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및 사용기 - 해당되는 글 61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진화했다. 확실히 눈에 띄게 진화했다는 생각이다. 단지 다리를 뽑아 올리고, 세 다리를 벌려 땅에 고정시키고, 카메라를 얹고 사진을 찍던 삼각대였다. 단단히 고정시키기 위해 스파이크를 달고, 높이를 조절하기 위해 센터컬럼 높낮이 조절 장치를 넣었으며, 카메라의 수평을 유지하기 위해 수평계를 달았다. 삼각대는 단지 이런 존재였다. 짓조가 트래블러 삼각대를 내놓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전의 삼각대는 대단히 우직했다. 펼친 크기가 크면 접은 크기도 컸고, 다리 단수에 따른 크기 차이가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접은 크기는 펼친 크기와 지지하중을 직관적으로 대변했다. 게다가 여기에 헤드라도 얹으면, 이 삼각대는 어떤 헤드를 얹었냐 까지 확연하게 드러났다. 보통 우리가 지금까지 흔히 알고 있던 이른바 국민삼각대 등은 이런 우직한 삼각대의 전형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트래블러 삼각대는 획기적이었다. 기존의 우직한 삼각대들이 안정성과 휴대성이라는 상반된 요소를 두고 고민하게 만들었던 것과 달리, 이 트래블러 삼각대는 휴대성이라는 요소를 극도로 높였다. 물론, 카본삼각대의 원조인 짓조답게, 이 트래블러 삼각대에 역시 카본을 적용, 지지하중 또한 괜찮은 수준을 유지했다. 무엇보다 헤드를 포함해도 대단히 작아지는 트래블러 삼각대의 접힘 방식은 삼각대 휴대에 부담을 느끼는 사진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으로 다가왔다.

문제는 지독하다 싶을 정도로 높은 가격. 어지간한 보급형 DSLR 카메라를 살 수 있을법한 짓조 삼각대의 높은 가격은 사진인들이 트래블러 삼각대를 보면서 그저 침 한 번 꿀꺽 삼킬 수밖에 없게끔 만들었다. 그리고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이 트래블러 접이 방식을 도입한 삼각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내가 아는 것이 전부인 게 맞다면 아마 호루스벤누의 네오1128T라는 모델이 이 트래블러 접이 방식을 도입한, 짓조 이외의 첫 삼각대였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9년 첫 나들이와 더불어 손에 쥐어진 삼각대, 시루이 M-1204. 이것 역시 트래블러 접이 방식을 도입한 모델이다. M-1204 뿐 아니라, 시루이의 모든 삼각대는 크고 작음을 막론하고 모두 이 트래블러 접이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심지어 중대형 카메라를 얹을 수 있는 중형 삼각대에서조차 이 트래블러 접이 방식을 도입, 특히 커질수록 휴대가 버거워지는 문제를 보완하고 있었다.

시루이 삼각대는 크게 T 시리즈와 M 시리즈로 나뉜다. 보통 흔히 접해왔던 일반적인 삼각대가 T 시리즈이고, M 시리즈는 모노포드 기능을 겸하고 있다. 4자리 숫자 중 제일 앞은 크기에 따른 분류를, 두 번째는 재질을, 네 번째는 다리 단수를 의미한다. 알루미늄 스틸은 0, 카본은 2이다. M-1204는 모노포드 기능을 갖춘 카본 재질의 4단 소형 삼각대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미 나는 두 개의 짓조 삼각대와 지금은 집사람이 쓰고 있는 슬릭 카본 삼각대를 갖고 있다. 게다가 짓조 삼각대 둘 중 하나는 트래블러 모델이다. 구태여 이 M-1204를 새로 들여놓을 까닭은 없을 것이다. 혹시 모노포드 때문에? 이미 나는 대포렌즈용 중형 모노포드인 벨본 네오포드를 갖고 있다. 그리고, 싸게는 5만원 미만에서도 장만할 수 있는 모노포드를 장만하려고 30만원이 넘는 카본삼각대를 사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삼각대를 손에 거머쥔 까닭은 이 삼각대가 가진 몇 가지 장점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단, M-1204가 가진 최대 장점은 트래블러 접이 방식을 통한 휴대성 향상이다. 짓조 트래블러 시리즈의 최대 장점을 그대로 차용해왔다. 이 때문에 아마 이 삼각대는 짓조 짝퉁이라는 꼬리표를 계속 붙이고 다닐 수도 있겠다. 이 트래블러 접이 방식이 아주 일반적으로 적용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사실, 이걸 갖고 똑같이 따지자면 모든 카본 삼각대들은 짓조 짝퉁이다. 카본 삼각대의 원조 역시 짓조니까.

그럼 M-1204의 접이방식은 짓조 트래블러의 것과 온전히 같을까? 방식만 차용해왔다고 생각한다. 이 삼각대를 손에 거머쥘 당시, 샵에서는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두루 얘기해줬다. 단순히 접이 방식을 차용하기만 한 것이었다면 그렇게까지 세세한 얘기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버튼 방식을 통한 보다 편리한 접이 멈치, 500회 이상의 접이 동작에서도 헐거워지지 않는 다리 조임, 단조 가공을 통해 기초를 다진 뒤 절삭 가공했다고 하는 마운트 부분은 짓조 트래블러에 기초를 두고 있으면서도 보다 나은 삼각대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가를 알 수 있는 것들이다. 말하자면 이 시루이 삼각대는 짓조 트래블러를 배낀 게 아니라,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말해도 되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단조 가공된 부분은 특히 강조되곤 한다. 일반적으로 이 다리 마운트 부분은 주조공법을 통해 생산된다. 물론, 금속의 성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단조가공에 비해 주조가공은 응력에 취약하다. 상대적으로 쉽게 깨진다는 얘기다. 단조가공을 통해 생산된 금속 제품은 일반적으로 주조가공을 통한 그것보다 튼튼하다. 다만, 생산 설비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고, 가공 또한 제약이 따르며, 시루이 삼각대의 그것에서 보듯, 절삭 가공 등, 2차 가공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산성 및 원가에 대해 불리해진다. 하지만, 이렇게 가공된 시루이 삼각대의 마운트 부분은 대단히 튼튼해서, 외부 활동 중 있을 수 있는 불의의 충격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내충격성을 보여준다. 실제로 이 시루이 삼각대를 생산하는 공장에서는 품질검사로 이 삼각대를 수차례 던져, 땅에 떨어뜨려본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 하나의 장점. 시루이 M 시리즈 삼각대의 특징인 모노포드로의 활용이다. 샵에서 보여주실 때, 이거 아주 재밌다면서 시연해주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이 삼각대를 거머쥐게 만든 결정적인 특징이다. 이분이 이 삼각대 다리를 잡고 돌려 빼실 때까지만 해도 나는 왜 멀쩡한 삼각대를 구태여 저렇게 분해하고 계실까 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 M-1204의 세 다리 중 하나는 완벽한 분리기구를 갖추고 있고, 센터컬럼의 카메라 마운트 부분을 뽑아 연결해주면 아주 완벽한 모노포드로 변신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이처럼 분해 조립 기구가 많으면 그만큼 결속 부위가 약하기 마련이다. 이 문제는 어떤 제품이라도 피해갈 수 없다. 다만, 결속부위를 보다 강화시켜준다면 문제의 소지를 크게 줄일 수 있다. M-1204의 이 결속부위 역시 이중 잠금장치를 통해 자칫 다리가 풀릴 수 있는 위험요소를 줄였다. 이 결속장치는 다리 속에 위치한 속나사를 이용해 1차적으로 고정시키고, 겉부분의 돌림 잠금장치를 통해 2차적으로 고정시킨다. 단, 이 부분에서 한 가지 불만이라면, 속나사와 겉나사를 서로 반대방향으로 조이게끔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두 조임 방식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리게끔 되어 있다면, 행여나 풀릴 수 있는 조건이더라도, 다른 한 결속장치가 반대로 조여지게 되므로, 오랜 사용을 통해 마모되어 있더라도, 쉽게 풀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 번째 장점은 펼쳤을 때의 크기와, 의외로 높은 지지하중이다. M-1204의 접은 길이는 44cm 정도, 짓조 GT1541T보다 약간 길다. 대신 펼친 높이는 최대 1.55m로 GT1541T의 그것보다 높다. 이 1.55m라는 높이는 볼헤드를 끼우고 세로그립이 없는 DSLR 카메라를 얹었을 때, 키 185cm 이상이 되어야 최대 높이에서 촬영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수준이다. 내 키는 173cm, 함께 장만한 볼헤드 G-10을 얹고, 내 카메라인 캐논 EOS 1D Mark III를 마운트하면 어느 정도의 사면에서도 허리를 숙이지 않고 촬영에 임할 수 있다.

10kg라는 지지하중도 눈에 띈다. 갖고 있는 짓조 GT2540LVL이 12kg, 슬릭 카본인 813CF가 8kg 가량이다. GT1541T는 8kg다. GT1541T 다음으로 작은 삼각대지만, 지지하중은 GT2540LVL보다 낮고, 813CF보다 높다. 이 두 삼각대는 삼각대 무게만 1.5kg이 넘는 제품들이다. M-1204의 삼각대 자체 무게는 표기상으로 1kg, 실제 무게는 감겨 있는 워머를 포함해도 900g이 약간 넘는 정도다. 볼헤드 G-10을 포함해도 GT2540LVL이나 813CF보다 훨씬 가볍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뭐, 카본 재질이야 원조인 짓조쪽이 좀 더 좋을 수 있겠고, GT1541T와 M-1204를 나란히 세워놓고 비교해보면, M-1204의 지지하중이 좀 더 높은 까닭을 이해할 수 있겠다. 펼쳤을 때의 다리 각도를 보면 GT1541T 쪽이 좀 더 넓게 벌어져 있다. 이렇게 되면 지지하중에서 손실을 입지만, 안정적인 지지력에 있어서는 보다 유리해진다. 물론 이것이 M-1204가 가진 지지력의 안정성을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GT1541T의 다리 각도가 좀 더 벌어져 있음을 얘기한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돌림 잠금 방식의 다리 잠금 장치도 눈에 확 띄는 건 아니지만, 이 삼각대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다. 잠금장치를 완전히 풀더라도 다리가 흔들리는 정도가 매우 적으며, 각 단 간 간격도 다소 뻑뻑해서 확 빠져나오지 않는다. 이것은 다리를 조였을 때 보다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각각의 다리 및 센터컬럼이 회전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는 점도 좋다.

