터인 헬렌 앗킨슨이 체인지업을 착용하고 거리 촬영에 나섰다.
** 오른쪽 : 마라톤 촬영에 임하고 있는 박상문 기자. 체인지업에 모노포드까지 걸었다.


쉽지 않은 가방
문제는 여기서 나온다. 이런 특성은 철저히 현장을 뛰는 전문 사진가들을 위한 것이라는 게 문제다. 매우 작은 크기, 하지만 넉넉한 수납공간. 이것은 가방이 얇다는 걸 의미한다. 즉, 장비를 보호하는 보호쿠션이 얇거나, 아예 없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체인지업은 그렇다. 다른 씽크탱크포토 가방에 들어 있는 파티션들도 그렇지만, 체인지업과 함께 제공되는 파티션은은 매우 얇다. 충격흡수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약해보일 수밖에 없는 두께다. 그리고, 카메라 바디가 들어가지 않는다. 마운트를 해제한 채 바디만 넣으면 들어가는 폭이다. 가방이 매우 부드럽다보니, 세로그립이 없는 카메라라면 길지 않은 렌즈를 마운트한 상태로 수납할 수 있지만, 체인지업의 기초 두께를 많이 넘어선다. 적어도 일반적인 사진인들은 카메라를 휴대할 때 가방에 넣기를 원한다.

몸에 밀착되는 걸 중요시한 설계다 보니, 정말이지 예쁜 디자인이라는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씽크탱크포토 가방들 중에서도 못생긴 순위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지난 P&I때 이 가방을 장만한 어느 사진사가 다음에 봤을 때 그랬다. 참 없어보이더라고. 내가 봐도 그렇다. 오죽하면 나도 이 가방을 처음 메기까지 수 차례 고민했을까.


이렇다보니, 체인지업은 사실 P&I때 말고는 판매량이 적은 가방에 속한다. 다른 씽크탱크포토 가방들도 구매하고자 하는 손님에게 한참을 설명해야 하는데, 체인지업은 그 두 배, 세 배의 시간을 들여 설명해야 한다. 워낙 특징도 많고, 기능도 많다. 그렇게 설명을 더해도 구입 과정에서 망설이는 손님이 태반이다. 이러니 제대로 1:1로 설명을 듣는 게 아닌, 웹페이지상에 올려져 있는 제품소개만 갖고, 실물 크기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이 가방을 사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다.

이렇게 대중적이지 못한 가방을 이렇게 소개하는 까닭은 이렇다. 지금도 씽크탱크포토에서는 다양한 가방이 나오고 있지만, 그 중에서 특히 씽크탱크포토다운 가방을 꼽으라 한다면 이 가방이 빠질 수 없기 때문이다. 첫 연재에서 그랬다. 씽크탱크포토는 전세계 수많은 카메라 인구 가운데 단 몇 %도 되지 않는 현장의 보도사진가들을 위해 태어났다고. 나는 그 첫 번째 완성판이 바로 체인지업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특징이 양날의 검이 되어, 결코 대중적으로 널리 쓰일 가방은 될 수 없지만, 그 어떤 타협도 없이 오로지 현장의 사진가들만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건, 씽크탱크포토가 추구하는 바를, 전혀 절제하지 않고 표출해낸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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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돌려 다시 2006년으로 돌아가 본다. 씽크탱크포토가 설립되고 2년차에 접어든 해, 현장의 전문 사진가들을 위한 가방이 씽크탱크포토 제품들의 전부였던 시기였다. 모듈러스 시스템, 스피드 벨트팩 시리즈는 촬영 현장에서 더할 나위 없이 편리했지만, 촬영에 임하러, 혹은 촬영을 마치고 이동할 때는 뭔가 다른 운반용 가방을 필요로 하곤 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보수적 성향이 강한 동양권 국가에서는 흔히 접할 수 있는 숄더백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평범한 숄더백에서 출발하는 딜레마
숄더백이란 카메라 가방의 가장 기초적인 형상이다. 이들 가운데 폭이 좁은 서류가방 형태의 숄더백은 운반 개념 이외에는 적용이 쉽지 않은 형태다. 현장에서의 실용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씽크탱크포토 입장에서 이런 서류가방 형태의 숄더백은 하나의 도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반디스가이즈의 태생은 한국이다. 어반디스가이즈의 필요성을 역설할 당시, 한국 내에서는 DSLR 카메라를 갖고 회사에 출퇴근해도 회사에 눈치 보이지 않을, 정장 차림에도 무난하고, 카메라가방으로 보이지 않을 만한 가방을 필요로 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DSLR카메라 보급의 전성기와도 같았던 당시는 DSLR카메라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었으며, 직장인들이 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정장과 넥타이를 요구하는 직장 분위기가 이어지다보니, 흔히 접할 수 있는 전형적인 형태의 카메라가방을 출퇴근시에 휴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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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더백을 만든다는 것,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것이 그저 제품군에 한 가지 라인업을 추가하는 것일 뿐일 것이다. 하지만, 덕 머독의 입장에서 이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이제 겨우 2년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그가 회사를 설립한 근본적인 철학을 접어놓은 라인업을 추가하는 것이 될 수도 있었다. 보통 생각하기에 특히 이런 서류가방 형태의 숄더백은 운반용 개념일 뿐이다. 씽크탱크포토의 이념과 철학에서 이와 같은 단순 운반용 가방은 그다지 개연성이 없었다.


