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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6일, 월드컵공원 하늘공원에서 캐논 EOS 7D 배틀출사 미션 2인 야외 모델촬영이 있었습니다.
이 모델촬영은 개인적으로 4회의 미션 가운데 가장 자신이 없었던 미션이기도 했었죠.
그래서인가.. 사진을 고르는 작업조차 참 오랫동안 망설이다보니, 무슨 김장김치 숙성시키는 것 마냥, 열흘이나 넘기고서 겨우 이렇게 포스팅합니다.

예전에 처음으로 가져본 스튜디오 모델출사를 포스팅하면서, 안티찍사에 대한 소고를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포스팅한 글을 링크 걸어봅니다.

2008년 12월 19일 포스팅 : 안티찍사의 시선

당시의 이 촬영 이후로, 함께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는 회원을 대상으로 몇 차례 촬영을 진행하긴 했습니다만, 여전히 인물 촬영에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는 주체가 어떤 사진을 담을 것인가에 대한 확고한 생각이 있어야 하고..
피사체인 모델에 관한 충분한 사전지식을, 상호간 대화 등, 교걈을 통해 갖추고 있어야 하고..
촬영 시점에서 원하는 사진이 나오도록 촬영자와 모델이 최상의 호흡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이 생각은 이 미션 2를 진행하던 순간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세 가지 조건 중 어느 하나도 갖추지 못한 채 촬영에 임했습니다.
그래서인가...
결과물 사진들이 모조리 맘에 들지 않습니다.
모델 분들은 정말 열의를 다해 분위기도 밝게 해주시고, 열심히 포즈도 다양하게 취해주셨는데 말이죠..
모델 분들에게 그저 죄송할 뿐입니다......ㅡ_ㅡ;

마음에 드는 사진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담아본 사진들을 올려봅니다.
위에 링크해둔 게시물에도 마지막에 써둔 말이 있습니다.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건, 모델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채, 제가 갖고 있는 이기적인 시선 속에서 모델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려 했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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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촬영에서 제가 담아내려고 시도하는 컷들은 아마 다른 분들과 다소 차이가 있을 겁니다.
좀 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아내려 하다 보니, 완벽히 포즈를 취하고 있거나, 제게 시선을 주는 순간이 아닌, 긴장이 풀리는 중간 중간의 순간을 담아내려 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다보니, 사진이 흔들리는 경우도 많고, 눈을 감고 있거나, 뜨다 만 듯한, 이른바 안티샷이라 하는 사진들이 매우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첫 타임, 황시내씨와 함께 출발한 촬영 역시 그랬습니다. 적어도 시작은 그렇게 찍기 시작했죠.

하늘이 다소 애매한 날이다보니, 모델의 표정을 살려내기 위한 조광이 필요해졌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는 플래시를 통한 필플래시 기법을 쓰려 하기 일쑤인데요, 사실, 태양광이 있는 환경이라면 그 태양광을 적절히 반사시켜 쓰는 편이 필플래시보다 좋습니다.
그래서 미리 챙겨간 반사판을 펼쳐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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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판이 효과가 있어 보이나요?
반사판을 가지고 있긴 합니다만, 이런 촬영을 워낙 안해보다보니, 반사판을 쓰는 것부터가 아마추어입니다.
오죽하면 모델분께서 직접 반사판을 들어주셨을까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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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ㅡㅡ;;;;;;


사진을 눈높이에서만 찍다보면 사진들이 전반적으로 심심하기 그지 없을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앵글 높이 변화를 통해서 좀 더 다양하게 연출해낼 수 있는데요,
이런 시도는 편안한 촬영 자세를 벗어나기 일쑤이기 때문에, 불안정한 자세로 인한 핸드블러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또, 보다 가까이 다가가야 하는데, 빛의 간섭 등으로 인해 접근에 한계가 있을 때는 뷰파인더를 바라보며 프레이밍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죠.
재작년부터 DSLR 카메라에 도입되기 시작한 라이브뷰 기능은 이런 경우에 매우 유용합니다.
이 라이브뷰 기능에 틸트LCD까지 도입해, 앵글파인더가 필요없게끔 나온 카메라도 있더군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관절이 들어가있는 DSLR 카메라는 왠지 불안해서 꺼려집디다.

앞서의 사진들 중, 타이틀컷을 제외한 맨 앞 컷을 빼고는 모든 촬영이 부분촬영입니다.
모델의 표정을 중시하고, 그걸 강조하려 하다보니 생겨버린 프레이밍 습관인데요, 이런 경향은 그간 간간이 스포츠촬영을 다니면서 쌓인 것이기도 하죠.
그리고, 이 습관은 프레이밍을 매우 타이트하게 구성하기도 합니다.
즉, 제가 촬영하는 버릇에 의하면, 사진상에서 기본적으로 수평 수직이 정확히 의도대로 맞아 있어야 하는 셈이죠.
캐논 EOS 7D에는 디지털수준계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라이브뷰를 켠 상태에서 이 기능을 통해 정밀하게 수평, 수직, 및 상향각, 하향각을 맞출 수 있죠.
수평, 수직이야 두 말 할 필요 없이 중요한 기초 요소이고, 상향각, 하향각이 0이 될 수록 배럴디스토션이 완화됩니다. 특히 광각을 통한 근접 촬영에서
이 배럴디스토션은 모델의 체형을 왜곡시키기 때문에, 매우 민감하게 맞춰줘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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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날 촬영한 컷들 중, 제가 요청해서 이루어진 씬은 이들 컷이 유일하지 싶습니다. 그만큼 미리 생각하고 촬영에 임했는데요, 여기서 하나의 복병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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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프레임을 구성하는 기법 중 하나로 뺄셈을 많이 얘기합니다. 피사체 이외의 모든 시선 분산 요소를 프레임 안에서 빼버리는 것이죠.
수도꼭지 옆의 저 푯말이 문제였습니다. 저걸 없애기 위해 다가가니, 프레임이 영 이상해지고, 프레임을 적절하게 설정하면 저 푯말이 나와버렸죠.
여기서 EOS 7D의 라이브뷰에서 써먹을 수 있는 또 다른 기능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3:2 포맷 이외에 1:1, 4:3, 7:5, 7:6과 같은 다양한 종횡비를 쓸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죠.
3:2라는 비율은 고대 그리스 기하학에서 기인하는 황금비율에 그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다만, 3:2라는 비율이 이 황금비율에 가장 근접하는 소수값이라는 얘기지,
이것이 절대적 황금비율이라는 얘기는 또 아닙니다. 특히 세로방향 사진은 더더욱 그 비율에 대한 당위성과 거리가 있구요.
저는 3:2라는 비율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사진에 따라 적당히 크롭해서, 다양한 종횡비를 쓰고 있죠. 그 중 1:1인 정방형 비율에 매력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윗 사진에 나와 있는 문제의 시선 분산 요소를, 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거했습니다. 적용한 비율은 4:3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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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컷은 세로 구도입니다. 하늘이 극단적으로 많이 들어가다보니, 윗 여백이 지나치게 많아졌었죠. 중형포맷인 6*4.5와 같은 3:4 비율의 가이드라인을 적용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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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정방형 구도입니다. 오른쪽으로 하늘공원 외곽을 타고 도는 큰 길이 있다보니, 사람들의 왕래가 많았습니다. 이 사람들을 피해서 찍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이 컷에는 정방형 가이드라인을 적용해봤습니다.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그리고 올림푸스 E-P1과 같은 카메라에서는 촬영 데이터의 종횡비를 조절할 수 있는 메뉴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를 적용하면, 결과물 사진은 미리 적용시켜둔 종횡비에 따라 나오게 되죠. 즉, 미리 설정해둔 종횡비에 따른 영역으로만 촬영된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EOS 7D의 가이드라인은 그런 의미와 차이가 있습니다. 사진은 3:2 비율의 풀프레임으로 촬영됩니다.
가이드라인에 따른 결과물 추출은 함께 제공되는 컨버팅 소프트웨어인 Digital Photo Pro에 의해서 이루어지죠.
미리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찍었다 하더라도, 이를 무시하고, 풀프레임으로 촬영된 데이터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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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끝으로, 황시내씨와의 촬영은 마무리하고, 이현진씨와의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이현진씨와 황시내씨는 스타일이 다르시더군요. 황시내씨가 차분하게 촬영을 이끌어내신다면, 이현진씨는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해내십니다.
처음엔 웃느라 흔들려서, 사진 죄다 망쳤습니다.......ㅡ,.ㅡ;; (라고 변명해봅니다......ㅡ,.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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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안 흔들렸다 싶은 3컷입니다. (실은 덜 흔들린 컷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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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광각으로 들이대면, 같이 들이대시더군요. (정말 심하게 들이대주신 컷이 있습니다만, 차마 못 올리겠습니다. 제가 당황스러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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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적응의 시간을 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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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와일드한 분위기를 연출해낼 수 있을 듯한 장소 한 곳을 찾아냈습니다. 문제는 지금 이현진씨의 복장이 매우 여성스럽다보니, 와일드한 분위기는 아니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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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표정한 분위기로도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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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들 촬영하실 때, 측면에서 캔디드도 담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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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광각으로 가까이 가면 같이 다가와주시는 이현진씨.......;;

이 장소는 잠시 후, 복장 컨셉을 바꾸고 다시 오기로 하고, 장소를 옮겨봅니다.
이동 중 또 하나 찾은 장소 역시 와일드한 컨셉...OTL
시간이 촉박해지니, 일단 지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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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복장으로 마지막 컨셉.. 찻잔 하나가 아쉽긴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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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로 갈아입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촬영회가 끝나가고 있더군요. 앞서의 장소로 급히 이동해서 몇 컷 담아봤습니다. 서두른 탓인지, 썩 맘에 들진 않습니다만..


이렇게 가장 우려하던 2차 미션이 끝났습니다. 이렇게 포스팅하고는 있습니다만, 촬영하는 내내, 머릿 속이 멍해진 느낌을 잊을 수가 없네요.
그나마 EOS 7D의 라이브뷰와 디지털수준계 덕을 꽤 보긴 했습니다만, 역시 인물 촬영은 제게 너무 큰 부담입니다.
모델 분들에게도 사진 드리고 해야 할텐데... 큰일이네요...........ㅡ,.ㅡ;;


열심히 준비해주신 관계자 분들, 황시내, 이현진씨, 그리고, 함께 촬영에 임하신 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좋은 사진 많이 담으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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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9일, 오랜만에 어머니를 모시고 가족나들이에 나섰습니다. 타이틀이야, 가을이 되었으니 가을전어를 한 번 먹어야 하지 않겠냐.. 였습니다만,

저는 뭐, 딴 꿍꿍이가 있었죠...^^;; 바로 이 일몰을 담아보고 싶었던 겁니다. 그래서 전어는 생각치도 않고 그대로 안면도로 달렸습니다.


안면도에 위치한 꽃지해수욕장, 이곳의 할배, 할매 바위는 서해안 낙조로 대표적인 곳들 중 하나이며, 날마다 많은 사진사들이 일몰을 담아내기 위해 찾는 곳입니다.

꽃지해수욕장의 명칭인 꽃지는 명쾌하게 나와있지는 않으나, 육지가 바다로 튀어나온 지형을 뜻하는 '곶'에서 비롯된 것으로, 곶지가 경음화되면서 꽂지로 바뀌고,

2002국제꽃박람회가 열리면서 꽃지로 표기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꽃을 뜻하는 花地로 아예 공식 표기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낙조는 윗 사진에서 볼 수 있는 할미, 할아비 바위때문에 유명하기도 합니다. 해가 이 두 바위 사이로 떨어지면서, 일몰 직후에는 바닷길이 열리죠.

이 할미, 할아비 바위에는 전해내려오는 슬픈 이야기가 있습니다. 9세기 중엽, 장보고가 청해진에 주둔해 있을 당시, 최전방이었던 안면도에 승언이라는 장군을 지휘관으로

파견했다 합니다. 장군의 부인은 빼어난 미인이었고, 이 부부 사이의 금슬이 대단히 좋았다고 하는데요, 이를 주변 사람들이 부러워하며 시기하자, 장군은 바다 위에 있는

2개의 바위섬에 집을 짓고 부인과 떨어져 살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차, 장군이 먼 곳으로 원정을 나가게 되었고, 이후 돌아오지 않자, 부인은 그를 그리워하며

기다리다가 바위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이 부인이 변한 바위 옆에 또 다른 바위가 생겨났고, 사람들이 이들 두 바위를 할미, 할아비 바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네요.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상, 이 할미, 할아비 바위 사이로 해가 떨어지는 시기는 매우 한정적입니다. 게다가, 해가 떨어지는 것에 맞춰 썰물이 오기 때문에,

바다 위의 낙조를 이 두 바위 사이에서 보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물론 서해바다의 뿌연 날씨가 가장 큰 걸림돌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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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자리를 잡고 낙조를 기다리면서 한 컷 담아봤습니다. 자리잡은 곳에 300mm 렌즈를 마운트놓고 있었지만, 할미, 할아비 바위 사이로 일몰이 보이는 건

대략 이 정도 높이가 한계인 듯 합니다. 장비를 둔 채, 약간 왼쪽으로 가보면서 자리를 물색해봤지만, 더 이상 이동해서는 할미, 할아비 바위가 서로 겹치면서

좋은 풍경을 만들어주지 못하더군요.



그래서 자리를 옮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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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조금 돌아, 방포항 방면으로 가다 보면, 할아비 바위에 가려 보이지 않던 등대가 보입니다. 해가 비스듬히 떨어지므로, 이 등대와 함께 일몰을 걸면

제법 멋진 풍경이 나올 듯 합니다. 일단 구도를 생각하고 기다리면서, 마침 지나가던 어선을 함께 걸어 찍어봤습니다. 하늘이 제법 붉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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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으로 제법 많은 갈매기들이 날아다닙니다. 이 녀석들이 지는 해를 바라보고 날아가주면 제법 멋진 그림이 나오겠습니다.