또 어떤 장점이 있을까? M-1204에 대해서는 이 정도가 전부겠다. 보다 큰 모델로 가면 나사 형식으로 된 스파이크가 내장되어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M-1204에는 빠져있다. 다소 아쉽긴 하나, 스파이크 내장 기구가 들어가면 또 무게가 늘어나기 때문에, 이 모델에서는 이 기능을 버리는 편이 옳다는 게 내 생각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트래블러 형식의 삼각대는 장거리 트래킹 등에서 이상적인 삼각대다. 작고 가볍기 때문에, 휴대해도 무게 부담이 없고, 부피로 인한 휴대의 제약이나 부담도 적다. 카메라 배낭에 거치할 경우라면 오히려 너무 작아서 거치가 난감할 정도다. 이것은 짓조 GT1541T보다 다소 큰 시루이 M-1204도 마찬가지로 해당된다. 나는 야경 촬영을 위해 응봉산을 오르면서, 트래블러 형식으로 접는 대신, 일반 삼각대를 접듯 접어서 배낭에 달아야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노포드 기능을 겸하고 있다는 점은 특히 여러 날을 다녀야 하는 장거리 여행에서 빛을 발한다. 사실 모노포드는 계륵과도 같은 존재다. 촬영에 임하면서 모노포드가 필요한 경우를 많이 겪어보긴 했지만, 늘 갖고다니기에는 거추장스러운 존재였다. M-1204는 이런 모노포드를 따로 휴대할 필요 없이 삼각대를 하나 휴대하는 것으로 삼각대와 모노포드 모두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장거리 여행에서 짐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사람이라면 이것은 더할 나위 없는 매력일 것이다. 그리고 이 점이 내가 여러 개의 삼각대를 갖고 있으면서도 이 M-1204를 손에 거머쥔 이유다.








하나의 아이디어는 획기적인 제품을 이끌어내곤 한다. 짓조 트래블러 시리즈가 그랬다. 그리고 이렇게 나온 아이디어는 후발주자들이 간간이 차용하곤 한다. 시루이가 그렇다. 하지만, 그 아이디어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또 다른 아이디어다. 시루이는 이런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단순한 아류작이 아닌 재창조된 삼각대를 만들어냈다고 본다.

흔히들 삼각대의 끝은 짓조라고들 한다. 나도 슬릭 813CF를 쓰다가 짓조 GT2540LVL을 장만했었다. 하지만, M-1204는 짓조 GT1541T가 부럽지 않은 삼각대다. 튼튼하고 지지력 좋으면서 작고 가벼운 삼각대를 원한다면? 짓조 GT1541T가 돈 값 한다는 생각은 여전히 변함이 없지만, 지금이라면 자신 있게 이 M-1204를 권할 수 있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Trackbacks 0 | Comments 4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사진을 뒤적거리다 보니, 이 녀석이 나오는군요. 지난해 10월 27일, 두목과 함께 다녀온 시승촬영 사진입니다. 르노삼성의 QM5, 그 중에서도 4WD 구동계를 빼고, 디젤엔진 대신 2500cc 가솔린 엔진을 얹은 본격적인 도시형 Compact SUV인 City 모델이었습니다. 이 녀석, 컨셉은 도시형이었는데, 우리는 뭣도 모르고 강화도 해변을 신나게 해집고 다녔군요........ㅡ,.ㅡ;;

QM5는 QMX라는 이름으로 2007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접했습니다. 전시 관계자에게 양해를 얻어가면서 세부 사진을 찍어왔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당시 첫 인상은 그저 하나의 컨셉트카 같았습니다. 사이드미러에 달린 리피터램프나, 휠과 일체형으로 이어지는 타이어 사이드몰딩, 그리고 온통 퍼플세상인 확 깨는 실내 인테리어가 이런 인상을 이끌어냈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이 녀석이 아주 큰 변화 없이 그대로 양산되어 나왔습니다. 물론, 컨셉트카로 치부할만한 요소였던 것들이 아무 평범한(??) 형태로 바뀌긴 했습니다만.......ㅡㅡ;

그리고...

참으로 욕도 많이 먹었죠......ㅡ,.ㅡ;;
뭐, 말하자면 수많은 안티를 거느리고 있는 건 이 QM5 뿐이 아닙니다. SM5, SM7, SM3 등등, 르노삼성의 모든 자동차 모델들이 유독 많은 안티를 거느리고 있죠. 뭐, 따지자면 저 역시 SM3와 SM7에 대해서는 안티 성향입니다만...-_-;;

QM5는 그 중 유독 많은 욕을 먹고 있는 모델일겁니다. 왜 그럴까요? 이건 일단 사양을 본 후에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 안티들은 소위 말하는 묻지마비방이 아니거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제원표는 르노삼성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이 제원표와 실제 주행하면서 느낀점을 갖고, 왜 그리 많은 안티가 있는가 짚어보면 될 것 같습니다.

기존 QM5이 기본은 2000cc 디젤엔진을 얹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 City 모델은 2500cc 가솔린 엔진을 얹었죠. 최고출력 171마력, 최대토크 23kg.m/rpm으로, 디젤모델보다 경쾌하게 주행합니다. 무게 역시 동급 디젤모델보다 약 100kg가량 가볍죠. 디젤엔진 특유의 진동과 소음으로부터 해방되었다는 것도 장점일 수 있겠네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토크값과, 실용영역대에서의 출력차이로 인해, 도심 주행에서의 연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만, 공인연비 11.2km/L라는 수치는 2500cc라는 배기량을 감안할 때, 제법 경제적이라고 말해도 무방하겠습니다.

이 차량의 크기에 의거해 분류하면 현대자동차의 투싼,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 대우자동차의 윈스톰과 같은 Compact SUV에 묶을 수 있겠습니다. Compact SUV는 일상적인 용도에서 다소 부담스러운 덩치를 갖고 있는 SUV의 단점을 해소하고, SUV와 일반 승용차의 중간자적 형태로,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진 틈새모델이죠. 그리고, 이 Compact SUV는 상대적으로 몰기 쉽다는 점, 프레임바디에 비해 편안한 모노코크 바디를 체용하고 있다는 점, 승용 세단 혹은 해치백 등에 비해 공간효율이 높다는 점 등으로 단시간에 높은 인기를 끌어냈습니다. 투싼이나 스포티지, 윈스톰은 길거리에서 이제 너무도 흔히 접할 수 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만, 이 QM5는 투싼과 스포티지 등과 비교하기엔 갖추고 있는 편의사양이 지나치게 높습니다. CF에서 특징처럼 선전하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비롯, Bose 사운드 시스템, 좌우 독립형 풀오토 에어컨, 스마트키와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전후방 경보장치 등은 실용 영역에서 가장 중요할 수 있는 가격적인 부분에서 아직 적용할만한 사양들이 아닙니다. 사양만 두고 보자면 이 녀석은 Compact SUV들과 비교할 게 아니라, 베라크루즈, 모하비 등, 상급 SUV와 비교해야 할 것 같군요.

일단 첫 번째 문제가 여기서 나옵니다. QM5는 태생 자체가 Compact SUV입니다. 이 분류는 사양이 아닌, 차종의 크기에 따른 것이죠. QM5에 아무리 고급 사양을 넣어 꾸며낸다 하더라도, 이 차량이 Compact SUV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소위 말해서, 지가 아무리 비싸봐야 투싼급이고, 지가 아무리 고급사양이라봐야 스포티지급이라는 얘기. 바로 이것이 QM5가 안고 있는 첫 번째 문제입니다. 이 차종의 안티들은 이렇게 말하곤 하죠. QM5가 아니라 QM3라는 겁니다. 현대자동차의 투싼,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는 모두 현대자동차의 아반떼XD를 베이스로 하여 만들어졌죠. QM5는 아무리 봐도 SM5급 베이스먼트가 아닙니다. 아니, 그렇게 만든 차가 아닌거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기와 사양 갖고 그저 탁상공론처럼 내뱉는 얘기는 이쯤에서 접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아무리 떠들어봐야, 자동차는 그저 잘 달리고, 편안하면 그걸로 족한거죠. 특히 이 차량처럼 실용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Compact SUV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QM5는 잘 달릴까요? 네, 잘 달립니다. 그저 무난히 잘 나가는 걸 갖고 잘 달린다고 한다면, 요즘 자동차 치고 그렇지 않은 차가 어디 있겠습니까만, 이 QM5의 주행성능은 제법 인상적입니다. 마치 2500cc 가솔린 엔진을 얹은 중형, 혹은 고급형 승용차를 모는 듯, 답답함 없이 꾸준한 가속이 이루어지며, 200km/h에 육박하는 고속 영역에 들어선 상태에서도 풍절음을 제외한 정숙성이 유지됩니다. 가솔린 엔진 특유의 정숙성이 가져온 장점이죠.

물론, 주행은 단순히 엔진 성능만 갖고 얘기할 것이 아닙니다. 코너링에서의 쏠림, 정지, 노면 요철에 대한 진동 흡수 등, 다양한 요소를 두고 얘기하는 게 옳으며, 논하고자 하는 차량이 어떤 성향을 띄느냐에 따라, 요구하는 수준이 달라집니다. 일단 QM5 City는 세단에 대응하는 도시형 차종이라는 것에서, 승용차 수준의 승차감과 정숙성에 초점을 맞춰보도록 하겠습니다.

QM5는 자세 제어를 위한 기술로 VDC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전륜구동 차량에서는 코너링에서 언더스티어 현상이, 후륜구동 차량에서는 오버스티어 현상이 나타나며, 구동력 배분이 고정된 4WD는 이런 코너링에서 최상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대신, 주행저항이 발생하는데요, 이 통상적인 이론에 따르자면, QM5 City는 2WD에 전륜구동을 기반에 두므로, 코너링에서 언더스티어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VDC는 ABS와 TCS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자세 제어 시스템으로 코너링에서의 언더스티어 현상을 막아주며, 노면 마찰력 저하, 주행 중 쏠림 등으로부터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도와줍니다.

2500cc 엔진을 얹은 1.6톤짜리 차체를 노면마찰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젖은 도로 혹은 흙길에서 출발시킨다면? 만일 이 차량이 후륜구동이었다면 구동축이 헛도는 상황을 밥먹듯 경험했을겁니다. 후륜구동 차량을 일상적으로 몰고 다니는 제 경우, 미끄러짐과 오버스티어는 그저 일상인 양 여기고 있죠. QM5는 전륜구동이기에, 이런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적기는 하지만, 차체 무게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이 좋은 엔진을 얹다보니, 출발시 미끄러짐 현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여기에 적용된 B-LSD는 미끄러지는 구동축의 동력 전달을 제어해, 미끄러짐 현상을 극소화하면서 주행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런데 말이죠, VDC, B-LSD는 사실 주행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이를 제어해주는 2차적인 요소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건 안전장치인거지, 편의장치는 아니라고 봐야죠. 편안한 주행을 위한 요소는 차체의 쏠림 현상, 노면 효과의 차단 정도가 가장 큰데, 이를 제어해줄만한 요소는 이런 안전장치가 아닙니다. 서스펜션이 가장 큰 문제죠.