평범하지 않은 평범한 숄더백
2006년이 다 지나가던 시기에 드디어 어반디스가이즈가 나왔다. 우선 한국 시장에만 첫 선을 보인 어반디스가이즈는 그 시리즈 중 40, 50 모델이었다. 시장에 나왔어야 적절했을 시기보다는 대략 6개월 정도 늦어지기는 했지만, 덕 머독이 그가 세운 씽크탱크포토의 철학을 평범할 수밖에 없는 서류가방형 숄더백에 어떻게 적용했는지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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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별매인 숄더하니스를 이용한 배낭 형태로의 전용이다. 다른 씽크탱크포토 가방들이 그렇듯, 크기에 비해 어마어마한 장비를 꾸릴 수 있는 어반디스가이즈 시리즈다 보니, 그다지 크지 않아 보이는 크기임에도 다 채우면 한 쪽 어깨에 매는 방법으로는 휴대가 힘들 정도가 되었다. 숄더하니스를 통한 배낭 형태로의 휴대는 몇 가지 불편한 점이 따르기는 했지만, 무거워진 가방 무게를 양 쪽 어깨에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장시간 휴대 시의 불편함을 완화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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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합해서 몇 곳이나 되는지 헤아리기조차 힘든, 다양한 수납공간도 특징이었다. 카메라 장비가 특히 디지털로 넘어가면서, 이를 위해 꾸려야 하는 카메라, 렌즈 이외의 액세서리는 그 종류가 더욱 다양해졌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수납공간이 너무 많이 갖춰져 있다고도 볼 수 있었으나, 구분해서 넣어야 할 액세서리를 위해 따로 파우치를 써야 하는 번거로움을 무시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눈에 띄는 특징이라 해도 그저 운반용 개념을 뛰어넘지는 못하는 특징들이다. 말하자면, 씽크탱크포토의 철학을 제대로 녹여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이 가방을 매고 현장에 나가 촬영에 임할 때, 이 가방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가가 관건이었다.

어반디스가이즈는 대형 지퍼를 이용한 개폐방식을 주 수납부에 적용했다. 그리고, 숄더스트랩을 걸어주는 고리를 가방 뒷면에도 추가로 달았다. 이 추가된 고리는 레인커버를 씌웠을 때 스트랩을 걸기 위한 용도지만, 가방 측면에 달려 있는 고리와 엇갈리도록 걸어줄 경우, 주 수납부 공간을 열었을 때의 개방감이 극대화될 수 있다. 어반디스가이즈를 크로스백으로 매고, 지퍼를 열어놓으면 다른 씽크탱크포토 가방들과 마찬가지로 렌즈 교환을 위한 현장용 가방의 유용성에도 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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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디스가이즈라는 명칭은 도회적 이미지를 표현하는 Urban과 위장하다 라는 의미를 가진 Disguise의 조합이다. 출시된 결과를 두고 특징을 나열하자면 앞서의 것들이 주류를 이루지만, 이 가방이 가진 개념적인 부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카메라가방 같지 않은 카메라가방’이라고 답하는 게 옳을 것이다. 실제로 이 가방은 처음 선보이고 꽤 오랜 시간동안 카메라가방으로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이 상당수 있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노트북가방으로 보거나, 혹은 일반 서류가방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씽크탱크포토의 주력 제품이 되다
한국시장에 우선 런칭된 후, 씽크탱크포토는 니코니언스와 같은 해외 카메라 사이트들로부터 이 어반디스가이즈에 관한 진위 여부를 묻는 문의가 다수 들어왔다고 한다. 이후 어반디스가이즈는 전 세계 디스트리뷰터들에게 공급되었으며, 스테디셀러 모델로 자리잡았다. 시리즈도 40과 50 뿐이었던 것이, 10, 20, 30, 60이 더해졌다. 그리고, 지난 2008년 P&I 2008에서 본격적인 한국형 모델인 어반디스가이즈35가 등장했고, 가장 최근에는 세로그립이 달린 DSLR 카메라에 렌즈를 마운트한 상태로 수납할 수 있는 크기의 어반디스가이즈70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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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 어반디스가이즈30은 좌우 폭이 좁은 콤팩트한 크기로, 휴대성이 뛰어난 모델이다.
오른쪽 위 : 어반디스가이즈35는 노트북 수납부 상단을 주 수납부와 통하게 만들어, 세로그립 일체형 카메라도 렌즈를 마운트한 상태로 넣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오른쪽 아래 : 가장 최근에 선보인 어반디스가이즈70은 어반디스가이즈60의 노트북 수납부까지 주 수납부로 완전히 튼 것과 같은 크기로, 어반디스가이즈60과 외부 크기는 같지만, 세로그립이 달린 DSLR 카메라에 렌즈를 마운트한 상태로 넣을 수 있고, 300mm F2.8과 같은 비교적 큰 렌즈까지 수납할 수 있다.



가방에서 가방 기본적인 형태를 얘기하라고 한다면 아마 다들 숄더백을 꼽을 것이다. 이것은 카메라가방에서도 마찬가지다. 카메라가방의 가장 큰 수요는 숄더백과 백팩이다. 그 중 숄더백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다양한 제품도 선보이고 있으며, 경쟁도 치열하다. 그만큼 어반디스가이즈 시리즈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덕 머독이 선택한 그것은 씽크탱크포토의 철학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조용히 담아냈다. 어반디스가이즈라는 이름이 어울리듯, 눈에 띄지 않도록 수수하게, 그 특징들을 담아냈다. 그 결과, 어반디스가이즈는 씽크탱크포토의 간판 모델은 아니지만,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지는 않지만, 꾸준히, 계절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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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철학도였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그런 그가 일한 곳은 가방 회사였다. 엉뚱하게도, 그는 그 가방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그것도 무려 30년을 일했다. 그가 일한 회사는 카메라가방으로 그 어느 브랜드보다도 잘 알려져 있을 로우프로였다.