갈매기 외에도, 이곳 꽃지해수욕장에서는 동력행글라이더를 유료운행하고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지는 해 속에 이 행글라이더를 넣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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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행글라이더가 제가 바라는 방향으로 날아줄 수는 없는 노릇이죠...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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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S 7D에서 300mm 화각으로는 상당히 빠듯하네요...ㅡ,.ㅡ;; 익숙하지 않은 카메라여서, 낭패볼 뻔 했습니다;; 다행히 빠듯하게 걸려주긴 하는군요...ㅡㅡ;

이날 하늘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이미 해가 구름 뒤로 숨었다가 다니 나오는 상황이었구요, 그나마 다행이었다 싶기도 합니다. 이 컷 이후에는 등대와 해를 한꺼번에

걸 수가 없어지더군요.


그래서..

요행을 기다렸습니다. 운이 좋았던 건지.. 결국 한 컷 남길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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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들이 우르르 날아올라준거죠......^^; 어설프긴 하지만, 나름 사진 한 컷은 건진 듯 합니다.....^^;;


이날은 이게 끝이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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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수평선으로 넘어가기 전에 구름 뒤로 숨어버렸거든요.

일출도 그렇긴 합니다만, 안개가 많이 끼고, 황사가 불어오는 서해바다에서 수평선을 넘어가는 낙조를, 소위 말하는 오메가를 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오죽하면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고, 전생에 나라를 구해야 한다고 하는 우스게까지 나오겠습니까..

그래서인지, 정말 많은 사진사 분들이, 이곳 해변을 자주 찾아 수평선을 넘어가는 낙조를 담고자 합니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감동을 느낀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아직 없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그 분들은 아마 이 감동을 간직하고자, 이곳을 계속 찾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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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5일, 싸이의 단독 콘서트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있었습니다.

저는 캐논컨슈머이미징의 EOS 7D 배틀출사 일정에 의해, 이 콘서트를 자유로이 담아볼 수 있었습니다.

다들 알고 계시다시피, 싸이는 병력특례업체를 통해 대체복무를 하다가, 어떤 문제로 인하여 현역으로 재입대, 결과적으로 무려 6년이라는 시간을 대중과 동떨어져 생활한

가수입니다.

그가 행하거나 겪은 문제가 정확이 어떤 것인지 알 길이 없다보니, 왈가왈부할 수도 없거니와, 그의 복귀무대에 있어 그런 과거가 개입할 까닭도 없지만,

순수하게 음악의 완성을 위해 매진하는 정통 뮤지션이 아닌,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살아가는 엔터테이너에게, 6년이라는 공백은 끔찍할 정도로 긴 시간이었을 겁니다.

그래서일까.. 싸이는 대략 90분으로 예정되어 있었던 공연 무대에서, 그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레파토리를 쏟아내줬습니다.

아마 그것은, 체조경기장을 가득 매운 관객들에 대한 그만의 회답 방법이었을 겁니다.


게그맨 이혁재씨의 영상코멘트에 의한 요란한 오프닝, 하지만, 싸이의 등장은 정작 매우 고요했습니다.

6년만의 복귀, 그것은 이런 고요한 등장을 이끌어내는 연줄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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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싸이는 결코 조용한 가수가 아닙니다. 그는 관객과 더불어 함께 뛰고, 함께 즐거워하는, 가장 활달한 엔터테이너입니다.

그의 무대는 바로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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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점프는 함께 즐기자는 신호였습니다.

그리고, 이 점프는 끝나는 그 순간까지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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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의 대화.. 가수가 대화하는 방법은 노래일겁니다.

하지만, 싸이의 대화방법은 함께 섞이는 것이었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복귀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축하하러 와줬습니다.

비록 선배 가수의 노래로 오프닝을 시작했지만, 그건 그에게, 그의 팬들에게 중요치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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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에 앉아있는 조용한 관객들을 자극합니다.

함께 놀자고 왔으니, 함께 놀아야죠.

같이 앉아서 놀까요?

아니면 같이 뛰면서 놀까요?

싸이답게 놀아야죠. 그리고, 싸이의 팬답게 놀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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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나..

후배가 묻더군요.

안티사진이냐고..

안티사진 맞을지도 모릅니다.

안티기자 한상균님을 아시나요?

그분은 현장에서 울고 웃는 현장 사진사입니다.

그분의 사진 속 인물들 표정은 대단히 일그러져 있고, 굴욕적으로 보일런지 모르지만, 그 속에는 사진 속 인물들의 최선을 다하는 땀이 녹아있습니다.

이 사진, 저는 이 사진을 참 잘 나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수가 노래를 부른다. 그 노래에 젖어 혼신의 힘을 쏟아낸다. 사실 여부를 떠나, 저는 이 사진 속 싸이의 표정에

그런 것들이 담겨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안티사진? 만일 제가 싸이의 여권용 증명사진을 찍을 기회가 된다면, 그걸 안티사진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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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에게 팬들은 그저 그의 관객이 아닙니다. 긴 시간을 기다려준 그들은 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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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점차 무르익어 갑니다.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그의 무대에 융화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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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을 가득 매운 뿌연 공기, 그리고 뜨거운 열기.. 이걸 공연장의 환기 문제라고 할 수 없겠죠?

이 열기는 싸이와 관객들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촬영 내내 무척 더웠습니다.

이렇게 땀을 뻘뻘 흘리면서 촬영에 임해본 것도 오랜만입니다.

하지만, 이미 저도 즐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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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조용한 무대..


싸이가 마냥 방방거리기만 하는 댄스가수는 아니었죠.

잠시 차분하게 쉬어갈 수 있는 무대..



그리고..

다시 즐겨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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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댄서들의 경쾌하고도 절도있는 안무가 어우러져, 싸이의 역동적인 무대는 더욱 빛을 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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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

죄송합니다. 웃었습니다...ㅡ,.ㅡ;;

싸이가 크래인을 탔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마이클잭슨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그의 환상적인 무대와는 많이 다릅니다.

하지만, 싸이의 이 모습에서 함께 웃는 게 정상이 아닐까 합니다.

싸이의 소통법은 함께 웃고 즐기는 것이지, 마이클잭슨의 카리스마가 아닙니다.

크래인에 서서 관객을 이리저리 둘러보는 싸이의 표정.. 그는 너무 행복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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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데뷔곡, '새'가 나옵니다. 그리고, 싸이는 그 곡에 맞춰 노래하고 춤을 춥니다.

저는 싸이가 데뷔하면서 이 노래를 불렀을 때, 참 어이 없는 걸 노래라고 부르는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독특함이 그의 매력이 되었죠.

지금 저는 그의 음악을 즐기지는 않지만, 싸이라는 엔터테이너는 좋아합니다.

대중에게 비춰지는 싸이는 훌륭한 엔터테이너입니다. 그는 관객을 웃게 해주고, 즐겁게 해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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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연은 피날레를 향해 달려갑니다.

공연은 끝을 모른 채 흥겨워지고, 사람들은 쉬지 않고 열광합니다.

손 끝으로는 셔터를 누르고 있지만, 저도 그들과 함께 열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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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한시간..

이 짧은 시간만에 싸이의 복귀무대는 뜨거운 열정으로 끓어올랐습니다.

관객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는 싸이의 제스처로 마무리된 싸이 콘서트의 본무대..

불이 꺼지고, 사람들은 앵콜을 외칩니다..

잠시 후 돌아온 싸이.. 그는 앵콜 무대를 폭발적인 흥겨움으로 관객과 어울렸습니다.

관객을 압도한 게 아니라, 관객과 즐겼습니다.

6년이라는 긴 시간.. 그렇게 복귀한 싸이의 첫 무대는 이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아니, 막을 내렸다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습니다.

싸이의 콘서트는 여전히 진행중이고, 그저 2009년 9월 15일 저녁 8시에 막을 열었다는 것만 기억이 납니다.

그가 보여준 팬들에 대한 사랑, 그리고 무대에서의 열정.. 앞으로 볼 수 있을 싸이의 무대에서 이것을 계속 만끽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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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초, 캐논코리아에서 EOS 7D 출시 이벤트로 총 7명을 뽑아 새로운 카메라에 대한 체험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마침 좋은 기회가 되어, 저 역시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네요. 지난 9월 12일, 이 새로운 EOS 7D를 수령해, 지금 한참 적응중에 있습니다.

배틀출사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9월과 10월 두 달에 걸쳐 총 4회의 서로 다른 성향을 지닌 출사를 통해 7D에 대한 여러 특성을 보여줄 것입니다.

이미 첫 번째 출사는 어제 진행되었구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싸이 콘서트 촬영이 출사 미션이었습니다.

출사 사진은 정리가 되는데로 이어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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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쉽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지만, 이 카메라의 전작은 EOS 50D입니다. 미드레인지급 카메라의 최신형 바디인 셈이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갖춰진 개선점들은 플래그쉽이라는 타이틀을 수긍할만한 설득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40D때부터 프레스바디를 지향하며 등장한 미드레인지급 바디들이지만, 7D에 와서는 8fps라는, 초기 플래그쉽 프레스바디인 EOS 1D와 같은 수준의 연사 속도를

자랑합니다. 프로세싱은 50D의 그것과 같습니다만, 그 디직4 프로세서를 듀얼로 갖춰서 처리 속도를 향상시켰습니다.

연사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이기도 한, 빠르고 정확한 AF를 위한 개선도 있습니다.

총 19개의 측거점으로 늘어난 측거점들은 모조리 크로스센서로 처리되어, 어떤 측거점이든 포커싱에 대한 불리함은 없다시피 합니다.

동체 추적 성능도 1D Mark III에 미칠 것은 아니겠지만, 그 이전 세대 플래그쉽 프레스바디에 준하는 성능은 확보하고 있습니다.

고감도 노이즈 억제력도 나아졌다고 하네요. 최대 확장 가능한 감도는 ISO 12800, 일반적으로 올리는 감도는 ISO 6400입니다.

다만, 이것은 센서가 작은 미드레인지급 카메라이고, 작은 센서에 무려 1800만 화소라는 높은 집적도를 더하다보니, 크게 기대할 것은 아니겠다 싶가도 합니다.

풀 HD급 동영상 녹화 기능 및, 720p 규격에서 무려 60fps에 이르는 고속녹화 기능도 눈에 띕니다.

동영상 녹화기능 역시 동영상 기능이 들어간 전작들에 비해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정통 DSLR 카메라 조작을 벗어나는 부가 기능들에 대한 각종 버튼들이 밖으로 나와, 보다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된 점이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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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타이트한 구도에서 오는 긴박감을 강조할 때 걸림돌이 되던 시야율 문제를, EOS 7D에서는 100% 시야율을 확보함으로써 개선해냈고,

전자식 격자를 추가해, 그간 별도의 격자스크린을 사야 했던 불만을 희석시킨 것도 찾아볼 수 있는 개선점입니다.

이제 겨우 두 차례 촬영을 나가본 게 전부라, 보여드릴만한 건 별로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화소수가 이렇게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습니다만, 후처리 과정에서의 크롭에 의한 장망원효과 및 접사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은

고화소 카메라가 갖는 장점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 않나 합니다.


지난 일요일에 잠깐 나가서 찍어본 사진 몇 컷을 첨부해봅니다. 바디 세팅조차 제대로 해놓지 못한 채 찍은 컷들이라, 제대로 된 변별력은 없을 듯 합니다만,

대략 이런 사진이 나오고, 이런 느낌이 난다는 정도만 봐주시면 될 것 같네요.

어제 1차 촬영을 나가기 전에 이런 저런 바디 세팅을 맞춰봤으니, 앞으로 차츰 이런 저런, 비교적 멀쩡한(??) 사진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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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까먹었다.....-_-;;

아침 내내, 잠이 덜 깨어 몽롱한 가운데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어, 출근하는 내내 이걸 까먹지 않으려 노력했건만..
아침 대용으로 컵라면 하나 물에 부으면서 까먹어버렸다...-_-;;
(컵라면을 물에 부어? 컵라면에 물을 붇는거겠지;; 진짜 제 정신 아니다;;; )
역시 아침을 굶는다...가 답인겐가......-_-;;

결국 이걸 준비하면서 계속 머릿속에 굴려왔던 걸 써먹는 수밖에 없겠다...-_-;;
이래서 사람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모양이다.. 그런데, 나는 책을 오지게도 안읽는다.....-_-;;;

그렇게 책을 안 읽는 내가 얼마 전에 장만한 책이 있다.
책? 만화책? 그림책? 뭐, 그냥 인터넷 만화를 책으로 출간한 거다.
쳐돌았군맨의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 줄여서 혈관고... 짜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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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우스게로 할 수 있는 내용인데, 이걸 그림으로 온라인상에 공개해버리니, 악플도 꽤 많았던 모양이다.
그냥 가볍게 봐달라는 당부의 말이 참 많이 보이더만.
난 지극히 공감 가던데.......-_-;; (난 B형이다.....ᄃᄃᄃᄃ )

이 책 속에 ‘동서양의 혈액형’이라는 소제목으로 엮어진 단편이 있다.
그 내용은 이렇다.

유럽, 미국과 같은 서양에서는 이성적인 A형과 이분법적인 O형이 많다고 한다.
반면, 동양에서는 자유분방한 B형의 비율이 높다고 한다.
다들 익히 느끼다시피, 동양과 서양의 기초 사상은 차이가 크다.

이를테면..
이 혈관고에서 말하기는
서양은 자연을 정복, 개척해야 할 지배의 대상으로 본다.
동양은 동화되고 함께 누리는 상생의 대상으로 본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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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일례로..