QM5에 어떤 서스펜션이 들어갔느냐.. 뭐, 크게 중요한 건 아닙니다. 아주 단순화하여 생각하자면, 이 서스펜션이 단단하면 코너링에서 쏠림 현상이 상대적으로 적고, 무르면 노면 효과를 잘 흡수해줍니다. 물론, 이건 극단적으로 단순화했을 때의 얘깁니다. 실제로는 단단한 가운데 적절히 물러야 하고, 무른 가운데 적절히 단단해야 합니다. 특히 QM5같은 Compact SUV는 세단에 비해 높이가 높고, 그 높이에 비해 휠베이스가 짧기 때문에, 이 서스펜션의 특성은 승차감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QM5의 서스펜션은 어떠냐구요? 최근에 선보인 차량들이 공통적으로 서스펜션이 단단해진 경향이 있는데요, 이 QM5의 서스펜션 역시 단단한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그 전부터도 르노삼성 자동차들의 서스펜션이 현대, 기아자동차의 그것보다 단단한 경향이 있긴 했습니다. QM5의 서스펜션도 단단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대단히 만족스러운 수준에 이릅니다. 단단한 서스펜션이 고속 주행에서 울렁임을 잡아주고, 코너링에서의 쏠림을 제대로 막아줍니다. 게다가 이것이 무조건 단단하기만 한 것이 아니어서, 과속방지턱 등을 넘어갈 때는 충격 및 진동 흡수가 무척 뛰어납니다. 시승코스의 마지막 단계가 바로 제 사무실로 돌아오는 것이었는데요, 여기에는 참으로 어이 없는 과속방지턱이 몇 개 있습니다. 규격도 맞지 않는데다가, 대형 화물차, 버스가 다니는 통에, 과속방치턱 앞뒤 노면이 푹 파였죠. 아예 멈췄다가 슬그머니 넘어가지 않고는 충격이 대단히 큽니다. 이런 과속방지턱을 QM5는 약 30km/h 정도의 속도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넘어갈 수 있더군요. 이것은 QM5에 적용된 서스펜션이 QM5의 크기, 무게, 그리고 무게중심에 대해 최적화되어있기 때문에 가능했을거라고 생각됩니다.

정리해볼까요? QM5, 정확히 말해 QM5 City는 시원시원하게 잘 나가고, 대단히 안정적인 코너링이 가능하며, 요철 등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합니다. 즉,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면서, 동시에 편안하기까지 하다는 얘기죠. 여기에 서두에서 밝혔듯, 제법 괜찮은 연비를 자랑합니다. 이쯤 되면 앞서의 탁상공론적인 첫 번째 문제 요소에 이은 두 번째 문제 요소는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복병이 있습니다. 편안한 주행에 추가되는 요소에는 캐빈의 편안함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특히 운전자의 편안함으로 집중되는 Compact SUV에서 고려요소가 부각됩니다. 이들 편안함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핸들의 무브먼트, 각종 패달의 깊이, 시트의 편안함 및 무브먼트, 각종 계기 및 스위치의 배열 등이 있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QM5의 실내공간, 전방 좌석입니다. 사진상으로 식별할 수는 없지만, 수동식인 핸들 무브먼트는 완벽하지는 않아도 적절한 위치 조절을 통해 운전자 체형에 맞출 수 있으며, 패달 깊이 역시 우리 체형에는 적당히 맞는 듯 합니다. 핸들의 멀티펑션 스위치 각도, 센터페시아 등의 각종 버튼 배열 등은 평이한 가운데서도 육안으로 쉽게 찾을 수 있으며, 나홀로 주행이 많을법한 이 차종의 특성에 맞도록, 운전석 주변으로 다양한 수납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정도면 문제가 없어보이죠?

정말 없을까요? 저 사진을 보고?

저는 있다고 봅니다. 바로 센터페시아가 문제죠. 주행중에는 운전자의 시선이 3개의 후방미러와 전방에 고정되어있다시피 해야 합니다. 센터페시아의 각종 스위치 역시 이런 운전자의 시선을 빼앗는 시간이 극도로 짧아야 하죠. 그런데,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다 올라오는 것은 좌우로 움직였다 돌아오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느립니다. 대우자동차의 마티즈, 현대자동차의 라비타, 쌍용자동차의 로디우스 등이 계기판을 센터페시아 상단에 놓은 까닭이 바로 이것이죠. 주행중 전방을 주시하던 시선을 핸들 사이가 되는 일반적인 계기판 위치가 아닌, 그대로 측면으로 눈을 돌리면 보이는 센터페시아 상단에 배열해, 시선을 빼앗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자 했습니다.

이 얘기를 왜?? 다시 한 번 위의 사진을 보시죠. 특히 센터페시아를 보시면 되겠습니다. 상단에는 모니터와 공조기 덕트만 있다시피 하고, 보통 센터페시아에 자리잡는 거의 모든 기능이 하단부에 몰려 있습니다. 상단부에 제법 많은 공간이 비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것은 시선을 아래로 떨구게 만드는 요소가 됩니다. 평면적인 형태를 취하기에, 기능을 찾는데 큰 지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시선을 빼앗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편안한 운행을 방해한다는 얘기가 되죠.

사진상으로 확인할 수 없는 요소로 시트의 편안함이 있습니다. 시승한 QM5에 적용된 시트는 최고급 가죽시트라고 합니다만, 강화도에서 제 사무실까지 돌아오는 약 1시간 가량의 여정에서 마치 엉덩이를 찌르는듯한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QM5와 같이 상대적으로 무게중심이 높은 차종이라면 시트가 운전자를 감싸서 보다 안정되고 편안한 운전이 가능하도록 해줬으면 싶습니다만, 이 녀석의 시트는 그 반대인데다, 쿠션마저 단단하군요. 만일 이 차를 쓰게 된다면 제일 먼저 시트부터 사제로 바꾸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즉, QM5의 안락한 주행성은 엉뚱한 두 개의 요소에 의해 퇴색되어버립니다. 그렇다고 이들 요소가 QM5의 평가를 반토막내는 건 아니겠습니다만, 어떤 하나의 기조를 두고, 그에 효과적으로 맞추는 일관성이 무척 아쉽습니다. 이것이 제가 판단하는 두 번째 문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을 찍기 위해 강화도 곳곳을 헤집고 다니면서, 간략하게나마 이 QM5 City 모델의 주행특성, 장단점 등을 파악해봤습니다. 하필 제 결혼기념일이었던 탓에, 시간에 쫓겨가며 촬영 및 주행테스트에 임했습니다만, 이 QM5의 인상적인 주행성능을 맛보는 것에는 충분한 시간이 아니었나 합니다. 물론, 위에서 열거한 첫 번째, 두 번째 문제가 이 차종을 평가함에 있어서 악영향을 미칠만한 요소가 되겠습니다만..

장황하게 떠들었습니다만, 이제 마지막 요소를 거론하면서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 같습니다. 흔히 우스게 소리로, 책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는 가장 뒷장의 가격이라고 합니다. 자동차도 예외는 아니죠. 이 가격에 적당한 차량일까?  맞다면 그게 대중적인 판단요소가 될 수 있을까? 바로 이 가격이 QM5의 세 번째 문제입니다. 차량 급은 투싼, 스포티지, 윈스톰과 같은 급이지만, 가격은 그보다 높죠. 특히 실용적인 면모를 중시하는 Compact SUV 시장에서 비싼 가격은 큰 걸림돌이 됩니다. QM5 City는 시내 주행에서 거의 무의미한 4WD 구동계를 없애고, 디젤 엔진 대신 휘발유 엔진을 얹어 다이어트했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QM5가 정상적인 비교 대상 차종들과의 경쟁에서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마치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와도 같은 각종 고급 편의사양을 극소화하고, 그만큼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편이 좋을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Trackbacks 0 | Comments 2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제죠. 2009년 1월 20일. 충무로 세기P&C 빌딩에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새로운 카메라가방, Walk About 시리즈에 대한 신제품 발표회가 있었습니다. 판매는 이미 그 전날인 1월 19일부터 했다고 하더군요. 기존 내셔널 지오그래픽 가방들이 카키색 계열의 원톤이었던 것에 비해, 이번 Walk About은 아스팔트를 연상시키는 거친 회색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Walk About은 기존 내셔널 지오그래픽 라인업이 산이나 초원 등, 아웃도어를 지향한 디자인과 색상을 취하고 있는 것에 반해, 도회적인 이미지를 담았습니다. 회색조의 색상이니, 아마 따로 말하지 않아도 도회적인 이미지임을 알 수 있을겁니다. 기존 라인업이 출퇴근하는 직장인 혹은 오너가 정장 혹은 얌전한 캐쥬얼에 어울리지 않아, 구매의 손길을 외면당하기 일쑤였는데요, 이번 Walk About 시리즈는 마치 이런 약점을 보완이라도 하는 듯, 이런 문제에까지 대응할만한 색상을 취하고 있습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죠.

재질은 기존 시리즈, Explorer 시리즈라고 하죠. 이들과 같이, 얇고 가벼운 코튼캔버스를 기반으로 합니다. Explorer 시리즈에서도 안감으로는 폴리에스터 립스탑이 쓰였는데요, Walk About 시리즈 역시 안감에 합성섬유가 들어갔습니다. 이번에는 National Geographic을 연속 배열한 무늬를 넣어 제품을 강조했네요.

또 하나 달라진 점은 외관에 자수 처리되어 있던 National Geographic 로고 및 CI를 금속재 평판에 새겨 웨빙처리했다는 것입니다.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보다 고급스러워 보일 수도 있고, 눈에 띄는 걸 원하지 않을 경우, 웨빙을 잘라내는 것만으로 간단히 제거할 수도 있군요. 자수는 뜯어내려면... 골치아프죠...ㅡ.ㅡ;;

사용자 삽입 이미지

Walk About 시리즈는 총 4개 형태, 7종으로 우선 출시되었습니다.

- 홀스터 형태의 NGW2021, 2025
- 숄더백 형태의 NGW2140, 2160
- 백팩 형태의 NGW5050, 5070
- 토트백 형태의 NGW8120

이들 가운데 홀스터 형태의 2종은 다음달에 선보인다고 합니다.
크기는 토트백인 NGW8120을 제외하고 각각 Explorer 시리즈와 대응합니다. NGW2140은 NG2345, NGW2160은 NG2475, NGW5050은 NG5159, NGW5070은 NG5162와 같은, 혹은 비슷한 크기입니다.