그 30년동안, 로우프로는 비약적인 성장을 해왔다. 포토그래퍼를 위한 전문 카메라가방이었던 로우프로는, 양적으로 크게 성장해, 이제는 가장 대중적인 카메라가방 브랜드가 되었다. 덕 머독은 그 30년동안 이들 로우프로 카메라가방을 디자인했다.

그는 철학도였다. 철학이라는 학문은 생각에 따라 어떤 분야에도 녹여넣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철학이라는 것이 배제된 분야는 어떤 깊이를 갖지 못한다. 롤스로이스, 벤츠, BMW는, 처음 보는 순간이라도 차량 라디에이터 그릴을 보는 순간 브랜드를 연상시킨다. 브랜드가 갖고 있는 철학이 디자인의 일관성으로 표출된 결과다. 이렇게 직관적으로 확연히 드러나는 형상이 아니더라도, 척 보면 어느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경우도 많다. 그 브랜드가 가진 철학이 어떤 형태로든 표출되어 있어서다. 그가 대학을 그저 타이틀로만 나온 게 아닌 이상, 그의 철학적 시각은 디자이너의 고집과 맞물려 로우프로라는 양적으로 팽창한, 모든 사진사들을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을 가진 카메라가방 회사에 대해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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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8년 3월, 덕 머독이 동료 디자이너 릴리 피셔와 함께 아시아권 세일즈트립 중 한국을 찾았다.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을 보기 위해 경복궁으로 향하는 횡단보도 앞에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다
그는 꿈꿨다. 진정한 프로 사진가들을 위한 카메라가방을 꿈꿨다. 로우프로에서의 30년이라는 시간은 그를 수석디자이너 및 부사장으로의 지위를 선사했다. 평안한 여생이 보장된 지위다. 그는 그걸 뿌리치고 나왔다. 그가 꿈꿔온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그것이 일장춘몽일지라도, 그 꿈을 구현해내고자 그가 가진 모든 걸 걸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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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 스텀과 함께 선 덕 머독. 마이크 스텀은 덕 머독의 디자인을 갖고, 마치 그와 한 몸인 양, 생각하는 대로 가방을 만들어냈다.



만일 그가 혼자서 꿈을 실현하려 했다면 그가 꾼 꿈은 그저 허망한 신기루일 뿐이었을 것이다. 그는 스스로 회사 설립에 대한 이념을 세우고, 이를 구체화하면서 그와 함께 할 동료를 모았다. 그가 최우선으로 삼았던 원칙은 자본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것. 수요와 공급에 관한 자본주의적 원칙에 따른다면, 이제 막 시작하는 신생 카메라가방 회사가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자본 뿐일테고, 이건 처음부터 그가 꿈꿔온 사상에 맞질 않았다. 이런 생각을 깔고 오랜 시간동안 함께 가방을 만들었던 엔지니어, 마이크 스텀이 합류했다. 그리고, 프로 사진기자로 전 세계를 누비던 커트 로저스와 딘 피츠모리스가 공동 창업자로 모였다. 30년간 카메라가방을 만들었지만, 사진을 찍는다고 찍어본 적이 없는 덕 머독에게, 커트 로저스와 딘 피츠모리스는 진정한 프로 사진가들을 위한 가방을 만들겠다는 그의 꿈을 구체적으로 구현해줄 든든한 브레인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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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트 로저스와 딘 피츠모리스. 세계적인 사진기자로 인정받은 두 사람은 씽크탱크포토를 위해 든든한 브레인이 되어주었다.



이들 4인은 촬영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는 가방을 개발하기 위해 모여서 얘기를 나눴다. 커트 로저스와 딘 피츠모리스가 현재의 문제점, 그리고, 요구사항을 열거했으며, 덕 머독은 마이크 새텀과 함께 이를 구체화시켰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 스피드 디먼이라 명명된 소형 벨트팩, 모듈러스 시스템이라 명명된 벨트-파우치 시스템이었다. 덕 머독은 이 가방을 기반으로 미국 국내 판매망 확보 및 전세계 공급을 위한 디스트리뷰터 확보 목적의 여행길에 올랐다.


꿈을 현실로. 씽크탱크포토의 시작
2005년의 시작, 그것은 씽크탱크포토라는 회사의 시작과도 같았다. 이 해 3월 한국을 찾은 그는 이전에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되어 있었던 테스트드라이브 참여자를 기반으로 완성된 가방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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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3월, 대학로 민들레영토에서 브랜드 및 제품에 관한 설명회를 가졌다. 사진은 처음으로 만들어졌던 가방들 중 스피드디먼 최초 모델이다.



본격적으로 가방을 런칭한 직후부터, 덕 머독은 매우 바빠졌다. 그의 경영철학은 ‘오직 사진가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판매나 마케팅 담당자의 말은 무시해도 좋다’였다. 의도한 바는 맞았지만, 쏟아져 들어오는 프로 사진가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은 그가 가진 시간을 압박해왔다. 그는 씽크탱크포토의 가방 디자이너로 가방을 디자인하고, 또, 씽크탱크포토의 사장으로 판매망 확충을 위한 세일즈트립을 이어나가면서, 시간에 쫓기는 생활을 이어갔다. 이런 그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것은 사진가들의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그가 만든 가방에 불만을 제기했던 이른바 컴플레이너들 조차도, 양방향 소통을 추구하는 덕 머독의 경영방침으로 인해 후원자가 되었다.