서양 환타지나 SF를 보면 사람 이외의 생명체는 그것이 지구상의 생명체든, 외계의 생명체든, 아예 상상 속의 생명체든 모두 적이자, 정복해야 할 대상이다.
반면, 동양의 그것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생명체는 비록 미물일지라도 인간에게 가르침을 주거나 신격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구체적으로? 서양의 용은 나쁜 괴물이지만, 동양의 용은 신성시되는 존재다.


무슨 엉뚱한 소리?
난 지금 자이스이콘이라는 필름카메라에 대해 말해야 하는데..

변명하자면 이렇다.
4년 전, 엡손 R-D1을 처음 손에 거머쥐면서 가졌던 생각을 이 자이스이콘을 말하면서 풀어야겠다는 것.
뭐,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리고, 그 자체도 커다란 오류를 품고있기도 하다.
다만, 그것이 내가 자이스이콘을 쓴 소감이기도 하기에 참 엉뚱한 소리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은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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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A4지 한 페이지 분량을 이렇게 뻘소리로 떼웠으니, 이제 슬슬 시작해볼까?
안그러면 돌 맞을 것 같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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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리얼라100, 인사동 쌈지길





 

그냥 편하게 수기를 쓰듯 풀어보고자 한다.
이 녀석을 거머쥔 나의 요즘 심리상태, 그리고, 이 녀석을 다루면서 겪은 사고의 변화, 그리고 좌절..
말하자면 자이스이콘은 이런 나를 적어내려가는 기계식 타자기라고 보면 되려나?



 

처음 사진을 시작했을 당시, 내 사진에는 으레 꽃이 등장하곤 했다. 유난히 꽃이 많았다.
내가 꽃을 좋아하냐고? 천만에.. 난 그 흔한 꽃들도 이름을 모르기 일쑤다.
실컷 찍어둔 꽃을 포스팅하기 위해 그걸 찍어내고, 보정하는데 걸린 시간의 수십배를 투자해 꽃이름을 알아내야 할 정도로 무지하다.

내가 꽃을 많이 찍었던 건, 단순히 꽃이라는 피사체가 피사체 중에서는 평균적으로 예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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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난 그냥 예쁜 피사체를 찍고 싶어하는 지극히 평범한 입문자였다.


그때까지 나는 유럽여행에 대해 흥미를 갖지 못했다.
아니, 유럽을 돈 써가며 시간 써가며 가고 싶지 않았다.
간다면 스위스나 네덜란드 정도만 생각했다.

오래된 건물, 찌들은 풍광, 너저분한 세월의 흔적, 낡은 차, 녹슨 철문..
이런 것들이 싫었다.
국내 유적지들도 너저분하고 재미없다고 안 가곤 했는데, 하물며, 중세의 오래 된 분위기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유럽을 가고파할 리가..

2005년, 하나의 전시회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여전히 평범한 입문자였고,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셔터만 누를 뿐인,
그냥 지나가는 행인 1일 뿐이었다.

어디 가서 사진 찍겠답시고 얼굴에 철판 깔고 들이밀지도 못하는,
그것이 뻔히 사진 찍는 행사인데도 그리 하지 못하는 소심한이었던,
에리히 잘로먼의 캔디드를 신랄하게 비판하기만 하던 한 사람에 불과했다.


그런 나를 바꿔놓기 시작한 전시회..
세계보도사진전..
그때까지 내가 옳다고 믿고 있었던 사진에 대한 모든 사상을 바꿔놨던 전시회.
아니다,
바꿔놓은 게 아니라, 없던 사상을 만들어줬다고 보는 게 옳겠다.
당시까지 내가 갖고 있었다 싶은 사상이라는 게,
사진에 관한 나의 생각이 아닌, 사회적으로 공통된 시각 중 일부를 차용하고 있었을 뿐이니까..


그리고 카파를 접했다.



로버트카파..

스페인내전과 오마하해변을 통해 보도사진 역사에서 가장 큰 거장이 된 사내..

그리고 그의 명언 한 마디..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건 충분히 가까이서 찍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랬다.

2005년 당시, 난 참 많은 렌즈를 갖고 있었다.
커다란 대포는 아니었지만, 400mm에 이르는 화각까지 갖추고 있었다.
넓게 찍겠다면 광각으로, 가까이 찍겠다면 망원으로 당기면 된다는
지극히 평범하고, 지극히 바보같은 생각을 가진 한 사람이었다.

카파의 말처럼 나는 내 사진에 만족감을 느낄 수 없었다.


단 한 컷을 제외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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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M2 with Nikkor Ai 50mm F1.4, 후지필름 리얼라100





 

오로지 50mm 단렌즈밖에 없었던 FM2를 들고 우연히 담아낸 아들녀석의 아기 사진 한 컷을 제외하고는..




대략 이 무렵부터 다시 취재를 다니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었다.
점차 다가갔다.
다시 취재활동을 거의 접다시피 한 작년까지, 거의 모든 기자간담회 취재사진이 EF 16-35mm F2.8L 렌즈의 16mm에서 찍혀져 나왔다.
주로 100mm 이상의 화각에서 담겨지던 사진들이, 점차 50mm 이하의 화각에서도 많이 늘었다.
늘 최단 초점거리의 한계를 안타까워하기 일쑤가 되었다.

그리고, 맘에 드는 사진도 많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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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내 사진에 불만을 갖고, 점점 더 사진을 어려워하기 시작했다.
세계보도사진전 이후 생성되기 시작한 사진에 관한 나만의 관점, 사상..
이것들은 이제 나를 옥죄고 있었다.


한 지인 분에게 답답함을 토로했다.


"부쩍 사진이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지난 토요일, 만났던 음악 하는 사람들 얘기가 참 와닿더군요.
보컬이 노래를 너무 못하는데, 잘 부르려고만 해서 그렇다고 합디다.
난 사진을 잘 찍으려고 해서 그런 걸까.. 그런데, 과연 그 잘 찍으려고 노력이나 하고 있는 걸까..
한 발짝 떨어져서 제가 찍은 사진을 보면 늘 뭔가가 빠져있는 것 같은데 말이죠."


내가 그 분에게 남긴 글귀다..



그분은 이렇게 얘기해줬다.


"김장훈, 전인권, 김수철, 배철수... 가수들이죠.
노래는 잘 못하는 가수들입니다.
하지만 아주 좋은 노래들을 불러 주었던 가수들입니다.
노래를 잘 하는 것과 좋은 노래를 들려주는 것과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듯 합니다.

사진을 잘 찍는 것과 좋은 사진을 찍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네요.

언젠가부터 솔직해져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의 내 느낌, 피사체가 내세우고 싶어하는 것, 이런 것들을 솔직하게 프레임 안에 담아 내는 것, 당분간 제가 전념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제가 본 바로는 님께서는 사진을 통해 남에게 뭔가를 보여 줘야 한다는 강박이 좀 있지 않나 싶습니다.
포복절도할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가슴에 깊이 새겨둘 만한 멋진 이야기, 이런 이야기만 하고 살 수는 없잖아요?
피사체에 내 생각을 덮어 씌워서 포장하려 하지 마시고 피사체가 나에게 던져오는, 때로는 슬며시 혹은 넌지시 걸어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그리고 그 솔직한 이야기들을 사진으로 담아 보시길..."



그냥 단순히 위로와 조언으로 흘려들을 수도 있는 얘기였다.
맞장구에 살을 약간 보탠 거라고도 생각할 수 있을테다.

하지만, 나는 내 생각에 뭔가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무조건 들이대고, 무조건 접해야 한다는 생각..
그간 사진을 찍으면서 나를 옥죄어왔던 사상의 방법론이다.
그건 이 지인 분께서 한 말처럼, 내 생각을 피사체에 덮어씌워 포장하려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는 상대방의 말을 잘도 들어주면서, 정작 내가 애정을 두고 다가가야 할 피사체에게는 왜 하고픈 말을 못하게 막았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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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델촬영회에서 담은 일반인 모델.. 나는 그녀의 본 모습, 그녀가 가진 매력을 찾지 않고, 내가 바라는 그녀의 모습 속에서 사진을 담았다.






 

왕정 감독의 무협영화 의천도룡기에 보면, 이연걸이 연기한 장무기가 홍금보가 연기한 장삼풍에게서 태극권을 익히는 장면이 나온다.
절도 있는 다른 권법들과 달리, 바람이 부는 데로, 물이 흐르는 데로 움직이는 태극권이었다.
그 마지막에 장삼풍이 장무기에게 묻는다. 너의 이름은 무엇이냐, 이 권법의 이름은 무엇이냐..
이미 잔뜩 두들겨맞은 장무기는 아무 것도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한다. 말하자면 무(無)의 경지일테다.


피사체가 나에게 던져오는, 때로는 슬며시 혹은 넌지시 걸어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바람이 전해주는 소리, 물이 떠드는 소리를 듣고, 그걸 가감 없이 담담하게 담아낼 수 있을까?
그걸 위해 나는 무(無)의 상태가 되어야만 했다.

벌써 지난 해 11월의 얘기다.


개인적으로 지난 해 후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너무도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래서일까?
그 기간 중 담아낸 사진에는 여전한 답답함이 도사리고 있었다.
말하자면 무(無)의 상태로 될 여력이 없었다고 변명해야겠지..


해빙과 함께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
사진도 다시 밝아졌다.
나는 원래 일반적인 밝기에 비해 한 스탑가량 밝게 찍는 경향이 있다.
그간 그렇지 못했는데, 다시 밝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내 생각을 사진에 주입하려 하고, 제목을 달아 억지로 포장하려 애쓰고 있었다.


술도 많이 마셨다.
가장 익숙한 피사체를 담아야, 그 내면까지 담아낼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여전히 늘 다니던 곳을 반복해서 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하도 많이 다녀서, 이제는 몇 발작 걸으면 무엇이 있다는 정도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사진이 더 이상 나아지지 않았다.
늘 그 사진을 똑같이 복사해내고 있었다.

그리고, 슬슬 그 익숙한 피사체가 지겨워지고 있었다.
이 익숙한 것들을 담으며 기분을 풀었던 내가, 이 익숙한 것들에 지겨워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이제는 정말 변화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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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스이콘이 손에 들려진 건 대략 이 무렵이다.
이미 내게는 두 대의 필름카메라가 있었지만, 이 두 대의 필름카메라로도 바꾸지 못하는 변화를 주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금 인고의 시간으로 접어들었다.


잠시 오류 하나를 얘기해본다.
내 생각에서 기인하는 오류 얘기다.

RF 카메라와 SLR 카메라의 사상적 차이..

동양철학의 관조적 시각과, 서양철학의 도전적 시각..

SLR 카메라가 들이대는 카메라라면, RF 카메라는 한 발 떨어져 담담하게 바라보는 카메라다.

SLR 카메라가 어떤 목적을 갖고 피사체를 연출해내는 카메라라면, RF 카메라는 누군가의 얘기를 담담히 기록해내는 타자기와도 같은 카메라다.

이런 까닭에 나는 구닥다리 RF 카메라인 자이스이콘을 거머쥐었다.

이 생각이 오류다.



앞서의 조언을 해준 분은 필름카메라로 니콘 FM을 쓰고 계시다.
내가 자이스이콘을 거머쥐고 담아보려 하는 사진을..
니콘 FM과.. 후지 S3 Pro와.. 리코 GR-Digital로 담고 계시다.

나의 이 오류는 핑계다.



처음 이 녀석을 거머쥔 날..
나는 실로 오랜만에 미칠 듯 갑갑함을 맛봤다.
보이는 것과 다르게 담겨지는 피사체.. 좀 더 다가가야 임펙트를 줄 수 있겠는데, 더 이상 다가가지 못하는 상황..
포인트를 잡아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디를 기준으로 노출을 맞춰야 할지 답을 못 찾겠다는 정보력..
나는 당장이라도 이 녀석을 접어 넣고, 이제야 내 손에 익숙해진 내 카메라를 꺼내고 싶었다.
물론, 이럴까봐 내 카메라는 두고 나왔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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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리얼라100, 인사동 쌈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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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리얼라100, 인사동






 

자이스이콘이 RF 카메라이기 때문에 가질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요소,
보이는 것과 담겨지는 것의 차이, 시소나 50mm F1.5 렌즈의 최단 초점거리 한계는 어찌 말을 풀어내더라도 단점임을 반박할 수 없겠다.
다가갈 수 있지만 다가가지 않는 것과, 다가갈 수 없어서 다가가지 못하는 것은 커다란 차이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제약에 부딪혀 무(無)의 상태가 되어야만 했다.
배가 부르면 돼지가 되지, 소크라테스가 될 수는 없을 테니까..

내 의지는 그렇게 강하지 않다. 나는 배부르면 눕고 싶은 전형적인 의지박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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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160S, 일산 웨스턴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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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160S, 용미리






 

선배의 부탁이 들어왔다.
이미 몇 년 전부터 함께 공연 촬영을 다니던 선배다.
늘 담아내던 기타리스트의 공연이었다.
다만, 이번에는 그 기타리스트 분이 요청해왔다고 한다.
사진을 담아달라고..

장비를 꾸리며, 가방 한켠에 자이스이콘을 넣었다.

어떤 장소든, 직관적으로 보여지는 사진이라면 교과서적인 노출 설정값이 정해져 있다.
홍대앞에 위치한 상상마당 공연장이 이번 장소다.
공연을 흔들리지 않고 담아내기 위한 셔터속도는 최소 1/200초..
메탈이나 락, 혹은 댄스공연이라면 1/500초도 흔들릴 수 있다.
담아내야 할 밴드는 비갠후, 락밴드였다.