첫 사진 속의 가방은 NG2345와 비슷한 크기를 가진 NGW2140입니다. 착용자 체구가 키 158cm 가량의 마른 체형이다보니, 가방이 제법 커보이는데요, 전혀 큰 가방이 아닙니다. 제 카메라인 EOS 1D Mark III를 넣는다면, 마운트 분리한 채, 바디와 렌즈 하나만 넣을 수 있을만한 크기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수납 등에 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당장은 가격이 너무 쎄다는 게 걸리는군요. 내셔널 지오그래픽 가방이 처음 코엑스 사진기자재전에서 선보였을 때, NG2475 모델을 대략 저 NGW2140 가격에 샀었거든요. 환율이 무섭게 올랐어요.....ㅡ_ㅡ;
Trackbacks 1 | Comments 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재미있는 삼각대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시루이라고 하는 매우 낯선 메이커인데요, 짓조 트래블러 시리즈의 접이 방식을 차용한 소형 카본 모델입니다. 가격은 대충 비슷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 짓조 1541T의 절반 수준쯤 되겠군요. 30만원대라고 합니다.

짓조 트래블러 시리즈, 3년 전이었나? 일본 PIE 쇼에서 처음 접했습니다. 다리가 완전히 거꾸로 접히는 획기적인 형태였죠. 친구녀석이 아주 맘에 들어했었고, 얼마 안 지나서 결국 사더군요. 짓조답게(?) 참 비싸기도 많이 비쌌습니다만...-_-;;

작년부터던가, 이 트래블러 시리즈의 접이 형식을 차용한 삼각대가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게 호루스벤루의 네오1128T라는 모델일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제 수중에 들어온 시루이 M-1204도 같은 형식이죠. 얼핏 생각하면 짓조 짝퉁이려니 할 수 있습니다만, 이 시루이 M-1204는 단순 카피가 아닌 모방과 창조라는 양면성을 지닌 듯하여 이렇게 한 번 다루어봅니다.

트래블러 삼각대가 갖는 접이 방식의 장점은? 헤드 마운트 부분이 접혀진 다리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헤드마운트 및 헤드부분 만큼의 접은 길이가 없어진다는 점이 되겠습니다. 접은 길이가 짧은만큼 휴대성이 좋아지죠. 실제로 짓조 1541T의 경우, 트래블러 형식으로 접으면 어지간한 카메라배낭의 삼각대 거치공간에 제대로 거치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 짧거든요...ㅡ.ㅡ;;

여기서 문제가 나타납니다. 보통 삼각대는 단지 삼각대만으로 쓰지 않고, 볼헤드나 3Way 등, 각도 조절을 위한 헤드를 달아서 쓰죠. 그런데, 짓조 1541T에 전용으로 나오는 볼헤드는 지지하중이 무척 낮습니다. 프레스급 DSLR에 망원렌즈를 마운트한다면 제대로 지탱하지 못할 수준이죠. 물론, 트래블러 삼각대 자체가 이런 무거운 장비를 얹으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건 아닙니다만..

그래서 사람들은 지지하중이 높은 고성능 볼헤드를 따로 갖추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볼헤드 중, 헤드 베이스 직경이 짓조 1541T의 그것과 맞는 작은 모델이 없다시피 하죠. 즉, 이런 볼헤드를 연결했을 경우, 트래블러 삼각대의 최대 장점인 다리 접힘 방식을 온전히 쓸 수 없습니다. 마킨스에서 Q3 에밀레 모델을 트래블러에 쓰기 위한 것이 나오기는 했습니다만, 이것 역시 다리를 완전히 접히게 할 수 없죠.

그런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루이에서 함께 나온 볼헤드입니다. G-10이라 명명된 이 볼헤드는 도브테일 퀵슈를 채용한 프로그래시브 볼헤드 가운데 가장 작은 모델일 겁니다. 시루이 M-1204의 헤드베이스에 거의 근접하게 맞으며, 패닝다이얼과 압력조절 다이얼의 각도가 적당히 벌어져 있어, 트래블러 형식으로 접더라도 완전히 접히게 됩니다.

그리고, 이 볼헤드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래가 짓조 1541T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교하게 맞습니다. 드디어 트래블러를 온전한 트래블러로 써먹을만한 볼헤드가 생겼군요. 그동안 여기에 적절히 쓸만한 볼헤드 형태를 구상하느라 머리아팠는데, 이렇게 나와줘서 얼마나 다행인지........ㅡㅡ;;


다시 시루이 M-1204 삼각대 얘기로 돌아가봅니다. 짓조 1541T를 언급했지만, M-1204가 좀 더 큽니다. 이 삼각대의 다양한 시리즈를 봤는데요, 정말로 짓조 1541T와 동일한 크기를 가진 것도 있고, 같은 트래블러 형식의 접이 방식을 취하면서 중대형급으로 가는 모델도 있습니다. 그리고, 크기가 커지면서 특징도 하나씩 늘어납니다. 심지어 5단 삼각대도 있는데요, 접은 길이가 짧지만, 다리가 굵어, 마지막단이 불안정하지도 않습니다. 소위 말해 짱짱하더군요. 게다가 M-1204에서 보다 큰 크기로 가면 스파이크까지 내장되어 있습니다. 이 스파이크는 받침부분을 돌리면 나사 형식으로 나오게 되는데요, 그냥 어설프게 나온다는 생각이 아니고, 대단히 정교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M-1204는 완전히 접었을 때 길이가 44cm, 펼쳤을 때의 최대 높이가 1.55m입니다. 여기에 G10의 높이가 더해지고, 카메라 높이가 더해지면.. 평지에 세웠을 때 제가 쓸 수 있는 높이를 넘어서더군요. 제 키는 173cm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삼각대의 순수 무게는 1.2kg입니다. 짓조 1541T보다는 확실히 무겁습니다. 일단 크기가 더 크기도 하고, 카본 재질이 짓조의 6X 카본보다는 아무래도 무겁겠죠. 지지하중도 10kg으로, 짓조 1541T의 8kg보다는 높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다리가 물리는 부분의 재질 및 가공방식에 따른 차이도 존재합니다. 보다 무겁긴 합니다만, 더 튼튼할 것이라는 게 제 추측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추측의 이유는 바로 이 부분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 마운트부분은 주조 가공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주철 혹은 탄소 함류량이 높은 탄소강이 되겠죠. 탄성이 거의 없고 단단하지만, 충격으로 인한 균열에 약합니다. 그런데, 시루이의 이것은 주조 가공이 아닌 단조 가공입니다. 고온에서의 프래싱일 것으로 추측해봅니다. 가공에 있어 보다 많은 경비가 들어가, 생산 효율이 떨어집니다만, 물성은 주조 가공을 통해 만들어진 것과 비교할 바가 아니죠. 이런 차이는 극한에서의 사용을 통해 드러날 수 있을겁니다. 뭐, 공장에서 테스트할 때 냅다 집어던진다고 하더군요...ㅡ.ㅡ;;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 카본에서는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이렇게 탈착식 워머가 감겨져 있습니다. 워머가 없는 짓조 2580LVL, 1541T를 쓰다 보니, 이 워머가 더 어색합니다만, 막상 또 워머가 감겨져 있는 걸 만져보니, 요즘같이 추운 날씨에선 없는 것보다 훨씬 낫더군요. 시간이 지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새것 상태에서의 워머는 꽤 타이트해서, 흘러내리거나 빙빙 돌지 않습니다. 완전히 벗겼다간 다시 달기가 다소 힘들 정도예요;;

원래는 이보다 작은, 짓조 1541T와 같은 높이 수준의 모델을 집어들려 했습니다만, 보다 크고 무거운 이 녀석을 집어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샵 사장님이 이거 아주 재밌다면서 갑자기 다리 한 짝을 돌려 빼시더군요. 이분이 갑자기 왜 멀쩡한 삼각대를 분해하시나...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이 저를 혹하게 만들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네. 다리를 분해하신 게 아니라, 원래 분리되도록 만들어진 겁니다. 이런 구조가 더해져 있으니 무게가 더 늘기도 했을겁니다. 다리무게만 1.2kg이라는 게 이해 가는 순간이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루이에서는 이렇게 다리 하나를 분리해서 모노포드로 쓸 수 있게끔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다리를 분리하고, 센터컬럼의 마운트베이스를 뽑아서 분리한 다리에 물리면 완벽한 모노포드가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 모노포드를 계륵같은 존재로 여기기 쉬운데요, 이렇게 M-1204 하나면 모노포드까지 갖추는 셈이 됩니다. 별도로 휴대할 필요도 없으니, 일거양득 이상의 효과가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 대부분의 삼각대가 이렇게 두 가지 규격의 나사산을 갖고 있습니다만, 모노포드를 겸하는 삼각대라면 더욱 필수겠죠. 모노포드의 경우, 별도의 헤드 없이 카메라나 렌즈에 바로 물리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트래블러라는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짓조에서 차용해왔습니다만, 그 형식 이외에는 참신하고 편리합니다. 작게는 트래블러 접이 방식을 레버형이 아닌 버튼형으로 한 것부터, 모노포드를 겸하게 한 것, 워머를 갖추고 있다는 점 등은 짓조 트래블러에서 볼 수 없던 점들입니다. 이런 것들이 이 낯선 메이커의 삼각대를 제 손에 들려준 까닭이기도 하죠.


볼헤드 G-10에 대해서는 좀 더 파악해본 후에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실은 이 소형 볼헤드가 제겐 더 흥미롭습니다. 삼각대는 사실 이미 짓조 1541T를 갖고 있었으니까요. 우선 G-10의 사진 몇 컷 더 보여드립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쬐그만게 패닝도 되고, 퀵슈에 수평계도 있습니다. 대충 있을 건 다 있다고 봐야겠네요.

다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맘에 안드네요;; 번들 제공되는 범용 플레이트인데.. 일단 저는 이렇게 플레이트와 바디 사이에 원가 끼워져 있는 게 싫어요. 이게 가벼운 걸 물려두면 문제가 아니지만, 무겁거나, 강하게 물리면 극단적인 경우 마운트가 뽑힐 수도 있죠.

뒷면 안쪽을 저렇게 파놓은 것도 썩 맘에 들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강도에서 물리할 수밖에요. 두 가지 잠금 방식을 동시에 취하고 있다는 건 꽤 괜찮은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지막으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마킨스 Q3 에밀레와의 비교입니다. 대략적인 크기를 가늠할 수 있을겁니다.
Trackbacks 0 | Comments 0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세는 광각인가봅니다. 작년 중순까지만 해도 135포맷 환산 28mm에서 시작하는 제품조차 쉽게 찾아보긴 힘들었는데요, 작년 포토키나를 전후한 시점에서부터 28mm는 물론, 24mm의 광각까지 커버하는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가 여럿 선보였습니다. 연말과 더불어 제 손에 쥐어진 이 녀석 역시 24mm에서 시작하는 모델이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삼성 WB500, 이달 중순쯤 출시될 모델이라고 합니다. 첫 인상은 다소 크고 투박하다는 느낌입니다만, 광각 24mm에서의 시작, 광학 10배줌이라는 사양은 이 카메라를 그저 흔히 접할 수 있는 패션 액세서리가 아닌, 실용성 위주의 카메라임을 말해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광학 10배줌이라 하면,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중에서도 다소 덩치가 있는, 하이엔드급 카메라를 연상하기 쉽습니다. 이런 모델들은 대체로 카메라가 두툼하고, 렌즈 경통이 상당히 돌출되기 마련인데요, WB500의 광학 10배줌 렌즈는 생각 외로 튀어나오는 길이가 짧습니다. 사실, 초점거리가 42mm에 불과하니, 경통이 심하게 튀어나와야 할 까닭이 희박하긴 하죠. 아무튼 꽤나 효율적으로 만들어놓은 것 같아 좋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최대 광각에서의 최대 개방 조리개값이 F3.3이라는 점은 다소 거슬립니다. 어차피 센서가 작은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이기에, 낮은 개방 조리개값이 심도를 얕게 해주는 건 아닙니다만, 광량이 부족할 때 셔터속도 확보에서 F2.X 정도로 시작하는 다른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게 문제죠.