문제는 그의 몸은 하나고, 그에게 허락된 시간은 하루에 24시간뿐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미국 내에 산재되어 있는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집무실을 비우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그는 그런 와중에도 사진가들의 요구에 따른 새로운 가방을 개발해내야 했다. 그에게 있어 개발은 그가 씽크탱크포토를 설립한 까닭이었고, 세일즈트립은 그 꿈을 위해 유지해나가기 위한 현실이었다. 무엇 하나도 버릴 수가 없었다.


새로운 도전. 가방도 진화한다
바쁜 와중에도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던 그는, 2007년 늦가을쯤 가진 팀미팅 즈음에 새로운 식구를 영입했다. 역시 오랜 시간동안 함께 디자이너로 일했던 릴리 피셔였다. 그런데, 그녀를 영입한 까닭은 그의 일을 대신하도록 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씽크탱크포토라는 브랜드는 불과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제법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었으며, 특히 사진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가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덕 머독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현장을 뛰는 사진기자들을 통해 프레스 시장의 변화를 끊임 없이 들었다. 그리고, 그 변화에 대처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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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스 시장은 이제 동영상까지 요구하기 시작했다. 동영상 촬영 기능을 갖춘 DSLR 카메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씽크탱크포토의 멀티미디어 와이어드업 시리즈는 이런 멀티미디어 분야에서의 활용을 위해 고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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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선보인 리코 GXR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유닛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다. 사용자는 렌즈와 센서가 일체형으로 된 모듈을 교체하는 것으로, 화각 변화는 물론, 사진 품질까지도 달라진 새로운 카메라를 맛볼 수 있다. 최근까지 이 리코 GXR용 유닛으로는 환산 50mm 화각과 F2.5의 조리개값을 갖는 마크로 모듈 A12와 환산 24-72mm 에 손떨림 보정 기구가 갖춰진 표준줌 모듈 S10 중 선택해 쓸 수 있었다.

여기에 새로운 모듈이 나왔다. 광각 영역부터 시작하는 표준줌 화각에 망원 화각까지 더한, 이른바 전천후 렌즈 화각을 갖춘 모듈이 말이다. P10이라 명명된 이 전천후 모듈은 환산 28-300mm라는 폭넓은 화각과 손떨림 보정기구를 갖춰, GXR을 명실공히 올라운드 스냅 카메라로 변신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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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 모듈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환산화각 28mm부터 최대 망원 300mm에 이르는 고배율 화각일 것이다. 사용자는 28mm 광각부터 300mm 망원에 이르는 화각을 써서, 어지간한 화각의 아쉬움 없이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어지간해서는 GXR에 이 P10 모듈을 단 것만으로 화각이 없어서 못 찍을 사진은 없을 정도다.

24mm 광각에서 시작하는 콤펙트 디지털카메라가 많이 등장하다보니 다소 퇴색되긴 했지만, 28mm라는 광각은 시원한 표현력에서 빠지지 않는 화각이다. 게다가 최단 촬영 거리가 렌즈 끝단에서 1cm에 불과해, 피사체 근접에 의한 화각 강조효과를 더할 수 있어, 단순히 시원시원한 수준을 넘어서는 광활한 결과물을 이끌어낼 수 있다. 다만, 1cm 접사는 환산화각 31mm로 제한된다.

300mm라는 화각은 하이엔드급이 아닌 한, 어지간한 콤펙트 디지털카메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화각이다. 여기에 최단 촬영거리가 27cm에 불과해, 곤충 등, 근접하기가 쉽지 않은 작은 피사체를 담을 때 매우 효과적이다. 망원 화각을 이용한 셀렉티브 포커싱 효과도 꽤 그럴듯하다.

폭넓은 화각은 영상 촬영에서도 높은 값어치를 갖는다. 이를 십분 활용하고자, P10는 720p HD 동영상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으며, 빠른 화각 전환을 통해 보다 동적인 영상을 담아낼 수 있다. 리코의 손떨림 보정 기법인 VC는 정지 화상 촬영에서의 손떨림도 잘 보정해주지만, 고해상도로 녹화되는 영상 촬영에서도 꽤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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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크기의 렌즈에서 무려 10.7배에 이르는 줌배율을 만들어내려면, 아무래도 센서 크기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 센서 크기는 일반적으로 고감도 성능에 취약하기 마련, P10 모듈에서도 이런 문제는 예외일 수 없다.

환산 50mm 단렌즈를 채용한 A12 모듈에는 APS-C 규격의 CMOS 센서가 들어갔다. 화소수는 1230만 화소에 이르지만, 커다란 센서 덕에 뛰어난 이미지 품질을 자랑한다. 다만, 커다란 센서와 얕은 심도상에서 콘트라스트AF 방식을 적용하다 보니, 포커싱 속도가 느리다.

환산 24-70mm 화각을 갖는 S10 모듈에는 1/1.7인치급 크기를 갖는 1000만 화소의 CCD 센서가 들어갔다. 표준줌 화각으로 무난한 화질을 갖출 수 있는 사양이다.

하지만, P10 모듈에 들어간 센서는 물리적 크기가 1/2.3인치급에 불과하다. 여기에 집적된 화소수는 약 1060만 화소, 유효 화소수는 1000만 화소다. A12나 S10 모듈에 비해 화질은 물론, 고감도 성능에 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리코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P10 모듈에 이면조사 CMOS 센서를 적용했다. 작은 센서 크기로 인해 나타나는 노이즈는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이면조사 CMOS 센서는 총 4단계의 노이즈 제거 단계를 다양한 노이즈 패턴에 대해 개별적으로 적용, 해상도, 색감, 채도를 최대한 손상시키지 않은 채 노이즈를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다. P10 모듈과 GXR의 조합으로 쓸 수 있는 감도는 최대 ISO 3200이다.