자이스이콘에는 ISO 160짜리 후지필름 프로160S가 들어있었다.
F2.8에서 1/200초를 확보하기 위한 최소 감도는 ISO 400.. 아마 시소나렌즈의 최대개방으로 담으면 1/200초에서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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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160S, 밴드인큐베이팅 스페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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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160S, 밴드 인큐베이팅 비갠후





 

그렇게 두 컷을 담아봤다. 한 컷은 비갠후 전 공연팀인 스페로우다.
이 까다로운 녀석에 익숙해지기 위한 내 나름대로의 방식이었다.



이 덕분이었을까?
다시 찾은 익숙한 장소에서 나는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풍경 혹은 정물을 담아낼 수 있었다.
물론, 나는 여전히 기존 내 방식대로 하려 들고 있었고, 여전히 어두웠다.

그냥 입사식 노출계에서 출발하는 생소한 측광 시스템 때문이라고 변명해볼까?
이건 진짜 변명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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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160S, 삼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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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160S, 삼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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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벨비아50, 삼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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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벨비아50, 삼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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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비아100F, 삼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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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비아100F, 경복궁





 

이렇게 조금 여유가 생기고, 장보기를 위해 서울역 롯데마트에 들렀다.
주차장에서 철길을 담았다.
여전히 포인트를 잘 잡아내지 못하고, 프레임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난감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철길은 쉽게 담아지면서, 또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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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비아100F, 서울역





 

뜬금 없이 철길을 찍고싶어졌다.





지난 8월 11과 12일, 서울에 제법 많은 비가 내렸다.
하늘이 맑아졌겠지?
퇴근하고 곧바로 집으로 들어가야 할 상황이었지만, 잠깐 차를 돌려 석양을 담아보고 싶었다. 그렇게 한강 시민공원으로 차를 돌렸다.
아직 덜 빠진 빗물로 인해 난지지구로의 진입로는 물바다였다. 난지지구 조망대 역시, 발판 바로 아래까지 물이 차올라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통상적으로 말할만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줬다.
너무 짧은 일몰, 그리고, 허락된 너무 짧은 시간이 아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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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비아100F,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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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비아100F,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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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비아100F,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





 

이튿날 다시 가보려 했지만, 이미 서울 하늘은 흐려진 뒤였다.





철길 사진이 찍고 싶었던 나..
13일 아침, 일찍 출근길에 나섰다.
미리 생각해둔 곳.. 내 웨딩사진 중 한 컷을 찍었던 곳을 향했다.
송추에서 의정부까지 가서 차를 돌려왔지만, 아쉽게도 그 장소를 찾아내지는 못했다.
다만, 버려진 송추역에 들어가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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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비아100F, 송추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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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비아100F, 송추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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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비아100F, 송추역





 

물론, 여전히 내 시각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내 얘기를 피사체에 덮어씌우고 있었으니까..






다시 갑갑한 시기가 찾아왔다.
해마다 몇 번씩 반복하지만, 힘든 건 적응이 안 된다..
그래서일까?
바다가 보고 싶었다.

연휴를 맞아 가족들 모두 길을 나섰다.
휴가 마지막 연휴..
바다를 보며 숨통을 틔우기 위한 길을 꽉 막힌 도로에서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영종도를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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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비아100F, 영종대교 기념관






 

영종대교 기념관에서 바라본 영종대교와 영종도, 그리고 갯벌은 그다지 멋진 풍경은 아니다.
그래도 이런 바다라도 어디냐 싶었다.
그냥.. 바다에게 내 답답함을 하소연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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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비아100F, 영종대교 기념관





 

느린 우체통이라고 한다.
나에게 편지를 써볼까?
1년 후에 온다고?
그 1년 후에 난 어디 있을까?
그걸 모르는데 어떻게 편지를 쓰지?
제길.. 다시 답답해졌다.......-_-;



아직도 자유로에는 플랭카드가 붙어있다. 막힘 없이 갈 수 있는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 영종도, 무의도라나?
하지만, 이 마지막 황금연휴에 을왕리 해수욕장 인근은 그냥 주차장이었다....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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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비아100F,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이리저리 헤매다가 찾아든 어느 갯벌 해변..
폭염에 뿌옇게 흐려진 하늘과, 그 뒤로 희미하게 봉우리만 보이는 바다 건너 섬이 나를 허탈하게 만든다.
얘도 내 하소연을 들어줄만큼 청명하지 못하구나..




다시 잠시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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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비아100F, 내 사무실





 

비가 오니 바빠진 녀석.. 방해해서 미안..





잠시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하늘이 예뻐졌다.
다시 그 아쉬웠던 석양을 담고픈 욕심이 생긴다.
하지만 오늘은 친구, 형, 동생들을 만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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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프로비아100F, 상암동





 

오늘은 답답함을 잊고 함께 어울려야지..






모임 덕에 차를 두고 나온 까닭에, 출근길은 뚜벅이였다.
여전히 조금 덥긴 하겠지만, 마음 편안히 생각하며 걸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아직도 피사체의 얘기를 들을 여유는 아니지만, 한 번 시도는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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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벨비아100, 홍제천 인공폭포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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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벨비아100, 홍제천 연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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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벨비아100, 사천교 사천고가차도






 

앞에서 나는 유럽에 흥미를 갖지 못했다고 했다..
세월의 흔적이 거북해서다.
새것이 좋았었다.
정든다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그게 요즘 많이 달라졌다.
예전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
나쁜 기억도 있지만, 좋은 추억도 많다.
더 이상 지저분해 보이기만 할 수도 있는 낡은 풍경이 거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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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벨비아100, 홍제천





 

다시 많이 밝아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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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벨비아100, 사천교





 

여전히 내 기존 스타일이긴 하지만, 좀 더 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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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벨비아100, 연남동





 

낡은 담벼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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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벨비아100, 연남동





 

녹슨 철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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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벨비아100, 사천교






 

낡은 벽 앞에 자리잡은 거미도..


무어라 말하고픈지 아직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하고픈 말을 들어달라 조르는 것 같지는 않다.






3주간..
6롤의 필름..

난.. 달라졌을까?

겨우 6롤에?
겨우 3주에?

그냥 마음가짐만 조금 개선된 정도겠지?
자이스이콘 이 녀석, 겨우 살짝 손에 익을만하다 싶은 정도인데, 뭘 더 바랄까?


그랬다.
나는 자이스이콘을 써볼 기회를 빌어, 갑갑해진 내 사진에 뭔가 돌파구를 찾아보고자 했다.
내가 그동안 배우고 익혀왔던 모든 걸 무너뜨리고, 완전한 무(無)의 상태에서 새로이 사진을 시작해보고자 했다.


성공했을까?

겨우 3주만에?
달랑 6롤 써보고?

그게 됐다면 난 이미 카멜레온같은 유명 사진작가가 되었을테지..
그저 시도해봤고, 아주 약간의 성과가 있었다는 점에서 기뻐해야겠다.


이렇게 말하는 자체가 또 하나의 오류를 범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자이스이콘과 시소나 50mm F1.5 렌즈의 조합은 피사체에 내 생각을 입히고 멋지게 포장하려 해도 그리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카메라가 아니다.
이 녀석들의 조합은 브레송이 라이카 바디에 50mm 단렌즈를 물려 담아낸 사진들처럼, 있는 그대로를 소박하게 보여만 줄 뿐이다.
나는 그 속에서 내가 시도해봐야 할.. 피사체가 들려주는 얘기를 담아내고 싶었을 뿐이다.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내가 갈 길은 멀다.

이제 겨우 귀를 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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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스이콘 이 녀석은 한편으론 그저 핑계였지만, 이 녀석 덕에 시작은 할 수 있었다.


그거면 됐다.













글을 마치며...

사용기와 리뷰 사이에서, 더 이상 리뷰가 아닌, 더 이상 매뉴얼이 아닌, 오로지 써본 느낌만을 피력할 수 있는 사용기를
어떻게 구성할 수 있을까를 갖고 고민했습니다.
앞서와 같이..
글을 쓰는 작업마저도 무(無)의 상태로 돌아가고자 노력해봤습니다.
사용기보다는 에세이에 가까운..
기기에 연연하지 않고, 그 위에 하고픈 말을 담담하게 주절거려볼 수 있는 글로 구성해봤습니다.
제가 하고픈 바가 제대로 전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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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다. 올림푸스가 본격적으로 렌즈교환식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진출한 이후, 이렇게까지 공격적으로 홍보, 마케팅을 벌인 적이 있었나?
포써드 시스템 초기, E-1를 선보이면서 벌였던 광고를 빼면, 지금까지의 올림푸스는 이렇게까지 본격적으로 홍보, 마케팅을 벌인 적이 없었다고 본다.
왜일까?
그 답은 아마 이 새로운 렌즈교환식 디지털카메라, PEN E-P1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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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관해 별반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PEN E-P1의 광고는 얼마든지 접했을 것이다.
공중파 광고, 인터넷 배너광고, 심지어 버스 옆구리의 배너광고까지 적용해볼만한 광고 매체는 모두 이용하다시피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의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는, 동호회 등의 필드테스트, 블로그마케팅까지 더해져 있다.


로버트카파,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보도사진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은 거장이다.
그는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건 충분히 가까이에서 찍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올림푸스는 방진방적 기술이 최초로 적용된 E-1을 내놓으면서 선보인 E 시스템 광고에서 이를 응용,
‘당신의 사진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막에 충분히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라는 표현을 썼다. 최소한 사진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 표현과 올림푸스 광고를 머리 속에서 연관지을 수 있을 것이다. 단지 공중파 광고 한 편이었지만,
지금의 PEN E-P1 광고보다도 훨씬 강렬하게 선보였던 것이 바로 올림푸스 E 시스템 광고였다.


E-1은 포써드 규격의 첫 번째 DSLR 카메라였다. 포써드라는 완전히 새로운 규격이 선보이면서, 대단히 보수적이고, 또 고루한 사진업계에
이 새로운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쓴 것이 이런 거장의 표현을 응용한 광고다.
그리고, PEN E-P1은 올림푸스가 선보이는 마이크로포써드 규격의 첫 번째 디지털카메라라는 점에서, E-1과 닮은 점이 있다.
이쯤 되면 PEN E-P1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갖는 의미를 수긍할 수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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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포써드는 왜 등장했을까? 이미 올림푸스는 포써드라는, 기존 135포맷 기반 DSLR 규격대비 소형화된 규격을 갖추고 있다.
꽤 오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구축해놓은 포써드 렌즈군도 이제는 제법 탄탄하다. 이걸 무시하고 완전히 새로운 마운트 규격을 선보인다는 것은
누가 봐도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모험이다. 올림푸스가 파나소닉 등과 함께 마이크로포써드라는 새로운 규격을 내놓은 것은
기존 포써드에서 미처 충족시켜내지 못한 부분을 보강하는, 환골탈태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


포써드 시스템은 기존 필름 포맷 중 하나인 135 포맷 대신, 보다 작은 크기의 센서에서 광을 집적시킬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하고,
작아진 센서 크기에 따른 소형화를 추구해, 크고 무거운 필름카메라 기반 DSLR 카메라 대신, 작고 가벼우면서, 화질은 기존 DSLR 카메라에 필적하는,
혹은 그 이상의 품질을 만들어내는 디지털카메라를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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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났다. 기존 135포맷 기반의 DSLR 카메라가 지속적으로 소형화된 반면, 올림푸스 E 시스템의 플래그쉽 및 중급기는
제자리걸음 혹은 중형화되었다. 단적인 예로, 올림푸스의 최신 플래그쉽 바디인 E-3는 캐논 EOS-50D와 거의 같은 크기와 무게를 갖고 있다.
E-300에서 출발해, E-420, E-520, E-620 등으로 이어진 보급형 소형 바디 라인업이야 여전히 작은 크기에의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이것 역시 휴대성 높은 소형 카메라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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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새로운 포써드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이름하여 마이크로포써드라 명명된 이 새로운 규격은 처음 포써드가 나올 때 천명했던
소형, 경량화를 강화하기 위한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었다. 플렌지백을 두껍게 할 수밖에 없는 반사 기구를 없애고, 광학계를 축소해,
같은 화각의 렌즈를 보다 작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갖췄다.
반세기 이상을 최선의 뷰파인더 방식이라 여겨지고, 여전히 널리 쓰이고 있는 SLR 방식을 과감하게 버렸다. 말 그대로 ‘똑딱이’가 된 셈이다.