그런데, 이런 단점이 또 한 편으로는 아주 큰 문제로 지적할만한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보면 꽤나 만족하고 썼었던 시그마 DP1의 경우, 환산 28mm 단렌즈에 F4.0에서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불편함 없이 잘 썼으니까요. 지난 일요일에 잠시 들고 나가서 써봤는데요, 최대 개방 조리개값이 높기는 하지만, 고감도에서의 노이즈 억제력이 꽤 좋아서, 셔터 속도 확보를 감도 조절로 보완할 수 있더군요. 아쉽기는 하지만, 보완할만한 방책이 있다는 것이니, 크게 게의치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잠시 써본 느낌은,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답지 않게 반응이 제법 빠르다는 것, 고감도에서의 노이즈 억제력이 좋다는 것, 조작감이 꽤 괜찮다는 것 정도입니다. 결과 이미지가 인터넷 등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쨍한 사진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듯 합니다만, 아이들 방학숙제용 사진을 인화해보니, 결과물에 딱히 하자가 있다고 지적할만한 문제는 눈에 띄지 않더군요. 당분간 이 녀석이랑 씨름하면서 다른 특징들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Trackbacks 2 | Comments 1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릴적, 포니를 비롯한 몇몇 왜건 차량을 본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RV 차량의 전성기가 올 무렵, 현대의 아반떼 투어링, 대우의 누비라 스페건, 기아의 파크타운이 비슷한 시기에 선보였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이런 왜건형 차량들은 꽤나 인기가 없습니다. 아반떼 투어링, 누비라 스페건, 파크타운 모두 저조한 판매량을 뒤로 한 채 짧은 생을 마감했죠. 우리나라에서는 작은 차량에서조차 해치백 스타일보다는 세단형이 월등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 편으로는 보여지는 부분에 대해서만 강조되는 게 아닌가 싶어 씁쓸합니다만..

XC70은 이렇게 인기가 없는 왜건형 차량입니다. 그리고, 이 왜건 스타일은 볼보가 가진 이미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만큼 볼보자동차가 갖는 어떤 이념적인 부분이 왜건 스타일과 잘 맞아떨어져 있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흔히 볼보에 붙이는 수식어로 안전이라는 낱말을 쓰곤 합니다. 안전의 볼보. 사실, 볼보가 갖는 이미지 중 가장 큰 축은 이런 안전성에 있습니다. 볼보 하면 떠오르곤 하는 이른바 7-up 테스트 역시 이런 안전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죠. (이건 뭐.. 광고를 위해 특수 제작한 차를 기반에 깔았다 해서 망신살 톡톡히 치뤘었다고 합니다만;; )

한달 하고도 거의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군요. 지난 10월 13일에 가졌던 시승 취재였습니다. 볼보 XC70 D5를 몰 기회가 주어졌죠. 청평 쁘띠프랑스까지 갔다가, 어마어마한 금액을 요구하는 바람에 발길을 돌렸던 촬영이었습니다. 뭐, 덕분에 꽤 긴 시간을 운전해볼 수 있긴 했군요.

XC70을 얘기하기에 앞서, 자동차를 바라보는 시각과 왜건의 의미를 짚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XC70은 사실 재미 없는 자동차니까요.

사람들이 자동차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부의 상징이자, 과시하기 위한 아이템인 경우도 있고, 그저 교통 수단 중 하나일 뿐이기도 합니다. 즐기기 위한 장난감인 경우도 있죠. XC70을 얘기하고자 한다면 그저 교통 수단 중 하나일 뿐이라는 시각을 기초에 깔아두는 편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선의 연장선상에 왜건이라는 스타일이 자리잡고 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왜건은 철저히 실용성에 주안점을 둔 스타일입니다. 사람이 타면서, 짐 싣는 공간도 넉넉하게 갖출 수 있는 스타일이죠. 미국 등에서 이 왜건은 세컨드 차량으로 많이 쓰이더군요. 다만, 이것이 차량의 덩치를 키우다보니, 상대적으로 운전이 어렵고, 늘어난 무게로 인해 떨어지는 연비 문제가 생깁니다. 물론, 세단을 기초에 두고 단순히 왜건 스타일로 만든 것일 경우의 얘깁니다.

그럼 XC70 얘기를 해보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이 차를 가족을 위한 차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그저 단순히 왜건형인 것을 넘어, 이 차의 곳곳에 가족을 겨냥한 듯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죠.

가족을 위한 차, 일단 왜건의 철저한 실용주의적 사양을 바탕에 깔아둬야 합니다. 이 차에 얹어진 직렬 5기통 터보 디젤 엔진은 실용영역에서의 강력한 토크를 바탕으로 공인연비 11.7km/L라는 고연비를 실현했습니다.(연비는 자료마다 들쑥날쑥이라, 어느 것이 정확한 수치인지 모르겠네요;; ) 경유값이 급격히 올라,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진 디젤엔진이지만, 높은 연비는 고유가와 맞물려 커다란 매력이 아닐 수 없죠. 승차정원은 5명, 트렁크 용량은 575L에 달하는데, 2열 시트를 접으면 성인 남성이 다리를 쭉 뻗고 누울 정도의 공간이 확보됩니다. 특히 이 2열 시트는 트렁크 바닥면과 완전히 일직선을 이루도록 접히기 때문에, 화물 적재용으로 활용하기에 매우 이상적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위 자료는 볼보 글로벌 사이트에서 발췌했습니다.

그럼 이 XC70의 달리기 성능은 어떨까요? 앞에서 저는 이 XC70을 가리켜 재미 없는 차라고 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보통 외산 자동차에서 은근히 기대하기 마련인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맛볼만한 차가 아니기 때문이죠. 디젤엔진 특유의 넘치는 힘은 있으나, 폭발적인 가속력은 없습니다. 그냥 조용히 꾸준히 가속되는 자동차입니다. 그냥 내가 승용차를 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정도라고나 할까. XC70은 사실 정통 왜건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파생된 형태라고 보는 편이 옳습니다. 1997년 V70 XC라는 모델로, 정통 왜건 스타일인 V70에서 파생된 형태로 선보인 것이 XC70의 시작입니다. 세단을 기반으로 한 V70의 지상고를 2~3cm 가량 높이고, 하체에 가니쉬를 둘러, 험로 주행 성능을 개선한 모델이죠. 왜건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왜건이 SUV에 밀려 고전하던 차에 볼보가 내놓은 해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온로드용 승용차에 기반을 둔 자동차다 보니, 약간 나아진 오프로드 주행 성능으로는 SUV가 제공하는 운전의 맛을 주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그렇다고, 스포츠카 스타일이 갖는 폭발적인 주행성능을 제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약간 높아진 지상고 탓인지, 코너링에서의 쏠림 현상도 있긴 합니다. 물론 적당히 무른 쇼바 탓도 있겠죠. 그래도 AWD인 V70을 기반으로 한 탓에, 주행 안정성은 꽤 좋습니다.

운전에의 재미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XC70은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계속 반복하지만, XC70은 오로지 실용성 하나에 철저히 맞춰진 자동차니까요. 그리고, 곳곳에 담겨져 있는 볼보 특유의 안전 장치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선 눈에 띄는 건 BLIS라 칭하는 사각지대 보완장치입니다. 특히 차체 길이가 길어지면, 사이드미러에서 보이지 않는 영역이 늘어나게 되는데요, 이 BLIS는 일정 거리 내에 다른 차량이 있으면 불이 들어와 알려줍니다. 어느 정도 교통 흐름을 읽으면서 달린다면 큰 지장이 없겠지만, 이런 흐름을 놓쳤을 경우, 이 사각지대로 인해 사고가 날 수 있는데, BLIS는 이것을 예방해주죠. BLIS 센서는 사이드미러 하단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LDW라고 명명된, 국내 소개된 볼보 자동차 중에서는 이 XC70에 가장 먼저 도입된 차선 이탈 경보장치 또한 안전운전을 위한 기능으로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을 이전에 포스팅했던 BMW 650i 컨버터블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요, 650i의 차선 이탈 경보장치가 핸들 진동으로 알려준 것과 달리, XC70의 이것은 경보음으로 알려줍니다. 개인적으로는 경보음보다는 650i의 핸들 진동이 좀 더 쾌적하더군요. 특히 시내에서는 갓길 주차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차선에 걸쳐 주행할 경우가 꽤 많이 생기는데요, 그 때마다 LDW가 울어댄다면 그 또한 스트레스일 것 같습니다. BLIS도 마찬가지지만, 별도 스위치를 써서 끌 수도 있는데요, 일단 시동을 걸면 자동으로 켜지는군요. 저는 조금 몰다가, 이걸 바로 꺼버렸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후진 연동 하향식 사이드미러와 후방카메라 역시 안전을 위한 장치로 빼놓을 수 없습니다. 후방카메라는 길이가 길어 상대적으로 후진이 부담스러운 왜건의 단점을 잘 무마해주고, 하향식 사이드미러는 후진시의 사각을 상당 부분 해소해줍니다.