이미지 프로세싱 성능 향상을 통해, 다이내믹 레인지 범위를 넓혔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노출 편차가 큰 상황에서도 화이트아웃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며, 다이내믹 레인지 더블샷 모드에서는 무려 12EV에 달하는 노출차를 표현해낸다. 또, 다양한 광원 하에서 부분적으로 틀어질 수 있는 화이트밸런스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현해내는 멀티패턴 오토 화이트 밸런스 기능도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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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 GXR은 완전한 수동 기능을 갖춘 콤펙트 디지털카메라다. 촬영자는 모듈 교환을 통해 렌즈 교환식 카메라에서 얻을 수 있는 효과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으며, 교체된 모듈은 GXR을 완전히 새로운 카메라로 바꿔준다. 기존 A12 모듈은 대형 센서와 근접 촬영 능력을 통해 GXR을 접사에 특화된 카메라로 만들었다. S10 모듈은 GXR을 일상 스냅용 카메라로 쓰게끔 만들었다. 새로이 선보인 P10은 이런 GXR을 올라운드 카메라로 탈바꿈시킨다. 단지, 광각 28mm부터 망원 300mm까지 아우르는 화각이라는 점 하나만으로도 이런 용도를 부여하기에 손색이 없다. 여기에 이면조사 CMOS 센서 및 향상된 디지털 프로세싱 기술을 넣어, 슈퍼줌렌즈가 갖는 화질 손실, 작은 센서가 갖는 고노이즈라는 핸디캡을 고루 극복해냈다. 포커싱 속도도 일반적인 콤펙트 디지털카메라 못지 않게 빨라졌다. 모든 것을 훌훌 털고 가벼운 여행길에 오를 때, GXR에 P10 모듈을 달아 휴대해보자. P10 모듈을 단 GXR은 여행의 좋은 동반자로 만족스러운 사진을 선사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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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월간 DCM 2010년 7월호의 리뷰로 실린 글의 원고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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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나와버렸습니다만, 씽크탱크포토에서 이런 가방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오로지 실용성 하나만을 위해서, 지금까지의 카메라가방이 갖고 있던 모든 요소를 버리기도 하고, 외적인 면모에서 풍기는 어떤 이미지조차 부정해온 게 씽크탱크포토의 카메라가방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씽크탱크포토에서, 그들의 시선으로 말하자면 구태의연한 가방이 나왔습니다. 벌써 한 달째 저와 동거하고 있었군요. 이 가방의 이름은 레트로스펙티브 10입니다.

지난 2006년 이후, 저는 사실상 씽크탱크포토 가방에 매달려 있다시피 합니다. 씽크탱크포토의 한국 디스트리뷰터를 맡고 있기도 하지만, 그 전에 한 명의 기자로, 각종 취재 및 촬영에 임하면서 이 가방을 써 보고, 이에 따른 일종의 버그리포트, 새로운 가방에 대한 제안, 의견 제시 등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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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모듈러스 스피드 세트, 이 사진은 개선품입니다. 제가 쓰던 초기 제품과는 구성품이 다릅니다. 초기 제품에는 범백이 없고, 대신 침케이지가 2개 들어 있었죠. 렌즈드랍인 역시 제 것에는 대신 렌즈체인저 50이 하나 더 들어있었습니다. 픽셀포켓로켓도 명함꽂이가 없는 은색 테두리의 구형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접했던 씽크탱크포토 가방은 프로모듈러스 스피드 세트라고 명명된, 12종의 벨트, 파우치, 하니스 등으로 구성된 벨트시스템이었습니다. 말하자면 너무 선수용이라고 할까요? 이걸 평상시에 카메라 장비 운반용으로 쓸 수는 없었습니다. 씽크탱크포토에서 처음 나왔던 가방들에는 캐리어 개념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니까요.

제가 씽크탱크포토의 한국 디스트리뷰터를 맡던 무렵, 제 손에 쥐어진 가방이 어반디스가이즈50입니다. 당시가 어반디스가이즈40과 50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만 런칭되던 시점이었죠. 씽크탱크포토 가방들 가운데, 카고형 백팩, 롤링백을 제외하고는 아마 처음이자 유일하게 캐리어 개념으로 나왔던 게 이들 가방이었던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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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 가방을 대략 1년 넘게 쓰다가, 휴대품을 간소화하고자, 어반디스가이즈30을 들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생겼습니다. 취재 나갈 때 노트북이 필요했는데, 노트북을 넣을 수가 없었던 거죠. 당시 가장 작은 사이즈에 해당하던 11.1인치 노트북을 장만했습니다만, 노트북 보호를 포기한 채 임시방편으로 넣어 다녔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듬해에 본사 사장인 덕 머독이 한국을 찾았을 때, 어반디스가이즈30에 노트북을 넣을 수 있게 만들어달라고 건의했었고, 이후 개발 기획에까지 참여해서 만들어냈던 게 바로 제겐 애증의 가방이 된 어반디스가이즈35입니다.

당시 덕은 기왕 개발하는 거, 아시아권에서 요구하는 의견들을 한 번 수렴해보자고, 당시 아시아권 디스트리뷰터중 주요 국가 중 하나였던 일본 긴이치에도 제안 메일을 띄웠었습니다. 사실, 일본의 카메라 시장은 과거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부분이 제법 큰 시장이죠. 아사히 펜탁스, 항모 엔터프라이즈의 추억, 돔키 코튼백 등.. 이렇다보니, 일본 내수에 초점을 둔 다양한 가방들 중에는 코튼백 혹은 캔버스백이 종종 눈에 띕니다. 긴이치에서 요청한 스타일의 가방 역시 당연히 돔키 스타일의 코튼백이었죠. 당시 이 요청은 다른 신제품 개발 일정에 겨우 끼워넣은 어반디스가이즈35 개발로 인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만..