이렇듯, DSLR 카메라에서 가장 핵심이었던 특징을 버렸지만, 이것이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사람들에게 개념부터 정립시켜야 했던 포써드와 달리, 마이크로포써드는 사람들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보다 먼저 선보인 파나소닉 루믹스 DMC-G1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PEN E-P1에 보다 큰 관심을 보인 것도 이런 까닭이 아닐까 싶다.
루믹스 DMC-G1은 마이크로포써드의 기본 개념을 충실히 구현했지만, 오히려 기존 DSLR 카메라와 달라 보이지 않는 외형이 관심을 떨어뜨리는 원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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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루믹스 DMC-G1이 첫 선을 보이던 포토키나 2008에서 겨우 목업 형태로밖에 선보이지 못한 올림푸스의 마이크로포써드는
그 이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마치 깍두기를 썰어놓은 듯한 네모반듯한 모양, 더 자를 게 없어 보이는 매우 단순한 외형은
마이크로포써드가 지향하는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만들어졌다는 것은
이와 같은 형태의 카메라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다.
기존 DSLR 카메라를 닮은 루믹스 DMC-G1보다 이 올림푸스 목업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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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규격 발표 후 10개월, 최초 목업이 선보인 후 9개월. 실 작동되는 올림푸스 마이크로포써드가 선보일 때까지 걸린 시간이다.
주기가 빠른 경우,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한 라인업이 교체될 수도 있는 시간이다. 사람들에게 이슈가 잊혀질 수도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올림푸스와 달리, 올림푸스는 놀라울 정도의 이미지 마케팅으로 이 긴 시간을 잡아뒀다. 이를 위해 그들이 쓴 건 추억과 향수였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반세기 전인 1959년, 올림푸스는 135포맷 필름에 두 배의 사진을 담아낼 수 있는 하프카메라, PEN을 선보였다.
36컷짜리 135포맷 필름 한 롤이면, PEN은 72컷을 담아낼 수 있었다. 게다가 작고 가벼운 이 카메라는 휴대하기도 편했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널리 쓰였다.
70~80년대에 어린 아이를 키운 어른들이라면 카메라 메이커 하면 니콘, 펜탁스 등만 기억할지라도,
이 PEN을 보여주면 고개를 끄덕거릴 정도로 널리 보급된 것이 PEN 시리즈 하프카메라다.
PEN은 하프카메라가 갖는 묘한 매력에, 지금도 상당수가 현역기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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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는 새로운 마이크로포써드에 PEN이라는 이름을 승계했다. 보다 쉽게 휴대하고,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에 대한 가족사진사의 열망,
그것은 반세기 전, PEN이 탄생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요구조건이다. 올림푸스는 단지 이 점에 대해 홍보, 마케팅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고, 사람들은 수긍했다.
이것이 무려 9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잡아낸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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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4일, 드디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예약판매가 시작됐다. 그리고 단 2시간만에 기 약속된 1,000대의 PEN E-P1이 모조리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올림푸스가 전세계적으로 이례적으로 낮은 가격에 공급을 시작하긴 했으나, 렌즈킷이 1백만원에 육박하고, 한국의 현재 경제 형편을 생각한다면 놀라운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현상에 대한 견해도 제각각이다. 일단 이를 장만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기존 DSLR 카메라 사용자들이라는 걸 조건으로 할 때, 이를 가리켜 한 때의 유행 정도로
치부하기도 한다. 물론,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만일 이게 맞다면, 앞으로 중고 시장에 꽤 많은 PEN E-P1이 돌아다닐 것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기존 DSLR 카메라가 갖는 빠른 반응속도, 높은 화질에는 PEN E-P1이 미치지 못한다는 계산에서다. 그리고, 이것은 틀린 말은 아니다.
광 집적도를 높인 센서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그 크기가 작은 포써드 규격의 센서가 갖는 한계가 있고,
플랜지백을 줄여 소형화한 렌즈에서 출발하는 렌즈의 광학 해상력 문제가 있다.
풀타임 라이브뷰에서 기인하는 콘트라스트검출 방식 AF의 상대적인 포커싱 속도도 문제고,
다른 얘기긴 하지만, PEN E-P1이 갖는 셔터 딜레이 시간도 기존 DSLR 카메라들에 비해 떨어진다.
이런 시각에서라면 PEN E-P1을 단순히 향수에 젖은 한 때의 유행으로 치부해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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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은 마이크로포써드의 지향점과는 전혀 다른 시각에서 출발한 얘기다.
만일 PEN E-P1이 캐논, 니콘, 소니, 펜탁스 등, 기존 135포맷에 기반한 DSLR 카메라와 경쟁하고자 했다면, 이미 그 구상부터가 오판이다.
하지만, 앞에서 나는 마이크로포써드 규격을, 사용자들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규격이라고 했다. 일부 사진가가 오판할 수는 있겠지만,
사진가들이라는 다수가 똑같은 오류를 범했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그리고, 올림푸스가 이 새로운 카메라에 PEN이라는 이름을 승계한 까닭도
PEN E-P1을 말함에 있어 기존 DSLR 카메라와 경쟁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대변해준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떠난 여행에서 아빠는 커다란 DSLR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다? 가족여행이지, 출사가 아니다.
하지만, 커다란 DSLR 카메라의 존재는 이를 모호하게 만든다. 계속 갖고 다니기도 신경 쓰이고, 카메라 이외의 다른 짐을 챙기기에도 버겁다.
카메라 때문에 아이들과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결국 함께 즐기러 떠난 여행에서 불만만 쌓여간다. 단적인 상황 설정이지만, 현실적이지 못한 얘기가 아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휴대가 간편한 콤팩트디지털카메라가 어울리겠지만, 작은 센서에 기인하는 제한된 운용범위와 떨어지는 화질, 느린 반응속도는
아빠사진사들의 DSLR 카메라에 대한 욕심을 잠재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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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상황에 가장 잘 어울리는 절충적 형태가 바로 마이크로포써드의 PEN E-P1이다.
필요하면 렌즈를 바꿔 다양한 환경에서 촬영이 가능하고, 적당히 커다란 센서는 카메라 운용 범위를 넓혀준다.
고성능 DSLR 카메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와는 비교할 수 없는 화질과 기동속도를 갖추고 있다.
게다가 다양한 기능이 오픈되어 있어, DSLR 카메라 못지 않은 기법을 두루 적용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반면, DSLR 카메라들에 비해 확실히 작다.
소형화된 보급형 DSLR 카메라와 비교하면 좌우 폭, 높이 등에서 큰 차이가 없을 수 있겠으나, 미러가 사라진 PEN E-P1의 두께는 기존 DSLR 카메라들에 비해 확실히 얇다.
여기에 일명 펜케잌 렌즈라 불리는 M.주이코디지털 17mm 단초점렌즈를 마운트해두면 약간 큰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와 비교해도 될 정도의 휴대성을 갖는다.
즉,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와 DSLR 카메라 사이의 절충안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카메라가 바로 PEN E-P1인 것이다.
그리고, 이 새로운 시장이 겨냥한 규모는 사실상 엔트리급 DSLR 카메라가 잠식하고 있는 시장 전체에 해당할 정도로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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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 틈새 시장을 뜻하는 표현이다. 포써드가 개척한 시장은 블루오션이 아닌, 기존 시장의 개혁이었지만, 마이크로포써드가 개척하려는 시장은 블루오션이다.
지금의 카메라 시장을 보다 세분화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포토키나 2008에서 선보인 올림푸스의 마이크로포써드 목업은 이런 가능성을 보여줬고, 사람들은 이 가능성에 환호했다.
이 정도라면 마이크로포써드는 기존 포써드가 투자한 만큼의 투자가 아니더라도, 짧은 시간에 탄탄한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쉽다.
그 아쉬운 것은 E-P1의 기능이나 성능이 아니다.
단지 크기가 아쉽다.
목업보다 커진 크기에 대한 얘기다.
좀 더 작아질 수 있을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다. 물론 이제 시작인 셈이니, E-420이 그랬듯, 앞으로의 발전을 통해 더 작은 E-P2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아주 긍정적인 마음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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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스마트쇼핑저널 버즈 (http://www.ebuzz.co.kr)에 실린 내용의 원문입니다. 게으른 필자가 이제야 포스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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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5월 15일 11시. 세기P&C가 시그마 DP2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DP1에 이어 두 번째로 포베온 센서를 갖춘 콤펙트 디지털카메라인 DP2는 이렇게 정식으로 등장했으며, 그에 앞선 시점에 이미 소비자들 손에 쥐어져 있었습니다. 물론, 저 역시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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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으로 세 번째입니다. SD14, DP1에 이어 세 번째 포베온을 잡았습니다. 이제는 포베온에 많이 익숙해졌을까.. 많이는 아닙니다만, 제법 손에 익긴 한 듯 합니다. DP1을 손에 거머쥐고, 꽤 오랜 시간을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던 걸 생각하면, 이 DP2를 거머쥐고, 어쨌든 사진처럼 보이는 사진을 찍어낼 때까지 걸린 시간과 노력은 별 게 아니었으니까요.

이제는 이 카메라의 센서가 포베온이냐 아니냐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늘 접하기 마련인 그런 카메라로 접하기에 큰 지장이 없을 정도이기에, 그보다 문제는 DP2라는, 단초점렌즈를 갖춘 콤펙트 디지털카메라의 화각 특성에 적응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일 겁니다. DP1에 익숙해지기 위한 조건 중 절반이 포베온, 나머지 절반이 환산 28mm라는 화각이었던 것을 상기해, 이 DP2에 익숙해지기 위한 조건은 오로지 환산 41mm라는 화각과, 환산비율 1.7배인 크롭센서의 28.8mm F2.8 렌즈에서 비롯되는 심도라고 해도 틀리지는 않을 겁니다.

신제품발표회장에서 참석한 한 매체의 기자분께서 DP2 출시에 따른 DP1의 단종 여부를 물었습니다. 엄연히 다른 화각을 가지고, 일부 개선된 부분이 있을지언정, 세대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은 두 기종이기에, DP2는 DP1의 후속기가 아니고, 따라서, 이 두 기종은 한 배를 타게 됩니다. 즉,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카메라다보니, 두 카메라를 시리즈로 볼 수 있을지언정, 같은 라인업상에 둘 수는 없다는 얘기겠죠.

과거, DP1에 대한 사용기를 쓰면서, 스냅샷을 위한 카메라라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얘기한 배경에는 환산화각 28mm라는, 너무 넓어 거북하지도, 좁아서 답답하지도 않은 적당히 넓은 화각이 있었죠. 그렇다면 DP2는? 환산화각 41mm를 두고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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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 가지 요소만 갖고, 어떤 카메라의 용도를 정의한다는 것만큼 우스운 것도 없습니다. DP1, DP2처럼 정해진 하나의 화각만 갖고 있는 경우, 이걸 갖고, 이 카메라는 어떤 용도로 쓰는 것이다 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렇게 용도를 정의해버린다는 건, 그만큼 그 카메라를 통해 펼쳐낼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족쇄를 채우는 것과 같을 겁니다.

DP2를 손에 거머쥐고 거리로 나가봤습니다. 우선 이 카메라에 익숙해지기 위해서입니다. 이번에도 삼청동입니다. DP1의 샘플샷을 취득하기 위해서 나간 곳도 삼청동이었고, F200EXR의 경우도 WB500의 경우도 삼청동이었습니다. 아니, 최근의 샘플샷 취득은 거의 삼청동에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금이나마 변화를 주고자, 인사동 쌈지길을 출발점으로 삼았지만, 이것 또한 DP1때와 마찬가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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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DP1을 쓸 때와 지금, DP2를 써서 사진을 담을 때, 결과물에 보여지는 부분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DP1이 보다 광각이기 때문에, 촬영을 위해 좀 더 다가간다는 정도? 반대로 말하자면, DP1때와 같은 피사체를 담기 위해서는 DP1보다 뒤로 물러나야 한다는 얘기가 되겠죠. 평일이었지만, 휴일과 휴일 사이였던 5월 4일 오후의 인사동은 이렇게 피사체를 담아내고자 하는 거리를 확보하기엔 만만치 않은 곳이었습니다. 인사동 쌈지길에서 곧바로 삼청동으로 넘어가게 된 핑계가 바로 이것이죠.

늘 가던 코스를 다시금 밟아갑니다. 늘 찍었던 피사체를 또 다시 프레임에 가두고.. 물론, 늘 찍었던 피사체지만, 담을 때마다 달라집니다. 사진의 매력이 이것이겠죠. 또한 제가 늘 찾는 익숙한 피사체를 계속 찾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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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독도서관에서 삼청지구대 쪽으로 넘어가는 길에, 새로운 까페가 생겼습니다. 먼저번에는 그냥 지나쳤습니다만, 이날은 어린 일행도 있다보니, 이 까페에서 잠시 머물렀죠. 까페 이름은 아이스샌드입니다. 이렇게 2층은 스튜디오 세트로 써도 훌륭할만큼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더군요. 각각의 테이블마다 서로 다른 테마의 스튜디오 세트였습니다. 천정의 채광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도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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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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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코스에 이르러, 평소와는 살짝 다르게 가봤습니다. 꽃을 심고 있는 어린왕자 벽화와, 그 아래의 화단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더군요. 그리고 여기에서 멈췄습니다. 인사동에서부터 촬영을 시작해, 어린왕자 벽화가 그려진 까페 앞에 도달할 때까지 약 2시간 가량, 총 촬영 컷 수는 JPEG 촬영 40컷을 포함해 총 104컷입니다. 완충했던 배터리가 여기서 바닥을 보였습니다. 화각에 익숙해지기 위해 촬영시마다 계속해서 확대리뷰 등을 계속하다보니, 촬영 컷수가 무척 줄어든 듯 합니다.

사실, 처음 DP2를 받아들었을 때 가졌던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DP1과 차별되는 DP2만의 특징이 인물촬영을 위한 카메라라는 생각이죠. 앞서 얘기한 용도 정의라는 오류를 그대로 품었던 셈입니다. 물론, DP2를 발표하면서 세기P&C에서 얘기한 것중에서도 인물촬영에 적합한 이라는 표현이 있었습니다만, 제가 처음에 품었던 용도 정의와는 다소 다른 표현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렇게 품었던 선입견은, 이 삼청동 촬영에서 사라졌습니다. 삼청동 출사 내내 사실상 인물을 찍은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머릿 속에 떠오른 건, 롤라이35S를 쓸 때도, FM2에 니코르 45mm F2.8 펜케잌 렌즈를 쓸 때도 인물을 촬영한 적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제 오류 하나를 내려놨으니, 좀 더 개방된 시선으로 41mm라는 화각을 고찰해볼 수 있을겁니다. 우선 이 41mm에 근접한 갖가지 화각을 짚어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머릿 속에 떠오르는 건 펜탁스의 FA 리밋 렌즈들이 갖는 독특한 화각입니다. 펜탁스 FA 리밋에는 31mm, 43mm, 77mm라는 특이한 세 가지 화각이 있습니다. 이들은 각각 시야에 흘려 보여지는, 눈으로 (전체를) 보는, 특정 사물을 바라보는 화각이라고 합니다. 이 중 43mm는 눈으로 보는, 즉, 일반적인 시선의 화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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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콘 FM2 with 니코르 Ai 45mm F2.8P @ 남산 한옥마을 2006년 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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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롤라이 35S @ 합정동 외국인묘지 2006년 6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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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탁스 I4R @ 인샬라 2006년 7월 23일




두 번째는 니콘의 수동 펜케잌 렌즈인 45mm F2.8P 렌즈입니다. 흔히들 표준화각이라고 얘기하는 50mm 단초점렌즈보다 넓은 화각을 갖는 45mm 화각을 갖췄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롤라이35에 달린 40mm 단초점렌즈와 콘탁스 I4R에 달린 환산화각 40mm 단초점렌즈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표준화각 렌즈로 널리 쓰이고 있는 각 사의 50mm 렌즈보다 넓은 화각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표준화각이라는 건,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담을 수 있는 화각입니다만, 보통 50mm 단초점렌즈가 갖는 화각은 사람의 한쪽 눈이 갖는 화각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즉, 50mm로 구성한 프레임은 실제 눈으로 보는 이른바 스냅 시야각보다 좁을 수 있다는 얘기죠. 그렇다면, 인사동과 삼청동을 오가면서 담아낸 사진에서 느껴지는 DP2의 화각은 어떨까요? 화각 구성에 의한 강렬한 임펙트는 눈에 띄지 않지만, 광활한 이질감도, 갇힌 듯한 답답함도 없었습니다. 즉, 보이는 그대로를 큰 왜곡 없이 담아낼 수 있다는 얘기가 되죠.