HDC라는 기능도 있습니다. 내리막길에서 낮은 속도로 일정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죠. 이건 밋션을 수동모드에 놔야만 동작한다고 합니다. 이 HDC를 켠 상태로 내리막길에 접어들면 차가 알아서 제동을 걸며 천천히 내려간다고 합니다. 시승 중 이를 써볼만한 환경을 가지 않아서, 실제로 써보지는 못했습니다만, SUV의 성격을 약간이나마 부여한 이 차종에 가장 어울리는 안전장치가 아닐까 싶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ABL이라 명명된 헤드라이트 조사각 조절 장치는 주행 방향에 따라 좌우로 각각 15도씩 헤드라이트의 조사각을 바꿔줍니다. 이 부분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국내 법규상 불법이 되어 적용될 수 없었던 기능인데요, 지난해 말 이 규제가 풀리면서 합법적으로 적용되게 되었습니다. 가로등이 잘 밝혀져 있는 곳이라면야 문제가 아니겠지만, 어떤 불빛도 없는 깜깜한 지방도로를 달릴 때라면 꽤 유용하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 실내로 시선을 옮겨보겠습니다. 각종 전자식 장치들이 즐비하기는 하나, 전반적으로 심플하고, 잘 정돈된 인상을 줍니다. 그냥 편안하다고 표현하면 될까 싶습니다.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센터페시아가 이채롭긴 하지만, 뭔가 대단한 걸 보여주는 건 아닙니다. 인대쉬타입의 CD체인저와 좌우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공조장치가 센터페시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볼보 특유의 사람 형상 풍향 설정 스위치가 무척 직관적으로 보이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옵션인 내비게이션은 완전히 독립되어 있습니다. 리모컨을 이용해 전원을 켜면 대시보드 상단에 들어있던 내비게이션 모니터가 위로 올라옵니다. 국산차의 순정 내비게이션들과 달리 오디오와 연동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스피커만으로 안내해줍니다. 이 차량의 내비게이션이 잘못된 것인지, 최대 볼륨에서도 소리가 너무 작아, 잘 들리질 않더군요. LCD가 터치스크린이 아니라는 점도 불만사항입니다. 조작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길이가 긴 왜건형 차량이니, 뒷좌석 레그룸도 상당히 넉넉합니다. 덩치 큰 어른 5명이 타더라도 다리가 불편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뒷좌석 시트 착좌감이 썩 좋지 않은데, 이 시트가 아동용 시트를 내장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사진에서처럼 안장부분을 접어올려 아동용 시트로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요, 이것 때문에 안장이 분할되어 있다보니, 착좌감이 좋을 수가 없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늦게 출발한 데다가, 쁘띠프랑스에서의 촬영 무산으로 시간을 많이 허비한 까닭에, 미사동 조정경기장으로 서둘러 이동했고, 중간에 양수리 방면으로 가는 길에 있었던 공터에서, 그리고, 미사동 조정경기장 안쪽에서 사진 촬영을 마쳤습니다. 촬영이 끝날 무렵에는 이미 해가 넘어가고 있더군요. 가족을 위한 차 XC70, 미흡해 보이는 부분도,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이 차의 전체적인 세팅은 실용과 안전이라는 지극히 기초적인 이념으로 집중되어 있습니다. BMW 650i 컨버터블을 다룬 글에서 자동차는 타라고 있는 것이고, 운전은 모험이 아니라는 얘기를 잠깐 언급했는데요, 이것에 철저히 초점을 맞춘 자동차가 XC70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족의 패밀리카, XC70이 지향하는 이상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Trackbacks 2 | Comments 0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난 10월 7일의 일입니다. 자동차 시승을 처음으로 해봤다고 해야 할까요? 오전에 날아온 한 줄의 메시지가 지금까지 쭈욱 주 1회 이상의 자동차 사진 촬영이라는 일정을 낚아내고 있습니다. 이 첫 시승차는 BMW 6 시리즈 중 하나인, 650i 컨버터블입니다.

이날은 사실 사진을 찍으러 나간 건 또 아닙니다. 그냥 두목이 교외로 바람이나 쐬고 오자는 취지에서 동행시킨거죠. 저야 뭐, 이 시승이 기사 작성을 위한 것이라고 알고 있었으므로, 그래도 사진이라도 찍어주자는 생각에서 카메라를 챙겼습니다. 이게 화근이었던 것 같습니다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BMW 홈페이지 발췌



BMW 650i 컨버터블은 2006년 1월 10일 M5와 함께 국내에 선보인 스포츠카입니다. 이런 차량을 처음 선보인지도 벌써 3년을 향해가는군요.

BMW 650i 컨버터블은 스포츠카이기는 하나, 정통 스포츠카의 반열에 들어갈만한 전형적인 스포츠카라고 말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포츠카는 야생마에 비유를 하는데요, 대단히 역동적이지만, 길들여지지 않은 까닭에 다루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이를테면 스포츠카 중에서도 슈퍼카에 속하는 멕라렌 SLR의 경우, 차량을 구매하면 전문 카레이서가 따로 운전 교육을 시켜준다고 하더군요. 예전에 도전 지구탐험대에서 연예인 카레이서로 잘 알려진 이세창씨가 F1머신이었나? 그걸 몰면서 처음엔 변속조차 못하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뭐, 그만큼 조작이 민감하고 까다롭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BMW 650i 컨버터블은 그렇지 않습니다. 전자식 오토밋션이 올려진 이 시승모델의 경우, 그저 2종 오토 면허로 초보딱지만 달아도 무리 없이 운전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스포츠카들은 차체가 가볍고, 그 가벼운 차체에 비해 월등히 높은 출력을 갖는 엔진을 얹어놓습니다. 액셀레이터를 밟는 순간, 이 강력한 엔진이 폭발적인 힘을 내면서 멈춰있던 차체를 튕겨내버리죠. 그런데, 멈춰있는 차체는 관성의 법칙에 의해 그대로 멈춰있으려고 합니다. 여기서 일단 자세가 틀어져버리죠. 특히 후륜구동인 멕라렌 SLR은 전륜이 멈춰있는 상황에서 후륜이 앞으로 무자비하게 밀어붙이기 때문에 똑바로 출발하는 것부터가 난제라고 합니다. 만일 이런 특성이 BMW 650i 컨버터블에 여과 없이 적용되었다면 과연 왕초보 운전자인 두목이 이걸 몰고 우리 사무실까지 올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ᄒᄒ

BMW 650i 컨버터블을 몰고 처음 출발할 때의 반응은 무척 심심했습니다. 이를테면 사격장에 올라 처음으로 M-16을 쐈을 때 가진 느낌이라고 할까요? 당시에 저는 의외로 약한 M-16의 반동에 적응이 안되었습니다. 이전에 쏴봤던 산탄엽총의 무지막지한 반동을 염두에 뒀었기 때문이죠. BMW 650i 컨버터블은 이 차가 괴력의 스포츠카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얌전하게 출발했습니다. 물론, 일단 출발하고, 아주 약간의 속도가 붙는 시점부터 이 차는 밟으면 밟는 대로 치고 나가는 괴력의 스포츠카가 됩니다. 정말 아주 가볍게 200km/h를 넘기는 가속력은 목이 뒤로 꺾이는 듯한 쾌감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주변의 차들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뒤로 가는 쾌감을 주기에는 충분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독특한 스타일의 주행성능을 갖추게 하는데는 BMW 650i 컨버터블이 표방한 누구나 쉽게 운전할 수 있는 스포츠카라는 기조에 발맞춘 다양한 전자제어 시스템이 있어서입니다.

먼저 BMW 650i 컨버터블의 엔진, BMW 650i 컨버터블에 얹어진 엔진은 총 배기량 4,799cc의 V8 엔진입니다. 최고출력 367마력, 최대토크 50kg.m/3,400rpm 에 이르는 강력한 엔진인데요, 여기에는 BMW가 자사의 자동차에 들어가는 가솔린 엔진에 적용하고 있는 더블 바노스 및 밸브트로닉스 시스템을 그대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 두 시스템은 엔진에 달린 흡배기밸브의 동작을 제어해, 전 영역에서 고루 엔진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합니다. 더블 바노스는 밸브의 타이밍을, 밸브트로닉스는 밸브가 열리는 정도를 제어한다는군요. 뭐, 야생마같은 스포츠카를 기대한 상태에서 생각보다 굼뜨는 스타트에 실망하긴 했지만, 출발 직후부터 보여준 전 영역에서의 거침없는 가속 성능은 이런 기술 여부를 떠나 충분히 매력적인 달리기 능력을 부여해준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엔진과 더불어, 쉽고도 다이내믹한 주행을 가능케 해주는 요소는 스티어링 메커니즘에서도 빠져서는 안됩니다. BMW 650i 컨버터블에도 당연히 이를 위한 스티어링 보조 기술이 들어가 있죠. 스티어링에 직접 적용된 기술은 액티브 스티어링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전륜에 따로 전기모터를 장착, 속도나 노면 등을 분석해 스티어링 휠 각도를 적절히 조절해준다고 합니다. 이것은 또 엔진이 꺼졌을 경우에도 전기모터 힘에 의해 핸들링이 보다 원활하도록 해준다네요. 뭐, 주행환경이 워낙 안정적이었고, 이런 특화된 시스템 없이도 얼마든지 달릴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이 기술의 진가는 전혀 맛보지 못했습니다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주행 중 자세 제어 시스템은 통칭하여 다이내믹 드라이브 시스템이라 명명했습니다. 그냥 간단히 생각하면 TCS 등과 같은 주행 중 자세 제어 시스템이라고 보면 됩니다. BMW 650i 컨버터블에는 기본적으로 DSC (Dynamic Stability Control)가 적용되어 있으며, 별도 버튼 조작으로 DTC (Dynamic Traction Control)를 통한 안정된 주행이 가능해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BMW 650i 컨버터블은 한마디로 달리는 로봇이라고 생각해도 잘못된 표현은 아닙니다. 주행 자체야 운전자가 하지만, 운전자가 하는 일은 주행과 정지, 가속과 감속, 방향 전환 등을 BMW 650i 컨버터블이라는 로봇에게 명령하는 것과 같습니다. 액셀레이터를 밟으면 더블 바노스 및 밸브트로닉스 시스템에 의해 최적의 동력 상태를 만들어내고, 이에 기초하여 가속됩니다. 그리고, 운전자의 가속 및 핸들링에 따라 액티브 스티어링은 최적의 스티어링 각도를 유지하며, 지면으로의 동력 전달 상태에 따라 다이내믹 드라이브 시스템이 가장 안정된 자세를 구현해냅니다. 이런 특징은 고성능 스포츠카 특유의 극도로 예민한, 원초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 없게끔 하기도 하지만, 쉽고 재미있는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가 됩니다.