레트로스펙티브 시리즈의 개발 소식을 접했을 때, 제일 처음 떠오른 건 바로 이 긴이치의 제안이었습니다. 결국 일본 시장에서 요구하는 가방이 나왔구나. 그래서 더 유심히 지켜보고, 더 많이 기대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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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 길었습니다. 어쨌든 레트로스펙티브 시리즈는 시장에 나왔고, 지난 P&I 2010 이후로 한 달 정도, 직접 써보고 있으니까요. 이 가방이 어떤 배경을 갖고 있고, 어떤 의미를 갖는가 얘기하는 것보다는, 이 가방이 어떻게 생겼고, 얼마나 넣을 수 있고, 얼마나 몸에 잘 붙는지 얘기하는 편이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겠죠.

레트로스펙티브의 사전적 의미는 ‘회고하다’, ‘회상하다’입니다. 바로 돔키 스타일로 대표되는 기계식 카메라 시절의 코튼백, 그리고 메신저백에 대한 향수를 끌어낸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스타일은 레트로스펙티브 시리즈의 컨셉이기도 합니다. 커다란 플랩으로 간단히 덮여지고, 천연섬유 특유의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으로 몸에 착 감긴다는 게 레트로스펙티브 시리즈의 특징이니까요. 그리고, 이것은 돔키백을 일약 최고의 카메라가방으로 올려놓은 F-2 오리지날이 갖는 특징과 완전히 일치합니다.

그렇다면 속은 어떨까요? 돔키 백들은 겉과 속이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돔키백에는 참 허술해보이는 부분 파티션만 들어있으며, 가방 자체에는 보호 기능 없이, 오로지 코튼캔버스로만 감싸져 있습니다. 하지만, 레트로스펙티브는 그렇게까지 극단적이지는 않습니다.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해야 할까요? 다만, 속에 꾸며진 파티션이나 벨렉스 원단 등은 레트로스펙티브 안에 들어가는 카메라 장비의 보호를 위한 거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레트로스펙티브 역시, 장비 보호를 위한 폼패딩은 사실상 없다시피 하니까요. 내부에 꾸며진 것들은 파티션 구성의 자유도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것일 뿐입니다. 여기서 회상코자 하는 과거에 해당하는 돔키 가방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나타납니다.

레트로스펙티브가 회상하는 부분 중에는 어반디스가이즈도 있습니다. 레트로스펙티브는 서로 상반된 요소를 어떻게 조화시킬 수가 있느냐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한국의 DSLR 유저들 가운데는 세로그립을 필수 요소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렇다보니, 가방 선택에 대한 제약이 많이 따르는데요, 어반디스가이즈 시리즈도 이런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가방군입니다. 두께가 얇은 서류가방 형태를 띄다보니, 세로그립이 달린 카메라에 렌즈를 마운트한 상태로 넣을 수가 없었던 것이죠. 어반디스가이즈35의 경우는 가능하지만, 이럴 경우 노트북 수납은 11.1인치 이하여야만 가능하고, 어반디스가이즈70프로는 아예 노트북을 넣을 수 없는 가방입니다.

이에 대한 보완이 레트로스펙티브 시리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카메라가방으로 보이지 않도록 지향한 어반디스가이즈 시리즈와 달리, 레트로스펙티브는 전통 카메라가방 스타일을 따라갔기에, 이런 제약 사항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죠. 레트로스펙티브 시리즈는 렌즈체인저 제품군 2종을 제외한 세 종류 공히 세로그립이 달린 카메라에 렌즈를 마운트한 상태로 넣을 수 있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레트로스펙티브 10에서도 마찬가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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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 경우는 여전히 바디와 렌즈를 분리한 채 넣고 다닙니다. 오랜 시간동안 세로그립 일체형 바디를 쓰면서, 이를 넣어다니는 수단으로 어반디스가이즈50이나 30을 썼던 까닭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는 바디와 렌즈를 마운트한 채 넣고 다니는 게 오히려 더 불편한 지경에 이르렀네요.

그럼 레트로스펙티브의 수납 용량은 얼마나 될까요? 제가 쓰는 레트로스펙티브 10은 시리즈들 가운데 가장 작은 크기입니다. P&I 2010기간동안 행사장에서 많은 관객분들이 레트로스펙티브 시리즈를 보고 가셨는데요, 그 분들 가운데 한 외국인 커플이 생각납니다. 레트로스펙티브 10을 기웃거리면서 갸우뚱하고 있었죠. 당시 제가 시연용으로 몸에 갖추고 있었던 장비는 캐논 EOS 1D Mark III, 캐논 EF 70-200mm F2.8L, 캐논 EF 16-35mm F2.8L II, 스피드라이트 580EX II, 배터리팩 CP-E4였습니다. 꽤 많은 장비일텐데요, 그 외국인 관객분에게 자신있게, 이 장비들 모두가 레트로스펙티브 10에 여유 있게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얘기를 들은 그 분, 못 믿으시더군요. 그래서 그 분이 보시는 앞에서 직접 보여드렸습니다. 윗 공간이 너무 남아서 가방이 푹 주저앉을 수 있을 정도가 되버리는 수납 상태를 말이죠.