이렇다보니, DP2를 갖고 담아낼 수 있는 환경은 무궁무진합니다. 제품발표회장에서 거론된 인물 촬영 역시, DP2를 통해 담아내는 데 별다른 무리가 없습니다. 앞서 밝힌 것처럼, 저 역시 DP2를 미리 판단함에 있어서 인물 촬영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니까요. 저는 이 DP2를 실내 스튜디오 인물 촬영 및 야외 인물 촬영에 응용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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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 화각 렌즈로 인물을 담는다는 건, 단순히 화각에 대해 접근함에 있어서는 매우 쉽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구태여 비유를 하자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전혀 막히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규정속도를 지키며 운전하는 것? 기술적으로는 쉽지만, 그만큼 단조로울 수 있기 때문에, 미리 구상하고 콘티를 짜내지 않는다면 쉽게 질릴 수 있습니다. DP2가 인물 촬영에 응용할 때 갖는 장점이자 단점이 이것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오로지 광각 임펙트만 있을 뿐인 DP1의 광각 28mm보다는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DP2가 갖는 상대적인 장점입니다.

자, 화각 얘기는 이쯤에서 접죠. 얘기를 꺼내봐야 환산화각 41mm이고, 아무리 떠들어봐야 환산화각 41mm입니다. 그리고, DP2에서 얘기할만한 것이 환산화각 41mm 뿐인 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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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스튜디오 장비를 갖고 앞서의 인물촬영을 하고 있을 때, 자리를 함께 하신 지인 분께서 찍어주신 사진입니다. 순간광을 무선동조시켜서 촬영했는데요, 지인 분께서 심각하게 물어보시더군요. 스트로브가 터지는 타이밍이 늦는 것 같다고 말이죠. X 접점에 의한 무선동조이기 때문에, 타이밍이 늦는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만일 그렇다면, 동조기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죠.

실상은 이렇습니다. DP2는 크롭 환산 비율 1.7배인 대형 센서를 쓰고 있지만, 그 이외의 모든 구동계는 소위 말하는 똑딱이,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와 다르지 않습니다. 즉, 이 카메라의 셔터음은 미리 녹음된 음원에 의한 전자음이라는 얘기죠. 그리고, 셔터버튼을 누른 시점에서 사진이 찍힐 때까지의 시간, 즉 셔터 딜레이시간이 만만치 않습니다. 지인 분께서 스트로브가 늦게 터지는 것 같다고 말씀하신 건, 이 셔터 딜레이시간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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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게 아니라, 촬영에 들어가기에 앞서, 저 역시 모델 분에게 신신당부한 게 있습니다. 카메라가 많이 느리니까, 보통 촬영때 포즈를 취하는 것보다 훨씬 길게 멈춰있어 달라고 말입니다. 뭐, 모델 분께서도 자꾸 물어보시더군요. 원래 이렇게 느린 카메라냐고 말이죠.

DP2는 반응이 무척 느립니다. 이건 DP1도 마찬가지지만, 보다 좁은 화각에, 보다 얕은 심도를 갖다보니, 전반적으로 더 느릴 수밖에 없는 것이죠. 게다가, 긴 셔터 딜레이로 인해 놓친 사진을 제빨리 다시 찍으려 해도, RAW 저장시간으로 인한 딜레이가 발목을 잡기 일쑤입니다. 물론, 저장되는 동안 촬영이 가능합니다만, 이것도 한계가 있죠.

두 번째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렇듯 DP2의 단점입니다. 시그마의 디지털카메라가 획일적으로 갖추고 있는 장점이 포베온 X3 센서에 의한 극강의 화질인 것처럼, 시그마의 디지털카메라가 획일적으로 품고 있는 단점이 바로 이런 느린 속도입니다. 그나마 DSLR 카메라인 SD14는 셔터 딜레이시간이라도 없으니 다행이라고나 할까요? DP1과 DP2의 셔터 딜레이시간은 움직이는 피사체를 담기엔 역부족입니다. 여기에 느린 AF 속도, 광량이 떨어지면 갈팡질팡하는 AF 성능도 문제이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화이트밸런스도 암담합니다. DSLR 카메라와 맞먹는 좋은 센서를 가졌지만, 일반적인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들이 갖는 일반적인 단점을 그대로, 혹은 보다 확대해서 갖고 있는 셈입니다.


그럼 또 어떤 단점이 있을까.. 특징 하나를 얘기하다가, 단점으로 슬그머니 넘어왔으니, 이제 단점을 말하다가, 슬그머니 또다른 특징 하나로 넘어가봐야겠습니다. 무슨 얘기냐.. 바로 SPP에 대한 얘기입니다.

Sigma Photo Pro, 줄여서 흔히 SPP라고 부르는 이것은 캐논의 DPP, 니콘의 니콘캡처 등과 같은 시그마 고유의 RAW 변환 소프트웨어입니다. 무엇보다도 시그마는 RAW 촬영을 강조하고 있죠. 시그마 카메라에서 JPEG 촬영은 그저 양념이거나, 심지어 사족이라고 치부해도 될 정도로 천대받습니다. DP2에서 볼 수 있는 JPEG 결과물 품질이 결코 나쁘진 않습니다만, 시그마 디지털카메라의 진가는 RAW 촬영과 SPP의 조합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그마 디지털카메라를 거론하면서 가장 큰 특징으로 얘기하는 것이 포베온 X3 센서라면, 두 번째 특징으로 중지를 모으는 것이 바로 SPP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시그마 디지털카메라들도 마찬가지지만, DP2에서 SPP는 후보정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카메라에 내장된 이미지 프로세서의 일부라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DP2의 RAW 촬영 결과물을, SPP는 노이즈를 극도로 억제하면서 계조를 무너뜨리지 않은 채 다양하게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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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들 중 후보정을 거친 사진은 무엇일까요? 어찌 보면, 이런 질문은 시그마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두고 말할 때 가장 의미 없는 질문일 것입니다. SPP를 거치지 않고는 시그마 디지털카메라로 찍는 의미가 없다시피 할 것인데, SPP를 통한 컨버팅 과정에서 거치는 일련의 처리 작업을 가리켜 후보정을 한 것이라고, 그래서 모두 리터칭 사진이라고 일축한다면, 이것은 시그마 디지털카메라를 쓰는 까닭을 강제로 무시하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윗 사진들 중에서 첫 번째, 물레방아 사진에 렌즈 비네팅 효과를 넣은 것 외에는 SPP 이외의 후보정은 없다시피 합니다.


대략 보름여 간 DP2를 통해 이것저것을 담으면서 대충 정리해본 것은 이 정도입니다. 일반적인 카메라를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장점보다 단점이 월등히 많은 카메라, 하지만 단지 몇 개에 불과한 장점으로 인해 도저히 다른 카메라로 대체할 수 없는 카메라. 아무리 좋아봐야 그 특성은 기껏해야 1~3년쯤 전에 만들어진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수준에 불과한 똑딱이, 하지만, 최신의 그 어떤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로도 바꿀 수가 없는 똑딱이가 DP2입니다. DP1에 대한 사용기를 작성하면서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역시 당연히 나올법한 포베온 X3 센서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심층 분석이 아닌 한, DP2에 어떤 센서가 쓰였다는 건 어쩌면 무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DP2는 포베온 X3 말고도 자랑할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 저는 환산화각 41mm라는, 매우 편안한 화각을 가장 큰 자랑거리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자랑거리는 DP2가 품고 있는 눈물나는 단점들을 다 감수하게끔 해줍니다. 이것이 시그마 디지털카메라들이 가진 매력이자, DP2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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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본격적으로 찍은 건 디지털카메라를 거머쥔 후의 얘기다. 이런 저런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갖고 각종 제품사진을 찍은 것이 사진 촬영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에 나는 파인픽스 S2 Pro를 통해 렌즈교환식 DSLR 카메라를 처음 접했고,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대로 사진에 접근하기 시작한 건, 첫째가 태어나고, 니콘의 수동카메라, FM2를 장만하면서 부터다. 이 FM2와 Ai 50mm F1.4 렌즈만을 갖고 대략 1년 남짓, 갓 태어난 아이를 찍으면서, 사진에 대해 본격적으로 익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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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에 내가 쓴 필름은 후지필름 리얼라100이다.

     사진을 처음으로 가르쳐준 친구가 몇 롤 선물해준 필름이,

     1년여 가량,

     그것도 주로 실내에서 촬영하면서 썼던 필름이 되버렸다.

     50mm F1.4 최대개방에서 셔터속도 1/8초를 겨우 확보하고,

     이제 마구 기어다니기 시작하는 녀석을 찍다보니,

     심도와 노출에 대해 대단히 민감하게 익혀낼 수 있지 않았나 한다.







이런 까닭에, 나는 이후로 접하는 후지필름의 모든 카메라마다, 필름의 향수에 빠져들었다. 리얼라100에 앞서, 파인픽스 S2 Pro를 손에 쥐었지만, 머릿속에 각인 된 것이 니코르 Ai 50mm F1.4 렌즈와 조합된 리얼라100의 색감, 캐논 EF 50mm F1.4 렌즈와 NPS160의 조합, 니코르 Ai 45mm F2.8P 렌즈와 조합된 프로비아100F의 조합이다. 물론, 강렬한 벨비아50의 느낌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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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ikon FM2 with Nikkor Ai 45mm F2.8P, Fujifilm Provia 100F. Minolta Dimage Scan Elite 5400 II Self Scan


올해 들어서는 아직 뜸하지만, 삼청동으로의 나들이는 몇몇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 중 하나다. 특히, 외근 업무차 시내로 나왔다가 잠시 돌아보는 평일 낮의 삼청동은 주말의 북적대는 삼청동과 다른, 정적인 매력이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매우 맑은 날이긴 하지만, 아직은 스산한 느낌이 많이 남아있는 이른봄이다. 삼청동의 원색적인 인공물에서 포인트를 찾아야 할 것이다. 아마도, FM2를 들고나섰다면, 카메라에는 벨비아가 넣어져 있었을 게다.