주행에 직접 관계된, 파워트레인 및 스티어링에 관련한 부분은 대략 이렇습니다. 그리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너무도 심하게 디지털화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자장치 일색입니다. 이 부분은 적응이 다소 암담하기도 하더군요. 시동장치, 오토밋션레버, 방향지시등을 비롯한 각종 기능 레버 등이 모조리 전자식입니다. 적응하는게 아주 오래 걸리지는 않겠습니다만, 기존 기계식 장치들에 익숙한 상태에서 이런 전자식 기기들은 다소 위화감을 주더군요. 한마디로 컴퓨터 속에 파묻혀 운전하는 느낌이랄까.. 앞에서 이 차를 가리켜 달리는 로봇이라고 표현하기는 했습니다만, 컴퓨터 속에 파묻혀 운전하는 기분이 생소한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상암동에서 헤이리, 화석정을 거쳐 다시 상암동으로 돌아오는 코스였습니다. 저는 헤이리에서 화석정까지, 그리고 점심 식사를 위해 다시 들렀던 오두산 통일전망대 초입에서 상암동까지 핸들을 잡았는데요, 직접 몰아본 소감에 대해 묻는다면, 역시나 간이 덜 되어 밍숭맹숭한 찌개를 먹는 기분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다양한 안전장치 및 주행 보조장치들이 쉽고도 다이내믹한 주행을 도와주지만, 전자제어의 힘을 빌어 얻어내는 쉬운 주행 성능이 스포츠카에서 얻고자하는 말초적인 쾌감을 자극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이유에서죠. 말 그대로 튀어나가는 쾌감은 일찌감치 접어야 했고, 고속 주행 중 일어나는 극도로 민감한 노면 변화에의 역동적인 대응은 아예 기대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밟으면 밟는 대로 빠르게 치고 나가고, 꺾으면 꺾는 대로 오버스티어 없이 제어된다는 건 자동차는 타라고 있는 것이고, 운전은 모험이 아니라는 지극히 기초적인 자동차에 대한 상식에만 충실한 게 아닌가 합니다. 스포츠카 역시 기초는 자동차이기에, 이런 상식을 기반에 둬야겠지만, 전투기를 설계할 때 비행 안정성을 떨어뜨려 높은 기동성을 확보하듯, 스포츠카 역시 안정된 달리기 능력 대신, 역동적인 달리기 능력을 부여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BMW 650i 컨버터블은 스포츠카다운 매력을 상당 부분 잃고 있는 게 아닐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Trackbacks 0 | Comments 2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쯔시다의 브랜드명 파나소닉, 얼마 전 이 마쯔시다는 기존 회사명을 버리고, 브랜드명인 파나소닉을 사명으로 통일했습니다. 저는 마쯔시다가 갖고 있는 지극히 공업적인 이미지와, 파나소닉이 갖고 있는 상업적인 이미지 사이에서 상당한 이질감을 느꼈었는데요,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라면 상업적인 이미지쪽이 훨씬 좋을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무엇보다 인지도에 있어서 마쯔시다보다는 파나소닉이 더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죠.

파나소닉의 카메라에는 라이카 렌즈가 들어간 것으로 유명합니다. 예전의 하이엔드급 사양 모델들에서 보면 대구경 라이카 렌즈를 갖춘 모델도 쉽게 볼 수 있었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어도 렌즈 사양만큼은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들 가운데 가장 좋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 않을까...

이런 파나소닉이 루믹스 LX3와 더불어 내놓은 라인업에는 하나의 공통된 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광각으로의 특화입니다. 135포맷 환산 24mm에서 시작하는 루믹스 LX3를 필두로, 25mm에서 시작하는 루믹스 FX38, 28mm의 루믹스 FX180, 27mm의 루믹스 FZ28이 새로운 라인업입니다. 기존 라인업에도 25mm에서 시작하는 루믹스 FX520이 있긴 합니다만, 전 라인업에 걸쳐 28mm 이하로 갖춰졌다는 점은 보다 넓은 광각을 요구하는 현 세태의 반영이 아닐까 합니다.

이들 가운데 지금 제 손에 들려져 있는 모델은 루믹스 FX180입니다. 하필 광각이 가장 약한(??) 모델이라는 게 다소 아쉽긴 합니다만, 28mm로 표현할 수 있는 영역도 꽤나 무궁무진하다는 말로 위안을 삼으며 한 번 적응해봐야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파나소닉의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잡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파나소닉 디지털카메라 특유의 자글자글한 노이즈에 질려 꺼려했었던 게 원인이죠. 주변에 파나소닉 디지털카메라를 쓰던 사람들이 몇몇 있었는데요, 대체로 몇 개월 못 쓰고는 다른 기종으로 갈아탔던 기억이 있습니다. 좋은 렌즈인데, 프로세싱이 망쳐먹는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었죠.

하지만, 파나소닉의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라이카 디지털카메라와 쌍둥이 모델에 해당합니다. 루믹스 LX 시리즈는 라이카 D-Lux 시리즈와 정확히 매칭됩니다. 이번에 나온 루믹스 LX3 역시 마찬가지죠. 그리고, 이들 라인업 및 곁다리 라인업에서 볼 수 있는 성능은 그저 과거의 기억으로 단정지을만한 성질이 못 됩니다. 그 다른 점을 지금부터 꺼내봐야죠.

루믹스 FX180은 1400만 유효화소수의 1/1.72인치급 센서와 수동 노출 기능을 갖춘 제법 고급 사양의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입니다. 수동 노출이라고 해봐야 최소 노출 시간 1/2000초, F2.8과 F9.0 중 택하는 조리개가 전부입니다만, 이를 통한 조절범위 내에서 연출해낼 수 있는 분위기는 완전 자동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로 얻어내는 사진들과 사뭇 다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들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루믹스 FX180에도 커다란 LCD를 뒷면 대부분에 걸쳐 배치했습니다. 손이 감기는 오른쪽 측면에 가지런히 배열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도 꽤 낯익습니다. LCD는 23만 화소의 2.7인치급이 들어갔으며, 야외에서의 사용에도 무리가 없도록 밝고, 반응도 빠릅니다.

이제 막 열어본 셈인지라, 그다지 할 말이 있지는 않네요. 일단 야외에서 저감도로 찍어본 느낌은 요즘 디지털카메라들과는 사뭇 다르다는 겁니다. 작은 센서에 많은 화소를 집적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질이 상당히 좋다는 것, 포커싱 속도 및 셔터 딜레이가 꽤나 쓸만하더라는 것이 그 까닭입니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이걸 손에 거머쥐고 인사동을 활보할 듯 하네요.

우선 카메라를 찍어둔 컷들만 몇 컷 더 올려둡니다. 이 녀석이 720p HD동영상 녹화를 지원한다죠? 그래서 이미지들도 대부분 16:9 비율로 구성해봤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배터리는 CIPA 기준으로 최대 330컷 촬영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메모리는 SDHC를 지원하고, 저화소모드에서 최대 7fps의 연사 성능도 갖췄다 합니다. AF 트래킹도 지원한다는데, 이걸 들고 스피드웨이를 한 번 나가볼까요?.........ㅡ0ㅡ;;
Trackbacks 0 | Comments 0



예전에 리뷰를 위해 코닥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다루면서 던졌던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이 있었다.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고르는 기준이다. 콤팩트라는 표현에 그 답이 있다. 작고 가벼워 휴대가 간편하고, 쓰기 편하고, 배터리 오래 가며, 내구성이 좋을 것. 간단히 줄이자면 휴대가 간편한 완전자동 똑딱이라고 표현하면 될 것이다.

그럼 이들 요소를 각각 짚어보자. 작고 가벼워 휴대가 간편하다. 크기가 작아지면 무게도 가벼워진다. 다만, 휴대가 간편하려면 작고 가벼운 것과 별도로 두께가 얇으면서, 또, 그 크기도 적당히 작아야 한다. 대략 담배케이스 정도를 연상하면 적당하지 싶다. 꽤 오랜 시간동안 휴대가 간편한 크기의 기준을 담배케이스로 삼았으니까.

쓰기 편하다는 건 그냥 간단히 켜고, 별다른 움직임 없이 셔터만 누르면 사진 잘 나와준다는 의미다. 완전자동이지만, 움직임을 최소화하기 위해 줌 기능이 지원되면 좋다. 그것이 광학줌이든 디지털줌이든, 이 문제는 2차적인 문제다.

배터리가 오래 간다는 건, 본바탕에서야 저전력소모 설계가 중요하지만, 같은 기반에서 말한다면 LCD 크기가 작은 편이 유리하다. 다만, LCD 크기가 작아지면, 앞서의 쓰기 편할 것이라는 요소와 배치된다. 즉, LCD 크기를 그대로 둔 채 전력 소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기술이 된다.

내구성이 좋을 것, 이건 처음에 얘기한 작고 가벼울 것이라는 요소와 어긋나기 십상이다. 내구성이라는 건 첫 번째, 외형의 튼튼함, 두 번째, 오염으로부터의 안전함을 갖고 말할 수 있다. 튼튼한 외형은 그만큼 부피를 증가시키거나, 금속재질을 써서 무게를 증가시키기 십상이다. 오염으로부터의 안전성을 띄기 위한 대표적인 요소로는 방진방적 기술의 도입이지만, 이것 역시, 방진방적을 위한 추가 구조물이 필요해지는 만큼 콤팩트함의 일부를 희생할 수밖에 없다.

매체 버즈에 속해 각족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리뷰하면서 한동안 코닥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에 우호적인 입장이었다. 그런데, 당시의 코닥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는 V610같은 모델을 제외하고는 사실 콤팩트라는 요소와는 거리가 있었다. 작고 가볍지도 않았고, 하이엔드 똑딱이와 같은 형상의 디자인으로 인해 휴대도 불편했으며, 쓰기도 불편하고, 배터리 사용 시간도 짧았다. 내구성은 내 카메라가 아니라, 적시거나 떨어뜨려 보질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논하는 가장 일반적인 기준에 입각해서는 무엇 하나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사양이 없었다.


여기서 반전. 글 쓰는 일을 잠시 접었던 관계로 꽤 오랜만에 손에 잡을 수 있었던 코닥의 1천만 화소급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접하면서 코닥에 대해 갖고 있던 호감이 사라졌다. 코닥 이지쉐어 V1003 모델이었다. 이 카메라는 작고, 가벼워 휴대가 간편했고, 기존 코닥 카메라들과 달리, 디자인도 예쁘장했다. 이런, 처음에 말한 기준에 따르면 이전 모델들에 비해 보다 나은 조건을 갖고 있는 이 카메라가 비호감이 되었다는 건, 내가 코닥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에서 갖고 있는 호감의 요소가 다른 데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 이것이 문제의 코닥 이지쉐어 V1003이다.


아래의 두 사진은 저 윗 사진 속 주인공, 이지쉐어 Z612로 찍은 사진이다. 그리고, 이 속에 코닥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었던 까닭이 담겨져 있다.



다시 서두의 콤팩트 디지털카메라가 갖추는 요소로 돌아가 보자.

뭔가 빠졌다.

뭐가?

카메라라는 기기의 태생에서 출발하는 사진에 대한 얘기가 빠졌다.
카메라는 사진을 찍기 위한 도구인데, 카메라를 고르는 요소에 사진에 대한 얘기가 없다. 단지 스쳐지나가듯 사진 찍기 편하고 라는 표현만 섞여 있을 뿐이다. 그리고, 내가 코닥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에서 갖고 있는 호감의 요소는 바로 이들 속에 들어있지 않은, 사진의 품질에 대한 것이다.

이것은 위 두 샘플사진의 원본 100% 크롭이다. 원본상태에서의 화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래는 비교적 최근에 선보인 코닥 이지쉐어 M863 모델로 찍은 사진 샘플과, 원본 100% 크롭이다.