아래는 최근, 제가 출퇴근하면서 갖추고 다니는 장비들입니다. 이 모든 장비들이 레트로스펙티브 10의 주 수납공간에 들어가죠. 사진상에 있는 EF 50mm F1.4 렌즈는, 이 사진을 찍은 EF 50mm F2.5 콤팩트마크로 렌즈 대신 둔 것이고, 넥스토익스트림 대신 보통 2.5인치 외장하드를 갖고 다닙니다. 저 장비들을 모두 수납하고도 공간이 꽤 넉넉하게 남죠. 다만, 스피드라이트 580EX II를 넣기 위해서, 기존에 갖고 있던 라이트닝패스트의 인서트를 레트로스펙티브 10에 넣어서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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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제가 수납하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왼쪽에 EF 70-200mm F2.8L과 스피드라이트 580EX II, 중앙에 EOS 1D Mark III, 수납물이 전혀 보이지 않는 오른쪽 안에 EF 16-35mm F2.8L II를 넣습니다. 그리고 그 오른쪽에 융으로 감싼 EF 50mm F2.5 콤팩트마크로를 넣고, 위에 링플래시, 바디 위에 메모리케이스 및 외장 하드디스크를 넣습니다. 기본 수납 상태는 아래를 보시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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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지금까지의 한 달 동안, 이 가방을 지극히 평이하게, 일부분만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렇게 주 수납공간 외에는 전면 대형 포켓만 가끔 한 두 번 쓴 게 전부니까요. 이 전면 포켓은 어반디스가이즈 시리즈에 적용되어, 필요시 바디까지 넣을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인데요, 레트로스펙티브에서는 그 크기가 더 커지고, 실질적인 용량은 더 늘어났습니다. Hook and Loop라 부르는 입구 고정 장치도 추가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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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가방 자체 크기도 꽤 크기 때문에, 포켓 용량도 어반디스가이즈 시리즈의 그것보다 큽니다만, 실질적인 용량이 더 커진 건, 이렇게 하단부에 주름을 잡아 띄웠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하단부로 내려가더라도 수납 두께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므로, 실제로 넣을 수 있는 수납물의 길이나 폭이 커집니다. 특히 이 부분은, 제가 이 가방을 보면서, 어반디스가이즈를 밴치마킹했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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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k and Loop 고정장치는 입구가 커서, 자칫 가방이 전체적으로 축 늘어지고, 비틀어지는 것을 간단히 억제해줍니다. 보통 지퍼로 입구가 완전히 고정되는 가방이 아니면, 이런 캔버스류의 소프트한 가방은 수납물로 인해 전체적인 모양이 쉽게 변형되기 마련인데요, 이 Hook and Loop 고정장치가 여기저기에 있어, 이런 변형을 막아주고 있습니다.

겉은 돔키 스타일의 고전적인 형상이지만, 내부 곳곳에 있는 각종 수납 공간은 어반디스가이즈의 그것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공간은 주 수납부의 안쪽 전면부에 위치한 공간입니다. 이 공간 역시 Hook and Loop 고정장치가 있는 개방된 곳인데요, 쭉 벌려서 안을 보면 각종 오거나이저와, 메모리 포켓이나 열쇠 등을 걸어둘 수 있는 개고리가 있습니다. 다만, 어반디스가이즈 30을 쓰면서 편하게 썼었던 외부 펜 홀더가 없으니, 제 습관상으로는 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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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수납부 내부의 후면에도 보조 수납부가 하나 있습니다. 이 공간은 지퍼로 닫도록 되어 있는데요, 지퍼 슬라이더 장식으로 인해 장비가 손상되지 않도록, 슬라이더 손잡이를 폼이 들어있는 천 재질로 만들었습니다. 여기에도 열쇠 등을 고정시켜둘 수 있는, 벨크로로 고정시키는 스트링이 달려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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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는 양 측면 내부 수납부 2곳, 후면 외부 수납부와 사이드 수납부가 있습니다. 측면 내부 수납부는 역시 Hook and Loop 고정장치로 고정되며, 본사에서는 플래시 등을 넣을 수 있다고 합니다만, 제 경우는 그냥 레인커버와 같은 연질 수납품을 넣거나, 아예 쓰지 않고 있습니다.

후면 수납부는 지퍼로 닫을 수 있으며, 두께가 얇은 주간지 정도를 수납하기에는 적당하겠습니다. 천이 여러겹이다보니, 돔키 가방만큼 감기는 맛은 좀처럼 없지만, 크로스 형태로 맸을 때 몸에 감기는 정도는 충분이 좋습니다. 사이드 수납부는 신축성 재질이 아니다보니, 수납에의 제약이 많이 따릅니다만, 배터리팩 정도를 꽂는데는 충분합니다. 약간 억지로 넣으면 500cc 음료수병 정도는 들어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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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부가 상당히 넉넉함에도 불구하고, 레트로스펙티브 10의 양쪽 측면에는 가로로 걸린 웨빙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이렇게 렌즈파우치 등, 각종 파우치를 달아, 공간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부 수납량으로 보건대, 이 웨빙에 추가 파우치를 달 일은 없겠다 싶기도 합니다.


제일 작은 크기의 레트로스펙티브 10이지만, 수납 장비가 제법 많다보니, 숄더스트랩 및 숄더패드 또한 신경쓰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숄더스트랩과 숄더패드가 에러인 듯 한데요, 까닭은 이렇습니다. 우선 숄더스트랩 좌우 폭이 너무 두껍습니다. 크로스로 매고 있으면, 마치 두툼한 옷을 한 겹 입은 듯한 갑갑함이 엄습하더군요. 여기에 숄더패드는 또 그보다 더 두꺼워서, 역시 크로스로 맸을 때 자꾸 목이 쓸립니다. 라운드티를 입고 있을 때는 한 시간 정도 지나면 다소 쓰리더군요.