이번에 거머쥔 카메라는 파인픽스 F200EXR이다. 여기에는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라는 것이 있다. 물론, 이 기능은 이 카메라에서 처음 도입된 것은 아니다. 다만, 이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가 해당 필름의 느낌을 얼마나 잘 살려내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이번에는 당연히 벨비아 모드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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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라고 해서 아주 특별하다고 보긴 어렵다. 설정에서 채도와 콘트라스트를 프리셋으로 지정했을 뿐이다. 이것이 각각의 필름이 갖고 있는 특성과 같은 수는 없을 것이다. 벨비아모드, 프로비아모드, 아스티아모드 모두 마찬가지다. 그냥 단순히 비유적으로 했다고 표현해도 무방할 것이다. 원색 재현에 충실한 프로비아 필름을, 카메라의 가장 기본적인, 가공되지 않은 설정에 빗대어 적용하고, 원색의 발색이 강렬한 벨비아 필름을, 채도와 콘트라스트를 높인 프리셋에, 부드럽게 퍼지는, 소프트한 맛이 있는 아스티아 필름을 이른바 소프트 모드로 적용한 것이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다. 즉, 내가 원색 대비가 강한 상청동 인공물에 대한 촬영에서 벨비아 모드를 선택했다는 것은 벨비아 특유의 고채도와 높은 콘트라스트를 기대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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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독도서관에서 삼청지구대로, 삼청공원 방면으로, 다시 베트남 대사관 옆을 지나, 북촌 한옥마을 방면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낡은 대문, 까페, 간판, 벽화, 쇼윈도 및 이런저런 장식 등을, 주로 28mm 최대 광각으로 프레임에 담았다. 파인픽스 F200EXR의 28mm 광각은 삼청동을 관통하는 주도로에서 광각의 시원시원한 임펙트를, 감사원으로 향하는 골목의 좁은 공간에서 충분한 화각을 선사해줬다. 센서가 작은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의 특성상, 최대 광각에서의 촬영이 다소간의 왜곡을 수반하기는 한다. 하지만, 이런 공간에서 왜곡 없이 사진을 담으려면 TS렌즈가 있어야 할 것이니, 적당히 만족할 수밖에 없겠다. 그냥 포토샵에서 곱게 펴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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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 깨끗한 하늘은 벨비아 필름이 갖고 있는 특유의 높은 채도와 부합해 매우 강렬한 사진을 선사해준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나온 결과물은 또 그렇게 강렬한 사진이 아니었다. 다소 실망스런 부분이다. 최종적으로 웹상에 쓰는 사진은 결국 후보정에서 콘트라스트를 조절해, 생각하는 정도의 대비를 구현했다. 그런데, 이걸 가리켜 무조건 실망할 것은 아니다. 같은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라 하더라도, 초창기 후지필름 카메라의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와 비교할 수는 없다. 최종 결과물에서 보여지는 채도와 대비가 같은 수준이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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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픽스 F200EXR이 갖는 다이내믹 레인지는 어지간한 프로급 DSLR 카메라의 그것을 뛰어넘는다. 즉, 명부가 하얗게 날아가지 않고, 암부 또한 까맣게 죽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것은 또 하나의 딜레마를 낳는다. 명부가 완전히 하얗고, 암부가 완전히 까맣다는 건, 사진 속의 명암대비가 극명함을 의미하며, 이런 사진은 강렬해 보이기 마련이다. 이 강렬해 보인다는 건, 보여지는 차이가 있지만, 벨비아 필름의 특성과도 같다. 반대로, 명부와 암부가 멀쩡히 살아있다는 건, 그만큼 강렬한 명암대비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니, 명암대비를 통해 강렬한 효과를 주는 사진은 또 아니라는 얘기가 되기도 한다. 즉, 내가 실망한 벨비아 모드의 콘트라스트는 파인픽스 F200EXR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다이내믹 레인지와 관련한 특징에 의한 것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강렬한 명암대비에 따른 강한 느낌 대신, 명부와 암부의 극심한 노출차에도 불구하고 살아나 있는 디테일, 그리고, 그 암부 표현에 수반되는 노이즈의 정도를 본다면, 기존의 강렬한 느낌을 넘어서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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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을 뒤로 하고, 낙원상가에 있는 지인의 가게에서 잠시 쉰 뒤, 해가 넘어갈 무렵에 청계천으로 나왔다. 청계천을 수놓는 물의 흐름과,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싹을 석양의 역광 하에 담아볼 생각에서다. 아직 해가 넘어가지 않은 상황에서 우선 청계천을 흐르는 물의 흐름을 담았다. 파인픽스 F200EXR의 매뉴얼 노출 모드는 이럴 때 편리하다. 물의 흐름을 담아내기 위해선 장노출이 필수, 몇 차례의 재시도가 있긴 했지만, 파인픽스 F200EXR의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능은 이런 흔들림을 잡아주는데 효과를 발휘한다. 담아낸 물 흐름의 노출 시간은 1/4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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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광을 바라보며 피어나는 싹에 초점을 맞췄다. 강한 태양광 하에서 초점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이건 콘트라스트 AF 방식을 취하고 있는 모든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수 차례의 시도 끝에 초점을 잡고 촬영된 사진에는 내장 플래시의 부드러운 광이 섞여 만족감을 더했다. 슈퍼 i 플래시라는 것에 별다른 값어치를 두지 않고 있었지만, 이 사진을 통해서 본다면,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내장 플래시의 성능보다는 한층 발전된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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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쉰 시간을 제외하면 약 2시간 반 정도에 걸쳐 이루어진 거리출사였다. 뭐, 출사라기 보다는 작은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하나를 주머니에 찔러 넣고, 여기저기 배회한 거라고 보는 편이 옳겠다. 기대했던 벨비아의 강렬함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벨비아의 느낌을 못 살려낸 것도 아니다. 구태여 원하는 강렬함을 얻어내겠다면, 어차피 사이즈를 조절해야 할 것, 리사이즈 후보정 과정에 커브값 조절을 넣으면 될 것이다. 하지만, 후보정 과정에서 날아간 명부나 암부를 살려내지는 못한다. 즉, 약간의 귀찮음이 더해진 반면, 얻은 것은 더 많다는 얘기다. 작은 크기의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에서 전문가용 DSLR 카메라 수준의 성능을 바랄 수는 없겠지만, 파인픽스 F200EXR을 통해 얻어낸 결과물이 주는 가능성은 그 수준에 거의 이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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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DCM 5월호 별책인 COMPACT DCM 원고작업과 더불어 작성해봤던 사용기입니다. 타이틀 이미지 두 컷은 DCM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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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지털이미징이,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PMA 2009에서 새로운 카메라인 NX를 발표했습니다. 신개념 하이브리드카메라라고 칭하는 이 NX는 삼성이 지난 2년여간 독자적으로 개발한 새로운 렌즈교환식 디지털카메라라고 합니다. 삼성은 DSLR에 쓰이는 대형 이미지 센서를 써서, 풍부한 색상 및 섬세한 화질을 얻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무엇이 신개념이고 하이브리드냐.. APS-C 사이즈 센서를 썼다는 것이야, 그저 센서 크기를 키우면 되는 것이겠습니다만, 엡손 R-D1 계열, 라이카 M8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모든 렌즈교환식 디지털카메라가 SLR 방식을 취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SLR 방식의 미러 및 펜타프리즘 또는 펜타미러를 없애고, RF 방식의 거리계 연동식 광학 뷰파인더마저 없애, 크기 및 두께를 줄인 것이 골자입니다. 렌즈교환식 카메라에서 대세로 자리잡은 SLR 방식과 비교한다면, 미러가 차지하던 플랜지백을 줄여 두께를 얇게 만들고, 미러기구 및 펜타프리즘 등을 없앤만큼 무게를 줄였다는 것이 삼성측의 설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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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실제로 접해본 바 있는 파나소닉 루믹스 DMC-G1이 머릿 속에 떠오릅니다. 포써드 진영이 새로이 주창한 마이크로포써드, 그리고 그 개념을 담아 선보인 것이 바로 루믹스 DMC-G1이죠. 지난 포토키나 2008에서 선보인 이 새로운 렌즈교환식 디지털카메라는 마이크로포써드가 내세운 기본에 충실히 따르고 있으며, 그 골자는 바로 삼성이 NX에서 강조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SLR 카메라의 미러기구를 없애 크기와 무게를 줄인다는 것이죠.

그럼 삼성이 NX를 홍보하면서 이 마이크로포써드라는 컨소시엄에 대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까요? 간단합니다. 센서가 더 크다는 것이죠. 마이크로포써드의 센서는 포써드의 그것과 같습니다. 4/3인치급 크기를 갖는, 그래서 기존 135포맷 대비 2배의 크롭 비율을 적용하게 되는 센서죠. 반면, NX에는 APC-C 규격의 센서가 들어갑니다. 기존 135포맷 대비 1.5배의 크롭 비율을 갖죠. 센서 크기가 커지기 때문에, 물리적인 수광부 면적 증가를 기대할 수 있고, 이것은 화질 향상과 고감도 노이즈 억제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됩니다. 삼성 역시, 노이즈 억제력이나 화질 면에서 우수할 것이라고 했다 합니다.

NX에 들어간 렌즈 마운트는 기존 GX-1S, 1L, GX-10, 20 등, 삼성 DSLR 카메라에 적용되었던 펜탁스 KAF 마운트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마운트라고 합니다. 포써드 진영의 마이크로포써드 역시, 기존 포써드마운트가 아닌, 마이크로포써드용 신규격 마운트를 적용했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플랜지백이 다르기 때문에, 어차피 기존 마운트를 쓰더라도 기존 렌즈를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죠. 마이크로포써드는 대신, 기존 포써드 렌즈를 쓰기 위한 포써드-마이크로포써드 변환 어댑터를 얘기합니다. 이 기구는 플랜지백을 기존 포써드 수준으로 늘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플랜지백이 같으면 기존 마운트를 쓰는게 무리가 없죠. NX에 완전히 새로운 마운트가 들어간 건 이런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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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마이크로포써드가 가진 장점을 짚어 봐야겠네요. 일단 카메라가 작아졌다.. 이미 앞에서 얘기한 것입니다. 그런데 앞에서 얘기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플랜지백이 짧아진 것으로 인한 부가적인 효과입니다. 짧아진 플랜지백은 렌즈의 소형화 생산을 가능하게 하죠. 즉, 렌즈의 초점거리를 물리적으로 줄일 수 있게 해줍니다. 이것은 렌즈의 소형화를 의미하죠.

즉, 마이크로포써드의 플랜지백 축소에 대한 아이디어는 바디 크기 축소와 렌즈 크기 축소라는 시너지효과를 발휘합니다. 이런 면에서 포써드진영의 마이크로포써드 규격은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삼성 NX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펜탁스 기반 제품군도 작고 가벼운 바디들이었지만, 그보다 더 축소된 것이 NX입니다. 다만, 여기서 하나의 숙제가 있습니다. 바로 소위 마이크로포써드 방식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입니다. 그리고, 그 답을 갖고 한 우물을 파는 것이 삼성이 이 NX를 시작으로 최종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 갖춰야 할 요소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마운트에 맞는 새로운 렌즈군을 확보하는 것도 시급하지만, 이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는 것은 그 이상으로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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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포써드는 이미 그 규격을 주창하면서 이 목표라는 것을 표출해냈습니다. 다만, 루믹스 DMC-G1은 다소 엇나간 듯 합니다. 지난해 10월 23일, 올림푸스 본사에서 SLR 상품기획 및 마이크로포써드 총광책임을 맡고 있는 스기타 유키히코와 개발기획부 DSLR 개발팀장인 마쓰자와 요시노리가 방한해, 설명회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스기타 유키히코는 CIPA 조사자료를 예시로 들며, DSLR 카메라 시장이 여전히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비해 점유율이 낮음을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마이크로포써드 규격을 선보이게 된 계기라고 했지요. 그는 DSLR 구입을 망설이는 까닭으로 본체가 크다는 것, 무겁다는 것, 렌즈가 비싸다는 것 등을 들었습니다. 물론, 올림푸스 자체 조사 결과이긴 하지만,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사진을 찍는 대다수의 일반인들은 일상에서 사진 촬영이 단지 소품 정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죠, 이런 사람들에게 비교적 커다란 DSLR 카메라는 활동에 제약을 주는 요소임이 틀림없습니다. 그의 얘기대로라면 마이크로포써드가 지향하고 있는 길은 올바른 길이겠죠. 그리고 이것을 구체적으로 밝히자면 이렇습니다. 작고 가벼울 것. 그리고 저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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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루믹스 DMC-G1이 엇나간 것은? 일단 많이 작아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포토키나 2008에서 실제로 접해본 루믹스 DMC-G1은 분명히 작고 가벼운 카메라였습니다. 렌즈도 무척이나 작았죠. 그들의 번들렌즈 크기는 캐논 EF 50mm F1.8 II 렌즈보다 작았습니다. 작으니, 무게도 가볍죠. 하지만, 바디는 획기적으로 작은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이것은 그저 기존 포써드였다고 하더라도 올림푸스 E-300과 같은 형식을 취한다면 가능할 수 있는 크기겠구나 싶을 정도였죠. 그리고, 국내 가격으로 발표된 것을 보면, 최근 환율 급등의 영향까지 고려하더라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비쌉니다. 그래서 엇나갔다는 표현을 쓴 것이죠.

마이크로포써드의 취지에 따른다면, 이에 맞춰 만들어진 렌즈교환식 카메라는 무조건 작아야 합니다. 어떤 좋은 취지가 들어가더라도, 일단 크기가 커지면 이미 마이크로포써드의 취지에서 멀어집니다. 부가적인 취지를 버리는 한이 있어도 작아야 합니다. 그 전형적인 모습은 올림푸스의 마이크로포써드 목업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쓰이고 있는 카메라로는 비록 렌즈교환식이 아니긴 하지만, 시그마 DP1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둘은 기존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에 비해 월등히 커다란 이미지센서를 갖추고도 카메라가 얼마나 작아질 수 있는가를 보여줍니다. 특히 135포맷 대비 1.7배의 크롭 비율로 설명하는 센서 크기를 갖춘 DP1이 가진 크기는 경이로울 정도죠. 물론 여기에 렌즈마운트를 달고, 렌즈교환식으로 만든다면, DP1의 크기보다 좀 더 커지기는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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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작을 것, 그에 대한 하나의 예시를 올림푸스의 목업, 시그마 DP1이 해주고 있습니다. DP1에는 팝업식 플래시가 있습니다만, 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는 LCD가 대신합니다. 광학식 뷰파인더는 물론, EVF도 없습니다. 뷰파인더를 단다는 건 앞서 말한 좋은 취지겠습니다만, 뷰파인더를 달 공간을 확보한다는 것이 마이크로포써드가 갖는 취지를 벗어난다는 겁니다. 크기가 커지면 이 마이크로포써드는 결국 포써드 혹은 보다 큰 센서를 가진 DSLR 카메라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곧 마이크로포써드의 패배를 의미합니다. 마이크로포써드는 소형화 구조를 택하면서 SLR 방식이 갖고 있는 기계적인 이점을 꽤 많이 버렸거든요.

무조건 작을 것이라는 연장선상에서 또 하나, 올림푸스의 목업과 시그마 DP1은 외형에서 대단히 흡사합니다. 이 둘은 별도의 그립감 향상을 위한 어떤 디자인도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그립감 향상을 위한 몰딩을 갖춘다는 건 좋은 취지겠지만, 이 몰딩이 추가되는만큼 부피가 증가하고, 무게 또한 무거워집니다. 역시 마이크로포써드의 취지를 벗어납니다. 올림푸스 목업을 실제로 보지 않아 모르겠습니다만, DP1의 경우는 별도의 그립감 향상을 위한 어떤 구조도 갖추지 않았음에도, 충분히 안정적인 파지 자세로 촬영이 가능했습니다. 왜? 작으니까요. 작고 가벼우니까요.