단순히 사진 한 컷으로만 보여줬지만, 8백만 화소 급 이하 코닥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에서 느꼈던 화질과 색감, 그리고, 말 그대로 콤팩트, 슬림, 큐티라는 요소가 모두 가미된 최근의 코닥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통해 얻은 사진에서 나타나는 화질과 색감은 너무도 다르다. 사진 품질을 두고 가졌던 호감이기에, 이와 같은 차이는 비호감으로 돌아설 수 있는 결정적 요소일 수밖에 없었다.


서두가 길었다. 엄청 길었다. 궁극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건 시그마 DP1이라는 한 카메라면서, 거창하게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고르는 요소로 말문을 열었다. 이 장황한 서두는 지금부터 풀어보고자 하는 글에 대한 안전장치다. 글 속에 담겨진 DP1의 단점을 갖고 DP1을 평가하지 않게끔 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안전장치다.


DP1은 출시 전부터 엄청난 관심을 모아온 카메라다. 가장 큰 핵심에는 SD14에 쓰인 포베온 X3 센서가 그대로 적용되었다는 것이 있다. 전문가용 렌즈 교환식 디지털카메라에 쓰인 대형 센서가 적용된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는 DP1이 두 번째다. 단, 첫 번째에 해당하는 소니 R1의 경우, 대형 줌렌즈가 적용된 커다란 카메라기에, 사실상 콤팩트한 크기의 디지털카메라로는 DP1의 최초인 셈이다. 이 독특한 카메라는 SD14가 시장에 선보이고도 무려 2년이 지난 후에서야 소비자들의 품안으로 들어왔다.

사람들은 2년이라는, 전자제품의 주기로 본다면 수 차례 바뀌었을 수 있는 긴 시간을 왜 관심 어린 시선으로 기다렸던 것일까? 분명 이것은 일반적인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바라보는 시각으로는 결코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DP1은 기존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표방하지도, 참고하지도, 의식하지도 않았다. 만일 시그마가 DP1을 선보임에 있어 이런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고려한 부분이 단 한 가지라도 있었다면, 아마 DP1은 세상에 나오지 말았어야 할 것이다.

DP1을 글로 풀어보겠노라 맘을 먹었을 때, 나는 무엇보다 이 카메라의 포지셔닝에 대해 가장 크게 고민했다. 한 컷 한 컷 찍을 때마다 무한 기다려야 하는 지루함, 그리고, 찍혀진 사진을 전용 컨버팅 툴을 통해 후처리해줘야만 볼만한 사진이 나오는 시츄에이션, 달랑 환산 28mm뿐인 화각. 이것은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쥐는 그립감에서 감수할만한 성질의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이런 요소들은 렌즈 교환식 DSLR 카메라에서도 고려할 사항이 아니기도 했다. 구태여 비슷하게 난감해했던 상황을 갖다 붙이자면, 처음으로 롤라이35S를 손에 쥐고 거리에 나섰을 때라고나 할까.

센서 얘기는 일단 접어두고, 왜 28mm일까를 갖고 먼저 얘기해보자. 이전에 단초점렌즈 똑딱이를 써보지 않은 건 아니다. 둘째가 태어나고 한동안 나는 콘탁스 I4R를 썼다. 135포맷 환산화각으로 약 40mm가 나오는 단초점렌즈 똑딱이다. 일반적으로 40mm~50mm는 사람이 보는 눈의 화각과 같다고 한다. 이름하여 표준화각. 단,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사람이 바라보는 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야 한다. 펜탁스의 리미티드 렌즈에는 31mm, 43mm, 77mm라는 매우 특이한 화각이 있다. 이것들은 각각 눈에 보이는, 눈으로 보는, 집중해서 보는 화각이라는 의미가 숨어있다고 한다. 즉, I4R의 환산 40mm도 시원스럽게 나올만한 화각은 아니라는 소리다.

135포맷 화산 1.5배율을 갖는 APS-C 규격 DSLR 카메라의 경우, 표준렌즈 대용으로 35mm 단렌즈를 즐겨 쓰곤 한다. 그런데, 같은 135포맷이라도 과거의 RF방식 카메라에서는 50mm가 아닌 35mm를 표준렌즈로 쓰곤 했다. 아무래도 바라보는 시각일 경우, 모든 영역을 아우를 정도로 화각이 넉넉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각이 DP1의 28mm를 정당화해주지는 못한다. 135포맷을 기준으로 할 때, 일반적으로 30mm 이상의 화각에서는 왜곡이 잘 억제되어 나타나지만, 그 이하의 화각으로 갈수록 왜곡은 피할 수 없기 마련이다. DP1의 28mm 화각도 이것은 마찬가지다. DP1의 센서는 135포맷 대비 1.7의 환산값을 적용하며, 달려 있는 렌즈의 물리적인 초점거리는 16.6mm라는 수치를 가진다. 즉, DP1으로 찍은 사진은 왜곡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것은 DP1의 운용 범위를 꽤나 축소시키는 요인이 된다.

※ 이것은 남산 포토아일랜드에서 파노라마 사진을 목적으로 3컷 촬영한 것이다. 상당히 많은 부분을 겹치도록 촬영했음에도 불구하고, 광각 왜곡 문제로 인해 파노라마 사진으로 완성시키는데 실패했다.









이번에는 그 말 많은 센서 얘기를 갖고 풀어 나가보자. DP1 뿐 아니라, 시그마의 모든 디지털카메라들은 이 센서를 빼고 말하자면 아예 할 말조차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만큼 시그마 디지털카메라에서 센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포베온 X3 CMOS 센서, DP1에 적용된 이 센서는 시그마의 전작인 DSLR 카메라, SD14에 쓰인 그것과 같다. 평면상에 R, G, B 화소를 차례로 배열한 일반 센서와 달리, 포베온 X3 센서는 각 색상 채널을 각기 다른 평면상에 배열하여 각각의 모든 화소가 온전한 R, G, B 값을 갖도록 했다. 이런 색상 표현력은 화상센서에 있어 혁명과도 같았다. 비록 이 포베온 X3 센서를 갖춘 카메라는 SD14밖에 써본 것이 없지만, SD14를 잡았을 당시 느꼈던 첫 인상을 떠올려본다면 DP1에 대한 2년 간의 기다림을 이해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 이것은 원본 이미지를 460만 화소급으로 SPP 변환한 후, 리사이즈 없이 크롭만 한 것이다. 아마 이렇게 리사이즈하지 않은 원본 이미지 샘플을, 그간의 시그마 디지털 카메라 리뷰에서 수도 없이 봐왔을 것이다. 바로 이 원본 이미지의 품질에 포베온 X3 센서의 매력이 담겨져 있다.


물론, 이것은 오로지 화질 하나만 두고 말했을 때일 뿐이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다. 포베온 X3는 오로지 색상 하나를 위해 노력한 결실이기에, 그 밖의 다른 요소들에 있어서는 다른 DSLR 카메라 혹은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들과 비교할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 각 채널 센서의 레이어 배열에서 오는 문제로, 가장 바닥에 위치한 R채널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한계를 떠안고 있으며, 느려터진 저장속도 문제는 SD14때보다 더욱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이런 작은 카메라를 손에 쥐었을 때, 사람들은 한 컷 신중하게 찍고, 저장이 끝날 때까지 수 초에 이르는 시간을 진득하게 기다리길 원하지 않는다.

※ 그나마 다행인 건, DP1의 펌웨어는 지속적으로 버전업되고 있으며, 지난 몇 차례의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런 기다리는 시간을 상당 부분 단축해냈다는 것이다. 만일 초창기에 DP1을 구매하여, 구버전 펌웨어가 적용된 것을 그대로 쓰고 있다면, 반드시 펌웨어를 업데이트할 것을 권한다. 아마 카메라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DP1의 두 가지 특징과 두 가지에서 불거지는 단점을 말해봤다. 참 난감하다. 단 하나의 화각, 그것도 광각, 오로지 결과물 품질만 좋은 센서, 느려터진 처리 속도. 여느 똑딱이는 물론, DSLR 카메라까지 고려해봐도 이런 엉뚱한 디지털카메라는 없다. 만일 누군가가 이 카메라를 염두에 두고 이른바 똑딱이를 물어온다면 아무래도 만류할 것 같다. 남한테는 써보라고 권하고 싶지 않은 카메라다.

그렇다면 나는? 글쎄.. 어지간한 엔트리급 DSLR카메라의 번들킷을 사고도 남을만큼 비싼 카메라이기에, 선뜻 구매의지를 세울 수는 없겠다. 하지만, 막상 쓰게 된다면 꽤나 즐겨 쓰지 않을까? 모호하기는 하지만, 이유는 간단하다. 이 엉뚱한 카메라에게 부여할 수 있는 의미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나는 유난히 하늘 사진을 많이 담았다. 주로 운전을 하며 돌아다니기에, 특히 퇴근 무렵에 볼 수 있었던 유난히 타오르던 노을을 담기에는 가방 속에 정리되어 있던 커다란 DSLR 카메라가 어울리지 않았다. 반면, DP1은 늘 허리춤이나, 운전석 옆 콘솔박스에 꽂혀있었다. 신호 대기중일 때 가벼이 꺼내서 찍고 넣으면 되는 식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 작업은 SPP를 통해 많이 메울 수 있었다.



※ 물론, DP1의 느린 기동 속도는 이처럼 신호가 바뀌어 허겁지겁 출발해야 하는 불상사를 야기하기도 한다.......ᅳ,.ᅳ;;



찰나의 거장이라 불리는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그의 사진을 하나의 장르로 굳이 표현하려 한다면, 그것은 스냅사진이라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가벼이 일상을 담고, 소소하고 서정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그런 스냅사진, 물론 그렇게 나온 사진이 주는 파급효과는 가볍다는 표현과는 전혀 다를 수 있지만 말이다. DP1이 갖는 사진에 있어서의 의미는 바로 이것이 아닐까 한다. 가벼이, 은은하게 남기는 일상의 스냅, 조용히 떠나는 나홀로 길거리 출사, 사진 한 컷 한 컷에의 감정 이입. DP1이 기계적, 전자적으로 커다란 단점을 갖고 있지만, 그런 와중에도 한 번쯤 쓸만한 카메라라는 생각을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시그마 DP1, 그리고 나 홀로 떠나는 길거리 출사...

※ 하늘을 가로지르는 다리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인물 (아트케인 작, 조 루이스에서 모티브를 따와봤습니다)


※ 과장


※ 기타리스트 유병열, 뮤지션의 수수함.



※ 버스정류장의 꽁초


※ 낙서


※ 우산


※ 옛날 맞춤법


※ 화려한 도시, 버려진 마을


※ 서울의 야경


※ 아이



※ 비 갠 후..


※ 피맛골 고갈비집



Trackbacks 0 | Comments 6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Trackbacks 0 | Comments 0

Vm~'s Blog is powered by Daum & tistory