숄더스트랩 무게도 문제입니다. 같은 코튼 재질을 쓴거라는데, 지금까지 합성섬유로 가방을 만들어왔으면서, 이 가방의 모든 재질을 천연소재로 하려고 들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이 스트랩은 가방을 맸을 때 무게를 잘 분산시켜주기는 합니다만, 이 스트랩으로 인해 가방 무게가 꽤 늘어난다는 건 좀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만, 처음 이 가방을 썼을 때, 숄더패드 부분의 위치를 바꿀 때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뻑뻑했습니다. 본사쪽으로 문의해보니, 일부러 뻑뻑하게 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이 가방을 크로스로 맸을 경우, 캐리어 개념으로 어디론가 이동할 때는 가방을 허리 뒤로 보내고, 촬영중일 때는 플랩을 완전히 젖힌 채 앞으로 두게 됩니다. 이 두 경우는 숄더패드 위치가 정 반대여야 하죠. 그런데, 숄더패드 위치를 바꾸는 게 이렇게 뻑뻑해서 힘들다면, 단순히 가방을 휙 돌려 위치를 바꾸는 게 아닌, 가방을 벗어서 패드를 옮기고 다시 매는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합니다. 1달 가량 많이 움직여서 제법 헐겁해 해놨지만, 이런 움직임은 여전히 매끄럽지 못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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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사항을 얘기했으니, 이 가방을 처음 접했을 때 탄성을 질렀던 부분도 얘기해봅니다. 일반적으로 가방들은 직사각형을 띄고 있죠. 앞에서 보건, 옆에서 보건, 위에서 보건 마찬가지입니다. 간혹 그 모양의 변형이 있긴 합니다만, 사다리꼴 형태의 비대칭 구조로 된 경우는 거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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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레트로스펙티브 10의 봉재선을 따라 가이드라인을 그어본 것입니다. 뒤에서 봤을 때 레트로스펙티브 10은 위로 갈수록 폭이 넓어지는 사다리꼴 형태입니다. 옆에서 봤을 때는 반대로 앞면을 기준으로 좁아지는 사다리꼴 형태입니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어반디스가이즈 시리즈의 경우, 가방을 내려놓았을 때 앞으로 숙어진다고 꼬집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어반디스가이즈 시리즈는 앞서 얘기한 직사각형 기본 구조를 그대로 따르고 있죠. 이런 형태는 캐리어 개념으로만 가방을 쓸 경우 적절합니다. 물론, 앞으로 숙어지는 문제는 다소 개선해야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레트로스펙티브의 저런 구조는 이 가방을 단순한 캐리어 개념으로만 쓰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보통 캐리어 개념이라면 가방이 내려놔져 있을 때 가방을 열고 장비를 꺼내겠죠. 하지만, 가방이 쓰이고 있을 때라면 이와 같은 숄더백은 가방이 어깨에 걸려 있습니다. 즉, 스트랩이 위로 당기고 있는 가방 양쪽으로 수직 하중이 걸린다는 얘기죠. 그리고, 이 하중은 수직 하중이기는 하지만, 어깨 위라는 한 점을 기준으로 평행하지 않게 작용하는 힘입니다. 즉, 이 힘은 가방 좌우를 가방 중심 방향으로 눌러줍니다. 이렇게 되면 앞의 후면 사진에서 좌우로 벌어진 각도가 좁혀져 거의 평행에 가깝도록 세워집니다. 이렇게 되면 좌우가 좁혀진 만큼 앞뒤로는 늘어나야겠죠? 측면 사진상으로 위가 좁아졌던 기울기가 앞으로 벌어져 이것 또한 평행에 가깝도록 변형됩니다. 이렇데 되면, 수직 방향의 힘으로 인해 받은 압력이 직사각형 형태의 가방 형상으로 변형시켜, 주 수납부 입구의 개방감을 한층 높여줍니다.

보통 자동차의 차축은 수직 방향으로는 아래로 좁아지고, 수평방향으로는 앞으로 좁아지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하죠. 이것은 중령 방향으로 차축이 눌렸을 때 타이어가 서로 평행을 이루고, 주행 중 저항으로 차축이 눌렸을 때 타이어가 서로 평행을 이루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레트로스펙티브에 적용된 저 특이한 모양새도 이것과 같은 이치겠습니다.

레트로스펙티브는 그 밖에도 보여줄 것들이 있습니다. 간단한 이동을 위한 탈착식 손잡이라던지, 스킨 시스템에 적용되었던 사일런서플랩이라던지, 주 수납공간으로의 먼지 유입을 가급적 줄여주는 내부 입구 측면 구조, 방수를 위한 레인커버 등은 각각이 얘깃거리가 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한편으로는 당연히 있어야겠다는 부분들이지만, 실상은 이 모든 게 갖춰진 가방을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것, 레트로스펙티브의 장점이라고 말하기엔 씁쓸하지만, 그래도 내세울 구석은 되는 요소들이 이것들입니다.

몇몇 부분에 있어서는 앞으로도 손을 좀 더 봐야할 것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저도 이제 겨우 한 달 써봐놓고는 이러쿵저러쿵 얘기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보여드리는 부분이, 레트로스펙티브 시리즈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께는 괜찮은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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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사진과 마지막 사진의 착용샷은 지난 1월, 본사 사장인 덕 머독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당시 샘플백이었던 레트로스펙티브 20을 이용해 출시 전 착용샷을 찍기 위해 광화문, 청계천 등지를 돌 때 찍은 사진입니다. 제가 촬영을 주로 혼자 다니다보니, 이번에는 제대로 된 착용샷을 함께 넣지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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