파나소닉 DMC-G1에는 EVF가 갖춰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팝업식 플래시가 달려 있습니다. 그립 부분에 손가락이 감기는 구조도 취하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생김새는 SLR 카메라와 흡사합니다. 바로 이것이 DMC-G1이 커진 까닭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마이크로포써드의 취지에서 엇나간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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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가 길어졌습니다만, 다시 삼성 NX로 돌아가볼까요? NX는 이렇게 생겼다 합니다. 얇기는 하나, 넓적해 보이는 것이 DSLR 카메라의 형상을 쏙 빼 닮았습니다. SLR 카메라의 머리부분과도 같은 형상을 한 곳에 EVF가 있고, 팝업 플래시도 있습니다. 그립부분도 돌출되어 파지감이 좋을 듯 합니다.

루믹스 DMC-G1과 같죠? 네, 똑같습니다. 똑같은 외적 특징을 갖추고 있습니다. 좀 더 큰 센서를 썼기 때문에 좀 더 넓적해 보인다고 얘기하겠습니다. 실물을 보지 못해 장담은 못하겠습니다만, 그만큼 루믹스 DMC-G1보다 크다는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삼성이 말하는 신개념 하이브리드카메라라면, 이것 또한 아직 갈 길이 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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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써드보다 큰 센서를 단 소형 디지털카메라는 이미 DP1이 구현해냈습니다. 그보다 약간 더 크기는 하지만, APS-C 규격의 센서를 DP1 정도의 크기에 구현하지 못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이것은 삼성이 APS-C 규격의 센서를 갖고 마이크로포써드와 경쟁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다만, NX로는 아직 안됩니다. 더 단순화하여 더 작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저 두부 자르듯 네모 반듯하게, 몰개성하게 만드는 한이 있어도, 이와 같은 개념의 카메라는 더 작아져야만 합니다. 이것이 삼성이 시급히 풀어내야 할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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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6년, 독일의 광학 기술자인 칼 자이스는 예나에서 정밀 기계 공장을 설립했다. 독일의 각 대학에 정밀 기기를 납품하던 그는, 1876년 예나대학의 수학, 물리학 교수였던 어니스트 아베와 협력하여 정밀 광학 현미경을 중심으로 한 광학 분야에서의 커다란 발전을 이루었다. 1884년에는 유리화학자인 오토 쇼트와의 협력을 통해 예나 유리공장을 설립, 수십 종류에 달하는 새로운 광학 유리를 개발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칼자이스라는 회사는 1886년에 설립되었다. 다만, 칼 자이스가 공방을 설립한 시기가 1846년이기 때문에, 우리는 칼자이스의 역사를 1886년이 아닌, 1846년으로 얘기한다. 이 뛰어난 광학 기술자는 1888년,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932년, 칼자이스는 35mm 카메라렌즈인 Sonnar를 개발, 출시했다. 3년 후인 1935년에는 유리 표면의 반사 감소를 위한 코팅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것이 꾸준히 각광받고 있는 T* 코팅이다. 이 획기적인 코팅 기술은 이듬해인 1936년 특허를 획득했다.

칼자이스, 1816년 바이에른에서 태어난, 칼 자이스라는 이름을 가진 사내의 행보에서 시작된 이 명칭은 지금은 어떤 메이커의 카메라를 쓰건, 그 이름만으로도 값어치를 인정받고,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미놀타를 인수해 DSLR 카메라 부분에 뛰어든 소니는 이 칼자이스 렌즈를 간판으로 내세워 짧은 시간에 본격적인 경쟁 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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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키나 2008에 선보인 ZE 마운트 칼자이스 렌즈, 칼자이스 플라나 T* 1.4/50mm ZE


플라나 렌즈는 칼자이스 렌즈들 가운데서도 최고의 인기를 끌어내고 있는 대표적인 렌즈군이다. 플라나 렌즈를 마운트하던 대표적 메이커인 콘탁스 및 야시카 마운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메이커에서 마운트 교환링을 통해 이 플라나 렌즈를 썼다. 다양한 메이커의 요구에 따라 칼자이스 렌즈는 니콘 F 마운트와 호환되는 ZF 마운트, 펜탁스 K 마운트와 호환되는 ZK 마운트, 미놀타/소니의 알파 마운트와 호환되는 ZA 마운트, 라이카 M 마운트 호환의 ZM 마운트가 시간을 두고 만들어졌으며, 지난 포토키나 2008에서, 캐논 EF 마운트와 호환되는 ZE 마운트가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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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카메라를 쓰는 많은 사람들이 C/Y-EOS 변환어댑터를 통해 칼자이스 플라나 렌즈를 써왔다. 이에 따라, 다양한 회사에서 각종 변환어댑터를 내놓았으며,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들 어댑터를 통해서라도 칼자이스 렌즈를 쓰고자 했다. 하지만, 이 변환 어댑터를 이용한 칼자이스 렌즈 사용에는 문제가 있었다. 몇몇 렌즈군에서 발생하던 미러 걸림 문제, 근본적으로 캐논 바디에 맞춰져 만들어진 렌즈가 아니라는 점에서 비롯되는 무한대 초점 문제는 칼자이스 렌즈를 쓰고자 했던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포기하도록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물론, 수동포커싱이라는 편의성 문제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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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3컷은 C/Y 마운트 플라나 50mm F1.4 렌즈에 변환어댑터를 써서 캐논 마운트 카메라로 촬영한 것들이다. 변환어댑터에는 EF 50mm F1.8 II 렌즈의 전자접점이 달려있었기 때문에, EXIF 정보상으로는 50mm F1.8로 나온다. 이 렌즈는 캐논 EOS 5D에서의 미러걸림 문제로 인해 렌즈의 마운트부 일부를 그라인더로 갈아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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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마운트의 칼자이스 렌즈가 환영받는 까닭을 말했다. 그런데, 이 칼자이스 렌즈 자체를 그토록 갈망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단순히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칼자이스이기 때문’이라고는 말 못할 것이다. 칼자이스 렌즈에 대해 널리 알려져 있는 장점 또한 ‘칼자이스여서’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단순한 이유를 말한다면, 사람들은 칼자이스 렌즈를 셀렉티브 포커스에서 보여주는 이른바 회오리보케 때문이라고 한다. 아웃 오브 포커스 영역에서 배경이 흐려지면서 보여지는 독특한 무늬는 칼자이스 렌즈를 써서 찍은 특유의 느낌을 만들어내는 가장 큰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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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칼자이스 렌즈의 매력에서 이 회오리 보케가 차지하는 비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칼자이스 렌즈가 각광받는 까닭은 놀라울 정도의 투명도와 칼로 자르는 듯한 날카로운 선예도에 있다. 이것은 카메라 렌즈로의 칼자이스 렌즈가 아닌, 칼 자이스가 독일의 대학에 납품하던 그 광학 현미경에서 출발한 정밀 광학 기기를 위한 칼자이스 렌즈가 최고의 입지를 차지할 수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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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적인 관점에서 칼자이스 렌즈가 높은 위상을 차지한 것에는, 이들이 개발해낸 다양한 형식의 렌즈 구성 방식이 한 몫 한다. 이들 구성 방식은 각각의 시리즈로 묶여 칭해지며, 칼자이스 렌즈의 대명사와도 같이 불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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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곤 (Hologon) - 가장 오래된 렌즈 구성 형태 중 하나로, 대칭형으로 설계되어 있다. 왜곡 수차를 완벽에 가깝게 보정해내지만, 렌즈 주변부 광량 저하 현상이 심한 편이다. 조리개가 따로 없으며, 렌즈 내부의 볼록 형태 렌즈를 써서 조리개를 대신하지만, 사실상 조리개는 고정되어 있다. 구조적인 특성상 SLR 방식의 카메라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우며, 비대칭형 광각 렌즈들의 성능이 높아짐에 따라, 쓰이는 범위나 생산 자체가 한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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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나 (Planar) - 제2차 세계대전 이전, 파울 루돌프가 발명한 대칭 구조의 렌즈로, T* 코팅이 실용화되면서 칼자이스의 대표적인 렌즈로 지금까지 높은 인기를 끌어오고 있다. 대칭 구조의 특성상 렌즈 내부의 반사가 크지만, 이를 T* 코팅의 강력한 반사 억제력으로 보완해내고 있으며, 현대의 렌즈들이 대부분 전후 대칭 구조를 취하도록 할 정도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렌즈다. 대칭 구조의 특성상 대구경화가 쉬워, 빠른 렌즈를 만드는데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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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 (Sonnar) - T* 코팅이 고안되기 전, 공기 경계면을 줄여 내부 반사를 억제하고, 플라나에 비해 획기적으로 높은 콘트라스트를 구현해낸 렌즈. 다만, 소나 렌즈가 고안될 당시에는 커다란 유리를 필요로 하면서, 렌즈 제조의 난이도가 높아, 매우 비쌌다 한다. 플라나 렌즈가 대칭 구조를 취하는 칼자이스 대표 렌즈라고 한다면, 비대칭 구조를 취하는 칼자이스 대표 렌즈가 소나 렌즈이며, 렌즈를 콤팩트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현재는 광각, 표준, 망원을 가리지 않고 칼자이스 줌렌즈에 두루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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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곤 (Biogon) - 소나 렌즈의 발전형으로, 루드비히 벨테레가 발명한 광각 렌즈다. 1934년 발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밝은 렌즈였다. 이후 대칭형 설계로 바뀌었으며, 이로 인해 왜곡 수차를 줄였으나, 백포커스를 길게 할 수 없었기에, SLR 방식의 카메라에서는 적용하기 어렵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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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타곤 (Distagon) - 레트로포커스 구조를 취한 광각 렌즈군의 통칭으로, 엘하트 그란쉘에 의해 개발되었다. 비오곤 렌즈와 달리, 백포커스를 길게 할 수 있어, 비오곤 렌즈군 대신 SLR 카메라용으로 널리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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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사 (Tessar) - 파울 루돌프가 에른스트 반델슬레브와 함께 만든 렌즈군으로, 세계대전 후 자이스 옵톤에서 만들어졌으며, 자이스 옵톤이 칼자이스로 돌아온 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본래의 형태는 3군 4매의 매우 단순한 구성으로, 높은 조리개값이 단점이었으나, 렌즈의 대구경화를 통해 이를 보완했다. 렌즈 구성 매수가 적어, 경량화에 유리하며, 최근에는 콤팩트한 크기의 디지털 카메라에 적용되는 줌렌즈로 널리 쓰이고 있다.



이 중 ZE 마운트로 선보인 렌즈는 플라나 타입이다. 설명에서 알 수 있듯, 플라나 타입은 칼자이스의 가장 대표적인 렌즈군이며, 대구경 설계를 통해 대단히 빠른 렌즈를 비교적 간단히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특징을 잘 살려낸 렌즈가 바로 플라나 T* 1.4/50mm ZE, 플라나 T* 1.4/85mm ZE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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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m 화각은 일반적으로 사람의 시야가 갖는 화각, 즉, 표준 화각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사진상에서의 원근 표현 및 화각 표현이 사람이 실제로 보는 것과 같은, 즉, 왜곡되지 않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사진 입문은 물론, 스냅을 비롯한 다양한 사진 장르에서 기초 화각이 될 정도로 널리 쓰이고 있다. 물론, 여기서 사람의 시야가 갖는 화각이라는 것은 사람이 바라보는 화각, 즉, 무언가를 바라본다는 능동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플라나 T* 1.4/50mm ZE는 가장 기초적인 렌즈라고도 평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떤 카메라 마운트의 렌즈에서도 존재하는 화각과 조리개인 50mm, F1.4라는 사양을 갖추고 있지만, 실상은 타사 제조 렌즈들이 이 플라나 50mm F1.4 렌즈를 기초 삼아 만들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표준 렌즈답게, 피사체와의 거리, 조리개값의 조절을 통해 광각부터 망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효과를 얻어낼 수 있으며, 낮은 조리개값에 기인하는 얕은 심도 표현에서 플라나 렌즈 특유의 배경 흐림 효과 및 날카로우면서도 부드러운 질감 표현이 가능하다.

ZE 마운트를 채용한 플라나 T* 1.4/50mm ZE 렌즈는 기존 타마운트 플라나 렌즈들과 달리, 전자식 조리개를 채용해 카메라 바디에서 조리개를 직접 조작하게 함으로써, 보다 쉽고 간편하게 렌즈를 조작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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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SLR 카메라가 대중화의 길을 걸으면서 그 인기가 급상승한 화각이 바로 85mm라는 준망원 화각이다. 85mm가 갖는 화각은 표준 화각이 아니면서, 또, 망원이라 하기에는 화각이 너무 넓어 어정쩡한 것으로, 특정한 용도가 아니라면 단순히 줌렌즈의 중간 화각 정도로 범용성을 확보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화각이다. 하지만, 이 어정쩡한 화각은 피사체의 왜곡을 극도로 억제하면서, 동시에, 피사체와 소통할 수 있는 적당한 거리를 확보해주기 때문에, 피사체와의 교감을 통해 사진을 완성해내는 인물 촬영에서 높은 값어치를 갖는다.

플라나 T* 1.4/85mm ZE는 이런 특징을 갖는 85mm라는 화각에 F1.4라는 낮을 조리개값을 더했다. 낮을 조리개값으로 대단히 빠른 렌즈가 되었지만, 적어도 이 렌즈에서 F1.4라는 조리개값은 렌즈의 빠르기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배경의 단순화를 통한 피사체의 부각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옳겠다. 플라나 T* 1.4/50mm ZE와 같은 F1.4의 조리개값이지만, 망원 화각을 특성상 훨씬 얕은 심도를 표현하므로, 칼자이스 플라나 렌즈의 특징과도 같은 날카로우면서 부드러운 질감 표현이라는 특성이 보다 두드러진다.

이 렌즈 역시 전자식 조리개 제어 방식을 쓰는 ZE 마운트 채용을 통해 카메라 바디에서 직접 조리개를 조작함으로써, 보다 쉽고 간편한 조작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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